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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방패 님의 서재입니다.

더 써드(사라져 버린 독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칼과방패
작품등록일 :
2021.10.13 10:08
최근연재일 :
2023.05.03 09:35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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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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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2,765

작성
23.03.11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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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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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1. 니들이 미어캣이냐?

DUMMY

미리 도착한 요원들에 의해 가뜩이나 덥고 습한 날씨에 방탄조끼와 검은색 상의까지 걸쳐야 했다.

발목에 단검을 걸었고, 무전기, 인이어까지 체크를 다하자 덩치 큰 담이와 키가 작은 춘호를 제외한 무수와 아리만 입장할 수 있다는 소식이었다.

투덜대던 담이를 구석으로 끌고 가 담배를 나눠피우자 뒤따르던 춘호였다.


“장비 벗지 말고 그냥 있어. 날씨가 이래서 그런가? 기분이 좀 그렇다.”


무수가 꽁초를 휴지통에 넣고 다시 하나 꺼내 물어 불을 붙인 직후였다.


“시방, 시원한 차안에 있어 불것어라. 아리나 잘 봐주랑께요.”

“어련히 할까봐.”


아리 때문이라는 담이의 투덜거림이 있었고, 동시에 무수의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의 진동이 울렸다.


- 또 너냐?

“네?”


이재호였다.

어제 전화번호는 교환했고 형, 동생하기로 했으니 반말쯤이야.


- 너희 두 명은 어찌했는데 더는 무리였다.

“네? 아하.”


그렇지, 현장 보안을 책임지고 있는 업체가 Z1이다. 그리고 대표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하나 싶어 담이와 춘호와 눈을 마주칠 때였다.


- 고맙다는 인사는 하지마라, 너 때문에 당분간 어깨 좀 피고 살게 됐으니까 말이야.

“네?”

- 어제 일 말이야! 네가 다 해놓고 졸지에 내가 납치범 구한 사람이 된 거잖아.

“아, 네.”


아무렴 어떤가, 그런 일에 관심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재호는 워낙에 유명한 사람이다 보니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나저나 수표는 돌려줘야 하지 않을까?


- 듣기로는 어제 그 놈들과 연관이 있다고 해서 혹시 몰라서 통역하는 대원한테 권총하나 몰래 차게 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고맙습니다.”

- 그런 소리는 집어치우고, 이따가 현장에서 보자 조금 늦게 도착할 것 같다.

“네. 형님.”

- 너···, 그거 아냐?”

“네?”

- 형 소리 처음 하는 거?

“익숙지 않아서 그러네요.”

- 하여간 이따 보자.


수표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다.

검게 변한 화면의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던 무수를 바라보던 담이가 입을 열었다.


“시방 듣고 보니 그랗네요. 도련님이 ‘엉아’소리는 해도 ‘형님’소리는 잘 안했지라?”

“그렇고 보니 그러네.”

“근댜, 너도 찝찝혀? 아까 아리도 그란 소리 해불던디.”

“날씨가 그래서 그런 거 아닌가?”


무수가 등을 돌려 걸어 나가자 뒤를 쫒으며 담이와 대화를 주고받던 춘호였다.

평소에 그렇게 티격태격 하던 사이가 중요한 일 앞두고는 그저 흔하디흔한 친한 친구처럼 살갑게 대한다.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녀석 들이다.

멀리서 검은색 고급세단들이 정문 앞에서 주르륵 나열하고 있었다.

방송국에서 나온 기자들과 관계자들이 각종 플래시를 터트리며 카메라를 들이밀고 있었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차량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다.

요원의 안내에 따라 출입증을 목에 걸었고,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아리와 함께 정문으로 들어갔다.

정면에 보이는 엄청난 규모의 건물과 양옆으로 건설자재며 각종 장비들이 눈에 들어왔다.

경호원들로 보이는 덩치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던 무수였다.

커다란 덩치에 대머리, 콧수염이 꼭 그림을 그린 것만 같아 보이는 놈이 대장이듯 했다.

인기척에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번득이는 눈빛을 쏘아 붙이자 통역이 뛰어나가 무수를 소개했고 무의미한 악수가 오간 직후였다.

덩치에 걸맞은 굵직한 목소리로 모여 있는 전원에게 뭔가를 지시하기 시작했다.

정문으로부터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초 근접 경호는 자신과 노랑머리 두 놈이, 좌측과 전방은 러시아요원들, 우측과 후방은 무수와 아리, 그리고 통역이었다.

약 80미터 정도, 시간은 약10분정도 예상된다고 했고, 건물 안으로는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 후 밖에서 대기하라는 지시였다.

정문으로 다시 향했고, 정해진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자 연달아 울리는 플래시가 터지는 소리였다.


‘촤라라라락! 촤라라라락!’



국방부장관 빅터가 차에서 먼저 내렸고, 그 다음으로 에리카와 카타리아가 거의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커다란 덩치의 빅터 뒤로 기다란 대나무를 연상케 하는 두 여인들이었다.

등을 고스란히 드러낸 분홍색 원피스에 금발머리가 차량의 와이퍼마냥 등판을 닦아 내고 있던 에리카였고, 노란색 원피스에 물 빠진 노란색 커트 머리가 카타리아였다.

춘호가 왜 빠져야 하는지 단박에 알 수 있을 정도로 큰 키에 하이힐이었다.

옆에 선 허연 얼굴에 꽁지머리를 휘날리는 아리와 엇비슷해 보였다.

십여 분 정도 인터뷰가 있었고, 건물 안쪽에서 정성그룹 부회장 이재룡이 수행원들과 모습을 드러내자 정문에 활짝 열리고 있었다.

유창한 영어와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던 이재룡이 악수와 포옹으로 지루한 시간을 이끌었다.

모여든 시선의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린 무수였다.

너른 아스팔트와 건물을 눈에 담았다. 부슬비가 엷게 깔리고 있었고, 그 흔한 바람조차 없다.

십 분이다.

누구 말마따나 간이 배 밖으로 나와 해병대 캠프에서 껌 좀 씹다 오지 않고서야 테러를 감행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어제의 사건으로 날선 과민 반응을 보인 게 아닌가 싶었고, 이재호에게 괜한 부담을 준 게 아닌가 싶었다.

담배한대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하며 몸을 돌려 아리에게 시선을 돌릴 때였다.

멀리 떨어진 컨테이너 뒤에서 자라 목 감추듯 몸을 숨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무수의 시선에 아리가 ‘왜요?’라는 표정으로 두 손을 살짝 올리고 있었다.


‘홱!’


재빠른 동작으로 컨테이너로 고개를 돌리자 포식자의 출연에 미어캣들이 동굴 안으로 몸을 움츠리며 숨는 장면이었다.

뭐지? 적? 저렇게 어설프게?

다시 아리에게 시선을 주며 손가락으로 컨테이너를 가리키자 손바닥을 곧게 펴고 눈썹위로 가져다 대고 있었다.


‘홱!’


다시 고개를 돌린 무수, 이번엔 아무 반응이 없던 컨테이너였다.

숨바꼭질하자는 건 아닐 테고, 확인이라고 해볼 요량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였다.

정성그룹 부회장 이재룡을 필두로 방문객들이 이동을 시작하자 대머리의 덩치가 무수를 째리며 검지를 흔들어 대고 있었다.

통역이 슬그머니 옆으로 다가와 말을 하려다 손을 들어 말을 막던 무수였다.

뻔한 거다.

욕 한마디였거나 나대지 말고 조용히 따라오라는 거다.

좁아진 이마에 번득이는 눈빛과 철저하게 거만한 표정, 무시하는 태도가 말해주고 있었다.

경호를 책임지고 있는 위치에 있다 보니 뭐 그럴 수도 있다고? 글쎄다.

옆에서 이를 갈고 있는 러시아요원들의 표정만 봐도 이건 아니다.

경호는 팀으로 구성된다.

이끌어가는 대장의 역할이 분명 존재하는 건 맞지만 대원들의 개개인의 능력을 철저하게 무시되거나 배척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의 개개인의 호흡과 감, 그리고 눈빛에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질 때 비로써 완벽한 한 팀이 된다.

대머리에 덩치가 쏟아내는 뾰족한 눈의 거만한 태도와 철저하게 무시하는 행동은 결코 팀원으로써 인정을 안 한다는 거다.

이걸 러시아 요원들도 아는 거고 말이다.

아리에게 간단한 눈짓을 하고는 일행의 대각선 방향에 컨테이너로 발걸음을 옮긴 무수였다.

방탄복을 뚫고 들어오는 대머리의 눈빛에 등이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저벅저벅.’


일단 확인부터 한다.

맘 같아선 당장 돌아가 대머리의 면상에 주먹하나 날리고 싶지만 지금의 이 찝찝함을 털어 낸 후다.

방문객들에게 집중된 방송국 카메라 중 일부가 무수에게 향했고, 돌발 행동에 기자들의 엉뚱한 말이 오간 직후였다.

컨테이너 뒤에서 별안간 쏟아져 나오던 무리들이었다.

흰색 안전모를 착용했고, 흔히 볼 수 있는 공사장 현장의 복장이었다.

대략 이십 정도의 인원들이 천천히 걸어오나 싶더니 무수를 확인하고는 갑자기 속도를 내며 허리 뒤쪽으로 향하던 팔이었다.

한발 내딛던 걸음을 멈추던 무수였다.

놈들의 행동에 뒷걸음으로 발을 옮기던 순간 시야에 들어온 검은 물체, 총이다.


“뛰어! 적이다!”


무수가 몸을 돌려 내달리며 목이 터져라 고함을 외쳐대자 모여든 시선들이었다.

놈들과 무수와의 거리는 대략 오십에서 육십 미터정도, 일행과는 백 미터 쯤으로 보였다.


“건물 안으로!”


무수의 다급한 외침이 다시 한 번 이어지자 경호원들 몇이 무수방향으로 몸을 날렸고 일행들이 건물 안으로 뛰기 시작했다.


‘탕! 탕! 탕! 탕! 탕! 탕!’


‘캬아악! 아아악!’


놈들이 총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털퍼덕’ 거리는 소리와 거의 동시에 넘어지던 노란팬티와 분홍색 팬티였다.

염병.

신발역할을 못하는 하이힐을 굳이.

자세를 낮추며 갈지자로 뛰어나가자 총알의 방향이 무수를 향했다.

아스팔트의 돌가루가 사방으로 튀었고, 달려오는 러시아 요원이 한쪽 팔을 감싸며 나뒹굴고 있었다.

권총의 사정거리에 못 미치지만 명동 한복판에 돌 던지면 누군가 맞는다.

엄폐물이라도 존재한다면 잠시나마 몸을 숨기기라도 할 텐데 이 조차 없다.

죽을힘을 다해 달려 쓰러진 러시아 요원에게 다가가 상태를 확인했고, 통역이 손에 쥐고 있던 총을 낚아 챈 무수였다.


‘철컥! 티익!’


탄창을 걸었고 안전 고리를 풀었다.

몸을 돌렸다.


;탕! 탕! 홱! 탕! 홱! 탕! 홱!


한발이 빗나갔고, 그 다음은 한발에 한 놈씩 머리를 강제로 치켜세워 피를 뽑아내자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놈 부축해!”


옆에 있던 러시아 요원이 무수의 다급한 목소리와 몸짓에 동료를 안아들었다.


‘탕! 홱! 탕! 홱!’


다시 두 놈이 목이 뚫리며 바닥에 널브러지자 놈들이 몸을 날려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렸다.

허연 모자에 몸을 숨긴 미어캣의 모양새였다.

고맙다 새끼들아.


‘탕! 퍽! 탕! 퍽!’


‘키이이익! 키이이익!’


두 놈을 더 황천길로 보낸 직후였다.

요란한 굉음을 타고 무섭게 달려오던 봉고차 두 대가 무수 앞에서 미끄러지고 있었다.


“무수!”

“도련님!”


춘호와 담이었다.

러시아 요원이 허리 줌에서 탄창을 급히 무수에게 던졌다.

훈련이 잘된 요원이었다.

소리만 듣고도 직감적으로 총알이 없음을 알아챈 거였다.

잽싸게 탄창을 갈아 끼워 춘호에게 총을 던진 무수.


“엄호 부탁한다!”


뒤를 맡기고 일행 쪽으로 달려들었다.

국방부장관 빅터를 감싸 안고 건물로 몸을 날리던 대머리, 양 허벅지 안쪽에 종기라도 달고 있나 뛰는 폼이 완벽한 팔자걸음이었다.

뒤에 넘어져 있던 분홍색 팬티와 노란색 팬티를 일으켜 세우던 아리와 통역이었다.


‘탕! 탕! 탕! 탕! 탕! 탕!’


다시 시작된 놈들의 총질이었다.


‘아아악!’


아리에 허벅지가 한 쪽이 터져나갔고, 등을 망치로 내려친 통증과 함께 몸이 앞으로 고꾸라지던 무수였다.


‘탕! 탕! 퍽!’


넘어지는 무수의 등에 또 한방이었다.

자세를 잡지 못하고 그대로 미끄러지며 손바닥과 얼굴이 바닥에 갈려 피와 땀이 범벅이었다.

무수가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팔에 기대어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아침에 갈아놓은 붕대가 너덜거리자 불편함이 밀려 왔다.

가차 없이 뜯어냈다.

살점이 뜯기는 통증에 험한 인상은 어쩔 수 없었다.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닥에 웅크리고 있던 노란 팬티와 분홍색 팬티. 치마를 내리든지 다리를 오므리던지 둘 중 하나는 했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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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대통령 차규범 23.03.04 344 6 11쪽
2 2. 임무완수 +1 23.03.03 400 6 15쪽
1 1. 선물 23.03.02 570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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