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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영등포구

무림에 인방이 생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무협

영등포구민
작품등록일 :
2020.06.01 21:04
최근연재일 :
2020.07.24 16:05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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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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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47,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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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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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1화 첫 방송은 녹림소탕 (6)

DUMMY

내공 내래비 극렬 애호가, 주진경의 친우, 이화운 역시 그와 어울리는 부잣집 공자님으로 내공 대래비의 중층(重層) 시청자였다. 이화운이 말했다.


“어제 비무방송의 초출 비재이 중 눈에 띄는 방송이 하나 있었지.”


“설마?”


“절강성 영파란 곳의 악랄한 녹림도들을 교육시킨다나······”


주진경의 눈동자가 번뜩인다.


“이름은? 내가 생각한 그 자 맞나?”


“유현인. 오늘 사시가 될 때 방송을 시작한다고 하더군.”


지금이 바로 사시다.


주진경은 급하게 수정구를 가지고 와 내공을 불어넣었다. 유현인으로 검색하니 결과물이 하나 나온다.


[은거고수의 악랄한 절강성 녹림산채 진(眞)교육]

[비재이 유현인]


“하하. 하하하하!!!”


주진경은 대소했다. 드디어 찾았다. 그는 자신의 친우에게 감사를, 그리고 어제 내공 대래비를 못 본 자신에게 아쉬움을 느꼈다. 만약 이화운이 말해주지 않았다면 유현인의 오늘 방송도 놓쳤을 것이다. 무의미한 탐색에 요즘 조금씩 피로해지고 있었으니까.


“화운이 고맙네. 내 다음에 크게 대접하도록 하지.”


주진경과 이화운은 유현인의 방송에 바로 접속했다. 수정구 안의 유현인은 발을 가볍게 굴렀다.




진각(震脚)!


내공을 특별한 결에 따라 운용한 다음 발을 통해 땅에 흘려보내는 기술이다. 진각에 제대로 적중 당한 적은 균형을 잃고 땅에 쓰러지게 된다. 날붙이 병장기를 선호하지 않는 불가계통의 무림방파들이 불필요한 살생을 피하고자 주로 사용하곤 한다.


가벼운 발구름이 쿵 하는 소리로 이어지며 강렬한 진동이 유현인을 중심으로 퍼져 나간다.


“어..어어??”

“뭐냐!!!”


확실하게 무게중심을 잃어버린 산적들은 전부 바닥에 나뒹굴었다.


“현혹되지 마라! 사술이다!”


부채주, 석길이 불가해한 현상에 대한 두려움을 애써 참으며 부하들을 독려했다. 하지만 산적들은 바로 일어날 수 없었다.


“부채주님! 제대로 일어설 수 없습니다.”

“다리가 제대로 말을 듣지 않습니다!!”

“이이익!!”


유현인의 진각은 산적들의 균형감각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켰고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게 방해했기 때문이다.


유현인이 나뒹군 산적들을 하나씩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발로 걷어차기도 했고 검집으로 팔이나 다리를 후려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힘 조절은 아주 세심해서 절대 죽음에 이를 정도로는 가지 않았다.


산적들은 각자 한두방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기절하거나, 아니면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퍼져버렸다.


이어지는 둔탁한 타격음이 수정구를 통해 전달됐다.


“시청자 친우 여러분들, 아까 내가 설명했지? 이 녹림도들은 대명률에 따라 처벌될 거야. 이건 ‘제압’에 필요한 불필요한 폭력행위에 불과하니 너무 뭐라 하지 말라고.”


-아미타불. 시주의 자비심에 경의를 표합니다.

-윗놈 진짜 중 맞긴 한거임? 좀 의심가긴 하는데

-아미타불.

-그런데 저런 녹림도들 보통 관아에서 처벌은 어떻게 받음?

-대부분 사형이지요. 두목은 특별히 본보기로 저잣거리에서 형이 집행되곤 하죠.

-저런 악질사파들은 자업자득이외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민도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재물을 갈취해왔으니.



일 각도 안되는 시간 안에 몰려나온 녹림도들은 전부 침입자의 발밑에 쓰러졌다. 유현인은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녹림도 하나를 발로 툭툭 건드렸다.


“친구야, 일어나 봐.”


“히이이익!!!”


반쯤 정신이 나가 있던 녹림도의 유현인의 목소리를 듣고 하얗게 질렸다. 그는 일단 어떻게든 기어서 유현인과 멀어지려고 했다.


다리를 질질 끌며 엉금엉금 기어가는 녹림도의 발목을 유현인이 살포시 밟았다.


“저, 저리가! 이 마귀!”


“아니지, 마귀는 내가 아니라 너희지. 이렇게 잘생긴 내가 마귀일 리가 없잖아?”


-왠지 납득되는 논리요. 하지만 납득하긴 싫소···..

-방구석 붕우(朋友)들 실시간 마귀행 哈哈哈哈哈哈哈哈

-유가가 같은 옥안미남이라면 마귀라도 전 좋아요.


“히이이이이익!!!!”


기겁하는 녹림도.


“자, 가서 너희 채주 불러와. 자기 건물에서 자고 있지? 그냥 급하게, 무슨 일이 생긴 것처럼. 채주님 밖으로 나와보셔야 합니다! 이렇게 문을 두들기면서 소리 지르면 돼.”


유현인은 녹림도의 뒷목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빨리!”



녹림도는 주춤주춤 채주전을 다가갔다.


유현인은 녹림도를 향해 몇 가지 몸짓을 보냈다. 일단 너를 가리키는 손가락질. 그리고 문을 쾅쾅 두드리고 소리치는 시늉. 마지막으로 부정의 표시와 이어지는 주먹을 들어 올리는 행동.


요약하자면 너는 시킨 대로 안 하면 죽는다는 뜻. 녹림도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유현인이 시킨 대로 했다.


-쾅쾅쾅!!


먼저 채주전의 문을 가능한 한 크게 두들긴 다음,


“채주님!!! 채주님!!!! 밖으로 나와보셔야 합니다!!”


급한 일이 생긴 것처럼 소리쳤다. 그리고는 뒷감당이 무서운 듯 다른 곳으로 도망치려 한다. 유현인은 그런 녹림도를 향해 손을 까딱까딱했다.


“이리 와. 어디 가?”


“예···. 그것이······”


가까이 다가온 녹림도. 유현인은 녹림도의 혼혈을 짚어 기절시켰다.


그 때 채주전의 문이 쾅 소리를 내며 열렸다. 임무석이 드디어 쇠몽둥이를 들고 뛰쳐나온 것이었다. 임무석은 화가 끝까지 올라와 으르렁댔다.


“이!!!! 버르장머리 없는 새끼들이···..?”


임무석의 분노는 눈 몇 번 깜빡하는 새 의문으로 변했다. 채주전 바깥으로 펼쳐진 산채는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온통 두들겨 맞고 뻗어있는 자신의 부하들의 모습. 그런 임무석을 보곤 유현인이 말했다 .


“자, 친구들. 드디어 저기 채주께서 모습을 드러냈군. 그런데 보기 조금 민망하네~”


-녹림총채주가 이 방송 보면 수치사하겠네 哈哈哈哈哈哈哈

-???????? 덜렁덜렁하는 거 보소. 아니 형태로 유추하면 달랑달랑인가?

-그런데 이 비재이 무공은 도대체 어디서 사사한 것이요?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구려.

-그의 보법을 보시오. 표홀하고 구름처럼 가벼운 게 도가계통같소만?

-님 그거 확신할 수 있음? 내가 보기엔 검의 움직임에 군더더기가 없는 게 정종(正宗)의 무학보다는 무림세가 계통같은데.

-소협은 모유(母乳)나 더 드시고 오시게. 아직 무공 식견이 한참 모자란 듯하니.

-아니 미친 가치(假齒, 틀니)새끼가. 말 다했음?


유현인이 수정구에 대고 말했다.


“싸우지 좀 마. 너네들이 사파 시정잡배들이야?”


부드러운 폭력의 현장에 시청자들도 제법 흥분해 있었다. 조금 말이 험한 것 같지만 이 정도는 괜찮다. 그만큼 유현인의 방송에 몰입해 있다는 뜻이니까.


-아니, 소협. 저치가 말도 안 되는 추론을 늘어놓으니 노도가 일침을 놓은 것 아니오.

-지랄. 노도? 니가 도사면 나는 천마다.


“아니, 전언창에서 싸우는 거 그만하라고. 자꾸 그러면 너네 둘 다 추방이야.”


유현인은 수정구에 대고 으름장을 놓았다. 눈을 데굴데굴 굴리던 임무석이 드디어 상황파악을 했는지 유현인에게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네놈, 시방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쳐들어온 것이냐!?


유현인은 그런 임무석을 향해 정중히 인사했다.


“비재이 유현인의 방송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청랑채 채주 임무석님. 합방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 물론 허락은 안 받았지만요.”


“뭐, 뭐라?”


임무석은 대노했다. 청랑채의 채주, 낭옥산의 주인인 자신에게 이런 무례한 놈이 있다니.


“오냐. 그 하찮은 방송 짓거리에 놀아나는 시청자들에게 똑똑히 보여주마. 건방진 네놈의 오체가 분시되는 모습을.”


청랑채 채주가 유현인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무작정 달려드는 녹림도와 다르게 그의 발걸음에는 일정한 규칙이 담겨있었다.


일반인을 조금 벗어나는 수준의 완력으로는 녹림 산채의 주인이 될 수 없다. 주변 마을과 상단의 수많은 재물을 약탈하고 살아남을 수도 없고.


임무석이 이때까지 낭옥산을 호령하며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그것은 그가 익힌 일류 수준의 무공이었다.


“오, 확실히 다르긴 다른데?”


“크하하하하, 부하들 수준을 보고 내 무공을 판단한 게 네놈의 오산이다!!!”


-와··· 진짜 사파스럽다.

-그러게나 말이오. 외모도, 심성도 사파 그 자체구려.

-하지만 저 녹림채주의 무공은 보통 수준이 아닌 듯함.


임무석의 쇠몽둥이에 실린 힘은 확실히 보통이 아니었다. 전 중원의 수많은 녹림 무리 중 가장 으뜸가는 세력을 지닌 녹림십팔채. 그 중 녹호봉법(綠虎棒法)과 흑랑보법(黑狼步法)을 상승의 경지까지 익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걸 알아보는 시청자도 유현인의 방송에 있었다.


-저 무공은 녹림십팔채의 형(形)과 동(動)인데?!

-윗놈은 녹림 무공은 도대체 어떻게 아는 거임?

-예전 귀왕채 토벌에 참가한 적이 있었소.

-저게 얼마나 센건데?

-개나소나 녹림이라 칭하는 산적의 무리 말고 진짜 녹림십팔채의 무공은 그래도 체계가 있고 무리(武理)가 담겨 있소. 저 정도면 일류 이상은 되겠군.

-와.. 녹림 채주 무공이 일류 이상이라고?


시청자의 말은 정확했다.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제법 살벌하다. 거무튀튀한 몽둥이가 유현인의 머리를 향해 매섭게 날아온다.


“하지만! 느려.”


그 어떤 공격도 유현인에게 닿지 못했다. 내려찍는 초식도, 아래서 위로 쳐올리는 초식도, 찌르는 초식도 전부 한 치 간격을 두고 빗나갔다.


임무석은 미칠 노릇이었다. 자신의 무공이면 웬만한 지역 수준 고수면 밀리지 않는다. 거기다 자신은 머리통 한 개는 남들보다 더 크고 덩치 또한 남들의 두 배는 된다. 그런 체급의 차이는 어떻게 무공을 연마했건 실전에서 분명히 큰 압박으로 작용하곤 했다.


하지만 눈앞의 이 기생오래비는 뭔가. 흡사 유령을 상대하는 것 같다.


-절세고수 한방에 인증이네. 아까 진각 시전할때부터 난 알아봤음.

-난 어제 예비방송에서 신법 보여줄 때부터 알고 있었음.

-저 악적이 우리 마을에서 얼마나 재물을 약탈해갔는지 상상도 못하실 거에요. 정말 속 시원하네요.

-녹림두목이 일류 수준이라면 유 소협의 무공은 도대체 어떤 경지에 올라있단 말인가? 마치 아이를 상대하는 어른 같구려.

-최소 절정 상입 이상은 본다.


임무석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다. 내공을 있는 힘껏 끌어올렸고 육체의 근육은 한계에 다다를 정도로 팽창했다. 벗은 온몸에 핏줄이 솟아올랐다.


“죽어라!!!!!”


녹림 채주는 모든 내공을 끌어내어 어깨와 팔, 그리고 몽둥이에 집중시켰다. 녹호봉법 최후의 초식, 녹호파쇄(綠虎破碎)다.


하지만 쇠몽둥이는 다시 허무하게 허공을 가로질렀고 유현인은 그 자리에 없었다. 목소리가 들린 곳은 임무석의 뒤.


“내가 하나 가르쳐줄까? 이 수정구 있잖아. 네 창고 털어서 산 거야. 니 창고 좋더라.”


“크아아아악!!!”


유현인의 조롱에 임무석이 괴성을 지르며 뒤돌았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이미 유현인의 검집이 기다리고 있었다. 스스로의 회전력에 스스로 타격받은 임무석은 끄르륵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유현인이 외쳤다.


“청랑채 소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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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여(女) 비재이 구하기 (1) +1 20.06.13 704 33 11쪽
13 12화 첫 방송은 녹림소탕 (7) +4 20.06.12 728 32 12쪽
» 11화 첫 방송은 녹림소탕 (6) +3 20.06.11 721 35 11쪽
11 10화 첫 방송은 녹림소탕 (5) +3 20.06.10 742 30 12쪽
10 9화 첫 방송은 녹림소탕 (4) +2 20.06.09 759 36 11쪽
9 8화 첫 방송은 녹림소탕 (3) +3 20.06.08 782 29 12쪽
8 7화 첫 방송은 녹림소탕 (2) 20.06.07 804 29 12쪽
7 6화 첫 방송은 녹림소탕 (1) +1 20.06.07 833 39 11쪽
6 5화 은거고수 +5 20.06.06 876 29 13쪽
5 4화 내공 대래비 (2) +5 20.06.05 904 34 11쪽
4 3화 내공 대래비 (1) +6 20.06.04 949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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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화 - 바뀌어버린 무림 (1) +4 20.06.02 1,177 3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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