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이 조각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완결

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8.09.03 20:03
최근연재일 :
2019.03.19 20: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01,137
추천수 :
2,019
글자수 :
707,744

작성
19.03.07 20:14
조회
358
추천
7
글자
10쪽

49. 하나 -2-

DUMMY

121

그동안 핵무기만으로 편하게 세상을 꾸려온 김정욱이어서, 핵우산이 그 역할을 못 하게 되자, 그의 세상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김정욱은 기습하려다가 주먹 한 방에 제압당하고, 그의 충실한 부하들은 대부분 항복했으며, 그의 폭정에 가까운 운영에 고통받았던 신도들은 새로운 세상에 빠르게 흡수됐다.

신의주 곳곳에 걸려 있었던 김정욱의 사진과 붉은 글씨들이 하루 만에 철거되었고, 제일 중요한 식수는 원거리 공격 기적을 보유한 이민희를 비롯한 능력자들이 사흘 동안 멀리서 공격해 개미귀신을 처리하면서 해결한다.

그사이 박살은 거의 방에 머물면서 점령석을 만들었고, 한 달이 지났을 때, 박살은 남쪽을 제외하고 기존에 한국이었던 곳과 만주와 요동 일부 지역까지 영역을 넓히는 데 성공한다.

이제 한국에서 남은 지역은 경남과 전라도 최남단 섬 지역, 그리고 제주도와 울룽도 뿐이었다.

더는 후방을 불안정하게 두지 않겠다는 박살의 의지가 반영되어 의회에서도 만장일치로 남쪽 진출을 찬성한 다음날 비극이 일어났다.

점령석을 만들고 있는 박살의 뒤에서 강이슬이 문을 열고 들어와 심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형. 남쪽 대부분 지역에서 항복했어요.”

“그래. 피를 안 봐도 돼서 좋네. 목숨은 보전하게 해줄 테니까 주신들보고 알아서 찾아오라고 해.”

“그게... 주신들은 찾아오지 못할 거 같아요.”

강이슬의 말에 눈을 뜬 박살이 손에 들고 있던 공석을 자리에 내려놓고는 몸을 뒤로 돌렸다.

창백한 강이슬의 얼굴을 본 그의 얼굴이 굳어진다.

“반란이라도 일으킨 건가.”

“네. 신도들끼리 계획을 짜서 한꺼번에 들고 일어났어요. 저희가 통신망을 거의 복구하자, 그걸 이용해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는 반란을 일으켰어요. 일부를 제외하고 전부 승리했고, 그들 전부가 우리에게 항복한 상황이에요.”

“피해는?”

“승리한 곳은 절반 정도 죽었고, 일부 승리하지 못한 곳은 몰살을-”

“네가 한 짓이구나.”

박살의 말에 강이슬의 몸이 움찔한 가운데, 그의 뒤편에서 굳은 얼굴을 한 감우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가 피해 보지 않고 점령할 방법이라고 제가 말해서 시도한 겁니다. 경과를 보고 어느 정도 일이 진행되었을 때, 박살님에게 전달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일이 빠르게 진행될 줄은-”

쾅. 쿠르르르.

동부구치소가 부르르 울릴 정도로 발을 구른 박살이 소리쳤다.

“단순히 주신의 위치만 파악해서 알려주면, 내가 알아서 사람들을 데리고 급습해서 처리하면 될 일을, 그딴 식으로 처리해서 사람들을 죽어 나가게 만들어!”

“죄송합니다.”

“잘못했어요.”

그들이 고개를 숙이고 사죄하는 가운데, 그들 뒤편으로 이종수와 김진철이 뛰어왔다.

“무슨 일입니까.”

“혹시 누가 침입이라도...”

두 사람 모두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입을 다문 가운데, 박살은 허공에서 모습을 드러낸 어둠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둠 너는 지금 당장 이곳을 지킬 사 성급 신도들을 제외하고 전부 집합시켜!”

-예-

“김진철.”

“옙!”

“당신은 포탈 관련 기적을 가진 사람들 전부 끌어다가 동부구치소 앞에 대기시키세요.”

“알겠습니다.”

“이종수님은 지금 당장 간수들을 이끌고 참모부로 가 전부 끌고 동부구치소 앞으로 데려오세요.”

“무슨 죄라도-”

“살인 방조 혐의입니다.”

박살의 말에 두 사람이 몸을 부르르 떨었고, 이종수는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너희 둘은 지금 당장 동부구치소 앞으로 내려가! 이번 일 정리되면 그때 죄를 물겠다.”

“네.”

“예.”

대답하면서 두 사람이 물러나고, 혼자 남은 박살은 나침반을 꺼내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붉은 나침반을 보며 중얼거렸다.

“좋지 않아...”



박살은 소집한 사람들을 이끌고 실패한 곳이 제일 많은 전남으로 이동했다. 섬을 하나씩 돌며 악인들을 모두 처리한 박살은 적게 남은 생존자들을 데리고 이번엔 경남으로 이동한다.

창원, 거제를 거쳐 부산까지 사흘 만에 모두 정리하는 데 성공하면서 한국 지역 전부를 점령하게 된다.

통일.

가장 염원하는 일을 달성했지만, 동부구치소 1층 회의실 분위기는 무거웠다.

“... 두 사람이 무단으로 벌인 일로 죽은 사람만 오십만이 넘습니다! 이 일을 조용히 넘어간다면 이차 삼차 같은 일이 반복될 겁니다. 강력한 처벌만이 그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으로 제 의견을 마칩니다.”

오산의 주인이었고 이제는 한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이 된 박동인의 주장을 들은 사람 중 몇몇이 고개를 끄덕였다.

삐.

“말씀하세요.”

자신의 손에 단추를 눌러 발언권을 얻은 검은 정장 차림의 신정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이번 일은 의도치 않게 벌어진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란의 조짐을 읽고 그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한 건 사실이지만, 그들 사이를 감시하고 싸움을 부추긴 건 아닙니다. 우리가 북진하는 사이, 적들이 쳐들어오지 못하도록 시간이 끌리길 원했을 뿐이었습니다. 그건 참모부를 뒤져 나온 서류와 회의록 영상에서도 나옵니다. 비록 그 결과는 참혹했지만, 우리 세상도 아닌 곳에서 벌어진 일까지 그들의 책임으로 돌리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그간 해온 공까지 고려해서 이번 일은 일주일 정도 수감동에 있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말을 마치고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삐.

권장자가 이종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자, 이종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입을 열었다.

”의도치 않게 벌어진 비극이라는 점 동의합니다. 하지만, 회의록에 일부 대화 목록을 보면, 혹시 이러다 진짜 반란이라도 일어나면 이라는 의문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로써 참모부는 충분히 예상 가능했으며 대비할 수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므로 방조죄는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공이 얼마나 되었던 죄는 죄입니다. 공과 실은 서로 다른 법이고, 그간의 공으로 얻은 혜택들을 생각하면 실로 인해 잃는 것도 있어야 하니, 제 생각엔 이번 일은 죄를 따져야 한다고 봅니다.“

박살의 최측근 중 하나인 이종수의 발언에 수군거리는 사람들의 의견이 한쪽으로 기우는 가운데, 한국어와 한국법을 익히는 데 최선을 다해 새롭게 의원에 뽑힌 레베카가 자리에서 일어나 외국인 특유의 살짝 어눌한 발음으로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저희 교대 주민들은 그동안 참모부의 노력으로 홍수와 서로 간의 다툼으로 망가졌던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회의록을 보고 의도치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간의 공과 의도성이 없었던 점을 들어 저희 주민들은 이번에 용서하는 대신 그간의 공으로 얻었던 것을 일부 회수해 피해를 본 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상쇄하자는 의견을 채택했습니다.“

기존에 자신의 의견을 말한 것과 달리, 주민들의 의견을 모은 걸 답한 레베카의 모습에 권장자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저희 신대방 주민분들도 레베카님과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오히려 저희는 이번 일로 그들에게 벌을 내리며, 누가 참모부에 가서 일하냐고 절대 죄가 아닌 피해가 거의 없이 통일 할 수 있도록 한 참모부에 상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의견을 들어보니 몇몇 의원분들이 착각하시는 게 있는 거 같아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의원은 자신의 의견이 아닌,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이 제일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이건 주신 박살님의 제일 강력한 요구이자, 지옥이 주변 아시아 국가 중 제일 빠르게 안전한 지역이 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고, 순간 착각하고 잘못된 의견을 꺼낸 분들이 있는 거 같으니, 이 일에 대한 결론은 일주일 뒤에 결정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다음 안건은...“

권장자가 말하는 모습을 로비 구석에서 지켜보던 양소진이 몸을 돌려 바깥으로 나갔다.

입구에는 무릎을 꿇고 있는 강이슬을 비롯한 참모진들이 있었는데, 그들에게 양소진이 소곤거렸다.

”다음주로 넘어갔으니까, 집으로 돌아가는 말이 나올 거야.“

그녀의 말에 강이슬과 감우호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얼굴에 안도감이 나타났다.

”후... 다행입니다.“

”맞아요. 저는 이러다가 그대로 수감동에 들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의도하지 않았는데 솔직히 좀 억울해요.“

”그리고 우리가 해온 일도 있는데-“

”입 다무세요.“

감우호가 내뱉은 싸늘한 목소리에 뒤에서 수군거리던 사람들 모두 입을 꾹 다물었다.

그는 양소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소진님, 앞으로는 그런 중계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같이 싸워온 전우-“

”전우이기 이전에 죄인입니다. 나중에 반란이라도 일으키면 전우라고 봐줄 생각입니까.“

그의 말에 양소진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아니, 도와줘도 뭐라 하는 거야. 솔직히 이번일은 박살님이 어거지 부린 거지, 너희 잘못이 아니지.“

”소진님.“

강이슬이 불렀지만 양소진은 말을 계속했다.

”오히려 난 너무 공명정대하려는 박살님이 죄가 있다고 생각해. 잠재적인 적들의 생명까지 우리가 고려할 필요가 뭐가 있어. 그냥 약하다는 핑계로 폭정에 아무 목소리 내지 않고 있다가 못 참을 때가 되어서야 터뜨린 그들 잘못이지, 너희들이 뭘 잘못했는데. 그리고“

”소진님!“

”아 왜!“

양소진은 강이슬과 눈이 맞추쳤고, 강이슬과 그 뒤편에 있는 참모부 사람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 뒤를 향해 눈짓하는 걸 확인하고는 몸이 굳어졌다.

”아직 수련이 부족하구나.“

뒤에서 들려온 굵직한 남성의 목소리에 양소진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작가의말

환절기라서 옷 입는 게 까다롭네요.


약간 덮더라도 두꺼운 외투를 챙기는 게 맞다고는 한데... 


ㅎㅎ 저는 귀찮네요.


제 글을 읽어주신 독자님 고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상이 조각났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 되었습니다. 19.03.24 399 0 -
130 53. 긴 꿈이 끝나고.. +10 19.03.19 593 8 7쪽
129 52. 불협화음 -3- 19.03.18 384 6 12쪽
128 52. 불협화음 -2- +1 19.03.16 350 6 10쪽
127 52. 불협화음 -1- 19.03.15 359 8 11쪽
126 51. 배가 부르면 언제나 찾아온다. -2- +2 19.03.14 346 8 11쪽
125 50. 이제 이곳은 -2-, 51. 배가 부르면 언제나 찾아온다. -1- 19.03.13 386 8 11쪽
124 50. 이제 이곳은 -1- 19.03.09 373 9 11쪽
123 49. 하나 -3- 19.03.08 366 8 12쪽
» 49. 하나 -2- 19.03.07 359 7 10쪽
121 49. 하나 -1- 19.03.06 383 7 12쪽
120 48. 뱀 사냥 -1- 19.03.05 431 7 10쪽
119 47. 목에 방울을 단 남자 -1- 19.03.02 385 9 11쪽
118 46. 웨이브 -2- +1 19.03.01 378 9 11쪽
117 45. 주신전 -3-, 46. 웨이브 -1- 19.02.25 393 9 11쪽
116 45. 주신전 -2- 19.02.23 393 11 11쪽
115 44. 해후 -2-, 45. 주신전 -1- +2 19.02.21 398 10 12쪽
114 43. 파죽지세 -4-, 44. 해후 -1- +2 19.02.20 406 10 11쪽
113 43. 파죽지세 -3- 19.02.19 417 9 11쪽
112 43. 파죽지세 -2- 19.02.18 410 10 15쪽
111 42.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2-, 43. 파죽지세 -1- +1 19.02.16 459 8 11쪽
110 42.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1- +1 19.02.13 405 7 16쪽
109 41. 내로남불의 시대 -4- +1 19.02.12 425 8 13쪽
108 41. 내로남불의 시대 -3- +2 19.02.11 395 8 11쪽
107 41. 내로남불의 시대 -2- +1 19.02.08 405 8 11쪽
106 41. 내로남불의 시대 -1- 19.01.31 426 8 12쪽
105 40. 북진? 남진? -1- +1 19.01.30 446 8 11쪽
104 39. 네 떡? 내 떡? -3- +2 19.01.29 435 9 16쪽
103 39. 네 떡? 내 떡? -2- +2 19.01.28 414 9 13쪽
102 39. 네 떡? 내 떡? -1- 19.01.26 433 8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