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이렇게 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
둥둥둥둥둥-
북소리의 가운데에서, 들키지 않게 식은땀을 훔치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날씨는 참 맑았다.
"버, 버력미르께 바칠 공물을 가져와라!"
떨리는 목소리를 진정시키며 물소의 머리뼈를 더욱 눌러썼다.
"그분이 오신다! 북소리를 높여라!"
북소리가 커졌지만 여전히 하늘은 맑다. 나는 이를 악물고는 곡물이 쌓인 제단을 향해 느릿하게 걸어갔다.
수북히 쌓인 제단 앞에서, 나는 기도문을 읊으며 눈을 감았다.
21세기의 문명인이 생존을 위해 펼쳤던, 한낱 사기극이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사기극이든 아니든, 이제는 진짜가 되어야 한다.
기도문을 다 왼 후 제단 앞에 서 양팔을 벌렸다.
이제 신을 불러야 한다.
- 작가의말
이 아이는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아이입니다. 모쪼록 잘 지켜봐 주세요. 아이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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