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허풍남작 님의 서재입니다.

플레이어 시스템의 비밀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허풍선e
작품등록일 :
2024.05.08 15:35
최근연재일 :
2024.06.28 19:00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5,620
추천수 :
108
글자수 :
297,557

작성
24.06.18 19:00
조회
60
추천
1
글자
11쪽

챕터 7 오크의 계획

DUMMY


“뭐?! 선발대가 오크와 고블린에게 공격당하고 있다고?”


몬스터라고 해서 다 같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것이 몬스터들이다.

그런 몬스터들이 아니 오크들과 고블린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이며 선발대를 공격하고 있다?

만약 그런 말을 한 사람이 마탑 지부장인 엘그레온이 아니었다면 ‘어디서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하냐!’고 호통을 쳤을 것이다.

또 외출은 도통 하지 않고 마탑 지부에서 살다시피 하는 엘그레온이 여기까지 달려올 정도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몬스터 웨이브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었다.

몬스터 웨이브치고는 몬스터의 공격이 너무 뜸했지만···.

어쨌든, 몬스터 웨이브 기간 동안에는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몬스터들이 합심하여 마하람 장벽을 아니 인간을 공격한다.

오크들과 고블린들이 손을 잡고 선발대를 공격하는 것도 그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당장! 돌격대를 출동시켜라!”


돌격대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출동할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갖춘 채 대기하고 있는 기사단을 말한다.

일전에 몬스터들이 뿌리를 계단처럼 이용해서 마하람 장벽을 넘어왔을 때도 제일 먼저 출동한 것이 돌격대다.


“예!”


부관이 돌격대의 대기실과 연결된 장치를 두드렸다.

이렇게 신호를 보내면 돌격대는 일단 마하람 장벽으로 출동한다.

돌격대에게 상황 설명을 해야 했던 부관이 집무실 밖으로 튀어나갔다.


“에잇- 나도 가겠다!”


원래는 부관만 마하람 장벽으로 달려가야 했다.

마하람 장벽이 무너진 이후 이래저래 불안했던 엔더슨 사령관이 부관을 쫓아, 집무실 밖으로 튀어나갔다.


“그러면 나도···. 아, 아니다.”

얼떨결에 엔더슨 사령관의 집무실에 홀로 남게 된 엘그레온.

분위기에 휩쓸려 엔더슨 사령관의 뒤를 쫓으려고 했다.

자신은 물론이고 휘하의 마법사들도 돌격대와 함께 출동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마법사들은 기사보다 육체가 약하다. 또 마경에는 말을 타고 들어갈 수 없다.

말을 비롯한 평범한 동물은 마경에 들어가는 것을 꺼려한다.

훈련이 잘된 말이라고 해도 마경에 들어가는 순간 미친 것처럼 날뛰며 기사의 말을 듣지 않았다.

다시 말해 기사든 마법사든 온전히 자신의 발을 이용해서 달려가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처럼 시간을 다퉈야하는 긴급한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느린 마법사들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방해만 된다.

그래서 마법사들을 배제하고 기사들만 출동시킨 것이다.


“에릭손 자작이 있으니 금방 당하지는 않겠지?”


주시자의 눈이라는 주술이 그랬던 것처럼 마법 역시 거리가 멀수록 소모되는 마나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또 마경은 괴이한 특성 때문에 세세하게 살피는 것이 어렵다.

그 때문에 엘그레온은, 오크의 시체로 이뤄진 산과 고블린 무리만 봤을 뿐, 오크 로드나 오크 대주술사의 존재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 ※ ※ ※


“서둘러라!”


한국 군대의 5분 대기조라고 할 수 있는 돌격대의 자리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순환제 근무로, 마하람 군부에 소속된 기사들이 돌아가며 맡고 있었다.

돌격대의 기사뿐만이 아니라 돌격대를 이끄는 대장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 돌격대의 대장을 맡게 된 사람은 마커스 아테움 대령이다.


“대령님!”


마커스 아테움 대령이 자신을 부른 자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콤트라 대위였다.

마하람 군부에서 마경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콤트라 대위다.

또 같은 대위 계급 아니 소령 계급 중에서도 상대할 자가 없는 실력자이기도 하다.

콤트라 대위가 평민 출신이 아닌 귀족 출신이었다면 진즉에 소령 아니 어쩌면 중령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엔더슨 사령관님께 특별히 부탁해서 자네를 합류시켰네. 사안이 사안인 만큼 불만스럽더라도 참도록.”

“불만이라뇨. 오히려 함께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콤트라 대위에게 뭔가 더 말하려고 하던 마커스 아테움 대령이 돌격대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우리가 늦을수록 수많은 아군이 희생된다. 그러니 죽을힘을 다해서 달려라!”


오러를 발동시켜 신체능력을 상승시킨 돌격대가 마경으로 출동했다.

원래 마경은 미로 같은 곳이다.

넓기는 광활하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넓은데다가, 각종 나무와 수풀이 무성하고 빛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서 어디가 어딘지 구분하기 힘들다.

그런 마경에서 누군가를 찾는다?

원래라면 며칠 혹은 몇 달은 수색을 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마법사들이 마법으로 만들어낸 불 덩어리들이 나무와 풀을 불태우면서 시커먼 연기를 피어올리고 있었다.

그 규모가 제법 컸다.

돌격대가 멀리서도 알아볼 정도였다.

선발대의 위치를 금방 알 수 있었다는 뜻이다.


“저쪽이다! 서둘러라!”


마커스 아테움 대령을 필두로 한 돌격대가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는 방향으로, 앞을 가로막는 나무를 오러 블레이드로 베며 달려갔다.


“하악! 하악!”


신체 능력이 뛰어난 기사라고 해서 체력이 무한한 것은 아니다.

오러도 마찬가지다.

체력처럼 한계가 있었다.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죽을힘을 다해서 달려온 돌격대는, 이러다가 심장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잠시만 쉬었다가 가자고 말하지 않았다.

마커스 아테움 대령이 출발 직전에 말한 대로, 돌격대가 늦어질수록 선발대의 피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정말로 심장이 터지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멈출 수 없었다.

달려가는 도중에 심장이 터져 죽는 한이 있더라도 선발대를 구해야 했다.


“드, 드디어!”


저 멀리 고블린과 엉켜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용병들과 플레이어들 그리고 그들로부터 보호받고 있는 마법사들이었다.

에릭손 자작을 비롯한 기사들은 보이지 않았다.


“에릭손 자작님은 오크들을 맡고 있으신가보군. 우리는 일단 고블린부터 처리한다. 고블린을 처리하고 진형을 다시 갖춘 후 오크들을 처리한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마법사들이 안정적으로 마법을 발현시킬 수 있게 보호해주면 오크 처리는 일도 아니었다.

오러 마스터만 상대할 수 있다고 알려진 전설의 오크 로드가 출현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마커스 아테움 대령은 그렇게 계획을 세웠다.


“고블린을 애피타이저로! 오크로 진수성찬을 맛보자!”

“고블린을 애피타이저로!”

“오크로 진수성찬을!”


콤트라 대위를 비롯한 기사들이 마커스 아테움 대령의 말을 복창하며 고블린 무리를 향해서 돌진했다.


콰앙! 쾅!! 콰아아앙!!!


마커스 아테움 대령을 필두로 한 100명의 돌격대가 고블린 무리의 배후를 치려고 할 찰나.

귀가 멀 것 같은 폭음이 울렸다.


“으헉!”

“으아아악!”


돌격대가 밟고 있던 땅이 폭발하며 쑥- 하고 꺼졌다.

폭발에 휘말린 돌격대가 비명을 토하며 땅 밑으로 사라졌다.

이 폭음이 얼마나 컸던지, 에릭손 자작 등을 상대하고 있던 오크 로드와 오크들에게도 들릴 정도였다.


“쿠헐헐. 크라보만- 에적시!”


흉흉한 웃음을 흘리는 오크 로드 아슬론의 공격이 한순간에 빨라졌다.

지금까지는 장난이었고 이제부터가 진심이라는 듯.


“헉!”


사실상 공격은 포기하고 방어에만 전념하며 오크 로드 아슬론을 붙잡아두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던 에릭손 자작의 얼굴이 무참하게 일그러졌다.

진심을 다한 오크 로드 아슬론의 공격을 막는 것은커녕 보지도 못한 것이다.

그 대가는 참혹했다.


서걱!


두 눈을 부릅뜬 에릭손 자작의 몸이 사선으로 갈라졌다.

비단 에릭손 자작만 그렇게 된 것이 아니었다.

마법사 등등이 도망칠 수 있게 시간을 끌고 있던 기사들 역시 에릭손 자작처럼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한순간에 에릭손 자작을 처리한 오크 로드 아슬론이 도끼를 높이 치켜들며 소리쳤다.


“카쿨!”

“쿠오오오오!!!!”


오크들이 각자의 무기를 높이 치켜들며 함성을 질렀다.

오크 로드 아슬론이 지면을 박차며 앞으로 달려갔다.

오크들 역시 기다렸다는 듯 지면을 박차며 오크 로드 아슬론의 뒤를 따랐다.


※ ※ ※ ※



콰앙! 쾅!! 콰아아앙!!!


돌격대를 한순간에 집어삼킨 폭음이 울러 펴졌다.

마경의 어느 곳에서 그 소리를 들은 오크 대주술사 파르마가 소리쳤다.


“들었느냐? 방금 전 그 소리가 오크 왕국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이자! 인간 세상의 멸망을 알리는 소리다! 50년을 준비해온 대계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 오크들이여! 우리의 왕국을 위해서! 돌격하라!”

“쿠오오오오!!!!”


오크 대주술사 파르마의 명령과 함께 수많은 오크들이 마경 밖으로 튀어나갔다.

오크들이 노리는 것은, 무너진 장벽이다.

수천 아니 수만은 될 것 같은, 엄청난 수의 오크들이 무너진 장벽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으헉! 오, 오크다! 오크가 몰려온다!”


그렇지 않아도 장벽이 무너진 걸로 다들 불안해하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수만 마리는 될 것 같은 오크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불안한 심정으로, 무너진 장벽을 지키고 있던 병사들과 기사들은 당연하다는 듯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갈!”


그때 누군가가 오러를 실어서 호통을 질렀다.

그러자 병사들과 기사들을 짓누르던 공포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 호통을 지른 사람은, 선발대를 구하기 위해서 마경으로 출동하는 돌격대를 배웅하려고 무너진 장벽에 나와 있던 엔더슨 사령관이다.


“오크의 주술이다.”


병사들과 기사들은 단순히 오크 무리만 보고 공포에 질린 것이 아니었다.

오크 주술사들이 병사들과 기사들의 불안감과 공포를 증폭시키는 주술을 건 것이다.

오크 주술사들과 무너진 장벽과의 거리가 먼 탓에 엔더슨 사령관 혼자서 그 주술을 깰 수 있었다.


“오크 주술사가 얼마나 많기에···. 부관! 어서 가서 엘그레온에게 이곳의 상황을 알려라.”

“예!”


부관을 엘그레온에게 보낸 엔더슨 사령관이 검을 뽑아들었다.


“조금 있으면 마법사들이 올 거다. 우린 마법사들이 올 때까지 버티기만 하면 된다!”


엔더슨 사령관의 시선이 시커멓게 몰려오는 오크 무리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그 방향은 돌격대와 선발대가 있는 방향이다.

돌격대가 늦지 않게 도착했다면 선발대를 위기에서 구해냈을 것이다.

선발대에는 오러 엑스퍼트 최상급인 엔더슨 사령관과 동급인 에릭손 자작이 있다.

에릭손 자작이 선발대와 돌격대를 이끌고 오크들의 배후를 공격한다면 오크 무리는 한순간에 와해될 것이다.


‘돌격대를 마경으로 보내길 잘했군.’


돌격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던 엔더슨 사령관은, 돌격대를 마경으로 출동시킨 것이 역전의 수가 되었다고 좋아했다.

잠시 후에 있을 마법사들의 지원까지 더해지면 대승을 이룰 거라고 확신했다.

국왕이 보낸 에릭손 자작을 구하고 대규모의 오크 군단까지 박살낸다면 얼마 후면 내려놔야 하는 사령관직을 보존할 수 있다.

아니 자리를 보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영전(榮轉)할 수도 있다.

그걸 생각하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았던 엔더슨 사령관이 오러를 실어서 소리쳤다.


“멍청한 오크 놈들아! 조금만 기다려라! 죽어서도 잊지 못할 지옥을 맛보여주마!”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플레이어 시스템의 비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2 챕터 10 장벽을 넘다. NEW 17분 전 3 0 12쪽
51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7 17 0 11쪽
50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6 21 0 13쪽
49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5 31 0 14쪽
48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4 35 0 13쪽
47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3 46 0 12쪽
46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2 42 1 12쪽
45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1 45 1 12쪽
44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0 51 2 13쪽
43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19 56 2 14쪽
»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8 61 1 11쪽
41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7 64 1 12쪽
40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6 65 1 12쪽
39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5 66 3 17쪽
38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4 70 1 16쪽
37 챕터 7 오크의 계획 +1 24.06.13 70 3 17쪽
36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2 82 3 13쪽
35 챕터 7 오크의 계획 +1 24.06.11 84 2 11쪽
34 챕터 6 2차 테스터 24.06.10 85 2 12쪽
33 챕터 6 2차 테스터 24.06.09 85 2 12쪽
32 챕터 6 2차 테스터 24.06.08 92 2 13쪽
31 챕터 5 스킬Ⅱ 24.06.07 96 2 12쪽
30 챕터 5 스킬Ⅱ 24.06.06 90 3 11쪽
29 챕터 5 스킬Ⅱ 24.06.05 89 2 12쪽
28 챕터 5 스킬Ⅱ 24.06.04 94 2 12쪽
27 챕터 5 스킬Ⅱ 24.06.03 96 1 13쪽
26 챕터 5 스킬Ⅱ 24.06.02 98 2 12쪽
25 챕터 4 스킬 24.06.01 104 2 12쪽
24 챕터 4 스킬 24.05.31 101 1 13쪽
23 챕터 4 스킬 24.05.30 111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