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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kael 님의 서재입니다.

백신 맞고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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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kael
작품등록일 :
2022.01.15 12:24
최근연재일 :
2022.09.2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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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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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7,566

작성
22.04.0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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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한 달 간의 행적(3)

DUMMY

가만히 누워서 생각에 생각만 거듭해봤다.


‘골치 아프네, 진짜···’


백신을 맞고 난 후, 능력이 생겼을 때부터 지금까지 기억나는대로 되뇌어봤지만, 내 능력에 대해서 알고 있는 누군가가 제보하지 않는 이상은 그 의문의 남자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았다.


‘누가 찌르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아, 맞다!!’


난 얼른 상체를 일으켜 찬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르]


원래 톡을 자주 했던 터라, 전화를 걸기엔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렇지만 조금 전 상황을 생각해볼 때, 어색함을 핑계 삼을 상황이 아니었다.


[뚜르르르]


신호음이 길어질수록 불안함이 엄습해왔다.


“아, 안 받고 뭐 하냐···”


조금만 더 있으면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갈 것 같을 때였다.


[ 어, 왜?? ]


“야! 너 괜찮냐?!”


[ 갑자기 전화해서는 무슨 소리?? ]


찬영의 목소리에서 당황함이 묻어나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하고 싶은 질문을 던졌다.


“혹시 너 가면서 모르는 사람이랑 마주치거나 연락 온 적 없었나?!”


[ 뭔 소리야?? 아, 잠시만. 나가서 좀 받을게. ]


다행히 찬영에게는 아까 전 그 남자가 찾아가거나 연락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 어, 야. 좀 알아듣기 쉽게 얘기 좀 해봐라. ]


“아니, 너 가고 나서···”


난 서둘러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려고 입을 열었다가 얼른 닫았다.


“잠깐만. 너 지금 어딘데??”


[ 나?? 아름이네 집 근처 카펜데?? ]


“지금 네 주변에 아무도 없고??”


[ 딱히?? 옆에 아무도 없고 그냥 저 앞에 지나다니는 사람들 보이는 정도?? 아니, 도대체 무슨 얘기하려고 그러냐?? ]


난 최대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듣기만 하라고 강조한 뒤에 찬영이 가고 난 후에 있었던 일들을 들려줬다.


찬영은 내가 말하는 중간중간 조용하게 한두 마디의 가벼운 욕을 해댔다.


[ 그래서?? 지금은 조용하고?? ]


“완전··· 야, 아름이는 어차피 내 능력 모르니까 괜찮을 거라 치고, 네가 알고 있으니까 특별히 더 조심해라, 진짜.”


[ 하··· 갑자기 이게 뭔··· ]


“근데··· 설마 아름이한테 내 얘기한 건 아니겠지···??”


[ 야, 아름이랑 우리 부모님 포함해서 지구상 모든 사람들한테 한 마디도 안 했다. ]


“그럼 다행인데··· 도대체 어떻게 안 거지?? 짐작가는 거 없냐??”


[ 네 얘기 들으면서 생각한 건데··· 그 정도면 너 도청당하고 있던 거 아니냐??]


“나도 그 생각하긴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능력이 생긴 걸 알고서 아예 작정하고 나에 대해서 도청했을 수도 있는 거잖아??”


[ 음··· 아니면 불특정 다수를 도청하다가 너에 대해서 얻어 걸렸다거나?? ]


마음 같아서는 찬영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네가 어디다 제보한 건 아닌지 물어보고 싶었다.


“그러면··· 도청 말고는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는 방법 또 있으려나??”


[ 그것도 아니면··· 네 능력 알고 있는 사람 또 있냐?? 어쩌면 누가 찔렀을 수도 있지. ]


마침 찬영이 먼저 말 꺼낸 김에 농담처럼 물어보기로 했다.


“야, 설마 네가 찌른 건 아니겠지??”


내 말에 찬영의 반응을 보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 똥 싸는 소리하고 있네··· 난 나 혼자만 알고 있으면서 필요할 때마다 평생 너 부려먹을 거임. ]


“역시···”


한껏 제 역할을 수행하려던 내 귀에게 미안해졌다.


[ 야, 그것보다 내일 어떡하게?? 그 차 탈 거임?? ]


답은 정해져 있었지만 계속해서 고민해왔던 문제에 머리가 쪼개지는 것만 같았다.


“아··· 네 생각은 어떤데??”


[ 당연히 타야지?? ]


생각보다 빠르고 명쾌한 대답에 말문이 막혔다.


제3자의 입장에서 내리는 결단이라서 그런걸까.


“거 되게 쉽게 결정해버리네. 난 지금 쫄려 죽겠구만.”


[ 야, 쫄릴 게 뭐가 있냐?? 네 능력을 생각해봐라. 그리고 그 쪽에서 너 완전 꿰뚫고 있고 협박까지 하고 있는데 일단은 요구하는 조건 들어줘야지. 그래야 그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도 알 수 있을테고. ]


“뭐··· 그건 그런데···”


[ 이 참에 네가 참교육 시켜주면 되겠네. 딱 존재감 드러내면서 건드리지 말라고. 딱. ]


장난치는 듯한 찬영의 말에 내 입꼬리가 반응했다.


“이왕 헛소리할 거면 정성스럽게 좀 하는 게 어떠냐??”


[ 그냥 웃자고 한 소리임. 아무튼 나도 조심하면서 무슨 일 생기면 얘기해줄게. 그리고 도청 가능성도 있으니까 도청 장치 찾는 방법 같은 거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고. ]


“아, 그래야겠다.”


[ 난 이제 들어가봐야겠다. 아름이 지금 안에서 손짓하고 난리네. 아, 그리고 내일 너 그 차 탈 때 차 번호 잘 외우고, 누가 뭐 마시라고 줘도 마시지 말고, 휴대폰 위치정보 기능도··· ]


찬영은 곧 끊어야 될 상황처럼 얘기하고는 날 어린애 취급하며 온갖 주의사항들을 일러주었다.


다행인 건 찬영이 나와 같은 능력을 가진 친구는 아니었지만, 내 능력을 알고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에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조금 전에 다녀간 남자가 차에 타지 않으면 어떻게 될 지에 대해 친구를 들먹였다.


“생각해보니까 참신하게 재수없는 아저씨네··· 자기가 뭔데??”


사실 그 남자의 조건에 내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는 진작에 알고 있었다.


찬영과 얘기를 하고 나서는 내가 움직여야 할 방향을 명확히 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무기를 잘 다룰 수 있어야 했다.


마음을 다지며 화장실로 향했다.


찬 물로 얼굴을 적시며 정신을 깨웠다.


계속된 긴장과 불안으로 열이 가득했던 머리가 시원해지면서 맑아졌다.


얼굴에 물기를 닦아내고 목과 어깨를 돌리며 가벼운 스트레칭을 했다.


뭉친 근육이 시원할 정도로 풀리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근육이 풀린 느낌은 들었다.


거실 한 가운데에 서서 집을 둘러봤다.


집에 있는 물건들 중에 내 능력을 사용해서 무기처럼 활용할 수 있을 만한 걸 찾았다.


‘아··· 딱히 뭐···’


대부분 쓰고 있는 물건들이거나 TV나 소파처럼 비싼 물건들 뿐이어서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건 보이지 않았다.


시선이 돌고 돌아 베란다 창문으로 향했을 때였다.


순간 꿈 속에서 한 여자와 살벌하게 붙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 그 방법이 있었네.’


왜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지 스스로에게 답답했다.


난 곧장 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샤워를 하는 내내, 오늘 있었던 일들만 뫼비우스의 띠처럼 계속해서 머릿속을 떠돌았다.


‘하··· 됐다··· 나 혼자 계속 생각해봐야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스트레스만 쌓이지···’


괜한 걱정과 어림짐작은 떨쳐내고 내일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잠깐만··· 이것도 결국에 나 혼자만의 생각이잖아···?? 미치겠네···’


결국 다 씻고 침대에 눕기 전까지 머릿속만 더 복잡해지고 말았다.


‘차라리 아무 생각없이 머리 비우는 연습이나 할 걸···’


침대에 가만히 누워 쓸데없는 후회를 하다가 잊고 있었던 게 생각났다.


머리맡에 뒀던 휴대폰으로 검색창을 터치했다.


‘도청 장치 찾는 방법···’


많은 정보들이 검색됐지만 대부분 전문업체에 의뢰하는 게 제일 좋다는 내용들이었다.


‘그냥 내일 직접 물어보자···’


허탈한 마음에 휴대폰을 다시 있던 자리에 두었다.


이제 마음껏 능력을 써도 되는 곳으로 가기 위해 몸에 힘을 풀었다.


‘그 때 뭐라고 했었더라··· 상상을 하면서 잠들라고 했었지 싶은데···’


어렴풋이 떠오르는 방법대로 예전에 꿈에 나왔던 여자와 다시 한 번 조우하기 위해 상상했다.


그런데 문제는 도통 잠이 오질 않았다.


‘큰일이네···’


11시는 넘어야 잠이 오는 내가 9시도 안 되어서 누웠으니 잠이 안 오는 게 당연했다.


어떡하나 고민하다가 다시 한 번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가끔씩 잠이 안 올 때 썼던 백색 소음 어플을 켰다.


빗소리, 물 흐르는 소리, 도서관 소리 등 다양한 소리들이 내 귀와 마음을 자극했지만 항상 듣는 소리가 따로 있었기에 모두 넘겨버렸다.


몇 번의 터치를 더 하자 장작 타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취침 예약을 설정한 뒤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조용한 방 안에 장작 타는 소리가 잔잔하게 흘렀다.


너무 조용한 것보다 이런 잔잔한 소리가 마음을 진정시키기엔 제격이었다.


‘이게 뭔 일이지···’


다시 생각해도 평범한 해프닝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내가 평범하질 않으니···’


상상에 상상을 더 할수록 내 자신이 측은해지면서 내일 어떤 일이 닥칠지 겁이 났다.


난 다시 휴대폰을 들어 메모장을 켰다.


그리고 잠이 오기 전까지 내 능력에 대한 이야기와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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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39. 한 달 간의 행적(4) 22.09.29 25 0 8쪽
» 38. 한 달 간의 행적(3) 22.04.09 53 0 9쪽
38 37. 한 달 간의 행적(2) 22.04.08 55 0 10쪽
37 36. 한 달 간의 행적(1) 22.04.08 62 0 15쪽
36 35. 라면 22.02.21 75 0 10쪽
35 34. 호기심 22.02.18 67 0 9쪽
34 33. 등산 22.02.17 72 0 10쪽
33 32. 붙임성 22.02.15 70 0 9쪽
32 31. 먹잇감 22.02.14 88 0 10쪽
31 30. 그린 라이트? 22.02.12 84 1 10쪽
30 29. 음란 세포 22.02.11 93 1 10쪽
29 28. 산책 22.02.11 84 1 10쪽
28 27. 납치의 이유 22.02.08 103 1 9쪽
27 26. 마술 22.02.06 101 1 9쪽
26 25. 그녀의 연락처 +1 22.02.05 137 1 9쪽
25 24. 친구의 연애 22.02.05 121 1 9쪽
24 23. 능력의 순기능 22.02.04 143 1 9쪽
23 22. 302호 여자 22.02.03 142 1 7쪽
22 21. 남들은 몰라야 하는 선행 +1 22.02.03 154 1 7쪽
21 20. 재회 22.02.01 160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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