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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재다.

신석기 제사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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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작품등록일 :
2021.05.1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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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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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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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42. 조상신(15)

DUMMY

[더 궁금한 게 있나?]


[... 한 가지 묻겠습니다.]


[답할만한 것은 다 답해주겠네. 어차피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나는 심상을 움직여 광활한 숲의 전경을 비추는 심상을 만들어냈다.

아까 전 바얏크가 보여준, 숲이 만들어진 초기의 숲이었다.


[이 전경을 보여주셨을 때. 지금과 다른 점이 있더군요.]


[무엇이지?]


나는 숲의 서쪽을 가리켰다.

깨끗했다. 아무것도 없다.

본래라면 새벽산맥이 있어야 할 자리에, 평원과 넓은머리 부족으로 보이는 부족만 보일 뿐이었다.


[제가 알기론 저 곳에 원래 산맥이 하나 있어야 합니다. 바얏크께서 몇 세대 전의 인물이라 하여도... 세계의 관점으로 본다면 저때와 지금의 사이는 짧은 시간이지요. 그 짧은 사이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기라도 한 겁니까?]


내 질문에, 한숨을 쉰 바얏크는 손을 휘저어 내 심상을 지워버렸다.


[그 질문엔 답하지 않겠네. 유쾌하지 않은 질문이군. 스스로 알아보게나. 지금의 상황하곤 아무 상관 없으니.]


그녀의 얼굴에 어쩐지 언짢은 기색이 내려앉았다.

나는 헛기침을 하고는 화제를 돌렸다.


[다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이 숲에 사후세계의 역할과 결계의 역할을 하는 주술을 걸어두셨다 하였는데... 왜 굳이 결계의 역할을 걸어둔 겁니까?]


다른 부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라기엔, 설득력이 약하다.

사후세계로써의 힘만 가져도 쳐들어오는 부족원들의 영혼과 육체를 단숨에 분리해버릴 수 있다.


[왜 그 때, 쳐들어오는 센유엔 부족의 전사들의 혼백을 분리하지 않고, 굳이 결계를 친 것입니까?]


사후세계라는 거대한 주술이 숲에 걸려 있다면, 그것을 이용해서 쓸 수 있는 살상주술만 해도 벌써 십여개를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바얏크가 택한 것은 빠르게 자신의 영혼을 갈아넣어, ‘결계’로써의 힘을 추가하는 것이었다.


내 질문에, 바얏크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서렸다.


[자넨 정말 곤란한 것만 묻는군. 이것 역시 답할 수 없네. 지금 상황과 상관 없는 문제이니 답할 이유도 없고.]


[무언가 ‘답하면 안 되는’ 문제인 겁니까?]


바얏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언젠가 세상을 뒤덮을 불길한 예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해 두지...]


[불길한 예지... 말입니까?]


불길한 예지.

소슬바람이 우레노을의 전승을 받을 때. 우레노을의 음성이 말했던 것.

그리고 서슬뱀의 기억 속에서 우레노을이 지나가듯 흘린 말.


[불길한 예지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답할 수 없네. 정 궁금하면 자네가 대제례를 치뤄 천기를 읽어보게.]


[......]


바얏크의 얼굴이 또다시 어두워졌다.

나는 불길한 예지라는 것이 궁금했지만, 분위기를 환기시켜보기 위해, 다시 한 번 화제를 돌렸다.


[자꾸 언짢은 문제를 물어 죄송하군요. 하면... 넓적머리의 마지막 제사장. 거센바람과는 어떤 관계였는지 말해주실 수 있습니까?]


[흠흠... 그건 말해줄 수 있지.]


바얏크가 표정을 풀었다.


[저 산맥이 생기기 전. 이웃 부족이었던 만큼 우리는 굉장히 친한 사이였네. 비슷한 시기에 제사장이 되었고,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처지였으니... 자매같은 느낌이었지. 내가 제사장의 상처를 빠르게 딛고, 최종 경지에 이르렀던 것 역시 거센바람의 도움이 컸네.]


그녀는 추억을 회상하듯 넓적머리부족이 있는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녀에겐 내 ‘또 다른 이름’을 말해줄 정도로... 우리 사이는 각별했지.]


제사장은 이름이 두 개다. 하지만 그들은 한부로 또 다른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 자신의 존재가 두 영혼의 흔적일 뿐이라는, 그 기분나쁜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또 다른 이름’ 이었으니 말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다른 이름을 누군가에게 말한다는 것은, 그만큼 서로간 신뢰와 애정이 깊다는 소리였다.


[그녀가 제사장만 아니었어도... 그녀의 혼을 내 세계에 받아들여 같이 지냈을 것을.]


[거센바람은 다른 세계로 돌아갔군요.]


제사장은 사후 자신이 태어난 귀신굴을 경유해 자신의 반쪽이 온 세계로 간다. 나 역시 죽는다면 하상진의 세계로 가, 제 2의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을 한 순간.

나는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잠깐, 당신... 당신이 여기 있다는 건...]


제사장은 사후 다른 세계로 이동한다. 하지만 바얏크는 지금 이곳에 있다.


[두 번째 생(生)을 포기한 겁니까?]


바얏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 반쪽이 그곳에서 왔다고는 하지만. 결국 내 고향은 이곳이지. 구태여 그곳으로 갈 필요가 어디있는가. 이곳에 내 가족이 있는데.]


[그런...]


말이 이곳이 고향이라곤 하지만, 자신에게 있을 또 다른 가능성 자체를 포기한 것이다. 생의 절반을 버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말없이 그녀에게 고개를 숙였다.

절로 경의가 느껴졌다.


부족을 위해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만 보아도, 그녀는 존경받아 마땅하다.


[쓸데없는 겉치레는 되었네. 이제 더 궁금한 건 없는가? 슬슬 시간이 되는 것 같군.]


[아직 더 있습니다. 거센바람에게 용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하셨는데, 거센바람은 용맥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나봅니다...?]


바얏크는 잠시 과거를 떠올리는 듯 하더니, 답을 주었다.


[내가 알기로, 넓은머리부족은 본래 센유엔 부족의 한 지파 중 하나였네.]


[같은 부족이었단 말입니까?]


[잘 알지는 못하네. 그들간의 사정이니. 다만 그 부족의 지도자간 불화가 일어났고, 제사장이 두 명이나 탄생했다고 하네.]


[제사장이 두 명이나 탄생했단 말입니까...?]


나는 어이가 없어서 되물었다.

제사장이 두 명 탄생한다는 소리는, 결코 희소식이 아니었다.

네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소리이며, 두 명의 광인(狂人)이 탄생했다는 의미였다.


[왜 그런 미친 짓을 했답니까?]


[나도 속사정은 모르겠네. 다만 확실한 것은... 두 제사장은 처음엔 사이가 좋았지만... 무슨 일인지 사이가 틀어졌다고 하네. 그리고 다툼 끝에 한 명의 제사장이 자신의 지파와 함께 센유엔에서 쫓겨났지.

그 쫓겨난 지파가 넓적머리이고, 추방된 제사장이 거센바람이라네. 그녀의 말로는... 용맥(龍脈)의 연구를 두고 다툼이 벌어졌다고 했네. 나 역시 자세한 경위는 몰라. 스쳐지나가듯 말했을 뿐이었으니...]


바얏크는 안타깝다는 듯 혀를 찼다.

거센바람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는 듯 했다.

그러던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숲의 어느 한 구석을 쳐다보았다.


[시간이 다 되어가는군. 이제 딱 한 가지만 더 묻게나.]


[... 저에게 이런 얘기들을 해주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게 질문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얼마간 눈을 마주친 바얏크는 천천히 내 손을 붙잡았다.


[우리 부족을 구해주게.]


예상한 대답이었다. 하지만 나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저는 하루빨리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본래 이레는 반얀 부족에 머무르려 하지 않았나. 그 정도의 시간이면 돼. 그 정도의 시간만 힘써줄 수 없는가?]


[.....]


[만약 자네가 도움을 준다면, 내 이름을 걸고 이 숲이 머금은 신력의 사분의 일과 더불어, 자네에게 강력한 숲의 축복을 걸어주겠네.]


심상계 전체가 부르르 떨려왔다.


[어디든 풀과 나무가 있는 곳이라면... 자네는 자네 부족에서처럼 강력한 힘을 휘두를 수 있게 될 걸세. 무슨 일을 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도움이 될 거야.]


숲의 축복과 숲의 신력.

그것이 바얏크가 내건 보상이었다.


[.....]


[만약 자네의 도움이 실패한다고 해도, 시도만 해 준다면 이 축복을 걸어주겠네.]


나는 한숨을 쉬었다.


[바얏크께서는... ‘낮을 바치는 주술’이라는 것을 압니까?]


[낮을 바치는 주술?]


바얏크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말했다.


[대홍수 이후 제사장들이 모였을 때 들어본 적 있는 것 같군. 제사장이 자신의 낮을 신에게 저당잡아, 신의 힘을 강화시키는 주술이었던가...?]


[비슷합니다. 혹시 이 주술을 무효화할 방법을 아십니까?]


[... 신을 죽이는 것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군.]


[...알겠습니다. 하면, 동쪽 끝의 현자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십시오.]


[동쪽 끝의 현자?]


나는 저 멀리, 동쪽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그 자에 대해서 아는 것을 말해주신다면, 협력해드리겠습니다.]


[...내 숲에 대고 맹세하지. 꼭 말해주겠네. 다만... 지금 당장은 힘들겠군. 시간이 되었어.]


우우우웅!


심상계가 녹빛에 휩싸였다.


[우선 축복을 내리겠네. 자세한 것은... 세티아를 통해 말하도록 하지.]


파아앗!


녹빛의 휘광이 바얏크를 향해 몰려들었다.

녹색의 휘광을 받은 바얏크가 소리쳤다.


[모두 모습을 드러내거라!]




바얏크의 말에,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던 샛소리가 사방을 뒤덮었다.

숲에서 우짖던 새들이 맑은 빛에 감싸이며, 한 명의 사람으로 변했다.

아니, 단지 새 뿐이 아니었다.


나무에서, 돌에서, 풀에서, 무수히 많은 빛들이 뿜어지며 사람의 형상을 취한다.

이 숲의 구성원이, 곧 반얀의 조상이었던 셈이었다.

그들에게서 희미한 녹색의 기운이 뿜어져, 바얏크에게로 몰려들고 있었다.


그녀의 영체가 점차 거대해지고 있었다.


[숲의 주인들이여. 반얀의 조상들이여. 나의 가족들이여! 그대는 후손들을 구하기 위하여, 이방의 주술사. 우레가람에게 힘을 나눠줌에 동의하느냐?]


수백, 수천의 조상신들이 한명 한명 선언하기 시작했다.


[동의합니다.]

[후손들을 위해서라면...]

[센유엔의 잔해를 치우기 위해...]

[샤크티가 고통받지 않게 하기 위하여...]


저마다 이유는 달랐으나, 모든 조상신이 자신의 부족을 위해 선언한다.

마치 악령체와 같은 크기로 변한 바얏크가 조상신들의 선언과, 힘을 받아 끌어모았다.

그 순간에도 그녀는 점차 거대해지고 있었다.


그녀는 결국 악령체의 크기조차 뛰어넘었고, 종래에는 마치 하늘과 땅을 이을 듯이 거대해지고 있었다.


[나 바얏크는 십 년에 한번 열리는 숲의 문을 사용하여... 우레가람을 이곳으로 받아들여, 나의 뜻을 전하였다.

큰버루의 제사장 우레가람이여. 그대는 반얀 부족을 위해 협력을 시도해줄 것인가?]


거대한 목소리가 심상계 전체를 울렸다.

나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시도해보겠습니다.]


바얏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늘의 한 지점을 쳐다보았다.


[큰버루의 신이여. 그대는 도움을 줄 것인가?]


[....!]


나는 바얏크의 능력에 화들짝 놀랐다. 어떤 제사장이 다른 제사장의 허락도 맡지 않고, 다른 제사장이 모시는 신과 저리 쉽게 교신한단 말인가!?


[그렇군. 알겠다.]


내 심상계와 이어진, 우레미르의 신계가 은은히 떨려왔다.

우레미르가 나를 거치지 않고, 바얏크에게 모종의 대답을 한 모양이었다.


‘이 무슨...’


불쾌한 기분도 들었지만, 그와 동시에 바얏크의 역량에 절로 감탄이 일었다.

그녀는 제사장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인재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실들을 잊게 할 정도로 놀라운 것은 따로 있었다.


‘우레미르가...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정도의 지성을 갖췄단 건가?’


내가 말을 걸었을 때는 멍청하게 갸웃거리거나, 버력미르의 인격이 나타나 증오를 나타낼 뿐이었다.

하지만 바얏크의 말에 무언가 답을 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지성이 생겨났다는 것일 터였다.


[큰버루의 신과, 큰버루의 제사장은 반얀 부족을 위해 도움을 줄 것이니. 나 반얀의 마지막 제사장 바얏크가 선언한다.]


그녀의 손가락이 나를 가리켰다.


[큰버루의 우레가람, 우레미르는 우리의 축복을 받을 것이다. 우리의 신력을 나눠가질 것이다.]


그와 동시에, 녹색의 휘광이 나를 향해 쏟아져 내렸다.


[....!]


가공할 힘이 내 안에, 그리고 우레미르의 신계에 쌓이는 것이 느껴졌다.


[큰버루의 제사장이여. 큰버루의 신이여. 그대들은 우리를 도울 것이다!]


[크...으아아아아악!]




경천동지할 힘이 몸에 쏟아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 * *




“...헉...!”


눈을 떴다.

주변에는 귀신목이 가득했다.


“방금 그건...”


황급히 체내를 살폈다.

틀림없었다.

녹빛의 힘. 숲의 신이 쓰는 신력이 넘쳐났다.


“허...”


꿈이나 환상 따위가 아니다. 정말로 바얏크가 내게 힘을 준 것이다.


“아직 당신 부족을 구하지도 않았는데...”


축복 뿐이 아닌 신력까지 부여했다.

인심 한 번 후하다.


“그나저나, 나는 뭘 해야하는거지?”


등 뒤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세티아가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엔 어쩐지 주름이 져 있었다. 명백히 더 늙은 모습이었다.

내게 신력을 나눠준 것에 영향을 받았던지, 아니면 모종의 다른 이유가 있는 듯 했다.


[큰버루의 제사장께서 하실 일은 하나입니다.]


그녀가 한 곳을 가리켰다.


[저희 마을로 가셔서, 당신의 신의 힘으로 악령들을 벌해 주소서.]


바얏크의 신력을 받은 덕인지, 그녀의 목소리가 잘 들려왔다.

마음이 잔잔해지는, 고운 목소리였다.


“음, 미안한 말이지만 우레미르의 힘은 이 숲의 결계를 뚫지 못해.”


여지껏 본 적 없을 정도로 위대하고, 강력한 주술. 그것이 이 숲이었다.

나무의 뿌리가, 줄기가, 가지가. 그 하나하나의 배치와 배열이 이 숲을 구성하는 정교한 주술이었다.

내 신의 힘은 결코 이곳에 닿지 못한다.


그러나 세티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기에 바얏크께서 힘을 주신 것이지요. 숲의 신력을 신의 힘에 섞어주십시오. 하면 같은 속성의 힘이 되기에, 이방 신의 힘이 결계를 통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해했다.”


그렇다면 일은 쉬워진다.

제사장에 가까운 악령들이라고 하지만, 진정한 신의 힘에 비하면 감히 비빌 수 없다.

우레미르의 공격이 통하기만 한다면 악령체가 열 마리쯤은 더 있어도 문제없다.


“바로 가지.”


녀석들을 끝장 내버리고, 바얏크에게 동쪽 끝의 현자의 정보를 들은 후 빨리 이 마을을 뜰 수 있을 것이다.


[예, 안내하겠습니다.]


“잠깐, 기다려라. 우레미르와 교신을 할테니...”


숲의 축복이란 것 덕택인지.

숲 안쪽에서 우레미르와의 연결이 다시 돌아와 있었다.

마치 큰버루에 있었을 때처럼, 우레미르와의 연결이 원활하다.


나는 눈을 감고 내 심상계로 들어갔다.

내 심상계 속, 우레미르의 신계로 향하는 통로로 다가갔다.

녀석에게 지성이 생겨났다니, 반가운 기분이었다.


앞으로는 더더욱 깊은 교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레미르, 나다. 드디어 네가...]


그리고 신계로 진입하려 했을 때였다.


파지지직!


[...!?]


심상계로 녀석이 신력이 밀려오며, 내가 신계로 진입하는 것을 막아냈다.

그리고 녀석의 음성이 내 심상계에 울렸다.


[제사장 우레가람.]


[...! 우레미르...! 너냐...?]


나는 반가움에 만면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리고 신계의 입구를 향해 외쳤다.


[왜 못 들어오게 하는 거냐. 나는 네 부모와도 같다. 그러니...]


[우레가람, 한 가지 묻겠다.]


뜬끔없이 녀석이 내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그 질문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너는 전사(戰士)인가.]


[뭐...?]


아무런 맥락이 파악되지 않는 질문이었다.

지금의 상황과도, 녀석을 만들었던 것과도, 지금까지의 어떤 일과도 관계없는 질문이다.

나는 되물었다.


[무슨 소리냐? 전사냐니?]


[묻겠다. 너는 전사인가?]


하지만 녀석은 아랑곳 않고 계속 물어왔다.


나는 황당함에 고개를 저었다.


[내가 전사라고 할 수는 없지. 나는 제사장이다. 너를 모시는 제사장. 네 창조자. 네 대리인.]


[그런가.]


그리고 직후, 이어진 녀석의 대답은 나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전사가 아니라면, 나는 힘을 빌려주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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