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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유니크 플레이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청월
작품등록일 :
2023.02.15 21:18
최근연재일 :
2024.04.24 19:00
연재수 :
308 회
조회수 :
26,389
추천수 :
1,329
글자수 :
1,746,497

작성
23.09.13 19:06
조회
34
추천
3
글자
12쪽

3부 8화) Episode29. 낙원의 비밀(2)

DUMMY

[3부: 위대한 가문 편]

[Episode29. 낙원의 비밀(2)]



최선이 신격을 습득한 건 그날로부터 대략 40일이 넘어갈 무렵이었다.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은 채 운기조식(運氣調息)을 하는 최선을 멀찍이서 바라보던 슈헬이 바닥을 탁탁하고 두 번 찼다.


그러자 최선의 감았던 눈이 서서히 벌어졌고, 앉은 상태로 어깨를 빙빙 돌리거나 목을 좌우로 비틀며 찌뿌둥한 몸을 풀었다.


덩달아 슈헬도 팔을 쭉쭉 늘리며 최선에게 다가갔다.



"기운이 많이 정제 됐네요. 격도 어느 정도 흡수한 거 같고."


"내가 원하던 만큼은 아니지만.. 이 정도도 감지덕지죠."



양손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던 최선은 세차게 머리를 털고 자리에서 점프를 하며 일어났다.



"후-"


"당신 수준에서 신격위[神格位]에 오른 건 기적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마저도 아직 온전치 않아 1분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죠."


"됐어. 헬스트림의 금제를 풀 정도면 됐습니다."



주먹을 가볍게 쥐었다 피며 눈을 감고 몸 구석구석에 흐르는 마력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단전으로 집중시켰다.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이지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어.'


신격을 얻기 위한 시작은 참으로 난감했다. 왜냐하면 최선은 최소한의 격을 구비할 수 있는 그릇, 한마디로 힘의 총량이 매우 부족했다.


고작해야 평스탯 1,500 언저리의 격으로는 꿈도 꾸지 못할 경지가 바로 신격의 경지다.


신격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 지 닷새가 지날 무렵, 그들의 앞에 하리엘이 나타났다.




[약 35일 전]


"허접하기 그지없구나."


"응? 하리엘?"



역시 운기조식을 하던 최선이 살며시 눈을 뜨며 갑자기 나타난 하리엘을 의아하게 바라봤다.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아직 5대륙은 한참 남았는데."



최선은 이미 일전에 슈헬에게 하리엘이 5대륙의 관리자라는 것을 전해 들었다.


그녀는 살아생전 무려 '팔왕'에 위치해 있던 존재였다. 그러니 이곳에서 대장 역할을 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


하리엘의 시선이 슈헬을 향했다. 산지바에게도 딱히 겁을 먹지 않던 슈헬이 하리엘의 시선에는 크게 움찔하고는 슬쩍 시선을 피해버렸다.


'요컨대.. 산지바 보다 하리엘이 더 강한 모양이네.'


하리엘은 역시나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매일 같이 저런 모습으로 다니니 어찌 최상위격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하리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최선의 뒤로 가 그의 등에 작은 손바닥을 얹었다.



"한 번 만이다."


"네? 뭘 하시려는.."


"지금 당장 가지고 있는 엘드와 모든 스탯을 사용해 힘을 강화해라."


"설명이라도 좀 해 주시면 안 됩니까? 갑자기 오셔서는 뭔.."



['하리엘'이 [신격[神格](Lv??)]의 극일부를 드러냅니다.]


뒤에서 느껴지는 형용할 수 없는 격에 입이 자동으로 다물어졌다. 순간 시야가 어지러워져 몸을 앞으로 숙여 바닥을 짚었다.


'갑자기 와서는 무슨 행패를..'


고민하는 최선에게 슈헬이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리엘의 말을 따르세요. 진상을 부리러 온 건 아닌 것 같아요."


".. 퍽이나 신뢰가 가는 말이네요."



슈헬은 어느샌가 멀찍이 떨어져 있는 바위 뒤에 숨어 머리만 빼꼼 내민 채로 말하고 있었다. 심지어 목소리만 근엄하지 소리는 또 작아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


하리엘이 진상을 부리러 친히 찾아온 게 아니란 것쯤은 최선도 알고 있다. 그저 막무가내로 몰아붙이는 하리엘이 당황스러웠을 뿐.


떨떠름한 표정으로 레벨업을 하고 많이 모아둔 스탯을 분배했다. 그 모습을 보던 하리엘이 언성을 조금 높여 말했다.



"모아둔 엘드, 전부 다 써라. 마력을 집중적으로."


"네? 모으느라 개고생을 했는데 이걸 다 쓰라고요?"


"짐의 명령이다. 아니면 여기서 죽어라."



'미친놈인가?'


당최 도와주러 온 건지 시비를 걸러 온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물론 하리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신격을 개방하지 못하고 있는 건 단순히 내가 약해서야. 지금은.. 하. 나중에 장비 맞추려고 했는데.'


이번 계기로 천만 엘드를 거머쥔 기쁨에 힘들 때마다 사색에 잠겼던 그였지만, 당장은 강해지는 게 급선무였다.



"젠장."


"속마음이 바깥으로 나온 거 같다만?"


"속마음 아닙니다."


".. 미친놈인가?"



정녕 자신이 제대로 들은 게 맞는지 헷갈리는 하리엘이 멀찍이서 몸을 숨긴 슈헬을 쳐다봤다.


슈헬은 힘차게 고개를 저으며 하리엘의 생각을 부정했다.


그 와중에도 최선은 구시렁거리며 스탯을 찍었다. 하리엘의 말대로 마력을 중점적으로 적절하게 스탯을 분배했다.



"후.."



[최선] (☆9 Lv50) [최하위랭커] [소지금: 4,223Eld]

이명 : [없음]

칭호 : [하얀 꽃밭의 주인이 신뢰하는 자]

개인 특성 : [상상의 현자]

스탯(2,299) :

[체력 ☆18 Lv27(+600)]

[근력 ☆18 Lv44(+180)]

[민첩 ☆16 Lv20(+300)]

[마력 ☆22 Lv6(+620)]



1,200만이 넘던 엘드는 고작 4,000 밖에 남지 않았다. 대신 평스탯은 700 이상이 올랐으니 별 말은 하지 않았다.


'이것도 검하고 제복 때문에 이 정도지. 아까워 죽겠네.'


후회한들 뭐 하리. 지금 더 중요한 건 장비가 아닌 최선 스스로의 힘이다.


마력은 어느덧 2,800을 돌파했다. 이젠 가든이 셋이 덤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구시렁거리기는 했지만 최선도 자신의 성장 속도가 엄청나다는 건 알고 있었다.


날이 가면 갈수록 성장 속도는 더뎌지기 마련인데, 최선은 이상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재능.. 은 아닌 거 같고. 아마 현자의 힘 때문이겠지.'


한 번에 스탯을 올린 탓일까. 몸에서 마력이 넘치는 게 느껴졌다.


'지금이면 루이 레이를 이길 수 있을까?'


루이 레이. 그녀는 지금 어떻게 됐을까. 남매를 구하면 바로 카이르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그녀를 아군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젠 적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이유 어떻든 최선은 지금까지 루이 레이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금까지 최선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초를 다져준 것이 루이 레이와 가든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무사하겠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루이 레이니까.'


자신보다 강한 상대인 루이 네오와의 전투에서도 승리한 그녀였다. 그러니 웬만해서는 죽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루이 레이에 관한 고민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스탯 분배를 끝낸 최선이 정보창을 끄고 말했다.



"끝났습니다."


"아직 조금 부족하기는 하다만, 이쯤이면 되겠지."


"이제 뭘 하면 됩니까?"



텁-


하리엘의 반대쪽 손도 최선의 등에 얹어졌다. 이윽고, 등으로부터 시작된 타는 듯한 고통이 혈관을 타고 온몸을 헤집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아득한 고통에 잠깐 정신을 잃은 최선이 괴성을 지르며 욕을 한 바가지 내뱉었다.



"끄아아아!! 이런 미친!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움직이지 마라. 잘못 움직이면 그대로 마력이 역류해서 죽을 거다."


"어떻게 안 움직이냐고!! 끄아아아!!!"



어떻게든 움직이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자신의 무릎을 붙잡았다. 얼마나 힘을 주고 있는지, 손가락이 무릎을 뚫어 바닥이 피로 흥건해졌다.


정작 본인은 무릎 따위가 뚫린 고통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분신(焚身)의 고통을 인간이 감내하기에는 너무나도 벅찬 고통이었다.


뒤에서 기의 흐름을 강제로 뚫어내던 하리엘의 날개가 하나둘 씩 펼쳐지더니, 어느새 일곱 쌍의 날개가 활짝 펼쳐졌다.


이는 하리엘 또한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고 최선을 도우고 있단 뜻이었다.


날개가 개화함에 따라 하리엘의 모습도 어린아이에서 성인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세상의 미모를 한 데 합친 미색(美色)은 낙원의 어둠을 밝게 비추었다.


이 순간에도 최선은 지치지도 않고 낙원이 떠나가라 괴성을 질렀고, 하리엘이 다급하게 슈헬을 불렀다.



"빨리 와라 이 멍청한 놈아!!"


"네, 네!"



후다닥 하리엘에게 달려간 슈헬이 그녀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하리엘은 턱짓으로 최선을 가리키며 말했다.



"짐의 신격을 강제로 주입해 이놈의 격을 강제로 확장시킬 거다."


"이게 최선인 건 알지만.. 괜찮으시겠습니까?"



슈헬이 걱정하는 대상은 최선이 아닌 하리엘이었다. 자신의 격을 나누어준다는 얘기는 곧 자신의 힘을 나눠준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강자생존의 법칙이 존재하는 낙원에서 이는 크나 큰 위험으로 다가올 게 뻔하니 슈헬은 하리엘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리엘이 신경질을 내며 말했다.



"그럼 네가 할 것이냐? 해 준다고 하면 입 다물고 따르기나 해라! 이놈이고 네놈이고 아가리만 나불거릴 줄만 알지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구나!"


".. 당신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하리엘이 대답 대신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슈헬은 조심스럽게 하리엘의 손 위로 자신의 손을 포개어 얹고 격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준비가 모두 끝나자 하리엘의 몸에서 분홍빛 물결이 일렁이며 주변에 있는 몬스터들에게 달라붙어 마력을 닥치는 대로 흡수하기 시작했다.


흡수한 마력은 최대한 정제를 해 최선의 몸에 쑤셔 넣었고, 슈헬은 몸속에 들어가는 마력을 단 한 톨도 놓치지 않고 온몸으로 고루 퍼질 수 있게 퍼트리는 역할을 했다.


십여 분이 지나고, 어느 정도 하리엘의 마력이 최선의 몸에 흐르자 하리엘이 자신의 신격을 개방했다.


['하리엘'이 [신격[神格](Lv??)]을 한계까지 운용합니다!]


인간의 영역에 침입한 신격은 상단전을 먼저 침식했고, 빠르게 중단전을 휩쓸었으며 마지막으로 하단전.


'이런!'


아무리 신의 그릇이라 한들 아직은 나약한 인간의 육체. 하단전을 코앞에 두고 최선의 몸에 균열이 생겨났다.


신격의 해방이 아무리 급하다지만 목숨보다 중요하지는 않은 법. 하리엘이 손을 떼려 하자 슈헬이 강하게 힘을 주어 손을 내리눌렀다.


당황한 하리엘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슈헬이 소리쳤다.



"거의 다 왔어요! 그냥 그대로 뚫고 가세요! 빨리!"


"이 상태로 뚫어낸다면 필시 이놈은 죽는다!"


"제 피의 절반은 인간이에요! 제 격을 사용하면 될 거라고요!"


"이런 아둔한.."



슈헬을 불같이 노려보던 하리엘도 더는 꾸짖을 수 없었다. 그녀가 포기하려는 것이 무언인지 아니까.


'신격위에 오르지 못하면 네놈은 짐의 손에 죽는다.'



"각오하고 있어라!!"



엄청난 폭발과 함께 슈헬이 먼저 멀리 튕겨져 나갔고, 다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변한 하리엘이 슈헬에게 빠르게 날아가 그녀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슈헬의 몸은 이전보다 10cm 정도 작아져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느껴지는 격 또한 줄어든 상태였다.


기절한 슈헬을 바닥에 뉘인 하리엘이 최선이 있던 쪽을 바라봤다.


'실패했나? 폭발 때문에 확인하지 못했다.'


답지 않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응시하던 하리엘의 얼굴이 잠시 후 느껴지는 격에 바로 수그러들었다.


[당신의 '격'이 인간의 한계를 벗어납니다!]

[당신은 '온전하지 않은 신격위[神格位]'에 올랐습니다.]


기분 좋은 메시지와 함께 하늘의 격이 낙원을 향해 울부짖었다.


['최선'이 [신격[神格](Lv10)]을 방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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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3부 9화) Episode29. 낙원의 비밀(3) 23.09.16 31 3 14쪽
» 3부 8화) Episode29. 낙원의 비밀(2) 23.09.13 35 3 12쪽
192 3부 7화) Episode29. 낙원의 비밀(1) 23.09.11 37 3 12쪽
191 3부 6화) Episode28. 뒤틀린 세계(6) [完] 23.09.09 36 3 13쪽
190 3부 5화) Episode28. 뒤틀린 세계(5) 23.09.06 36 3 13쪽
189 3부 4화) Episode28. 뒤틀린 세계(4) 23.09.04 45 3 13쪽
188 3부 3화) Episode28. 뒤틀린 세계(3) 23.09.02 37 2 12쪽
187 3부 2화) Episode28. 뒤틀린 세계(2) 23.08.30 31 2 12쪽
186 3부 1화) Episode28. 뒤틀린 세계(1) 23.08.28 39 3 12쪽
185 2부 128화) Episode27. 각오의 불꽃(10) [完] 23.08.21 39 3 10쪽
184 2부 127화) Episode27. 각오의 불꽃(9) 23.08.19 38 2 13쪽
183 2부 126화) Episode27. 각오의 불꽃(8) 23.08.16 32 3 12쪽
182 2부 125화) Episode27. 각오의 불꽃(7) 23.08.14 33 2 14쪽
181 2부 124화) Episode27. 각오의 불꽃(6) 23.08.12 38 2 12쪽
180 2부 123화) Episode27. 각오의 불꽃(5) 23.08.09 39 3 13쪽
179 2부 122화) Episode27. 각오의 불꽃(4) 23.08.07 39 4 13쪽
178 2부 121화) Episode27. 각오의 불꽃(3) 23.08.04 35 3 15쪽
177 2부 120화) Episode27. 각오의 불꽃(2) 23.08.02 37 4 15쪽
176 2부 119화) Episode27. 각오의 불꽃(1) 23.07.28 41 3 14쪽
175 2부 118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20) [完] 23.07.26 39 3 11쪽
174 2부 117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19) 23.07.24 38 4 14쪽
173 2부 116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18) 23.07.19 37 4 13쪽
172 2부 115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17) 23.07.17 35 4 14쪽
171 2부 114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16) 23.07.15 36 4 13쪽
170 2부 113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15) 23.07.14 42 4 13쪽
169 2부 112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14) 23.07.12 37 4 11쪽
168 2부 111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13) 23.07.10 40 4 13쪽
167 2부 110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12) 23.07.08 42 5 12쪽
166 2부 109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11) 23.07.07 41 5 12쪽
165 2부 108화) Episode26. 칠백 년과 천 년 사이(10) 23.07.05 42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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