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조휘 님의 서재입니다.

신선이 세계를 지배함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조휘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4
최근연재일 :
2022.06.19 14:05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58,732
추천수 :
4,747
글자수 :
299,158

작성
22.06.15 14:05
조회
2,322
추천
103
글자
16쪽

44장. 수험생을 뒷바라지하는 신선

DUMMY

44장. 수험생을 뒷바라지하는 신선


최 박사는 서류를 움켜쥐고 있다가 창문을 쾅 때렸다.

지나가던 의사와 간호사가 움찔해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한참 더 서 있다가 표정을 정리하고 병실로 돌아갔다.

기도를 마친 아내 케이틀린이 영어로 물었다.

“또 삼정에서 온 거예요?”

“아니, 이번엔 다른 데야.”

“SP나, GL이에요?”

“거기도 아니야.”

“그럼 어딘데요?”

“암튼 그런 데가 있어. 당신, 잠깐 망 좀 봐줘.”

“무슨 망이요?”

“문밖에 있다가 의사나, 간호사가 오는지 알려달라고.”

“당, 당신 엘리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그러는 거예요?”

“걱정하지 마. 그럴 거였다면 차라리 미국에서 했을 거니까.”

케이트는 결국, 강요에 못 이겨 망을 보러 나갔다.

문단속한 최 박사는 주머니에서 약을 꺼냈다.

약은 손톱만 한 크기였고.

표면에 처음 보는 이상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동양 역사에 해박하진 못해도.

봉황이 구름 속을 노니는 그림 같았다.

최 박사는 약을 코 가까이 가져가 냄새를 맡아보았다.

달콤한 향기와 더불어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것 같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기운이었다.

침을 꿀꺽 삼킨 그는 엘리의 입술을 벌려 약을 밀어 넣었다.

약은 문자 그대로 눈 녹듯이 사라졌다.

최 박사는 초조한 표정으로 장비 모니터를 확인했다.

약을 먹이고 나서 2, 3분이 지났을 무렵.

모니터에 표시되는 수치가 갑자기 확 좋아졌다.

최 박사는 급히 엘리의 얼굴을 확인했다.

좀 전보다 혈색이 훨씬 나아졌다.

그르렁거리던 숨소리도 아프기 전처럼 편안하게 들렸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기적이었다.

그가 의학 박사는 아니지만.

이건 분명 좀 전에 먹인 약이 효과를 발휘한 증거였다.

최 박사는 벅차오르는 감격을 주체 못해 몸을 떨었다.

이 얼마나 고대한 순간인가.

최 박사는 꿈일지도 모른단 생각에 허벅지를 세게 꼬집었다.

“앗.”

꿈이 아니었다.

분명한 현실이었다.

최 박사는 악마, 아니 신영준과 거래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커리어고 돈이고 나발이고 이젠 다 필요 없었다.

그와 같은 부모에겐 자식의 생명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했다.

그 순간.

문이 열리며 케이트가 들어왔다.

“회진 시간이에요.”

“당신이 엘리 좀 보고 있어. 난 담당의를 만나고 올게.”

“알았어요.”

케이트와 교대한 최 박사는 회진 중인 의사를 만나 통보했다.

“우린 엘리가 병원이 아닌 곳에서 가족과 함께 있길 원합니다.”

의사가 당황해 최 박사를 붙잡았다.

“포기하기엔 너무 일러요, 박사님.”

“방법이 있습니까?”

“저번에 말씀드린 실험적인 치료를 해보는 게 어떻습니까? 병의 진행이 느려진 만큼, 치료로 좋아질 확률이 높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문제에 실험적이란 말을 쓰는 것부터가 위험하단 거겠죠. 그리고 아이가 견디기에는 너무 고통스럽고요. 우리 부부는 이제 엘리를 편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지금까진 부모 욕심에 눈이 멀어 애를 고통스럽게 했으니까요.”

“정말 퇴원하시겠어요?”

“예, 제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럼 보호자 동의서를 받고 퇴원 절차를 밟을게요. 단, 지금보다 나빠지면 따님을 병원으로 데리고 오셔야 합니다. 늦어지면 그땐 정말 어떤 병원에서도 손 쓸 도리가 없을 겁니다.”

“명심하죠.”

최 박사는 어리둥절해하는 케이트를 설득해 딸을 퇴원시켰다.

병원 근처에 빌려둔 빌라가 있어 바로 그쪽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 엘리부터 눕힌 최 박사가 케이트를 보며 말했다.

“당신, 놀라지 마.”

“뭔데 놀라지 말라는 거예요?”

“엘리는 곧 깨어날 거야. 그것도 아주 건강하게.”

“무, 무슨 소리예요?”

“지금은 그렇게만 알고 있어. 다만, 이 소식을 당신 부모님에게도 말하면 안 돼. 엘리가 건강해졌단 소문이 돌면 분명 이상하게 여기고 우리 뒤를 캐는 자가 틀림없이 나올 거야.”

케이트가 갑자기 일어나 고함을 질렀다.

“당신 미쳤어요?”

“아니, 미치지 않았어. 오히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집중해본 적이 없을 정도야. 알았지? 내 말대로 따라줄 거지?”

“아니에요. 당신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잠깐 이상······.”

케이트가 흥분해 다시 소리치는 순간.

삐걱!

방문이 열리며 인형 같은 여자아이가 얼굴을 내밀었다.

“엄마, 아빠 또 싸우는 거야?”

케이트가 돌아서서 자기 발로 서있는 엘리를 보고 주저앉았다.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울부짖는 케이트를 두고 최 박사가 달려가 엘리를 안아 들었다.

“기분이 어때? 아픈 데는 없어?”

“엘리는 이제 안 아파, 아빠. 봐, 이렇게 내 다리로 서 있잖아.”

엘리가 짓는 미소를 보고 최 박사는 주저앉아 통곡했다.

***

최 박사는 알 리 없지만.

엘리가 먹은 약은 이번에 연단한 봉심환이었다.

재료는 현고액과 각종 선초 일곱 가지였다.

주가 되는 선초가 봉심초여서 봉심환이라 불렸다.

마침 봉심초가 천원목 덕에 성장을 마쳐 시험 삼아 연단했다.

다행히 열 개 중에 세 개를 건져, 하나를 최 박사에게 주었다.

봉심환은 신선이 산선의 육체를 얻기 위해 먹는 선약이었다.

당연히 범인은 먹어도 산선의 육체를 얻지 못한다.

그 대신, 자동차와 부딪혀도 끄떡없는 강골을 얻는다.

그 와중에 지병이 치료되는 건 일종의 덤이고.

강골을 만들려면 몸 자체가 일단 질병 없이 건강해야 하니.

직접 연단한 선약 중에선 봉심환이 가장 높은 7등급이었다.

아무튼 집으로 돌아온 난 과수원 주위를 산책 삼아 돌았다.

용선리는 며칠 전에 내린 눈이 녹지 않아 순백의 세상이었다.

물론, 천도곤오주선대진이 펼쳐진 과수원 내부는 달랐다.

과수원 안은 봄을 맞이한 듯 세상이 온통 초록빛 물결이었다.

파란빛을 유지하던 천도 꽃이 겨울 들어 색을 바꿨는데.

한여름에나 볼법한 짙은 초록빛이었다.

기이한 광경에 다들 처음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겨울에 이런 초록빛을 보려면 온실에나 가야 한다.

실제로 기온 역시 봄이 온 거 마냥 따스했다.

고용인 대부분이 반소매, 반바지 차림으로 돌아다녔다.

과수원 산책로 주변에선 경비팀과 고용인을 손쉽게 발견했다.

경비팀은 무전기를 들고 도보 순찰 중이고.

고용인들은 도로를 보수하거나, 언덕 쪽에 난간을 설치했다.

내가 지나갈 때마다, 경비팀과 고용인들이 인사를 건네왔다.

“사장님, 오셨습니까?”

“하하, 요즘 신수가 훤하십니다, 사장님.”

여자 고용인 대장이 장 여사이듯.

남자 고용인 중에도 대장이 있었다.

전기철이란 중년 사내였다.

전기철은 건축, 조경, 전기 설비에 모두 능했고.

행동이 신중한 데다, 성격까지 수더분해 다들 그를 좋아했다.

난 가볍게 답례하면서 난간을 설치하는 전기철에게 물었다.

“천도 나무에서 떨어진 꽃과 낙엽은 그대로 두고 있죠?”

전기철이 수건으로 목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대답했다.

“예, 사장님. 저번에 말씀하신 이후론 전혀 손을 안 댔습니다.”

“잘했어요.”

고용인들은 천도에서 떨어진 꽃과 낙엽을 모아 태우곤 했다.

그걸 뒤늦게 안 나는 다음부턴 그러지 말라고 했다.

천도 꽃과 낙엽은 천지 원기 덩어리라 봐도 무방했다.

그냥 떨어진 채로 놔두면 썩으면서 천지 원기 농도를 높였다.

과수원을 명목만 선부가 아닌, 진짜 선부로 만드는 과정이었다.

새로 만든 난간을 살펴보다가 문득 뭔가 이상해 물어보았다.

“근데 짐승들은 다 어디 갔기에 한 마리도 안 보이죠?”

전기철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하하, 이 사장님 댁으로 가보십쇼. 다 거기 가 있을 겁니다.”

난 전기철 말을 듣고 이모네로 걸어갔다.

정말로 모든 짐승이 이모네 집 마당에 모여있었다.

클라라, 페드로, KFC 군단까지.

난 뭔가 해서 가까이 가보았다.

곧 짐승들이 모여있는 이유가 드러났다.

이모네 엄지, 까치가 새끼 일곱 마리를 막 낳은 모양이었다.

이모와 지윤이 새끼들을 보살피는 동안.

클라라 등은 새끼를 구경하려고 그 주변을 기웃거렸다.

나를 본 클라라가 컹 하고 짓는 순간.

페드로와 KFC 군단이 요란하게 부산을 떨며 길을 터주었다.

하여간 눈치 하난 빠르다니까.

난 피식 웃고 나서 안으로 들어갔다.

눈도 못 뜬 셰퍼드 새끼들이 어미 젖는 먹는 모습이 보였다.

이모가 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일어섰다.

“어, 왔니?”

“엄지가 새끼를 낳은 모양이죠?”

“오늘 새벽에 주인도 모르게 낳았더라. 아침에 개집을 들여다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다행히 새끼 일곱 마리 다 건강해.”

지윤이 새끼 한 마리를 집어 들어 보였다.

“엄마, 이건 건강한 게 아니라, 초 우량한 거야.”

지윤이 말대로였다.

셰퍼드 새끼는 눈만 못 떴을 뿐, 이미 소형견 크기를 넘어섰다.

까치가 지윤이 옆에서 낑낑거렸다.

지윤이 안달복달하는 까치를 보고 피식 웃었다.

“벌써 새끼 사랑이 지극하군. 알았어. 내려놓을게.”

지윤이 새끼를 다시 어미 젖에 물려주었다.

이모가 대견하다는 듯 새끼 젖을 주는 엄지를 쓰다듬어주었다.

“엄지는 원래 몸이 허약해서 새끼를 못 낳을 줄 알았는데 영준이가 준 약을 먹고 몸도 커지고 새끼까지 다 낳는구나.”

실제로 엄지, 까치도 그사이에 두 배나 커져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큰 새끼를 낳지 못했을 거다.

커진 건 엄지, 까치만이 아니었다.

페드로도 그새 부쩍 커 스라소니가 아니라, 표범처럼 보였다.

이모가 내 어깨를 툭 쳤다.

“젖을 떼면 몇 마리 보내 줄게. 유리가 좋아할 거야.”

“그러면 고맙죠. 아, 이참에 출산 선물로 새 약을 줘야겠네요.”

난 영롱환 일곱 개를 꺼내 이모에게 건넸다.

“새끼들에게 먹이세요. 아주 건강하게 자랄 겁니다.”

“고맙다.”

난 이모가 새끼 입에 영롱환을 넣어주는 것을 보고 돌아갔다.

영롱환은 연단 연습하려고 대량으로 만들어본 거다.

당연히 연단, 제련은 등급이 높을수록 실패 확률이 올라간다.

해서 평소에 실력을 쌓기 위해 영롱환 같은 것으로 연습한다.

영롱환은 영수환보다 약효가 두 배 정도 뛰어난 8등품이었다.

새끼들이 다 자라면 셰퍼드 군단이 아니라, 전차군단이 되겠지.

난 집에 들어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장 여사와 고용인 몇만 보일 뿐, 영도나, 유리가 보이지 않았다.

난 인사하고 지나가는 고용인에게 물었다.

“다들 어디 갔어요?”

“지하 게임방에 모여있어요. 사장님도 얼른 가보세요.”

난 그제야 영도 대학 합격 발표가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서둘러 게임방으로 내려가 보니.

누나와 유리가 뒤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고.

영도는 컴퓨터 앞에 담담한 얼굴로 앉아있었다.

“발표했어?”

누나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

그 순간.

모니터 화면이 바뀌더니 작은 문구가 떴다.

난 유리를 안아 든 자세로 문구를 읽어보았다.

“신영도님, 축하드립니다. KAIST 정시 전형에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첨부한 안내문을 반드시 다운로드 받아 해당······.”

다 읽기도 전에 유리가 만세를 불렀고.

누나는 영도를 힘껏 안아주었다.

“고생했다, 영도야. 그리고 축하해.”

영도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대꾸했다.

“고생은 누나가 더 했지 뭐.”

난 누나 어깨를 쓰다듬었다.

“영도 말대로 고생은 누나가 했지. 아침저녁으로 천도 주스 만들어서 가져다 바친 게 얼마인데. 영도는 누나한테 잘해.”

“당연하지.”

그 말에 누나가 돌아서서 눈가를 훔쳤다.

누나가 우는 모습을 보고 유리가 따라 울었다.

난 누나 어깨를 토닥거렸다.

“좋은 날이잖아, 누나. 울지마.”

“부모님이 살아계셨으면 무척 좋아하셨겠지.”

“그러셨을 테지. 아무튼 오늘은 합격 파티해야겠는데.”

“내가 얼른 준비할게.”

누나는 신이 나서 뛰어갔다.

영도는 선생님, 친구들과 통화하다가 내 눈치를 슬쩍 보았다.

“어, 누나. 아, 합격했어. 카이스트. 선물은 됐어. 형 바꿔줄게.”

난 영도가 내민 핸드폰을 받았다.

“여보세요?”

-어, 오빠.

“시윤이구나. 영도 합격했는지 알아보려고 전화한 거야?”

-맞아. 축하 파티 할 거야?

“당연히 해야지. 그런 재미없으면 어떻게 사냐?”

-나도 내려갈게. 아마 10시쯤에 도착할 거야.

“무리해서 올 필요 없어.”

-잘 보여야지. 나중에 영도를 도련님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는데. 미리 잘 보여서 점수 좀 따놔야 편하지 않겠어?

“그, 그래.”

-크크, 긴장했구나. 내가 도련님이라고 해서.

“아니야.”

-아무튼 갈 테니 기다려.

“알았어.”

어느새 울음을 그친 유리가 핸드폰을 뺏으려 들었다.

“시윤이 언니지? 나 바꿔줘, 큰오빠.”

“그래, 그래.”

난 유리에게 핸드폰을 건네고 영도의 어깨를 툭 쳤다.

“정말 고생 많았다. 카이스트는 정시 전형이 훨씬 빡세다던데.”

영도가 쑥스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뭐 운이 좋았지.”

난 영도를 축하해 주고 나서 위로 올라갔다.

소식을 받은 이모와 지윤이 득달같이 달려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모부도 퇴근하자마자 달려왔다.

“빨리 오셨네요.”

“그럼 빨리 와야지. 너네하고 우리 집 통틀어서 영도가 첫 번째 대학 합격자인데. 더군다나 카이스트 아니냐. 카이스트.”

그날 밤은 과수원이 자정이 넘어서까지 떠들썩했다.

시윤도 약속을 지켜 10시쯤에 비싼 선물을 사 들고 도착했다.

가족 화목이란 최종 목표에 또 한 발자국 다가선 순간이다.

***

“여기가 맞나?”

양현은 서류에 나온 주소와 건물 주소를 번갈아 보았다.

“주소는 맞는데.”

3층 건물 앞에서 망설이던 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허름한 외관과 달리 안은 깔끔했다.

책상마다 한눈에 봐도 엄청나게 비싼 컴퓨터가 놓여있었고.

한옆에는 서버처럼 보이는 장비도 있었다.

그는 돌아다니면서 문이란 문은 죄다 열어보았다.

정갈하게 꾸며진 개인 사무실이 두 개 있었고.

화장실, 욕실, 휴게실 모두 얼마 전에 리모델링한 듯 깨끗했다.

“여기가 앞으로 내가 일할 곳인가?”

삐꺽!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더니.

도수 높은 안경을 쓴 30대 후반 사내가 들어섰다.

“누구시죠?”

양현의 물음에 사내가 되물었다.

“그쪽은 누구시죠?”

“아, 전 양현이라고 합니다. 용선 마이크로에서 일하는. 아니, 일하기로 되어있는. 혹시 그쪽이 마틴 최 박사님이신가요?”

사내가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반가워요. 제가 마틴 최 입니다. 앞으론 마틴이라고 불러줘요.”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근데 제가 양 선생님을 어떻게 호칭해야 좋을지 모르겠군요?”

“편하게 양 과장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이 사무실을 하나씩 차지해 짐을 막 풀었을 때.

공용 사무실 전화기가 울렸다.

양현이 달려가 전화를 받았다.

“예, 양현입니다. 알겠습니다.”

그 사이, 최 박사도 전화기 쪽으로 걸어왔다.

양현이 스피커 스위치를 올렸다.

“최 박사, 아니 마틴도 같이 듣고 있습니다.”

-좋아요. 그 사무실은 임시로 쓸 겁니다. 허접하다고 실망할 필요 없어요. 그리고 보안도 신경 쓸 필요 없고요. 그건 내가 알아서 합니다. 마지막으로 곧 전송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둘이 실행해야 하는 프로젝트를 하나 보낼 겁니다. 지금은 우선 프로젝트를 읽어보고 나서 개념만 잡고 있어요.

양현과 최 박사가 뭐라 하려는 순간, 이미 전화가 끊겨있었다.

둘이 황당한 눈빛을 주고받을 때.

컴퓨터와 서버가 일제히 돌아가며 모니터에 프로젝트를 띄웠다.

이건 최 박사 전문영역이라, 양현은 알아서 뒤로 빠졌다.

그는 최 박사를 지원하러 온 거지, 연구하러 온 건 아니었다.

최 박사가 의자에 앉아 안경을 고쳐 썼다.

“으음, 뭐지?”

한참을 말없이 모니터를 쳐다보던 최 박사가 벌떡 일어났다.

“맙소사!”

“왜, 왜 그래요?”

“이, 이건 믿을 수가 없군요. 이, 이건 불가능해요.”

“이, 이게 어떤 건데요?”

“반도체 회로 설계도에요.”

“근데 뭐가 불가능하단 거죠?”

“그동안 업계에서 쓰는 설계 방식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방식이에요. 정말 이게 된다면 반도체 업계가 재편될 겁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양현은 등에 소름이 쫙 돋았다.

그냥 연봉 많이 준대서 왔는데 갑자기 판이 엄청나게 커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선이 세계를 지배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8 48장. 깡패를 소멸시키는 신선 +12 22.06.19 2,458 93 11쪽
47 47장. 깡패도 쓸데가 있는 신선 +1 22.06.18 2,133 85 12쪽
46 46장. 깡패를 싫어하는 신선 +4 22.06.17 2,146 76 11쪽
45 45장. 졸업식에 간 신선 +3 22.06.16 2,218 88 12쪽
» 44장. 수험생을 뒷바라지하는 신선 +3 22.06.15 2,323 103 16쪽
43 43장. 악마가 된 신선 +3 22.06.14 2,425 92 13쪽
42 42장. 두 번째 사업을 시작하는 신선 +3 22.06.13 2,596 108 16쪽
41 41장. 신제품을 출시하는 신선 +3 22.06.12 2,607 102 13쪽
40 40장. 계획이 다 있는 신선 +7 22.06.11 2,583 99 14쪽
39 39장. 담합을 상대하는 신선 +2 22.06.10 2,588 90 14쪽
38 38장. 이사를 돕는 신선 +3 22.06.09 2,608 90 13쪽
37 37장. 내기를 거는 신선 22.06.08 2,687 91 13쪽
36 36장. 손님을 초대한 신선 +2 22.06.07 2,788 96 16쪽
35 35장. 도핑을 권장하는 신선 +1 22.06.06 2,802 96 15쪽
34 34장. 월드컵을 보는 신선 +4 22.06.05 2,918 90 14쪽
33 33장. 그림을 그리는 신선 +2 22.06.04 2,942 93 13쪽
32 32장. 응징하는 신선 +4 22.06.03 2,940 81 12쪽
31 31장. 제안을 거절하는 신선 22.06.02 2,988 87 13쪽
30 30장. 운동회에 간 신선 22.06.01 3,026 97 14쪽
29 29장. 인테리어에 진심인 신선 +2 22.06.01 2,975 101 14쪽
28 28장. 이사하는 신선 +2 22.05.31 3,135 103 15쪽
27 27장. 문자를 보내는 신선 +1 22.05.30 3,166 92 13쪽
26 26장. 재벌을 상대하는 신선 +3 22.05.29 3,180 93 13쪽
25 25장. 기자가 된 신선 +3 22.05.28 3,232 103 14쪽
24 24장. 충격을 받은 신선 +3 22.05.27 3,296 93 13쪽
23 23장. 서울에 간 신선 +2 22.05.27 3,285 87 14쪽
22 22장. 집을 짓는 신선 22.05.26 3,315 97 14쪽
21 21장. 탈모인에게 신으로 추앙받는 신선 +5 22.05.25 3,348 97 12쪽
20 20장. 공장을 기부받은 신선 22.05.25 3,348 93 13쪽
19 19장. 용서가 없는 신선 +4 22.05.24 3,351 8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