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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방패 님의 서재입니다.

더 써드(사라져 버린 독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칼과방패
작품등록일 :
2021.10.13 10:08
최근연재일 :
2023.05.03 09:35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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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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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글자수 :
272,765

작성
23.03.1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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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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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12. 어설픈 총격전

DUMMY

저것들은 왜 옷하고 팬티의 색깔을 맞춰 입을까.


“아리! 괜찮아!”

“스친 것 같아! 삼촌은?”

“움직일 수 있겠어?”

“어! 삼촌 괜찮냐고!”

“넌 노란색, 내가 분홍색, 업고 뛴다. 할 수 있어?”


격한 목소리가 대답대신 아리에게 쏟아졌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리가 고개를 끄덕이자 손바닥으로 가슴에 걸친 방탄복을 두드리며 대답대신 아리를 안심시켰고, 통역에게 이재룡을 부탁했다.


“출발!”


통역이 이재룡을 들쳐 업고 뛰자 아리가 카타리아를 번쩍 들어 어깨에 걸치고 뒤를 이었다.


‘탕! 탕! 탕! 탕! 탕! 탕!’


무수가 분홍색 팬티를 어깨에 올릴 때였다.


총소리에 왼쪽 종아리가 화끈거리며 몸이 휘청되자 또 다시 들리던 비명소리.


‘아아악!’


“시팔!”


욕이 한마디 터져 나왔다.

바닥에서부터 머리까지 강렬하게 밀려오는 통증이 비명소리에 싹 가신 느낌이었다.

에리카를 잠깐 내려놓고 등을 내보이며 업히라는 손짓을 한 무수였다.

에리카의 겁먹은 표정과 검게 흘러내린 마스카라가 공포영화에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


“빨리 업혀!”


미국인에게 한국말을? 현명하다면 이런 상황에서 대충은 알아먹어야 한다.

고개를 틀어 에리카를 쳐다보자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예쁜 건 알겠는데 현명하고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일반인이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극심한 공포에 몸이 말을 안 듣는 거다.

눈만 뻐끔되며 쭈뼛거리던 에리카의 허벅지를 끌어당겨 등에 강제로 업고는 뒤를 돌았다.


‘탕! 털푸덕! 탕! 홱!’


담이 근방으로 몸을 날리던 놈이 춘호의 총에 맞아 미끄러지며 자신의 총을 건네주고 있었다.

춘호의 옆 새로 보이는 조수석 창문을 뚫고 나간 총알이 달려들어 오는 놈의 미간을 뚫어 낸 것이었다.

총을 집어든 담이가 물 만난 고기처럼 전광석화 같은 몸놀림으로 바닥을 한 바퀴 구르더니 달려 들어오는 놈들을 향해 총알을 우겨넣고 있었다.

놈들이 바닥에 웅크리기 시작했다.

무수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잦아든 총소리에 갈지(之) 자로 보이던 달리던 행동을 직선으로 바꾸자 속도가 배가 되는 듯 했다.

통증에 속도가 더뎠지만 그리 먼 거리가 아니어서 곧장 건물 안으로 몸을 숨긴 무수였다.

국방부장관 빅터와 대머리, 그리고 미국 요원 둘이 건물 안에서 이재룡과 에리카, 카타리아를 받아들었다.

얼굴에 흥건한 땀을 한손으로 털어내자 한쪽 종아리에서 올라오는 후끈거림에 얼굴을 찌푸리던 무수였다.

인명피해가 없음을 확인하고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숨을 골랐다.

살짝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재룡이 한쪽을 가리키며 이동을 요구하자 몸을 돌리던 일행들이었다.


그 순간.


‘퍽! 퍼어억! 흐억! 흐억!’


무수가 별안간 대머리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그리고 배와 가슴에 한방씩을 우겨넣고는 다시 뒤통수를 낚아챘다.


“개 새끼야! 여기 있는 사람은 사람도 아니냐! 너희들만 몸을 피하면 여기 있는 사람들은 뭔데!”


순간 움찔하던 미국 경호원들이었고 ‘아차’ 싶었던 대머리였다.

다시 무릎을 올려 안면을 뭉갰고 허리, 가슴, 옆구리에 한방씩 우겨넣던 무수였다.

보는 이들의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퍼어억! 퍼버벅!’


“그러고도 너희가 경호원이냐! 국적이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면 사람 아니야!”


‘퍼버벅!’


“너희들만 살면! 그럼! 여기 있는 사람들은 죽어도 되고!”


‘퍼억! 퍼버버벅!’


“무시하던 놈들이 급한 상황 되니까 니들만 꽁무니를 빼는 게 씨발! 경호원이냐고 이 개새끼야!”


성치 않은 다리를 가지고 대머리에 온몸 구석구석을 보는 이들이 아찔할 정도로 매섭게 내려치던 무수였다.

통역이 덩달아 흥분한 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떠들어대고 있었다.


“우린 매뉴얼에 충실.”


‘퍼버벅!’


대머리에 말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정수리에 팔꿈치를 우겨 넣었다.

입만 살았고 끝까지 지가 뭘 잘못한지 모르는 놈이다.


“삼촌!”


다시 대머리의 뒷머리를 낚아채고 무릎을 올리려 할 때였다.


“삼촌들이 위험하다고!”


아리의 다급한 목소리에 무수의 동작이 멈춰지며 뒷머리를 움켜쥐던 양손에 힘을 빼자 엉덩방아를 찧던 대머리였다.

무수의 시선이 주변을 향하자, 고개를 숙이던 미국경호원들이었다.

끝나고 보자 개새끼들아.

주체 할 수 없는 분노를 목구멍으로 우겨 넣고는 입을 연 무수였다.


“총!”


피투성이 된 얼굴로 무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동그란 눈을 껌뻑이며 가슴팍에서 두 개의 권총을 꺼내주던 대머리였다.

옆에선 경호원 둘이 급하게 자신의 총을 통역에게 건네주고 있었다.


“탄창!”


갑자기 고분고분해진 대머리와 미국경호원들의 움직임에 러시아 요원들의 눈이 동그랗게 말리고 있었다.



* * *




“아! 이게 뭡니까! 지금 미국방부장관 빅터와 미국대통령의 딸 에리카, 그리고 러시아 대통령 딸인 카타리아가 방문 중인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총격전이 발생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다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남자 앵커가 흥분한 모습으로 화면을 주시하자 여자 앵커가 말을 이어 받고 있었다.

수많은 카메라와 기자들이 뒤엉켜 순식간에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는 움직임과 연신 돌아가는 카메라가 바닥에 떨어지며 뒤집혀지고 꺼지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기지를 발휘하고 있던 카메라 두 대가 번갈아 화면에 비춰지고 있었다.



‘탕! 탕! 탕! 탕! 탕! 탕!’

‘캬아악! 캬아악!’


두 개로 분리된 화면 한쪽에 무수가 놈들의 총격에 뒤로 물러서는 장면이 나왔고, 약간 뒤쪽으로 놈들의 총격에 쓰러진 러시아 요원이 고스란히 방송에 전해지고 있었다.


“놈들이 총을 쏩니다. 약 20명으로 혼자서 막아대고 있는 짧은 스포츠머리의 남자 모습입니다. 아! 지금 막 봉고차가 바리케이드를 부수며 들어오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빨리!”

“놈들이 쓰러졌습니다. 영화가 아닙니다. 이건 실제상황입니다. 아하! 지금 국방부장관 빅터가 건물 쪽으로 달리고 있고, 미국 경호원으로 보이는 앞선 두 사람과 대머리, 아아악! 넘어졌습니다. 에리카양과 카타리아양이 동시에 넘어졌습니다.”


흥분한 앵커들의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가 고스란히 방송에 전해졌고 순식간에 각종포탈에 실시간 검색으로 올라오며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의 모든 방송들이 앞 다투어 속보를 쏟아내고 있었다.


‘끼이익! 탕! 탕! 탕! 탕!’


“봉고차 두 대가 앞을 막았습니다. 총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게 웬 말입니까!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총격전이라니! 대체! 누가! 왜!”

“무사하길 바랄뿐입니다. 아아악! 총에 맞았습니다. 꽁지머리에 앳된 얼굴이 하얗게, 아아악! 스포츠머리에 남자가 쓰러졌습니다. 총에 맞은 듯, 아악! 다시 일어났습니다. 도와주세요! 경찰들 뭐합니까! 빨리 현장에!”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무시한 채 계속해서 울부짖던 여성앵커, 옆에 있던 남성앵커가 여성의 팔목을 잡아 이끄는 모습이었다.


“정성기업 이재룡이 요원으로 보이는 남성에 부축을 받으며 뛰어가고 있습니다. 아! 카타리아를 들춰 업은 꽁지머리에 약관의 나이로 보이는 남성이 뜁니다. 안돼! 스포츠머리의 남성이 에리카를 어깨에 메려다 종아리에 총을 맞은 듯 휘청됩니다.”

“다시 업었습니다. 총을 쏩니다. 도망가세요! 제발 도망가세요! 뜁니다. 뜁니다! 빨리! 빨리! 뒤쪽에 부상을 입은 러시아 요원이 부축을 받고 있습니다. 뛰세요! 뛰세요!”

“됐습니다. 이재룡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카타리아도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힘을 더 내십시오.”


총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같은 시각.

움직이는 차량 뒷좌석에서 눈을 감고 있던 이재호였다.

자신의 신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그런 사람처럼 대하던 독특한 놈들, 게다가 의문이 가득한 신분에 범상치 않은 실력, 국정원장 성훈이 취임과 동시에 데리고 온 놈들이라고 했다.

확실한건 나쁜 놈들은 아니다. 이건 그간의 경험이 말해준다.

그런데 왜 몰랐을까? 왜 기록이 없을까? 확실한 정보가 필요했고 어제일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맴돌며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있었다.


‘삐리리리링! 삐리리링!’


적막을 깨는 소리에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고, 익숙한 전화번호에 통화버튼을 누르며 짜증 섞인 말을 내뱉었다.


“또 왜?”

- 큰일입니다. 대표님.

“뭐 전쟁이라도 났어?”

- 고덕 반도체 공장에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일단 TV부터 켜보시기 바랍니다.

“무슨 소리야! 그럴 가능성 거의 없다고 하지 않았어?”


조수석 뒤에 매달려 있는 TV에 전원 버튼을 누르자 화면이 나오기도 전에 총소리와 여성의 비명소리가 차량내부를 덮치자 소리를 키우던 이재호였다.

화면에 형님인 이재룡의 뒷모습과 여인을 어깨에 들쳐 없고 들어가는 아리. 그리고 분홍색 원피스를 등에 업고 뒷걸음치며 총을 쏘다 냅다 달리던 무수였다.

화면이 다시 바뀌며 봉고차 뒤에서 놈들에게 총을 발사하던 담이와 춘호의 난감한 표정과 욕설, 그리고 총을 버리고 단검을 빼어들고 있었다.


“이거 뭐야! 뭐냐고!”


화면을 뚫고 들어갈 정도로 몸을 바짝 들이밀던 이재호의 흥분한 목소리였다.


-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원 병력 있잖아!”

- 총입니다. 근거리에 실탄을 보유한 직원이 단 한명입니다. 섣불리 달려들 상황이 아니기에 근거리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해놓았습니다.


냉정하리만큼 차갑고 침착한 실장의 목소리였다.

화면에선 울음 섞인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와 절규, 공포심을 더하는 총소리가 이재호의 머릿속에 혼탁함을 주고 있었다.


“죽은 사람은? 부상자는? 경찰은?”

- 아직까지는 없고, 경찰은 약3분후면 도착한다고 합니다.


‘캬아악! 캬아악!’


화면이 흔들리며 여성의 목소리와 남성의 목소리가 동시 다발적으로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자 모습을 드러내고 있던 무수와 아리였다.


“일단 끊어 현장에 10분 이내로 도착할거니까 직원들 최대한 끌어 모아놔.”

- 네.

“들었지? 한시가 급해.”


운전수에게 한마디 하며 화면을 응시 한 채 좌석에 몸을 바짝 기대던 이재호였다.

화면만 봤을 때 긴장감은 제로인데 앵커의 한마디 한마디에 주먹을 절로 쥐게 만드는 묘한 긴장감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 * *



양손에 권총 한 자루씩 손에 쥐고 거의 날아오는 수준으로 뛰어나가던 무수와 아리였다.

백병전이라도 할 요량으로 단검을 한손에 쥐어들며 봉고차 뒤에서 한껏 웅크리고 있던 담이와 춘호였다.


‘탕! 퍽! 탕! 탕! 퍽!’


총알이 없음을 알아차린 놈들이 봉고차 뒤에 거의 붙다 시피 몰아세우고 있던 상황이었다.

상체를 드러내고는 먹잇감을 집어 삼키려고 으르렁 되던 두 놈, 무수가 뛰어나가며 한발에 한 놈씩 정확하게 머리에 우겨넣자 다시 몸을 숨기던 놈들이었다.


“삼촌! 여기!”


아리가 춘호와 담이에게 동시에 총을 던지자 무수가 아리에게 총을 던졌다.


“시계방향이다.”


총을 받아 든 모습을 확인한 무수가 몸을 낮추며 봉고차에 등을 기댔고 셋을 훑어보고는 입을 열었다.


‘철컥!’


탄창을 확인했고.


‘티익! 티익!’


다시 안전 고리를 확인하던 셋이었다.


“담이와 아리 9시 방향, 춘호와 내가 3시 방향.”


그리고 손을 목에 가져다 대고는 스윽 긋던 무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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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친구 합시다. 23.03.17 155 1 11쪽
15 15. 시속1500킬로. 23.03.16 177 1 11쪽
14 14. 애들 보는게 쉽다고? 23.03.15 160 2 12쪽
13 13. 2억5000만원. +2 23.03.14 158 2 11쪽
» 12. 어설픈 총격전 23.03.13 166 4 12쪽
11 11. 니들이 미어캣이냐? 23.03.11 162 3 12쪽
10 10. 단검하나 걸겠습니다. 23.03.10 175 3 11쪽
9 9. 축배드림 23.03.09 184 2 12쪽
8 8. 국밥 좋아하슈? 23.03.08 180 3 11쪽
7 7. 봉지값이 100원이란다. 23.03.07 203 4 13쪽
6 6. 자신과의 싸움 23.03.06 208 3 13쪽
5 5. 다짐 23.03.06 246 4 13쪽
4 4. 1593년 7월 23.03.05 310 3 12쪽
3 3. 대통령 차규범 23.03.04 344 6 11쪽
2 2. 임무완수 +1 23.03.03 400 6 15쪽
1 1. 선물 23.03.02 570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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