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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남작 님의 서재입니다.

플레이어 시스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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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선e
작품등록일 :
2024.05.08 15:35
최근연재일 :
2024.06.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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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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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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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챕터 7 오크의 계획

DUMMY


‘아머드는··· 패스.’


에릭손 자작을 능가하는 오크 로드를 감지하자마자, 기갑 병기를 소환하려고 했다.

하지만 소환할 수 없었다.

단순히 정체가 발각될 것을 우려해서가 아니다.

까닥하다가 죽을 판인데, 기갑 병기를 소환할 수 있다는 것이 발각되면 어떤가.

일단 살고 봐야지.

기갑 병기를 소환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너무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17미터나 되는 기갑 병기를 소환하면 사람들이 밟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기갑 병기의 탄환이 바닥난 상태다.

공격 수단은 레드썬 블레이드, 하나 밖에 없다. 또 에너지 방어막도 얼마 남지 않았다.

기갑 병기를 소환하는 것과 동시에 오크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기갑 병기로 뭔가를 해보기도 전에 에너지 방어막이 바닥나고 기갑 병기가 파괴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기갑 병기에 타고 있는 권상혁 역시···.

이렇게 어떻게 될지 뻔히 보이는데, 기갑 병기를 소환할 순 없다.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일단 가장 화력이 높은 마법사들부터 구해야 한다.

마법사들이 무사하면 전세를 뒤집을 수도 있다.

아니 전세를 뒤집는 것은 어려워도, 상황을 조금이나마 호전시킬 순 있다.

그렇게 판단한 권상혁은, 그동안 숨겨왔던 스킬을 드러내기로 했다.


“쿠가?!”


지구의 다양한 언어는 물론이고 이계의 언어도 알아들을 수 있었다.

플레이어 시스템 덕분이다.

하지만 몬스터로 분류되는 오크의 말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래도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는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아마도 눈앞의 오크는 ‘네까짓 것이 내 공격을 [막아?!]’ 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래. 막았다. 그리고···. 스파이럴 피어싱!”


권상혁의 외침과 함께 오크 워리어의 몸에 구멍이 뚫렸다.

그야말로 찰나에 일어난 일이다.

오죽하면 오크 워리어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몸에 난 구멍을 쳐다볼까.


“크···록···.”

쿵-


오크 워리어는 뭔가 말을 하려고 하다가 끝내 다 말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에콜!”


뒤늦게 동족이 쓰러진 것을 알아차린 오크 워리어들이 괴성을 지르며 권상혁에게로 몰려왔다.

기사라고 해서 다 같은 기사가 아니다.

기사 사이에서도 실력의 차이는 존재했다.

이건 오크 워리어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에 있는 오크 워리어들은 기사의 실력 등급으로 따지면 오러 엑스퍼트 중급 수준이다.

그런 오크 워리어 5마리가 권상혁을 공격했다.


“철벽!”


권상혁이 발동시킨 철벽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방어 스킬이다.

그렇다고 방패가 있어야지 발동시킬 수 있는 스킬은 아니다.

철벽이라는 이름과 달리 검을 비롯한 공격용 무기로 발동시키는 방어 스킬이다.

애초에 이 스킬은, 알턴이 다른 기사의 공격을 검으로 막는 것을 보고 흉내 낸 것이다.

혼자서는 습득할 수 없는 방어 스킬로, 한태경의 협조로 습득한 방어 스킬이다.

한태경은 그 사실을 모르지만.


어쨌든, 알턴이 해당 기술을 펼칠 때는 자신의 검으로 다른 교관의 무기를 막는 형태였다.

그런데 권상혁의 스킬로 등록되면서 형태가 달라졌다.

권상혁이 ‘철벽’ 이라고 외치는 순간 권상혁 몸 앞에 투명한 방어막이 생성되는 형태로.


콰아앙!!!!!


집중된 오크 워리어들의 공격은 철벽의 투명한 방어막을 뚫지 못했다.


“타앗!”


권상혁이 기합을 지르며 지면을 박찼다.

하늘로 부웅! 하고 떠오른 권상혁이 순식간에 오크 워리어들의 뒤로 착지했다.


“냉혹한 참격!”


권상혁이 쥐고 있던 검에 덧씌워져 있던 오러 블레이드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권상혁이 자리를 바꾸면서 등을 보이게 된 오크 워리어들.

권상혁의 오러 블레이드가 오크 워리어들의 등을 갈랐다.


푸앗-


기괴한 소리와 함께 오크 워리어들의 등에서 피가 튀었다.

오크 워리어들의 잘린 몸들이 땅바닥으로 철퍼덕- 하고 떨어졌다.

제법 실력 좋은 기사도 하기 힘든, 놀라운 공격이다.

그런데 그 놀라운 일을 해낸 권상혁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뜻 모를 소리를 내뱉었다.


“스킬명을 꼭 소리 내서 말해야만 발동된다니···.”


권상혁 덕분에 목숨을 구한 하미온 마법사는 물론이고 권상혁의 돌발행동을 보고 있던 알턴 등등이 입을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다들 뭐하는 거야?! 정신 차려! 고블린이 몰려온다!”


사람들을 일깨운 것은,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은 권상혁이다.


“핫!”


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람들이 고블린들의 공격에 대응했다.


“명예로운 기사들을 위하여!”


권상혁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하미온 마법사가 뜬금없이 소리쳤다.

하지만 그건 그냥 외치는 말이 아니었다.

의지와 뜻을 품은 외침이었다.

마법사들은 하미온 마법사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바로 알아들었다.

마법사들이 급하게 마법 주문을 외웠다.

권상혁의 활약 덕분인지, 아까처럼 허공에서 튀어나오는 오크 워리어는 없었다.


콰아아아앙!!!!

쩌저저적!!!!


한순간에 마법이 완성되었다.

허공에서 생성된 불 덩어리와 얼음 덩어리가 기사들을 밀어붙이고 있던 오크들 사이에 떨어졌다.

마법 공격을 당한 오크들이 속절없이 쓰러졌다.


“용병들이여! 나와 함께 길을 열어라!”


알턴이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듯, 고블린 무리를 향해서 몸을 던졌다.

용병들도 기다렸다는 듯, 고블린 무리를 향해서 돌진했다.


“우리도 가자!”


권상혁이 그렇게 말하며 고블린 무리로 달려갔다.

한태경을 비롯한 플레이어들과 마법사들이 권상혁의 뒤를 따랐다.


강제 동원된 용병들은 기사들만큼은 아니지만 오러를 사용할 줄 안다.

또 마경의 지리와 몬스터 사냥에 이골이 난 사람들이다.

그런 용병들에게 고블린은 장난감이나 마찬가지였다.


“고블린의 수가 제법 많다. 다들 체력 안배 잘해.”

“누굴 햇병아리로 아나.”

“우리 중에 그런 기초적인 것도 모를 정도로 멍청한 놈은 없다고.”


용병 스미스의 말처럼 고블린의 수가 많았다.

그것만 제외하면 문제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수천 마리나 되는 고블린들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마하람으로의 길을 뚫는 것이 목적이었던 용병들은 문제될 것 같은 고블린만 적당히 상대했다.


문제는 플레이어들이었다.

용병들에 비하면 경험도 적고 시야도 좁은 플레이어들은 체력 안배를 할 여유도 없었다.

그저 눈에 보이는 고블린을 공격하고 또 공격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플레이어들의 체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었다.


“하악- 하악-”


용병들은 그걸 보고도 도와주지 않았다.

아니 도와줄 수 없었다.

용병들이 여유가 있다고 하지만 플레이어들을 챙길 만큼은 아니었다.

플레이어들을 도와주려고 하다가 용병들이 위험해질 판이다.

또 이번 일에 강제 동원된 것에 불만을 품고 있기도 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플레이어들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근데 저 플레이어는···.”


플레이어라고 다 같은 수준은 아니었다.

까마귀 떼 속의 백로 같은 플레이어가 있었다.

권상혁이다.

마법사들을 위협하던 오크 워리어들을 한순간에 처리한 권상혁은 용병들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용병보다 한참 떨어지는 플레이어들이 희생 없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권상혁이 적절한 순간에 손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용병들처럼 아니 용병들보다 더 여유가 있고 시야도 넓었던 권상혁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가면 마경을 벗어난다! 다들 조금만 더 힘을 내라!”


알턴이 사기 진작을 위해서 그렇게 소리쳤다.

하지만 마경을 벗어나려면 한참 멀었다.

게다가 발목을 잡는 고블린의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망할 고블린 놈들! 어디서 계속 나오는 거야? 역시 땅굴인가?”


그동안 고블린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은, 땅굴에 숨어 있어서다.

지금 모습을 보이는 고블린들은 그 땅굴에서 계속 튀어나오는 것이다.

알턴은 그렇게 생각하며 무너진 장벽이 있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땅굴은 단순히 몸을 숨기기 위한 곳이 아니다.

고블린들은 땅굴로 뭔가를 획책하려고 했다.

지금 당장은 눈앞의 고블린들을 상대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게 뭔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다행히 땅굴의 존재를 알아차린 에릭손 자작이 발이 빠른 기사들을 먼저 보내 땅굴의 존재를 알렸다.

지금쯤이면 먼저 출발한 기사들이 마하람에 도착했을 것이다.

그 말인즉 땅굴의 확인 및 선발대의 지원을 위해 일단의 병력이 출발했다는 뜻이다.

그 지원 병력이 올 때까지 버티면 된다.

꼭 무너진 장벽이 있는 곳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알턴은 그렇게 되뇌며 거치적거리는 고블린들을 베고 또 베었다.


“찝찝해.”


고블린를 아무리 잡아도 레벨이 오르지 않던 권상혁은, 사냥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다른 플레이어들을 돕는데 집중했다.

고블린이 약한 탓에 어렵지 않았다.

고블린의 숫자가 제법 많지만 큰 피해 없이 마경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감이 더 커졌다.


‘왜지? 왜 이렇게···. 아! 오크!’


오크 무리가 먼저 공격해 온 후 후방에서 고블린 무리가 몰려왔다.

오크와 고블린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연계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오크 중에는 에릭손 자작을 압도하는 오크 로드가 있다.

오크 로드가 마음만 먹으면 발목을 잡고 있는 에릭손 자작을 죽이거나 따돌린 후 마법사들과 플레이어들을 공격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오크 로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법사 등등을 그냥 방치하는 느낌이다.

어디 갈 때까지 가보라는 듯.


‘오크 로드가 괜히 저러는 게 아닐 텐데. 오크 로드는 뭘 꾸미고 있는 거지?’


암만 생각해도, 오크 로드가 무슨 의도로 저러는지 알 수 없었다.


“쯧-”


이래저래 답답했던 권상혁이 잡념을 떨쳐내듯, 머리를 흔들었다.


“일단은 눈앞의 고블린에게 집중하자.”


지금은 오크 로드의 속셈을 알아보겠다고 딴 생각을 하며 집중력을 분산시킬 때가 아니다.

한태경을 비롯한 사람들을 돕는데 집중할 때다.

오크 로드의 꿍꿍이가 뭔지 모르겠지만 그 일이 닥치면 그때 대응하면 된다.


“키키키!”


고블린 특유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고블린을 상대로 여유를 보이던 용병들이 다급하게 외쳤다.


“젠장! 홉고블린이다!”


오크 중에도 오러를 각성한 오크가 있듯이, 고블린 중에도 오러를 각성한 고블린이 있다.

사람들은 그 고블린을 홉고블린이라고 불렀다.

일반 고블린은 평범한 사람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하지만 오러를 각성한 홉고블린은 아니다.

일반 고블린보다 머리하나 정도 더 큰 홉고블린은 재빠른 몸놀림 때문에 기사도 상대하는데 애를 먹었다.

그런 홉고블린이 등장했다.


“그놈은 내가 맡죠.”


권상혁이 홉고블린에게로 몸을 날렸다.


“키키키!!!!”


홉고블린은 한 마리가 아니었다. 모습을 드러낸 홉고블린은 4마리다.

그 4마리의 홉고블린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며 권상혁을 공격했다.


※ ※ ※ ※


“왜 이러지?”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엘그레온 마법사는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얼마 전에도 이런 느낌을 받았었다.

그 얼마 전이란, 거대한 뿌리와 다수의 몬스터들이 마하람 장벽을 공격했을 때를 말한다.


“설마?!”


그때의 일이 또 반복되는 걸까?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엘그레온 마법사가 마법을 발현시켰다.

엘그레온이 알고 있는 마법 중에는 먼 거리를 보게 해주는 마법이 있다.

처음에는 무너진 장벽을 살폈다. 다행스럽게도 무너진 장벽에는 문제가 없었다.

엘그레온은 더 많은 마나를 사용하며 마법의 범위를 확장했다.


“저건!”


엘그레온의 눈에 오크와 고블린에게 공격당하는 선발대가 보였다.

불안의 이유를 알게 된 엘그레온이 집무실을 박찼다.

엘그레온이 향한 곳은, 엔더슨 사령관의 집무실이다.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부관을 재친 엘그레온이 노크도 하지 않고 집무실의 문을 열었다.


“엔더슨 사령관! 선발대가 위험하네! 마경으로 지원부대를 보내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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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6 21 0 13쪽
49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5 31 0 14쪽
48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4 35 0 13쪽
47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3 46 0 12쪽
46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2 43 1 12쪽
45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1 45 1 12쪽
44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0 51 2 13쪽
43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19 56 2 14쪽
42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8 61 1 11쪽
»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7 65 1 12쪽
40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6 65 1 12쪽
39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5 66 3 17쪽
38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4 70 1 16쪽
37 챕터 7 오크의 계획 +1 24.06.13 70 3 17쪽
36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2 82 3 13쪽
35 챕터 7 오크의 계획 +1 24.06.11 84 2 11쪽
34 챕터 6 2차 테스터 24.06.10 85 2 12쪽
33 챕터 6 2차 테스터 24.06.09 85 2 12쪽
32 챕터 6 2차 테스터 24.06.08 92 2 13쪽
31 챕터 5 스킬Ⅱ 24.06.07 96 2 12쪽
30 챕터 5 스킬Ⅱ 24.06.06 90 3 11쪽
29 챕터 5 스킬Ⅱ 24.06.05 89 2 12쪽
28 챕터 5 스킬Ⅱ 24.06.04 94 2 12쪽
27 챕터 5 스킬Ⅱ 24.06.03 96 1 13쪽
26 챕터 5 스킬Ⅱ 24.06.02 98 2 12쪽
25 챕터 4 스킬 24.06.01 104 2 12쪽
24 챕터 4 스킬 24.05.31 101 1 13쪽
23 챕터 4 스킬 24.05.30 11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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