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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이 조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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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8.09.03 20:03
최근연재일 :
2019.03.19 20: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00,886
추천수 :
1,889
글자수 :
707,744

작성
19.02.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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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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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1쪽

45. 주신전 -3-, 46. 웨이브 -1-

DUMMY

116

고함, 아니 여자 비명에 가까운 고음에 그를 중심으로 땅이 파이고, 주변에 서 있던 푸른 잎으로 치장한 나무들이 헐벗었다.

또한, 사 성인 박준이 비틀거리고, 헐벗은 나무 근처에 은신하고 있던 김유한의 부하들은 귀를 붙잡고 부들거리고 있었다.

이에 반해, 그의 고음을 정면으로 받은 박살과 어둠은 아무런 동요 없이 고함을 지른 김유한을 보며 대화를 나눈다.

“혹시 여자였나?”

“아닙니다. 확실히 남자입니다.”

“그곳을 떼면 목소리도 변한다며. 아니 호르몬 주사를 맞아야 그렇게 되나?”

“저도 그쪽은 잘 몰라서...”

“그런데 저쪽은 자기 주신 기적에 대해서 몰랐나? 바보처럼 근처에 있다가 죄다 쓰러져 있어.”

“그건 저자들 잘못이기보다는 그냥 눈앞에 있는 놈 잘못 아닐까요?”

“네 말대로 이놈 잘못 맞아.”

그사이, 고함을 멈추고 씩씩대며 박살을 노려보던 김유한이 낫을 허공에 던지며 소리쳤다.

“수확의 시간이다!”

그의 외침과 동시에 허공에 있던 낫이 사라졌다.

“너희 둘 다 지옥을 보여주마!”

둘을 노려보며 외친 다음 김유한이 무릎을 살짝 굽혔다.

팍.

딛고 있던 양발이 움푹 들어갈 정도로 강한 반동을 준 김유한의 몸이 박살을 향해 날아갔다.

그사이 어둠은 빠르게 하늘로 올라갔고, 날아온 상대의 발차기를 박살은 왼손으로 막았다.

퍽.

이때.

후웅.

머리 위에서 낫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그의 목을 노렸는데, 그는 간단히 목을 옆으로 젖히면서 피한 박살이 정글도를 잡은 오른손을 위로 휘두른다.

땅.

낫이 허공에 치솟으면서 사라졌고, 박살의 텅 빈 오른 옆구리를 향해 김유한이 오른팔을 휘두른다.

퍽.

박살의 몸에 공격이 적중해 살짝 중심이 흐트러지자, 김유한의 눈동자에 검붉은 빛이 번뜩였다.

훅훅훅.

조금 더 빠르게 세 번의 양손으로 이루어진 주먹질이 박살의 머리를 향해 날아갔지만, 이번에도 간단하게 머리를 움직여 피한 박살은 오른손을 등 뒤로 젖혔다.

땅.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낫이 튕겨 나갔다.

이번에도 낫이 모습을 다시 감추었고, 그사이 뒤로 뒷걸음질 치는 박살을 향해 김유한이 허공에 날아올라 발길질을 시도한다.

훙. 훙훙.

회전하며 세 번의 발길질이 박살의 머리와 어깨를 노리고 떨어졌지만, 이번에도 더 빠르게 뒤로 물러나는 박살에 의해 공격이 무산된 가운데, 김유한의 눈에서 검붉은 빛이 번뜩인다.

“합!”

전보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붉은 빛이 강해진 가운데, 이전에 비교해 반 배 정도 더 빨라진 몸놀림으로 박살에게 다가간 그가 오른손을 내뻗었다.

그의 오른손에서 이전까지 보이지 않았던 하얀빛의 기운이 나타나 번쩍였고, 강렬한 빛이 카메라 플래시처럼 번쩍여 주변을 밝혔다.

빛이 너무 강해 주변이 모두 하얀색으로 덧칠된 것처럼 변한 가운데, 날아온 김유한의 오른손을 박살이 왼손으로 붙잡았다.

자신의 공격이 무산되었는데도 김유한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왜 미소 짓고 있었는지는 하얀빛 속 검은 낫이 박살의 다리 옆에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땅.

이번에도 박살의 정글도가 정확히 낫을 타격하면서, 공격이 무산되었고, 이 모습에 당황했는지 김유한이 살짝 멈칫했는데, 이 틈에 박살의 오른발이 김유한의 왼쪽 종아리 부분을 가격한다.

우득.

단 한번의 공격에 김유한의 종아리 부분에 검붉은 빛이 흩어지고 은빛의 불꽃이 피어오른다.

“윽.”

퍽.

입술을 깨물며 박살에게 주먹을 날린 반동을 이용해 김유한은 뒤로 이동했다.

박살은 그를 따라가지 않고 대신 정글도를 눈앞에 휘두른다.

땅.

금속 부딪히는 소리가 나자마자, 눈앞에 검붉은 빛에 휩싸인 낫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전과는 다르게 그 빛이 많이 약해져 있었다.

뒤로 튕겨 나간 낫이 김유한에게 회전하며 날아갔고, 김유한이 그것을 낚아챘을 때까지 박살이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가 입을 열었다.

“나를 죽이지 않는다면 절대 꺼지지 않는다.”

그의 말에 검붉은 빛이 강렬하게 빛나던 자신의 허벅지에서 시선을 박살에게 돌린 김유한이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으... 어떻게 내 낫의 위치를 알 수 있는 거지?”

박살은 허공에 뜬 나침반을 가리키며 말했다.

“말했잖아. 악한 존재의 모든 위치를 알려 준다고, 이거 네 것이랑 같은 육 성 짜리라고 하지 않았나?”

“완전히 나와 상극인 무기였어. 젠장!”

“솔직히 말하면, 사실 난 나침반을 보지 않았다.”

“뭐?”

“네 놈 눈동자가 움직이는 곳만 따라가면서 네가 내뿜은 라이의 기운만 쫓아도 충분했거든. 혹시 나도 모르는 운용을 할 수 있어서 보험으로 허공에 띄워놓은 것뿐이다. 내 예상대로 오 성이 육 성 무기를 들어도 오 성 이상의 효율을 뽑지 못 하더군.”

“큭. 결국 내 실력 부족이라는 건가.”

“실력 부족도 있지만, 내가 말했을 텐데, 네가 악인이라서 나를 더욱더 못 이긴다고. 지금도 허벅지까지 올라온 내 기운을 막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다. 애초에 공격 한번이라도 허용하면 무조건 필패였다. 만약 착하게 살았다면 싸움도 열리지 않았겠지만, 싸워도 낫과 함께 공격을 온 너를 버거워했겠지. 결국, 네가 살아온 인생이 너를 좀먹은 거다. 알겠나.”

박살의 말에 김유한의 얼굴이 더 일그러진 가운데, 박살이 김유한의 왼쪽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박준 그자도 잡혔군.”

그의 말에 김유한이 고개를 돌렸고, 두 사람이 지켜보는 곳에는 어둠이 내민 붉은 줄에 전신이 감겨 버둥거리는 박준의 모습이 있었다.

“윽.”

어느새 은빛 불꽃이 허벅지 이상으로 올라와 비틀거리는 그에게 박살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도 고통스럽겠지만, 동부구치소로 돌아가면 더 고통스러울 거다.”

“닥쳐! 죽으면 죽었지, 난 절대로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아!”

외침과 동시에 낫을 들어 올리려고 한 김유한 앞으로 박살이 몸을 날리면서 오른손을 휘두른다.

슥.

“끄아아악.”

검붉은 빛으로 덮인 김유한의 손과 낫의 자루 부분이 매끄럽게 잘렸고, 붉은 피와 함께 허공에 떴다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내 이번에 얻은 기적이 악인의 기운도 쉽게 잘라버리더군. 고통은 덤이고 말이야.”

“차라리 나를 죽여라!”

“나는 악인의 소원 따위는 들어주지 않는다. 김유한,”

투구를 벗은 박살이 그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주며 말했다.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 환영식은 네게 죽은 염들이 해줄 터이니 걱정하지 말고. 그러니...”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허공에서 내려온 회색 잔영들이 박살과 김유한에게 날아왔고, 박살을 스치고 지나가 김유한에게 향했다.

“으아아아악.”

“그들이 용서할 때까지 고통받아라.”

염들에게 물어 뜯겨 피투성이가 된 김유한을 뒤로 한 채 박살이 군산으로 움직였다.



**웨이브**


염들 수백이 죽거나 손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손실 없이 군산과 그 주변 흡수한 박살은, 김유한이 자신에게 한 제안을 저항하는 악인들에게 그대로 전하면서, 여러 차례 싸웠고, 그 결과는 압도적인 승리로 큰 피해 없이 주요 도시를 차지한 세상들을 흡수할 수 있었다.

그렇게 전라도 지역을 모두 지옥으로 흡수한 박살은 경상북도 북쪽을 얻는 데 성공한다.

마치 6.25 전쟁 당시 불법 남침한 북한이 대구 근처까지 영역을 차지한 것처럼, 박살의 세상이 그러했는데, 거침없던 그의 행보는 그곳에서 멈추게 된다.

그 이유는 지금 박살이 동부구치소 참모실에 마련된 소파에 앉아 심각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노트북 화면을 보면 알 수 있다.

화면에는 비명을 지르는 동양인들이 보였는데, 그들이 지나간 뒤편에서 몸통 두께만 오 미터가 넘어 보이는 뱀이 나타나 건물 하나를 무너뜨리는 모습이 나왔다.

그 뒤는 보이지 않았는데, 참혹한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오는 것으로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게 베이징에서 나타난 이레귤러 무리라고?”

최근 변이된 존재들을 해외에서 이레귤러라고 부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박살들도 이레귤러 혹은 변존이라고 부르고 있었는데, 그의 물음에 강이슬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처음에는 누가 환영으로 장난친 거라고 했었는데, 그 사실이 진짜였다는 게 우연히 베이징을 흡수한 세력이 찾아낸 카메라를 통해 밝혀진 거죠.”

“그리고 그 뱀의 위치는 아무도 모르는 거고.”

“네. 그런데 인터넷에서 자기 밑에 사람들을 강제를 움직여 한국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요.”

“문제는 우리라는 단체를 떠올렸을 때, 불가능하지 않다는 겁니다.”

감우호의 말에 박살은 얼굴을 찡그린다.“

”하지만, 사람이 한 명이라도 소중한 이때 그게 가능해?“

”애초에 인구가 어느 나라보다 많았던 중국이라, 우리처럼 싸우다 죽는 게 아닌 굶어 죽는 사람들이 더 많은 곳이라, 충분히 가능한 얘기입니다.”

“인간이 많이 생존해 있다면, 우리보다 강한 이들이 더 많다는 거 아니야?”

“이번에 시골에 사는 사람들을 흡수하면서 인구가 확 늘어난 우리를 생각해보세요. 도시가 아닌 시골로 도망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고, 인터넷이 통하지 않은 데다 힘도 약해서 아무것도 모른 채 강자들의 통제에 따라 살아온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잖아요.”

최근 박살의 세상에 들어온 사람만 이백만이 넘어가게 됐는데, 농지와 산지로 도망친 인간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 수 있었고, 생각보다 외부와 고립된 채 노예 취급 당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을 떠올리며 박살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네 말대로 생존한 이들이 많았지. 외국을 선택한 한국인들까지 고려하면 더 많을 거고...”

“그래서 어차피 정비해야 할 시점이기도 했고, 우리도 무리를 이끌고 다니는 이레귤러 무리가 나오지 않도록 강원도와 그 이북에 산악지역을 정화해서 점령하는 게 필요하다는 게 제 의견이에요. 물론, 북쪽에 감시할 인원을 배치하는 게 최우선이고요.”

“음... 감우호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북쪽에 감시할 인원을 배치하는 건 찬성하지만, 그 무엇보다 후방 정리가 필요하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두 사람의 의견이 상충하는 군. 그렇다고 둘 다 틀린 의견이 아니고... 어차피 의회에 올려야 할 내용이니, 두 사람 의견을 올려 정하는 게 어떨까?”

박살의 말에 두 사람은 살짝 서로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저는 찬성.”

“저도 그렇습니다.”

“좋아. 그럼 서로 잘 준비하고. 나는 이만 수련하게 가볼게.”

“네.”

“예.”

대답을 들은 다음 자리에서 일어난 박살은 두 사람의 배웅을 받으며 참모실에서 나갔다.



다음날.

북쪽 이레귤러들을 정화하자는 강이슬의 의견과 남쪽을 완전히 정리하자는 감우호의 의견이 의회에 올라갔고, 치열한 토론 끝에 정화를 우선하자는 쪽으로 결정됐다.


작가의말

오늘도 제 긁은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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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39. 네 떡? 내 떡? -2- +2 19.01.28 410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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