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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방패 님의 서재입니다.

더 써드(사라져 버린 독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칼과방패
작품등록일 :
2021.10.13 10:08
최근연재일 :
2023.05.03 09:35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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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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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2,765

작성
23.03.2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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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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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18. 춘호와 수미

DUMMY

식당에 일수 받으러 왔을까? 아니면 요원?

걸음걸이가 심상치 않았다.

주수미요원이 요원이 아님을 확인하자 춘호에게 고개를 돌리던 순간이었다.

주차장 바닥의 잡석들이 ‘자그락’ 거리는 거친 소리였다.

동시에 몸을 날리던 남성들이 품에서 회칼을 꺼냈다.

번득이는 칼날이 달빛에 반사되어 춘호의 시야에 들어왔다.


“수미씨!”


발을 바닥에 내딛고 주수미요원을 있는 힘을 다해 뒤로 잡아끌자 춘호의 옆구리로 밀고 들어오는 칼날이었다.

본능적으로 몸을 비틀어 피했으나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우드득!’


칼이 박히자 직감적으로 놈이 팔을 비틀어 기어코 춘호의 살과 옷을 갈라내자 끔직한 소리가 들려왔다.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고통이 뇌를 집어 삼켜 정신이 혼미해지던 찰나였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뿜어져 나오는 피 분수에 넋을 잃고 지켜보던 주수미요원의 눈빛이 시야에 들어왔다.


‘후훗!’


한두 번 맞아본 칼이 아니야. 당장은 죽지는 않아. 그러니까 그런 표정은···.


‘오도도독!’


볼을 한껏 잡아 씹었다.

춘호가 멀어지는 정신 줄을 잡았다.

입안에서 터져 나오던 핏물을 목구멍에 우겨 넣으며 놈에게 손을 뻗었다.

제 할 일을 하고 멀어져가며 진한 핏물을 뿌려대는 궤적을 따랐다.

놈의 칼 쥔 손등을 낚아챘다.

몸을 밀착시켰고 몸을 들어 올리며 반대쪽 팔꿈치를 하늘로 올렸다.


‘우지근!’, ‘으아악!’


소리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정도의 끔찍한 비명을 질러내던 놈.

그런데 기형적으로 팔이 꺾인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반대쪽 주먹을 춘호에게 날리고 있었다.

평범한 놈은 아니라는 소리다.

그렇다면 여기서 그치면 안 된다. 그리고 몸에서 울려대는 본능이 말해주고 있었다.


‘휘휙! 터억!’


몸을 반쯤 돌렸고, 잡고 있던 손과 반대쪽 손으로 놈의 어깨를 잡았다.

기형적으로 꺾인 팔을 아예 접어버렸다.

몸을 부르르 떨며 흰자를 드러내며 앞으로 고꾸라지던 놈이었다.

극심한 고통에 비명조차 없었다.

몇 발자국 뒤에서 느긋함을 보이던 다른 놈이 동료의 쓰러지는 모습에 황급히 몸을 날리자 주수미요원이 도약을 하는 모습이었다.

양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낚아챘다.

눈이 마주쳤는데 무슨 말이 필요할까, 거침없이 몸을 비틀었다.


‘회애액!’, ‘퍼어억!’


거의 던지다시피 할 정도로 온힘을 다해 주수미요원을 날리자 기다란 다리를 쭉 뻗어 놈의 턱을 정통으로 갈겼다.

카운터를 맞은 표정으로 뒤로 넘어가던 놈이었고, 한쪽 무릎이 꺾이면서 허리를 굽히던 춘호였다.


‘우웩! 퇘!’


급하게 힘을 주자 피가 몰리면서 볼을 씹어 삼킨 핏덩어리가 중력을 법칙을 무시하며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바가지의 물을 바닥에 쏟아 부은 것처럼 흥건해진 핏물들.

몸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것만 같았던 춘호의 눈이 번득였다.

놈이 떨어트린 칼을 집어 들며 몸을 일으켰다.

주수미요원에게 얻어맞아 뒤로 넘어가는 놈에게 달려들었다.

팔과 어깨 아래쪽, 어깨와 목 사이에 칼을 박았고 살짝 무릎을 굽혀 무릎 뒤쪽 힘줄에 칼을 집어넣고는 툭하고 끊어 버렸다.


“으아악!”


죽음이 코앞에서 손짓하자 완강히 거부하며 내지르는 처절한 비명이었다.

다시 몸을 돌렸다.

바닥에 엎어져 있던 놈의 발을 집어 들어 뒤꿈치 위쪽 힘줄을 눈에 담았다.

정신 차리고 나면 두 다리가 바닥을 내딛는 모습이 그리울 거다.


‘서걱!’


생선 토막처럼 힘을 잃고 너덜거리던 발목이었다.

칼이 박혀 피가 흥건하게 흐르고 있는 발목을 내던지고는 차에 등을 기대어 서서히 주저앉던 춘호였다.


“헉! 헉!”


깊은 숨을 몰아 내쉬며 한 손으로 옆구리를 쥐고 쓰러진 두 놈을 확인 하고는 눈을 감았다.

잔인하다고? 칼침 놓고 죽일 듯 달려든 너희들이 할 소리는 아니지.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인줄 알아라.

적어도 내가 아는 누군가는 형체를 알 수 없게 만드니까 말이다.


“눈 떠! 춘호씨! 눈떠봐!”


‘짝, 짝, 짝, 짝.’


춘호의 옆구리를 확인하며 힘없이 쭉 뻗은 다리위에 걸터앉아 얼굴에 핏물을 쓸어내고는 양손으로 두드리고 있었다.

‘콸콸콸’ 쏟아져 나오는 핏물임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처럼 신체에 핏줄이 터질 것 같이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목에 맥을 확인하던 주수미요원이 춘호에 머리를 안아들어 끌어안고 흔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감당하기 힘든 슬픔을 눈물에 쏟아내고 있었다.

오열을 하다 거세게 끌어안고는 미친 듯이 춘호의 이름을 불러대기 시작하던 주수미요원.

식당에 사람들이 몰려나왔고 멀리서 요원이 부리나케 뛰어오고 있었다.


‘툭. 툭.’


춘호가 주수미요원의 등을 힘겹게 팔을 들어 두드렸다.


“숨은 쉬게 해주세요.”


황급히 춘호의 머리를 양손으로 잡아 살짝 앞으로 팔을 뻗어 내려다보던 주수미요원.


“으아아아앙!”


* * *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나왔네! 에이에!”


운전을 하던 아리와 조수석에 있던 담이가 어깨춤을 추면 흥겹게 ‘아리랑’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실검에 내려올 줄 모르는 아리의 이름이었다.

아리의 활약상이 고스란히 담긴 동영상이 아리랑 노래와 접목되었고, 이재호의 영상에 비춰진 모습도 어느 틈엔가 화자가 되어 입방아에 오르고 있었다.

거의 열풍 수준으로 온 나라가 아리를 부르짖고 있었다.

하물며 좀처럼 드러나지 않던 아리 찾기가 유행인 듯 곳곳에서 인증사진을 찍어대며 아리 찾기에 혈안이 되고 있었다.


“시방 우리 아리가 요로코롬 유명인사가 되어 버렸당께. 워메, 워메, 여그 보랑께 증말로 똑같이 생긴 놈이 있어부러야.”


두꺼운 손가락을 이리저리 눌러 스마트폰 화면을 만지작거리던 담이가 아리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힐끗 스마트폰에 시선을 주던 아리였다.


“에이. 그건 아니다. 눈 봐 눈. 내가 그리 작아? 요 정도는 돼야지.”

“허긴. 쪼매 비슷혀 불라 했는데 시방 달라 불구마잉.”


눈 밑에 살을 살짝 잡아끌어 눈을 크게 하자 아리의 얼굴과 스마트폰을 번갈아 보던 담이가 말을 이었다.


“근데 이쯤 되면 방송출연 한번 해야 되는 거 아니야?”

“말해 뭐뎌, 이리 난린디.”

“그치? 삼촌도 그리 생각하지?”

“키가 작어? 얼굴이 못생겨? 싸움을 못햐? 뭐시 문제여. 혀, 나가 말해 줄텐께.”

“역시 삼촌밖에 없다니까. 크흐흐흐.”


핸들을 두어 번 치며 담이와 같은 웃음을 지어대자 아리 쪽으로 고개를 돌려 같이 웃던 담이었다.


“크허허허! 어?”


한참을 같이 웃어대다 돌연 웃음기를 멈춘 담이였다.


“시방, 생각해 봉께, 방송출연하면 바빠지는 거 아니여?”

“그러겠지.”

“그람 곤란현디.”

“왜? 뭐가 문젠데?”


힐끗 흘겨본 담이의 얼굴에 심각함이 묻어 있었다.


“아리가 바빠져 불면 못 봐 불잖어. 금쪽같은 내 새끼 하루라도 안 봐불면 쪼까 껄쩍지근 현디.”

“이그. 삼촌도. 그거 있잖아, 매니저.”

“매니저?”

“운전해주면서 이것저것 옆에서 도와주는 거 말이야. 그거 하면 나랑 계속 같이 붙어 있잖아.”

“시방 붙어있는 것까지야 나쁘지 않은디. 이놈의 쇳덩어리 운전은 영 거시기 해부네.”


탐탁지 않은 표정에 담이를 확인한 아리가 때마침 바뀐 신호에 차의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

잠시 후 차량이 멈추자 담이를 지그시 쳐다보며 양팔을 핸들에 감았다.


“차라리 말을 타자고 하면 탈 텐데. 그치?”

“그라지.”

“삼촌 성격에 억지로 싫다는 걸 시킬 수도 없고, 흠···”


골똘히 뭔가를 생각하던 아리가 핸들을 두들기다 손가락을 튕겼다.


“좋아! 그럼 안할래.”


방긋 웃으며 해맑은 표정을 짓던 아리를 커다란 눈을 껌뻑거리며 쳐다보던 담이었다.


“이게 뭐라고 삼촌 신경 쓰게 만들어. 안하면 안했지 그런 건 딱 질색이야. 그냥 이렇게 알콩달콩 잘 살면 되지 안 그래?”

“푸흐흐흐. 시방 아리가 내 생각해분겨? 의미! 기특혀라. 기특혀.”


아리의 꽁지머리를 팔을 뻗어 쓰다듬던 담이의 행동에 머리를 살짝 숙여 강아지처럼 들이미는 행동을 취하던 아리였다.

친삼촌인 무수보다 더한 애틋함을 가지고 있는 담이의 마음을 모를 리가 없던 아리의 배려였다.

무한 사랑을 가득 담은 시선으로 아리를 바라보던 담이.


“푸후후후, 크흐흐흐.”


웃음꽃이 차안에서 떠날 줄 모르는 순간이었다.

몸을 바로 세우려던 아리의 시야에 룸미러의 번쩍임이 눈에 들어왔다.

거대한 덤프트럭이 속도를 멈추지 않고 있었다.

‘이런.’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아리.


“삼!”


‘쿠후후후훙!’, ‘키이리리릭!’


갑자기 뒤쪽에서 불어 닥친 엄청난 강한 충격에 말을 잊지 못하던 아리였다.

그의 시선을 마주한 채 몸이 앞으로 튕겨졌다 벨트에 의해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던 담이의 눈빛이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아리!”


급히 손을 뻗자 아리의 뒤통수와 손이 맞닿았다.

앞 유리창에 움푹 패일만큼 강한 충격을 받은 머리에서 피가 사방에 뿌려지며 아리의 손이 아래로 축 처졌고 눈이 감기고 있었다.

벨트가 아니었으면 창을 뚫고 나갈 기세였다.

반대쪽 손으로 벨트를 잡았고 아리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카카카카캉!’


덤프트럭이 뒤에서 계속해서 차량을 밀어대고 있었고, 차량이 앞으로 밀리다가 결국 뒤집어졌다.


‘치지지지지직!’, ‘쿠우웅!’


강한 불꽃을 일으키며 밀려나가던 차량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반대쪽에서 교차로를 통과하던 버스가 이를 미처 발견 못하고 다시 한 번 차량을 들이 받았다.

뒤집혀진 차량에 옆구리를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부서지며 몇 바퀴인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굴러갔다.

수많은 파편을 흩날리며 건너편 건물로 튕겨져 나갔고, 가게를 뚫고 들어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처박히자 멈춰진 차량이었다.

짙은 어둠에 고약한 냄새와 알 수 없는 연기가 순식간에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이었다.

멈춰진 차량들에서 속속히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주춤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처참하게 망가진 차량에 사람이 살 수 있을 거란 일만에 희망조차 없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내보일 뿐이었다.



* * *



부평역 북부광장 건너편 상업지역. 밤 11시가 넘은 시각.

2층 호프집에서 짧은 스포츠머리의 건장한 남성 네 명이 건배를 외치고 있었다.

호프 잔이 깨져라 부딪힌 후 거의 원샷을 하며 잔을 내려놓던 한동희였다.


“캬! 역시 알콜 당구는 편먹고 치는 게 최고야.”


나란히 앉아 있던 남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즐거워하자 볼을 씰룩거리던 이봉수.


“좋기도 하것다. 후임들한테 그렇게 죽기 살기로 치면 좋냐? 좋아?”

“계급장 떼놓고 친 거잖아!”

“한번쯤 져줄 필요도 있잖아. 내기당구만 치면 죽기 살기로 치니 내가 얼굴 팔린다. 이 찌질이 새끼야.”

“뭐? 찌질이? 너 말 다했어?”

“그래, 새끼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로 뒤엉켜 없는 머리카락을 쥐어짜던 두 사람이었다.


“고참 들이 후임들 앞에서 뭔 짓이래요. 그리고 둘이 안 싸우는 거 다 아니까 그만 좀 하시죠. 하루 종일 배꼽 빠져라 웃겨 놓고 이번엔 아예 턱을 빼놓을 작정입니까?”


한심한 듯 쳐다보다 한마디 하던 권순철의 말에 동작을 멈추고는 손을 털며 맥주잔은 집어 들어 건배를 하던 두 사람이었다.


“턱도 빠지게 해줄까? 받들 봉, 기쁠 희, 크로스! 일단 웃옷부터 탈의 실시!”


러브샷을 하고는 잔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자리에 일어나 웃옷을 벗으려 하는 두 사람을 겨우 뜯어 말려 자리에 앉힌 권순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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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1593년 7월 23.03.05 311 3 12쪽
3 3. 대통령 차규범 23.03.04 345 6 11쪽
2 2. 임무완수 +1 23.03.03 402 6 15쪽
1 1. 선물 23.03.02 575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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