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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이 조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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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8.09.03 20:03
최근연재일 :
2019.03.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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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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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2. 불협화음 -3-

DUMMY

128

제일 먼저 잡음을 일으킨 곳은 중국이었다.

자신들의 동의도 없이 옆 지역인 요동에 일본 사람들을 지내게 배치한 것에 대해 큰 불만을 나타내면서, 자신들은 자신들만의 법으로 완전 공동 재산을 주장하고 의무 수련 시간을 완전히 삭제한다.

그다음으로 나간 건 일본이었는데, 이들은 의무 수련 시간을 비롯한 모든 법을 지키지 않겠다고 말하며 의원들을 보내지 않는다.

그 뒤로는 북한이었는데, 평양과 원산, 함흥에 있던 기존 세력들은 중국과 연합을 선언하면서, 그들의 세운 법과 기준을 따르겠다며 파주에 있는 물자와 자원을 빼간다.

이들에게 분개한 기존 사람들은 그들에게 자신들이 지원해준 보물들을 돌려주지 않으면 자폭 공격까지 감행하겠다고 말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세 세력이 연합을 선언해 오히려 역으로 그들에게 박살이 모아놓은 공석과 만들어 놓은 보물들을 주지 않으면 공격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박살을 따르는 염들이 남한 사람들을 지지하면서 전력이 자신들이 모자란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는 오면 죽인다는 말만 하고는 연락을 끊어 버린다.

결국, 서로 단절된 상황에서 문제가 시작된 곳은 남한이었다.

이레귤러들을 처리하지 않고 도망쳐온 일본 세력들이 자세한 상황을 알려주지도 않았고, 박살이 의식 불명의 상태에 빠지자, 경계와 관련된 법 조항을 고쳐 정화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때문에, 일본에서 이레귤러 웨이브가 부산을 덮쳤다.

순식간에 대구와 창원이 밀리고, 광주와 대전이 반파되는 큰 피해를 보게 되는데, 그사이 지원을 요청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들을 무시하고 오히려 약해진 틈을 노려 물자를 탈취하려고 시도해, 남북으로 전력이 엇갈린 남한 사람들은 한 달 동안 십만이 넘는 신도들이 희생되고서야 웨이브를 간신히 막는다.

그 다음은 다른 세 곳에서 벌어지는데, 중국은 남쪽 세력과 차가운 북풍과 함께 온 웨이브에, 일본은 러시아 지역에서 온 웨이브, 마지막으로 북한은 블라디보스토크를 중심으로 강성한 세력을 형성한 러시아민 중심의 세상 세력과 전투를 벌인다.

꾸준한 수련으로 수준이 높은 남한 사람들과 다르게, 세 지역은 능력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낮은 수준의 사람들에게는 잡일을 시키고, 자신들만 수련 또는 보물들을 가져가는 행동을 하면서 평균적인 질이 낮았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한달 만에 북한과 일본은 절반이 넘는 사상자를 냈고, 둘러싸이게 된 중국은 칠할이 죽는 큰 피해를 입는다.

그제서야 다른 지역 지도자들이 남한 사람들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박살이 지명한 강이슬과 최고의원인 권장자를 주도로 한 회의에서 격론이 펼쳐졌다.

“지원은커녕 우리들의 장비까지 절반 정도 가로채 간 후 돌려주지 않아서 방어시설을 제때 복구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십만이 넘는 군인과 일반 신도들을 잃었습니다. 저는 절대 도와주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도 이미 칠백만이 넘는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지금도 죽어 나가고 있고요. 사람들의 수가 줄어들수록, 이레귤러들을 막아낼 미래 능력자들을 잃는 겁니다.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그들을 도와줘야 합니다.”

“저는 반대합니다. 이미 박살님이 그들에게 두 번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한 번의 기회를 추가로 주었습니다. 지금 도와줘봤자, 오히려 그들이 나중에 뒤통수를 쳐서 얻는 피해가 더 클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제 남은 사람 중 어린아이와 여자 비중이 높다고 들었어요. 받아준 다음 주도한 지도자들은 감옥으로 보내거나 추방하고, 위의 사람들의 말을 믿은 죄밖에 없는 일반인들은 대가없이 받아주죠.”

“부전자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 어른들에게 배운 아이들이 과연 미래에 우리를 용서하고 봐줄까요? 오히려 남은 이들이 우리들이 죽인 거다, 말하면 우리들은 훗날 큰 적의 목숨을 살려준 꼴이 될 겁니다.”

“제 남편을 죽인 박살님을 따르는 저와 다른 이들을 떠올려주세요. 그리고 다른 이들 중에도 박살님의 세력에 죽은 사람들도 많았지만, 지금 누가 그런 문제로 다투고 있나요. 아무도 없잖아요. 박살님이 서로 군인으로 싸워 죽은 이들을 위해 합동 장례식을 치러주고 직접 사과하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원망하는 마음이 줄어들었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저들도 분명 우리들의 지속적인 배려와 지원하는 모습을 본다면, 저나 다른이들처럼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믿어요.”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들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모습에 강이슬의 얼굴은 심각하게 굳어 있었는데, 잠시 시계에 시선을 돌린 권장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잠시 휴식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두 시간 동안 쉴 테니까,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 한 번 더 들어보고 의견을 내 주시기 바랍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의원들은 각자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들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권장자님이 힘드시겠어요.”

“하하. 저보다는 임시 주신이신 강나찰님이 힘드시지 않습니까. 참모부 일에 주신으로 해야하는 결제까지 하느라 하루에 두 시간도 못 주무시고 있으니... 어서 깨어나셔야 할 텐데...”

“저는 깨어나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충격 받고 또 의식불명이 될까봐 두려워요.”

“음... 생각보다 맘이 여린 분이니 그럴 수도 있지만... 그래도 깨어나기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네... 근데, 권장자님.”

“네.”

“권장자님 의견은 어떠세요.”

강이슬의 물음에 권장자의 얼굴이 살짝 굳어진다.

“이번 일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저는... 반대합니다.”

“어째서요?”

“아무런 대가 없이 도와주는 건 바보 같다는 걸 이미 알게 되었지 않습니까.”

“아...”

“그들 스스로 자신들을 모든 걸 내어주더라도 지원을 원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이상, 저는 도와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먼저 조건을 제시하는 건 어떨까요?”

“그러면 나중에 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따랐다는 말이 나올 겁니다. 결국엔 이번과 같은 이들이 똑같이 발생할 것이고, 우리들의 후손이 눈물을 흘릴 겁니다.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건, 과거의 일들을 바탕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목적이 제일 크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박살님처럼 바로 도와주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박살님이 깨어난다면?”

“그분이 강조한 일 중 의무 수련 시간 법을 유지한 덕분에 우리는 살았고, 그들은 죽었습니다. 그런 분의 결정은 저보다 더 나중의 미래를 보고 내린다고 생각하고 따를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긴 한데... 저는 잠시 집무실에 가볼게요.”

“박살님을 보러 가시는군요.”

“힘들 때마다, 평온하게 앉아 있는 형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좀 진정되더라고요.”

“그럼 저는 주민들 의견을 물어보러 가보겠습니다.”

“다녀오세요.”

서로 인사를 한 후, 강이슬을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곳을 통해 곧바로 삼층으로 올라간 강이슬이 집무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 방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소파에 앉은 채 미소를 띄고 눈을 감고 미동없이 있는 박살이 보였고, 그 옆에 어둠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강이슬이 안으로 들어오자, 어둠이 뒤돌아본다.

-회의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서로 의견이 팽팽해요.”

-그렇군요...-

“어둠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째서요?”

-저 같은 쓰레기도 정신 차리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아니 어둠님이 왜 쓰레기세요. 어둠님 덕분에 이렇게 버티고 있는데요.”

-그런가요... 아무튼 저는 그들을 도와줬으면 합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요?”

-그들이 살아남으면서 생기는 대가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들 중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라이의 종류를 느끼고 알려주는 이도 있을 것이고, 우리도 생각지 못한 것에 대한 새로운 활용법을 알려주기도 할 것이고, 우리가 알지 못한 사실을 알려주는 이도 있을 겁니다. 우리가 힘들어할 때 위로해 주는 이가 있을 것이고, 우리가 아플 때 이를 낫게 해주는 이가 있을 것이고, 우리가 화가 날 때 진정시켜주는 이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인간은 내부에 욕심이 있습니다. 그 욕심을 얼마나 적절히 풀었다 조였다 할 줄 아느냐에 따라서 하는 행동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행동을 바깥에서 보는 이들은 자신들의 경험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니... 후.. 정말 세상은 정답이 없습니다... 아무튼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간단합니다. 제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니 제가 잘해서 성공한 게 아니라, 제 주변에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해주신 분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음...“

-박살님을 예를 들어보지요. 만약 박살님 곁에 단 한 명도 남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절대 동부구치소를 점령하지 못했을 겁니다. 곁에서 도와준 강이슬님이 있었고, 그 뒤로도 네 분이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악인들을 단호하게 처벌하는 그의 모습에 반한 재민이나 제가 따랐고, 그 외에도 합류한 이들이 박살님의 뜻을 잘 따라주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예를 들어 강이슬님이 박살님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내용의 글들을 인터넷에 꾸준히 올렸고, 그가 말한 지식을 공개하면서 인지도를 높여 더 많은 이들을 끌어모으게 되었습니다. 음식에 독을 타지 않나 꼼꼼히 감시해주고 좋은 음식들을 만들어주신 이민희 님, 최선을 다해 방어구를 만들고 시설 정비에 힘써주신 임호수님, 저나 재민이를 제외하고 염과의 소통이 힘들었는데, 이를 보완해주신 조상호님, 묵묵히 동부구치소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는 이종수님 등이 있었기에 내부적으로 안정되었고, 그 외의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안팎으로 안정을 찾게 되면서 박살님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분들 덕분에 강이슬님이나 저나 박살님을 안전하게 보호하며 대화하는 시간이 생겨서, 박살님이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고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겁니다. 그들 중 과반이 넘게 제대로 제 일을 하지 않았다면 이곳은 진즉에 불바다가 되었을 거라는 거 강이슬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배신한 자들도 있잖아요.“

-그런 자들이 소수라는 것은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 밑에 제한된 정보를 듣고 따랐을 뿐인 힘없는 사람들 대부분이 살아남았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그래도 나중에 또 배신하면-“

-잘못 지도해 큰 피해를 준 윗사람들은 죄를 물어 수감동에 가두면 되지 않겠습니까. 잊지 않으셨죠? 애초에 박살님이 꿈꾼 세상이 뭔지를.-

어둠의 말을 잠시 곱씹던 강이슬의 얼굴이 살짝 환해진다.

”죄인에게 지옥인 세상. 맞죠?“

-맞습니다.-

”저는 권장자님에게 가볼게요.“

-수고하십시오.-

”어둠님도요.“

강이슬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무실을 나섰다.



임시 주신 강이슬의 설득에 회의에서 사람들을 도와주기로 결정했고, 오십만이 넘는 능력자들이 서울에서 양 갈래로 갈라져 지원하게 된다.

그 결과는 대승으로 이어졌고, 승리 이후 적극적으로 확장 정책을 펼쳐 더 넓은 땅을 정화 및 점령해나갔다.

많은 이들이 새롭게 박살의 세상에 들어왔고, 여전히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들려왔지만, 여러 증거 자료를 내밀며 설득하여 조금씩 맞춰 나가면서, 저번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나가고, 봄이 다가왔을 때,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집무실에서 한결같은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던 박살의 눈꺼풀이 천천히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잠시 뒤.

번쩍.

강렬한 빛과 함께 세상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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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 불협화음 -3- 19.03.18 382 5 12쪽
128 52. 불협화음 -2- +1 19.03.16 347 5 10쪽
127 52. 불협화음 -1- 19.03.15 356 7 11쪽
126 51. 배가 부르면 언제나 찾아온다. -2- +2 19.03.14 343 7 11쪽
125 50. 이제 이곳은 -2-, 51. 배가 부르면 언제나 찾아온다. -1- 19.03.13 383 7 11쪽
124 50. 이제 이곳은 -1- 19.03.09 370 8 11쪽
123 49. 하나 -3- 19.03.08 363 7 12쪽
122 49. 하나 -2- 19.03.07 356 6 10쪽
121 49. 하나 -1- 19.03.06 381 6 12쪽
120 48. 뱀 사냥 -1- 19.03.05 429 6 10쪽
119 47. 목에 방울을 단 남자 -1- 19.03.02 381 8 11쪽
118 46. 웨이브 -2- +1 19.03.01 375 8 11쪽
117 45. 주신전 -3-, 46. 웨이브 -1- 19.02.25 390 8 11쪽
116 45. 주신전 -2- 19.02.23 391 10 11쪽
115 44. 해후 -2-, 45. 주신전 -1- +2 19.02.21 394 9 12쪽
114 43. 파죽지세 -4-, 44. 해후 -1- +2 19.02.20 402 9 11쪽
113 43. 파죽지세 -3- 19.02.19 414 8 11쪽
112 43. 파죽지세 -2- 19.02.18 408 9 15쪽
111 42.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2-, 43. 파죽지세 -1- +1 19.02.16 456 7 11쪽
110 42.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1- +1 19.02.13 403 6 16쪽
109 41. 내로남불의 시대 -4- +1 19.02.12 421 7 13쪽
108 41. 내로남불의 시대 -3- +2 19.02.11 393 7 11쪽
107 41. 내로남불의 시대 -2- +1 19.02.08 402 7 11쪽
106 41. 내로남불의 시대 -1- 19.01.31 423 7 12쪽
105 40. 북진? 남진? -1- +1 19.01.30 442 7 11쪽
104 39. 네 떡? 내 떡? -3- +2 19.01.29 432 8 16쪽
103 39. 네 떡? 내 떡? -2- +2 19.01.28 411 8 13쪽
102 39. 네 떡? 내 떡? -1- 19.01.26 429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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