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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남작 님의 서재입니다.

플레이어 시스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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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허풍선e
작품등록일 :
2024.05.08 15:35
최근연재일 :
2024.06.30 19:00
연재수 :
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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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글자수 :
309,045

작성
24.06.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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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챕터 10 장벽을 넘다.

DUMMY


츠르르르-


데저트 웜의 새끼들은 느리면서도 확실하게 옥죄어왔다.

사람들은 뒤가 없는, 포위된 형국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아까보다 절망적이지 않았다.

마법사들이 가세한 덕분에 흙벽을 무너뜨리는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어쩌면 데저트 웜이 돌아오기 전에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사람들을 움직이게 했다.


“무리하게 나서지 말고 가까이 오는 놈만 처리해라!”


마커스 아테움 대령이 그렇게 말하며 오러 블레이드를 발동시켰다.


사악!


마커스 아테움 대령의 검과 천천히 다가오던 데저트 웜 새끼가 충돌했다.

이제 막 알에서 나온 새끼라서 그런 건지, 데저트 웜 새끼의 가죽은 그렇게 단단하지도 질기지도 않았다.

가위로 종이를 자르듯, 간단하게 잘려나갔다.

문제는···.


파앗!


데저트 웜 새끼의 몸에서 녹색의 연기가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치이이익!

“헉! 갑옷이! 다들 물러나!”


데저트 웜 새끼의 몸에서 튀어나온 녹색 연기에 닿은 갑옷이 녹아내렸다.

놀란 마커스 아테움 대령이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한발 늦고 말았다.


치이이익!

“으아아악!”


기사 중에 누군가가 데저트 웜 새끼를 베어냈다.

데저트 웜 새끼의 몸에서 튀어나온 녹색 연기가 기사의 얼굴에 닿았다.

기사의 얼굴이 녹아내리는가 싶더니 이내 피부가 사라지고 구멍 뚫린 두개골이 드러났다.


“헉!”


기사가 순식간에 죽는 것을 본 사람들이 일제히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물러날 곳이 없었다.

흙벽 뚫는데 열중하고 있던 용병들 그리고 마법사들과 부딪히고 말았다.


“무슨 일이야?”

“차, 찰스가··· 죽었어.”

“저 괴물 새끼의 몸에서 나오는 녹색 연기에 닿으면 안 돼. 닿는 순간 몸이 녹아버린다고!”


절망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희망의 자리를 빼앗았다.

절망은 전염성이 강했다.

이제는 두개골마저 다 녹아서 목 없는 시체처럼 보이는 찰스를 본 용병들과 마법사들은 흙벽을 부수는 것도 잊어버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천천히 다가오는 데저트 웜 새끼의 먹이가 되거나 찰스처럼 죽을 것이다.

그렇게 절망에 빠져 죽을상이 된 사람들 속의 누군가가 말했다.

그 누군가는 권상혁이었다.


“저 녹색 연기에 닿지만 않으면 됩니다.”


마커스 아테움 대령이 말했다.


“그걸 누가 몰라!”


권상혁이 하미온 마법사를 쳐다보았다.


“마법으로 방어막을 만들 순 없습니까?”

“마법 방어막? 만들 순 있지만···.”


마법 방어막의 경우, 마법을 발동시키는데 많은 마나가 소모된다.

그리고 마법을 계속 유지시키는데도, 많은 마나가 소모된다.

여기 있는 마법사들로는 1분도 유지하기 힘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에서 깨어나는 데저트 웜 새끼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또 1분 안에 지상으로 통하는 통로를 파낼 것 같지 않았다.


“그러면··· 바람은 어떻습니까?”

“바람?”

“독성이 강하긴 하지만 기체잖습니까? 조금 센 바람이 분다면··· 밀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람으로 밀어낸다?”


윈드커터처럼 적에게 상처를 내는 공격 마법의 경우, 역시나 소모되는 마나의 양이 크다.

단순히 바람만 발생시키는 마법은, 비교적 빨리 발동시킬 수 있고 마나의 소모도 크지 않았다.


“정말로 조금 센 바람으로 밀어낼 수 있을까?”


권상혁의 말만 믿고 바람 마법을 발동시켰다가 통하지 않으면 마나만 소모한 꼴이 된다.


“확인해보죠.”


권상혁이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권상혁의 검이 천천히 다가오는 데저트 웜 새끼를 갈랐다.


파앗!


이번에도 데저트 웜 새끼의 몸에서 녹색 연기가 튀어나왔다.

뒤에서 준비 중이던 하미온 마법사가 바람 마법을 발동시켰다.

권상혁이 말한 대로, 녹색 연기는 바람을 타고 뒤로 밀려나갔다.


“됐다! 통한다!”


그 모습을 보고 기뻐하는 사람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하미온 마법사가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


“이렇게 되면 우리 마법사들은 흙벽을 뚫는 일을 도울 수 없다.”


권상혁이 말했다.


“그거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역할을 바꾸면 됩니다.”

“역할을 바꾼다고?”

“기사님들이 용병들을 도와 흙벽을 뚫어주십시오. 데저트 웜의 새끼는 우리 플레이어들이 맡겠습니다. 마법사님들은, 마법으로 바람을 계속 날려주시면 됩니다.”

“음-”


데저트 웜 새끼는 그렇게 강하지도, 또 죽이기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사람의 뼈와 갑옷을 녹일 정도로 지독한 독성을 가진 녹색 연기가 문제였을 뿐이다.

그 녹색 연기만 해결된다면 플레이어들만으로도, 데저트 웜 새끼를 처리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하면 되겠군. 시간 없으니, 바로 시작하지.”


마커스 아테움 대령과 하미온 마법사는 권상혁의 말대로 하기로 했다.

그때부터는 모든 것이 일사천리였다.

마법사보다 육체능력이 뛰어나고 오러까지 쓰는 기사들이 흙벽파기에 합류하자, 흙벽이 더 빨리 파졌다.

플레이어들의 경우···.


“헉! 레벨이! 그것도 2개나 올랐어!”


데저트 웜 새끼는 고블린보다 약했다.

그런데 경험치는 고블린 아니 오크보다 월등히 많이 줬다.

플레이어들의 레벨이 폭발적인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급속하게 올라갔다.


“아자! 나도 감각 10개다!”


자기보다 먼저 오러를 스킬로 등록한 올리버와 박은비를 부러워하던 한태경이 주먹을 쥐며 기뻐했다.


“피터, 여기 좀 맡아줘.”


피터에게 자신의 자리를 맡기고 뒤로 물러나는 한태경.

감각 스텟이 [20]이 되는 걸로 오러를 스킬로 등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감각 스텟을 [20]까지 높인 후 오러 브리드를 연공해야 오러를 스킬로 등록할 수 있었다.

또 이 작업에 약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후우~”


한태경이 살짝 긴장한 얼굴로, 아케인 오러 브리드를 연공했다.

천천히 움직이는 데저트 웜 새끼를 상대하면서도 여유가 있었던 피터가 부럽다는 표정으로, 한태경을 힐끔 쳐다보았다.


‘시간 낭비를 최소화한다.’


여유가 있었다면 고블린이나 오크를 상대할 때처럼 데저트 웜 새끼를 무력화한 후 플레이어들에게 던져줬을 것이다.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언제 데저트 웜이 돌아올지 모른다.

탈출구를 다 뚫기 전에 데저트 웜이 돌아오면··· 죽음을 면하기 어려웠다.

그 전에 데저트 웜 새끼의 숫자라도 줄여놔야 했다.

운이 좋아서, 데저트 웜이 돌아오기 전에 부화한 새끼들을 다 처리한다면 흙벽파기를 도울 것이다.


“하압!”


권상혁이 기합을 지르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마법사들이 만들어낸 바람 영역을 벗어나지 않았다.

데저트 웜의 새끼가 상처 입을 때마다 튀어나오는 녹색 연기가 무서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상혁은 달랐다.

높은 민첩 스텟 덕분에 녹색 연기를 피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런 자신의 능력을 믿고, 바람 영역 밖에 있는 데저트 웜 새끼들을 빠르게 정리했다.


“크로우라는 저 플레이어는 대체 뭐지?


마나 관리를 하면서 적당한 세기의 바람 마법을 발현시키고 있던 하미온 마법사의 시선이 권상혁에게로 향했다.

권상혁은 다른 플레이어들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었다.

아니 다른 플레이어는 비교 대상이 아니었다.

권상혁의 비교 대상은 기사다.

그것도 평범한 기사가 아닌 콤트라 대위나 마커스 아테움 대령과 비교해야 할 정도였다.


‘일단 이곳을 벗어나기만 하면···.’


마탑의 힘을 써서라도, 권상혁을 마탑으로 데려갈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하미온 마법사만이 아니었다.


‘크로우라···. 저토록 뛰어난 인재를 그동안 알아보지 못했다니···.’


마커스 아테움 대령을 비롯한,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권상혁이 다른 플레이어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아자! 나도 이제 오러 플레이어!”


오러를 스킬 등록 및 활성화시키는데 성공한 한태경이 환호성을 질렀다.


“으하하하! 전체 스텟이 다 올랐어!”


오러 스킬의 레벨을 높이자, 힘을 비롯한 모든 스텟이 동반상승했다.


“이게 바로 오러 맛! 가만!”


선물 받은 아이처럼 기뻐하던 한태경의 머리에 의문이 깃들었다.

그 의문이란···.


‘아케인 오러 브리드! 오러를 느끼게 해준 아케인 오러 브리드는 왜 스킬로 등록되지 않은 거지? 그리고 검술!’


권상혁은 오러만 쓰지 않았다.

알턴이 그동안 알려준 검술을 스킬로 사용했다.

권상혁이 했다는 것은 한태경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숨겨진 조건이 있을 것이다.

오러의 경우, 감각 스텟이 [20]을 넘고 오러 브리드를 연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것처럼 아케인 오러 브리드나 검술을 스킬로 등록하는데도, 숨겨진 조건이 있을 것이다.


‘크로우 형은 그 조건을···.’


알고 있다.

지금이야 상황이 상황인지라 알려달라고 하기도 뭐하고.

알려준다고 해도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지금의 상황만 벗어나면···.


‘그래. 크로우 형이랑 내가 남도 아니고.’


권상혁과 자신이 대단히 가까운 사이라고 착각하며 김칫국부터 마시는 한태경.


“태경! 어서 교대해줘.”

“뭐? 피터 너 벌써 감각 스텟 20 찍었어?”

“흐흐흐.”


한태경이 아케인 오러 브리드로 오러를 각성하는 동안, 데저트 웜 새끼들을 잡아 레벨을 올린 피터.

이제 비밀 아닌 비밀이 된, 오러를 스킬로 등록하는 방법을 알게 된 피터 역시 레벨이 오를 때마다 감각 스텟을 높였다.

그리하여 오러를 느낄 수 있는, 감각 스텟 [20]을 달성했다.


“오케이! 내가 확실하게 지켜줄 테니까, 얼른, 오러를 스킬로 등록해. 오러 맛이! 이렇게 달달한지 몰랐다. 피터 너도 이 달달한 맛을 봐야지?”


그렇게 한태경과 피터가 서로의 자리를 바꿨다.


“후~”


호흡을 고르며 주변을 살피는 권상혁.


“부화한 새끼들은 대충 정리가 된 건가?”


권상혁이 진심을 다한 덕분에 대부분의 데저트 웜 새끼들이 처리되었다.

아직 남아 있는 데저트 웜 새끼들은 플레이어들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이 망할 알들이 언제 깨어날지 모르니···.”


부화한 새끼들보다 남아 있는 알이 몇 십 배 아니 몇 백 배 더 많았다.

언제 다른 새끼들이 알을 깨고 나올지 모른다.

아무리 느리게 움직이는 데저트 웜 새끼라고 해도, 부화가 된 상태와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처리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


원래는 부화한 데저트 웜 새끼들을 처리한 후 흙벽파기를 도우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다.

언제 부화할지 모르는 데저트 웜의 알들부터 파괴하기로.


“하아압!”


잠깐의 휴식으로 에너지를 회복한 권상혁이 기합과 함께 냉혹한 참격을 발동시켰다.

권상혁 주변에 있던 데저트 웜의 알들이 파바박! 하고 깨졌다.

한순간에 수십 개의 알들을 파괴한 권상혁이 다른 알들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려고 할 찰나.


우르르르릉!!!!


지하 공터가 흔들렸다.


“응?”


곧이어 지하 공터의 천장이 열렸다?

그 열린 공간에서···.


투두두둑!


뭔가가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이건···.”


큼직큼직하게 조각난 자이언트 스콜피온 수십 마리의 사체였다.

느낌이 좋지 않았던 권상혁이 자이언트 스콜피온의 사체를 쏟아내는 구멍을 올려다보았다.


우우우우우웅!!!!


그 구멍에서 분노어린 진동이 울려 퍼졌다.

다른 먹이를 구해오느라, 자리를 비웠던 데저트 웜이었다.

수십 마리의 자이언트 스콜피온의 사체를 쏟아내던 구멍이 확장되는가 싶더니 거대한 데저트 웜의 머리가 튀어나왔다.

눈이 없는 데저트 웜의 머리는 자신의 새끼와 알을 파괴한 권상혁이 보인다는 듯, 권상혁을 향해서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입을 쩌억! 하고 벌렸다.

권상혁의 몸이 그 거대한 입안으로 쑤욱! 하고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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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챕터 10 장벽을 넘다. NEW 8시간 전 14 0 14쪽
53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9 23 1 12쪽
»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8 30 0 12쪽
51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7 35 0 11쪽
50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6 34 0 13쪽
49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5 40 0 14쪽
48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4 44 0 13쪽
47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3 52 1 12쪽
46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2 48 1 12쪽
45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1 51 1 12쪽
44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0 56 2 13쪽
43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19 61 2 14쪽
42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8 68 1 11쪽
41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7 70 1 12쪽
40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6 72 1 12쪽
39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5 72 3 17쪽
38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4 79 1 16쪽
37 챕터 7 오크의 계획 +1 24.06.13 81 3 17쪽
36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2 92 3 13쪽
35 챕터 7 오크의 계획 +1 24.06.11 96 2 11쪽
34 챕터 6 2차 테스터 24.06.10 98 2 12쪽
33 챕터 6 2차 테스터 24.06.09 97 2 12쪽
32 챕터 6 2차 테스터 24.06.08 104 2 13쪽
31 챕터 5 스킬Ⅱ 24.06.07 109 2 12쪽
30 챕터 5 스킬Ⅱ 24.06.06 103 3 11쪽
29 챕터 5 스킬Ⅱ 24.06.05 101 2 12쪽
28 챕터 5 스킬Ⅱ 24.06.04 104 2 12쪽
27 챕터 5 스킬Ⅱ 24.06.03 109 1 13쪽
26 챕터 5 스킬Ⅱ 24.06.02 111 2 12쪽
25 챕터 4 스킬 24.06.01 11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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