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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이 조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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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8.09.03 20:03
최근연재일 :
2019.03.19 20:00
연재수 :
1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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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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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07,744

작성
19.03.0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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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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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1쪽

46. 웨이브 -2-

DUMMY

117

박살은 내심 정화도 중요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악인들을 처리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정화하기로 했고, 한번 정해지면 온 역량을 집중해서 그걸 성공시키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그이기에, 박살은 남쪽에 집중된 전력을 추풍령 고개에 집중시킨다.

일주일 만에 박살들은 강원도 속초까지 정화를 완료했고, 덤으로 그 안에 고립되었던 노천진의 세상을 흡수한다.

비무장 지대는 삼 성 이상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밀기로 하고, 이성들은 평양에서 서쪽으로 출발시켜 이번에도 일주일 만에 평양 이남 모든 산악 지역을 정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함흥과 원산에서 고립되었던 이들의 거센 저항에 멈추게 된다.

박살은 원산 서쪽 임시 지휘소에서 함흥의 세력에게 공격을 받고 열이 넘는 사람들이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있었다.

“어디까지 밀린 상황입니까.”

“윤서영님이 그곳에 배치된 상황이라서 살려만 오면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이성으로 이루어진 우리 병력이 잘 버텨서 우리가 정화한 지역으로 넘어오지는 못했습니다.”

“버티지 말고 뒤로 물러나라고 하세요.”

“하지만-”

“사람 목숨이 더 중요합니다. 무조건 평양까지 빠지라고 하세요.”

단호하게 내뱉은 그의 말에 감우호의 얼굴이 굳어진다.

그 대신 옆에 있던 강이슬이 입을 연다.

“박살 형, 우리가 일주일이라는 큰 시간은 투자해서 정화한 곳이잖아요. 그곳을 허무하게 내주면 병력 사기도 저하되고, 간신히 우리 세력 밑으로 들어온 평양에서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 그러니 우리 전력 중 일부를 빼서 그곳에다 보내 버티게 하는 게-”

“애초에 버티기만 해도 고마운 거였다. 여러 치열한 전투로 성장할 기미가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어둠의 보고도 들은 상황에서 굳이 맞서 싸울 필요는 없다. 그들이 성장하고 나서 더 강해진 전력으로 가도 돼. 겁쟁이처럼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게 웅크리고 가만히 있던 그들이 평양으로 온다면 그걸 명분 삼아 그대로 쓸어버리면 될 일이니 걱정하지 말고 빼라고 해.”

“형, 그러지 말고-”

“버티다 죽은 분 가족에게 네가 직접 가서 말할 자신 있나?”

박살의 물음에 강이슬의 얼굴이 굳어진다.

“그건...”

“감우호님은 어떻습니까? 그럴 자신 있습니까?”

감우오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지금까지 전사자 가족에게 소식을 직접 전한 건 박살이었고, 그들이 그나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사실 때문에 자신을 용서하고 죽은 사람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그였다.

“어차피 베이징에서 활개 치던 이레귤러 무리가 우리에게 오면 성소도 별로 없는 평양도 버릴 준비까지 마친 상황에서, 별다른 자원도 없는 땅덩이 얻자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 목숨 버렸다고 할 자신 없다.”

“죽음에도 명분이 필요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거세게 저항했다고 빠지면, 오히려 상대에게 우습게 보여 더 적극적이고 강한 공격을 받고 피해라 늘어날 수 있습니다. 약한 이들이 대부분 있던 이성 원정대가 버텨주면서 함흥이 삐걱거리자, 바깥으로 정찰 인원들을 보내던 원산시도 나오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까. 또한, 정리할 수 있을 때 정리하지 않으면 언제고 위협이 될 두 세력입니다. 이대로 두고 물러선다면 당장 우리 전력은 지킬 수 있겠지만, 우리는 북에는 함흥과 원산 그리고 웨이브가, 남에는 싸움이 아닌 연합으로 방향을 돌린 자들에 둘러싸여 고립될 겁니다. 만약 그들이 서로 연계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은 생명을 희생시켜야 이길 수 있을 겁니다.”

감우호가 숨 돌릴 틈도 없이 자신의 의견을 빠르게 말하자, 박살은 고민에 빠진다.

‘당장의 목숨과 미래의 목숨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건가.’

미래에 더 많은 희생이 일어난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지금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박살도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현재... 미래...’

모든 결정은 현재와 미래 둘 중 하나에 초점에 맞춰지게 마련이다. 그 결정을 도와주는 게 바로 과거이고, 박살은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떠올렸다.

미래를 위해 비효율적이라 치부되던 수련 시간을 모두에게 공평하게 준 것으로 박살은 많은 희생을 치르지 않고 지금까지 세력을 불릴 수 있었다.

그렇다고 미래를 위하는 결정이 항상 옳았던 건 아니었다. 특히 변석을 통해 보물을 모아 미래를 도모하자는 다른 이들의 의견을 따랐다면 박살의 세상 또한 끔찍했을 것이다.

현재를 중시해서 우선 사람들을 안전하게 해주는 주변 정리에 집중해, 삼 성 이상의 능력자들을 다수 배출하게 한 기반을 마련했다.

곰곰이 자신의 결정과 그 결과를 따져보던 박살은 한 가지 잊고 있었던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사람의 발전 가능성.’

그래서 박살은 누구나 뛰어난 능력자가 될 수 있는 수련시간 보장과, 안전한 주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그런 결정을 해온 것이다.

보물이 아무리 좋아봤자, 그 보물을 들고 있는 자의 실력이 낮다면 활용도 또한 그것 이상을 효율을 내지 못한다는 건, 박살 자신이 주신전을 여러 번 하는 동안 승리하면서 확신할 수 있었다.

그걸 떠올리자, 박살은 혼란스러웠던 마음을 정리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었다.

“물러난다.”

“박살형! 하지만-”

“박살님! 그건-”

박살은 그들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어차피 웨이브 발생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정화 작업을 시작한 거다. 점령석 소비가 된 속초에 방어선을 마련하고, 평양도 철수해 개성까지 물러나라고 해.”

“다른 건 몰라도 평양에서 물러나라는 건-”

“생각해보니, 최북단 경계 지점이 평양이야. 웨이브가 들이닥치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도망갈 시간을 벌어주느라 많은 희생이 생길 거다. 그럴 바엔 차라리 개성으로 사람들을 이주시키고, 그곳을 중심으로 방어선을 짜는 게 옳아.”

“형, 혹시 우리가 반대 의견을 내서 더 강하게 말하는 거라면-”

“아니, 그런 게 아니야. 나는 우리 사람들이 그들의 성장보다 더 빠를 거라고 믿는 것일 뿐.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미래의 안전보다는 현재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이러다 사방에서 공격이 들어오게 된다면 정말 위험합니다.”

감우호의 반론에 박살은 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사방도 문제지만 내부가 더 큰 문제입니다. 이번에 흡수한 지역이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지역에 여섯 배가 넘습니다. 그곳에서 능력자 위주 세상에 살아서 대접받고 살았던 자 중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첩보는 들어서 알고 있지 않습니까. 무리하게 동부구치소에 있는 인원을 빼내어 쓰고 있는데, 전투를 벌이는 와중에 반란이라도 일어나 악인들이 풀려난다면 그게 더 위험한 거 같습니다.”

박살의 말에 감우호는 입을 꾹 다물었다.

“형, 그건 너무 가정이 심한 거 아니야. 동부구치소에 있는 염들도 있는데, 그들이라면 충분히 반란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러면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지키려는 거냐. 일반 시민들은 알아서 도망치라고 해?”

“그건... 생각하지 못했어요.”

“이번엔 제 말대로 해주세요. 아시겠습니까.”

박살의 물음에 두 사람은 동시에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네.”



박살들의 결정에 평양 사람들은 반감을 드러내고 반항하긴 했지만, 웨이브를 맨몸으로 막을 자신 있냐는 그의 물음에 별 탈 없이 이주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북한 주민들은 개성과 파주, 경기도와 서울은 서울, 충청도와 경상도 이북은 대전, 전라도는 광주를 중심으로 사람들을 모이게 했다.

동시에 가장 기본이 되는 기본 설비인 상하수도 시설과, 전기, 통신 장비를 복구 기적과 줄어든 경계로 남아도는 인력을 이용해 조금씩 정상 수준으로 되돌렸다.

그러면서 박살에 대한 지지율이 자연스럽게 올랐고, 여론이 박살 정책을 지지하자, 기존에 세상에서 우대받고 있던 능력자들의 목소리는 자연스럽게 억제되었다.

일주일, 이주일, 삼주일...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된 삶을 누리자, 능력자 우대 정책 아래 억눌린 채 살았던 사람 중 급성장해 간부로 올라서는 자들이 많아졌고, 박살이 추진했던 여러 정책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 와중에 인터넷에서 이름 모를 자가 공석이 아무 미세하게 라이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속성별로 모아 그것과 맞는 보물에 붙여 놓는다면 무한에 가까운 효율을 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살의 세상이 더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 달이 지나고...


화력 발전소 복구 완료.

태양광 발전 단지 복구 완료.

광양제철소 복구 완료.

평택 단지 복구 완료.

개성 단지 복구 완료.

...


인구도 기존 인구에 십 분의 일도 안 되는 상황이라, 어느새 사람들은 문화 부분을 제외하고 예전 수준과 비슷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여름을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보내고 있는 박살들에게 그동안 들리지 않았던 웨이브 소식이 들려온 건 올해 들어 첫 태풍이 올라왔을 때였다.

“박살님!”

박살은 동부구치소 1층 로비에서 죄수 목록을 살피다가, 정문에서 뛰어 들어온 이종수의 굳은 얼굴을 보고 자연스럽게 얼굴을 굳힌다.

“무슨 일입니까.”

“웨이브가 함흥을 휩쓸었다는 소식입니다. 그리고 원산에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번쩍. 쿠릉.

잠시 세상에 짙은 음영이 생겼다가 사라진 가운데, 박살은 다시 자신의 눈앞에 놓인 모니터를 바라보며 말했다.

“막는 건 무리니. 개성으로 도망치라고 하세요.”

“그게... 그러라고 했는데... 이미 비명이 들렸습니다. 그리고 그자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

“말이?”

“비암이다였습니다.”

“비암? 뱀 말하는 겁니까?”

“네.”

“흠. 중국에서 봤던 놈이 이곳으로 온 거군요. 어둠은?”

“이미 그곳으로 정찰을 나갔습니다.”

박살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이종수에게 갔다.

“그럼 김진철님에게 갑시다.”

“네.”

쿠릉.

두 사람은 정문으로 향했고, 이윽고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깥으로 나갔다.


작가의말

목과 눈이 너무 아파서 사일을 쉬었습니다.

 그 바람에 독자님과 약속을 저버린 점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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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49. 하나 -1- 19.03.06 381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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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47. 목에 방울을 단 남자 -1- 19.03.02 381 8 11쪽
» 46. 웨이브 -2- +1 19.03.01 376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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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45. 주신전 -2- 19.02.23 391 10 11쪽
115 44. 해후 -2-, 45. 주신전 -1- +2 19.02.21 394 9 12쪽
114 43. 파죽지세 -4-, 44. 해후 -1- +2 19.02.20 402 9 11쪽
113 43. 파죽지세 -3- 19.02.19 414 8 11쪽
112 43. 파죽지세 -2- 19.02.18 408 9 15쪽
111 42.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2-, 43. 파죽지세 -1- +1 19.02.16 456 7 11쪽
110 42.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1- +1 19.02.13 403 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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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41. 내로남불의 시대 -3- +2 19.02.11 393 7 11쪽
107 41. 내로남불의 시대 -2- +1 19.02.08 402 7 11쪽
106 41. 내로남불의 시대 -1- 19.01.31 423 7 12쪽
105 40. 북진? 남진? -1- +1 19.01.30 442 7 11쪽
104 39. 네 떡? 내 떡? -3- +2 19.01.29 432 8 16쪽
103 39. 네 떡? 내 떡? -2- +2 19.01.28 411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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