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이 조각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완결

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8.09.03 20:03
최근연재일 :
2019.03.19 20: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00,883
추천수 :
1,889
글자수 :
707,744

작성
19.03.16 20:00
조회
345
추천
5
글자
10쪽

52. 불협화음 -2-

DUMMY

127

이 소식이 박살에게 전달됐을 때, 두 명의 이종수 중 중국에 파견된 이종수가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지원병력을 데리고 대전에 도착한다.

“끝내 도와주지 않는군요.”

“죄송합니다. 설득해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종수님이 죄송할 이유는 없죠. 저나 다른 이들이 잘못한 거지.”

박살의 말에 이종수는 어깨를 축 늘어뜨린다.

“조직적으로 여론을 형성하는 무리가 있었는데, 그걸 방관한 제 책임도 있습니다. 설마, 제일 중요한 이때 독립이라는 말을 쓸 줄 몰랐습니다.”

그의 말에 옆에 지도를 바라보고 있었던 감우호가 담담하게 말했다.

“라이 운용법도 얻고, 시설도 복구했으니 꿀 다 빨고 버려도 상관없으니까요. 그렇다고 일본인들이 자신들을 치지 못할 거라는 계산도 있을 테고요. 그것과 똑같은 생각은 북한 사람들도 생각한 거겠죠.”

“중국은 몰라도 같은 민족인 북한 사람들까지 그럴 줄은 몰랐습니다.”

조상호의 말에 임호수는 헛웃음을 짓는다.

“허허. 아무래도 이득이 없다고 판단한 거겠지. 그리고 우리 세력이 줄어들면 자기들이 주도할 거라는 착각에 빠진 것도 있을 테고.”

“애초에 예전부터 중국과 더 친했던 사람들이잖아요. 기대한 게 잘못이죠. 우호형. 이제 움직여야 할 거 같은데요.”

강이슬의 말에 감우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광주 지역 사람들까지 모두 대전으로 모이게 했으니, 후방 걱정은 없고, 작전을 실행해야지.”

“그럼, 강도학님 부를게요.”

강이슬이 곧바로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리는 가운데, 박살은 김진철을 바라보았다.

“준비는?”

“완료했습니다. 도착하는 즉시 열 수 있도록 훈련까지 마친 상황입니다.”

“좋아. 그럼 우리는 미리 나가 있도록 하지.”

“네.”

“예.”

사람들이 우르르 나가고, 막사 한 구석에 있는 보드 판에는 큼지막하게 작전명이 써져 있었다.


-부산공수작전-



원래 한 곳을 공격하기 전에 제일 먼저 확인해야하는 게 바로 내부와 후방이다. 예전부터 보급로와 후방 요충지를 제대로 방어하지 않아 전투에선 이겨도 고사되어 결국엔 후퇴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예 중 하나가 임진왜란에서 이순신 장군님이 바다에서 승리해 보급로를 끊어버린 것과 점령지에서 들고 일어난 사람들이 자원 수급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게 방해한 게 그 예다.

최근에는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산지가 많고 도로가 정비되지 않은 지역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남쪽으로 보낼 도로고 있는 인천과 서울 주변을 장악해 북한군의 보급을 끊어 고립시킨 것도 있다.

이들은 아예 부산에 자리 잡은 점이 다르지만, 감우호는 그들이 공격해올 경우 깊숙이 끌어들여 본진이 있는 부산에 곧바로 쳐들어가 보물인 함선들과 주요 자원들이 보관된 창고를 공격하는 작전을 세운다.

이는 강도학이 소유했던 성소, ‘다른 세상을 꿈꾼 이가 잠든 곳’이라는 다소 긴 제목의 건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건물은 기존에는 무작위 지역으로 움직이지만, 공석을 줄 경우, 원하는 곳으로 이동이 가능한데, 특이한 점은 허공에 둥둥 떠 있다는 점이다.

원하는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선 한 번에 백 개라는 많은 양의 공석이 소모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GPS 좌표만 입력하면 상상하지 못하는 곳으로 이동이 가능하고, 이번 일과 같이 바로 이동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유용했다.

감우호는 이 건물을 이용해 공수부대처럼 능력자들을 적 후방 거점 지역에 투하하는 작전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써야 하는 상황이 와서 박살에게 제안한다.

곧바로 승낙한 박살은 포탈 능력자들을 한곳에 모아, 이동하는 즉시 최대 오만 명이 움직일 수 있는 포탈을 열 수 있도록 준비하는 한편, 강이슬이 추가로 제안한 염들을 미리 움직여 높은 허공에서 대기하다가 동시에 공격하자는 작전까지 받아들였다.

그 결과 함포들이 있는 곳 바로 위에 나타난 건물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내려왔고, 회색 잔영들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낙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르릉.

“때마침 태풍이 다가와 다행입니다.”

“자칫 우리까지 휩쓸릴 수 있으니, 주요 함선들만 파괴하라고 해.”

“예.”

“우리는 가장 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저곳을 향한다.”

박살은 수십 개의 전범기가 펄럭이는 항공모함을 향해 뛰어갔고, 그 뒤를 조상호를 비롯한 오 성과 사 성 능력자들이 따라갔다.

막는 자들은 곧바로 베어버리며 전진한 박살은 멀리서 자신을 바라보는 과거 사무라이들이 쓰는 방어구와 칼을 들고 있는 자를 발견한다.

‘저자다!’

자신과 비슷한 기운을 발산하는 그가 자신을 겨누는 즉시 박살의 몸이 은빛이 새어나오더니 이내 찬란한 빛을 사방에 뿌렸다.

쾅.

칼끝에서 하얀색으로 번쩍이는 광선이 나와 박살이 만든 은빛 방어막에 부딪혀 흩어졌고, 하얀빛으로 이루어진 가루를 헤치고 나아간 박살이 정글도를 휘두른다.

은붉은 빛의 검기가 앞으로 튀어나가 상대를 격했는데, 상대는 피하지 않고 곧바로 칼을 내밀어 막았다.

쾅.

두 걸음 뒤로 물러났지만 멀쩡한 상대를 보며 박살의 얼굴이 굳어진다.

‘악인이 아니다.’

그렇다고 손속에 사정을 둘 실력자는 아니었기에 박살은 더 강한 힘을 끌어올려 정글도를 휘두르기 시작한다.

꽝.꽝 꽝꽝.

뒤로 한 걸음씩 물러나면서도 침착하게 자신의 공격을 막는 상대를 본 박살은 기습적으로 왼팔을 내밀었다.

남색 빛의 덩어리가 튀어나오자, 상대의 손이 바쁘게 움직여 막아섰는데, 막으면 흩어지던 기존의 박살 공격과 다르게, 갈라지자 마치 물처럼 사방에 번진 남색 빛의 잔해들이 상대의 몸에 들러붙어 옥죄기 시작했다.

“칙쇼!”

당황한 상대가 박살의 정글도를 기존과 다르게 강하게 쳐내며 오 미터를 훌쩍 뒤로 물러났다.

‘틈을 줘선 안 돼!’

박살은 자신과 다르게 오랜 검도 수련을 한 것으로 보이는 상대에게 시간을 줬다가는 자신이 당한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에, 곧장 달려들어 정글도를 휘둘렀다.

상대는 얼굴을 찌푸리며 계속 칼을 휘두르는 사이, 점점 남색 비의 덩어리가 하체를 잠식하기 시작했는데, 이 모습을 보고 일본 무사 차림을 한 자들이 박살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러나.

“어딜 감히!”

이종수가 자신의 등 뒤에 있는 방패를 던졌고,

“하압!”

이민희가 날린 화살 끝이 다섯 개로 갈라져 일부가 박살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으며,

-히드라!-

어둠의 외침과 동시에 갈색에 가까운 붉은 빛으로 만들어진 채찍이 갈라져 박살의 오른쪽으로 날아갔다.

“으악!”

“컥.”

열이 넘는 일본 무사들이 죽거나 크게다쳤고, 이후에도 주변에서 박살을 향한 공격이 여러 번 있었지만, 결국 박살을 멈추지는 못했다.

결국, 박살의 눈앞에서 끈질기게 버티던 상대는 순간적으로 힘을 폭발시켜 박살을 잠깐 멈칫하게 만든 다음 칼을 떨어뜨리고 두 손을 들어 올렸다.

“기브 업!”


-사토 히로토가 그대에게 항복했다. 승낙할 경우, 그와 그의 세상 ‘벚꽃’이 ‘지옥’에 흡수된다.


박살은 더 이상의 피해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곧바로 입을 벌린다.

“승낙한다.”


-점령전 상대가 항복했으므로, 그가 점령했던 지역 모두 다시 복구된다.-


“멈춰라! 그대의 주신이 항복했다!”

“항복해라!”

“항복해라!”

사방에서 일본 사람들이 항복하기 시작했고, 치열했던 전장이 급속도록 식어버렸다.



일주일 뒤.

전투 사망자들을 위한 장례식이 열렸다.

애초에 뛰어난 능력자들 중심으로 들어와서 피해가 적었지만, 그래도 오백이 넘는 사람들을 잃은 박살들이었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을 고운 눈으로 바라보지는 않았다.

“이렇게 항복할 거였으면, 왜 싸움을 건 건지 모르겠어요.”

“일본 주신이 한번 박살의 능력을 실험해 보고 싶었다고 하지만... 어쩌면 중국인들처럼 이용만 할 생각인지도 모르죠.”

“이들을 분산 이주 시키는 것으로 끝내는 건 너무 불안합니다.”

“맞습니다. 만주로 간다고 해도 인터넷으로 서로 대화할 수 있고, 중국인들이랑 연계한다면 오히려 우리들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들의 의견을 말없이 듣고 있는 박살에게 감우호가 다가왔다.

“사토 쪽은 한국말을 배우는 것은 물론이고 분산되어 사는 것까지 찬성한 상황입니다. 노예 취급할 경우는 결사 항전 하겠다고 했지만... 너무 몸을 낮추는 게 조금 수상합니다.”

“저도 너무 허무하게 전투가 끝나서 당황스럽습니다. 이렇게 바르게 싸움이 끝나다니...”

“일본에선 항상 대장끼리 싸워서 지면 바로 항복했다고 하던데... 아무리 강자에게는 바로 고개 숙이는 게 일본 문화라고 하지만 너무 깔끔합니다.”

조상호와 이종수가 한마디씩 하자, 말없이 멀리 불타오르고 있는 곳을 바라보던 박살이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모두 죽일 수 없는 노릇이지 않습니까. 김진철님.”

“예. 바로 열겠습니다.”

열린 포탈을 열고 서울로 복귀한 박살은 동부구치소로 들어왔다.

“해산합시다.”

“예.”

“네.”

사람들이 흩어지고,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온 박살은 소파에 앉아있는 이다인을 발견한다.

“네가 왜 여기 있어.”

“먼지 뒤집어쓴 채 바로 올 줄 알았어요. 여기요.”

그녀가 내민 수건을 받아든 박살은 살짝 미소 지었다.

“고맙다.”

“그럼 쉬세요.”

“어.”

박살이 수건에 얼굴에 대자 초록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수건이 지나간 곳이 깨끗해졌는데, 가슴 부분을 닦던 박살의 손이 멈춘다.

“그러고 보니 이 라이를 왜 포함할 생각을 안 했지?”

중얼거림을 끝으로 박살은 눈을 감았고, 주변 공간이 불규칙한 라이들로 가득 찼다.



주신 박살이 두 달이 넘도록 깨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잡음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상이 조각났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 되었습니다. 19.03.24 394 0 -
130 53. 긴 꿈이 끝나고.. +10 19.03.19 587 7 7쪽
129 52. 불협화음 -3- 19.03.18 380 5 12쪽
» 52. 불협화음 -2- +1 19.03.16 346 5 10쪽
127 52. 불협화음 -1- 19.03.15 354 7 11쪽
126 51. 배가 부르면 언제나 찾아온다. -2- +2 19.03.14 342 7 11쪽
125 50. 이제 이곳은 -2-, 51. 배가 부르면 언제나 찾아온다. -1- 19.03.13 382 7 11쪽
124 50. 이제 이곳은 -1- 19.03.09 369 8 11쪽
123 49. 하나 -3- 19.03.08 362 7 12쪽
122 49. 하나 -2- 19.03.07 355 6 10쪽
121 49. 하나 -1- 19.03.06 380 6 12쪽
120 48. 뱀 사냥 -1- 19.03.05 427 6 10쪽
119 47. 목에 방울을 단 남자 -1- 19.03.02 380 8 11쪽
118 46. 웨이브 -2- +1 19.03.01 374 8 11쪽
117 45. 주신전 -3-, 46. 웨이브 -1- 19.02.25 388 8 11쪽
116 45. 주신전 -2- 19.02.23 390 10 11쪽
115 44. 해후 -2-, 45. 주신전 -1- +2 19.02.21 393 9 12쪽
114 43. 파죽지세 -4-, 44. 해후 -1- +2 19.02.20 400 9 11쪽
113 43. 파죽지세 -3- 19.02.19 413 8 11쪽
112 43. 파죽지세 -2- 19.02.18 407 9 15쪽
111 42.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2-, 43. 파죽지세 -1- +1 19.02.16 454 7 11쪽
110 42.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1- +1 19.02.13 400 6 16쪽
109 41. 내로남불의 시대 -4- +1 19.02.12 420 7 13쪽
108 41. 내로남불의 시대 -3- +2 19.02.11 392 7 11쪽
107 41. 내로남불의 시대 -2- +1 19.02.08 401 7 11쪽
106 41. 내로남불의 시대 -1- 19.01.31 422 7 12쪽
105 40. 북진? 남진? -1- +1 19.01.30 440 7 11쪽
104 39. 네 떡? 내 떡? -3- +2 19.01.29 431 8 16쪽
103 39. 네 떡? 내 떡? -2- +2 19.01.28 410 8 13쪽
102 39. 네 떡? 내 떡? -1- 19.01.26 428 7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