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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남작 님의 서재입니다.

플레이어 시스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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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허풍선e
작품등록일 :
2024.05.08 15:35
최근연재일 :
2024.07.07 19:00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8,165
추천수 :
133
글자수 :
352,872

작성
24.07.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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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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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챕터 10 장벽을 넘다.

DUMMY


우우우우우웅!!!!


강력한 진동과 함께 하늘과 땅이 무너질 것처럼 흔들렸다.


“드디어!”


63빌딩을 연상시킬 정도의 거대한 외형이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로 터무니없이 넓은 내부를 가지고 있던 불가사의 그 자체인 데저트 웜이 죽었다.


[18]


그동안 찾아서 없앤 거대한 복숭아의 수는 무려 18개다.

그 18개의 거대한 복숭아에는 여지없이 거대한 흡혈충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흡혈충들을 없애고 거대한 복숭아를 그것도 18개를 없앴더니 이제야 데저트 웜이 죽은 것이다.

그 증거로, 레벨이 올랐다는 시스템 메시지가 폭주중이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이건 끌 수 없나? 머리가 너무 아픈데.”


레벨이 상승한 것은, 분명 기쁜 일이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레벨의 상승을 알려주는 시스템 메시지는 고문 그 자체였다.

이게 게임이었으면 운영자에게 부탁을 하든 따지든 해서 어떻게든 해결을 봤을 텐데.

게임이 아닌 현실이다 보니 그럴 수 없었다.

아니 운영자가 있는지 그리고 있다면 그게 누군지 모르는 상황이다.

운영자가 있다고 해도, 그 운영자와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러니 부탁이나 협박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무작정 참거나 욕을 하거나.


“이제야···.”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울리던 시스템 메시지가 끝났다.

고통의 시간이 끝났으니 과실을 확인할 때다.

무슨 말이냐고?

레벨이 얼마나 올랐는지 직접 확인할 시간이라는 말이다.


“헉!”


마냥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과 그걸 수치로 직접 확인하는 것은 또 달랐다.

플레이어 정보 창을 통해서 자신의 레벨을 확인한 권상혁이 기함을 토했다.


⁂플레이어 정보 창.

플레이어 이름 : 권상혁

플레이어 레벨 : 339

플레이어 직업 : 아머드 보급관.

플레이어 생명력 : 36800 / 36800

플레이어 에너지 : 36800 / 36800

힘 : 50(+20)

민첩 : 55(+20)

재주 : 50(+20)

감각 : 50(+20)

보너스 스텟 : 213

스킬 포인트 : 236

========================


170레벨이었나?

그때부터 거대한 흡혈충을 잡아도 레벨이 오르지 않았었다.

그래서 170레벨이 한계레벨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보다시피 권상혁의 레벨이 300을 돌파했다.

보다 정확하게는 339레벨이 되었다.


170레벨이 한계레벨이 아니면···.

데저트 웜을 잡으면 정체되었던 레벨이 폭발적으로 오를 거라고 상상을 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까지 높아질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200레벨만 돌파해도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한참 더 높은, 339레벨을 달성하고 나니 욕심이 났다.


“어디 데저트 웜 같은 몬스터 또 없나?”


불현듯 지하 공터에 있던 데저트 웜의 알들이 떠올랐다.

그것들을 죽이지 말고 그냥 놔뒀으면···.


마커스 아테움 대령의 말에 따르면 사막에 발을 디디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고 한다.

권상혁과 일행들 역시 오크만 아니었으면 사막에 발을 디디지 않았을 것이다.

그 말인즉 데저트 웜의 새끼들을 그냥 놔뒀어도 사람들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뜻이다.

성체 데저트 웜이 그랬던 것처럼.

자이언트 스콜피온을 비롯한 사막의 몬스터를 잡아먹으며 성장했을 것이다.

데저트 웜이 성체가 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지 모르겠지만···.


“그 많은 데저트 웜 새끼들이 다 성체가 되지는 못할 테고··· 결국에는 먹이가 부족해져서 지들끼리 잡아먹는 건가?


아마도 그럴 확률이 높다.

그렇지 않다면 진즉에 이쪽 세상이 데저트 웜에게 멸망당했을 것이다.


“아! 태경이!”


레벨이 폭발적으로 상승한 것이 너무 기뻐서 한태경과 일행들을 잊고 있었다.


“내가 이 안에 있은 지···.”


시간 계산을 정확하게 한 것은 아니다.

데저트 웜의 몸 안에서는 시간 개념이 흐려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대략적인 계산을 할 수 있었다.

데저트 웜의 몸 안에 있은 지 대략 5일 정도 되었다.


“빨리 나가자.”


뒤늦게 한태경을 비롯한 일행들이 걱정된 권상혁.

권상혁이 밖으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내부의 벽을 향해서 걸어갔다.


“출고.”


권상혁의 말과 함께 기갑 병기가 소환되었다.

기갑 병기의 에너지 방어막은 [1].

거대한 흡혈충이 아니라 10cm 짜리 작은 흡혈충의 공격만 받아도, 기갑 병기가 파괴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기갑 병기를 공격할 그 어떤 것도 없었다.

또 기갑 병기의 에너지 방어막을 꾸준히 소모시키던 위액 역시 기갑 병기의 입고와 함께 소멸했다.

그래서 아무 걱정 없이 기갑 병기를 소환할 수 있었다.

또 권상혁의 힘만으로는, 아무리 데저트 웜이 죽었다고 해도, 데저트 웜의 가죽을 뚫고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그래서 기갑 병기를 소환한 것이다.


지이잉!!!!


기갑 병기의 레드썬 블레이드가 데저트 웜의 내부 벽을 갈랐다.

데저트 웜이 살아 있었다면 위벽이나 혈관처럼 갈라진 내부의 벽이 빠르게 재생되었을 것이다.

알다시피 데저트 웜은 죽었다.

데저트 웜의 죽음과 함께 재생효과도 사라졌다.

실제로 레드썬 블레이드에 갈라진 내부의 벽이 재생되지 않았다.

갈라진 상태 그대로였다.

그렇다고 권상혁이 곧바로 바깥으로 나간 것은 아니었다.

데저트 웜의 내부가 얼마나 두꺼운지, 레드썬 블레이드로 한참동안 내부의 벽을 갈라도 밖으로 나가는 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쿨 타임이 끝날 때마다 레드썬 블레이드를 휘두르고 또 휘둘러야 했다.


“빛이다!”


드디어 바깥이다.

따사로운 햇살이 갈라진 내부의 벽을 통과해서 들어왔다.

우주 공간처럼 어두컴컴하던 데저트 웜의 내부가, 일부분이지만 환하게 밝아졌다.


“지하공터가 아니네.”


지하공터에는 햇빛이 없었다.

햇빛을 봤을 때부터 지상의 어딘가라고 생각했어야 했다.

아마도 권상혁이 거대한 복숭아를 없앨 때마다 데저트 웜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이동을 한 것 같다.


“그 말인즉···.”


한태경을 비롯한 일행들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뜻이다.

아니 권상혁이 지금 자리하고 있는 곳 자체가 어딘지 모른다.


“사막은 사막인데···. 아! 갈 때 가더라도 챙길 건 챙겨야지.”


지상으로 몸의 일부를 내민 채 축 늘어져 있는 데저트 웜을 바라보는 권상혁.

죽은 데저트 웜이 돈다발로 보였다.


“하아- 이럴 때 인벤토리가 있었으면···.”


전설의 포켓몬 아니 전설의 몬스터 데저트 웜이다.

데저트 웜이 살아있는 상태였다면 레드썬 블레이드로 상처를 내는 것이 가능했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단단하고 질긴 가죽이다.

일부만 가져가서 팔아도 엄청난 거금이 된다는 뜻이다.

생각 같아서는 저걸 통째로 가져가서 팔고 싶다.

그런데 그럴 공간이 없다.

다른 곳도 아닌 사막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한다?

죽고 싶어서 환장했다고 온몸으로 소리치는 꼴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권상혁에게는 기갑 병기가 있다는 것이다.

기갑 병기의 조종실에는 건장한 남성 2~3명이 서 있을만한 공간이 있었다.

그 공간에 데저트 웜의 가죽을 차곡차곡 쌓아둘 심산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다른 몬스터의 가죽을 버려야하지만···.


“아! 살코기랑 피도 챙겨야지.”


앞서 언급했듯이 데저트 웜의 몸 안에서 5일 정도 있었다.

데저트 웜의 내부에 있을 때 갈증이 생기면 데저트 웜의 피를 마셨다.

배가 고프면 데저트 웜의 살을 생으로 씹어 먹었다.

맛은 없었다.

그러니까 역하거나 못 먹을 정도라는 말이 아니라, 무(無).

말 그대로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뭔가를 씹는다는 느낌만 있었다.


“특별한 효과가 있기를 기대했었는데.”


웹소설에 보면 드래곤을 비롯한 영물이나 특별한 몬스터의 피나 살을 먹고 특별한 능력이나 스텟의 상승이 일어난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내부가 훨씬 더 거대한, 불가사의 그 자체인 데저트 웜이다보니 내심 그런 걸 기대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피와 살을 먹어도 특별한 스킬은 물론이고 스텟이 상승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가죽을 챙길 때 데저트 웜의 피와 살도 챙겼다.

가죽처럼 피와 살도 비싼 값에 팔릴 확률이 높다.

또 사막을 벗어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갈증과 허기를 해결할 겸 피와 살을 챙겼다.


“엄한 놈이 챙겨가진 않겠지?”


데저트 웜의 사체를 보며 쉽사리 발을 떼지 못하는 권상혁.

데저트 웜의 사체를 저렇게 놔두고 가는 것이 괜히 불안하면서도 아까웠다.

그렇다고 마냥 여기 있을 수도 없었다.


“제발, 내가 나중에 올 때까지 멀쩡히 남아 있어라.”


권상혁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해가 지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드디어! 드디어 사막을 벗어났다!”


데저트 웜의 몸에서 나온 지 10일이 될 무렵 모래가 아닌 흙을 보게 되었다.

괜히 이 방향 저 방향으로 왔다 갔다 하다가 제자리를 뱅글뱅글 돌 수도 있다.

그래서 해가 지는 방향만 보고 일직선으로 달렸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정말 일직선으로 달린 게 맞는지 의심이 들지만.


어쨌든 그게 정답이었나 보다.

이제 보는 것만으로도 신물이 나는 사막의 모래가 끝나고 비록 좋아 보이는 토질은 아니지만 흙이 보였다.

어찌나 감격스럽고 기쁜지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어?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드디어 사막을 벗어났다는 기쁨에 빠져 있을 때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 말인즉···.


“사람? 제발, 사람이어라!”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는 것은, 그 사람 혹은 그 사람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권상혁의 생각은 거기까지 미치지 않았다.

오로지 사람을 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가득했다.

아니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아직 얼굴도 보지 못한 그 사람의 사정을 알아서 뭐 어쩌라고.

내 코가 석자인 상황이다.

다른 사람을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그 사람 혹은 그 사람들이 죽든 말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아니지!”


다시 생각하니 얼굴도 보지 못한 그 사람 혹은 그 사람들의 생사가 무척이나 중요했다.

권상혁은 이제 막 사막을 벗어났다.

그 말인즉 여기가 어디며 어디로 가야 사람들이 사는 지역이 나오는지 모른다는 뜻이다.

애초에 이쪽 세상 사람이 아니라서 이곳이 어딘지 알아도, 사람이 사는 지역이 어디며 그곳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길 안내를 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아직 만나지 못해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 사람이 죽으면 어딘지 모르는 이곳을 헤매고 다녀야 한다.

사막을 헤매고 다닌 것만 해도 치가 떨릴 지경인데···.

이제 겨우 사막을 벗어났는데 또 헤매고 다녀야 한다니···.

생각하는 것만으로 다시 치가 떨렸다.

더 이상은 어디가 어딘지 모른 채 헤매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모래가 아닌 사람과 건물을 보고 싶다.


“내가 간다! 내가 갈 때까지! 죽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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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챕터 11 새로운 인연. 24.07.06 26 0 14쪽
59 챕터 11 새로운 인연. 24.07.05 41 1 13쪽
58 챕터 11 새로운 인연. 24.07.04 47 1 14쪽
»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7.03 46 2 11쪽
56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7.02 47 2 17쪽
55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7.01 48 1 13쪽
54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30 55 1 14쪽
53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9 55 2 12쪽
52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8 57 1 12쪽
51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7 60 1 11쪽
50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6 62 1 13쪽
49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5 69 1 14쪽
48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4 70 1 13쪽
47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3 79 2 12쪽
46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2 75 3 12쪽
45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1 76 2 12쪽
44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0 79 3 13쪽
43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19 87 3 14쪽
42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8 93 2 11쪽
41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7 94 2 12쪽
40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6 99 2 12쪽
39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5 94 3 17쪽
38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4 99 1 16쪽
37 챕터 7 오크의 계획 +1 24.06.13 102 3 17쪽
36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2 113 3 13쪽
35 챕터 7 오크의 계획 +1 24.06.11 115 2 11쪽
34 챕터 6 2차 테스터 24.06.10 118 2 12쪽
33 챕터 6 2차 테스터 24.06.09 118 2 12쪽
32 챕터 6 2차 테스터 24.06.08 12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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