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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남작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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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허풍선e
작품등록일 :
2024.05.08 15:35
최근연재일 :
2024.06.30 19:00
연재수 :
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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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0
추천수 :
110
글자수 :
309,045

작성
24.06.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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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챕터 10 장벽을 넘다.

DUMMY


데저트 웜.

그것은 고대의 기록에만 존재하는, 그야말로 전설의 몬스터다.

루소 왕국이 건국된 지 800여년이 되었지만 데저트 웜을 실제로 본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데저트 웜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고대인이 상상으로 만들어낸 허구가 아닐까 하는 말도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보니 데저트 웜은 상상의 산물이 아니었다.

실존하고 있었다.

그것도 바로 눈앞에.


머리에서 꼬리까지 3미터나 되는 자이언트 스콜피온을 개미처럼 작아보기에 만드는 데저트 웜의 크기가 가늠되지 않았다.

왜?

너무 거대하기도 했고 또 모래바닥 위로 모습을 드러낸 부분이 전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모래바닥 위로 드러난 부분만 63빌딩과 비슷해보였다.

말이 되는가.

63빌딩과 비슷한 크기의 생물체라니!

게다가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모래바닥 위로 드러난 부분만 그 정도였다.

보이지 않는, 모래바닥 아래에 숨겨진 크기는 또 얼마나 될지···.


“ㅈ 됐다.”


20마리의 자이언트 스콜피온들만 해도 미칠 노릇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대단한 데저트 웜까지 나타났다.

누군가의 말대로, 신이 그냥 다 죽으라고 고사를 지낸 것이 분명하다.


꿀꺽-


데저트 웜의 거대한 모습에 압도된 누군가가 마른 침을 삼켰다.

죽음을 예고하는 침묵이 내린 탓일까?

평소라면 잘 들리지도 않았을, 침 삼키는 소리가 천둥처럼 크게 들렸다.


슈아아아!


데저트 웜이 움직였다.

하늘을 향해서 ‘1’ 자로 뻗었던 데저트 웜이 ‘∩’ 자로 숙이며 진공청소기처럼 모래위의 생명체들을 빨아들였다.


“으헉!”


다들 데저트 웜에게 압도되어 얼어붙은 걸까?

입으로만 비명을 지를 뿐, 발을 움직여서 도망치지 않았다.

멀러서 보면 데저트 웜에게 스스로를 바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어?”

“뭐, 뭐야?”


데저트 웜이 움직일 때만 해도 다들 죽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권상혁을 비롯한 사람들은 멀쩡히 살아있었다.

데저트 웜의 입안으로 빨려 들어간 것은··· 20마리의 자이언트 스콜피온이었다.


빠가각! 빠가각!


단단한 뭔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소름이 돋았던 사람들이, 일제히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소름끼치는 소리는, 데저트 웜의 입에서 나는 소리였다.

사실 데저트 웜의 머리에는 다른 부위 그러니까 눈이나 코 그리고 귀가 없었다.

오로지 입 하나였다.

평소에는 닫혀 있는 그 입이 열리자, 그 입안에 수천 개는 될 것 같은, 뾰족한 송곳처럼 생긴 이빨들이 빽빽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이빨들이 물결치듯 움직이며 뭔가를 씹고 있었다.

그 뭔가는 방금 흡입한 20마리의 자이언트 스콜피온이다.

자이언트 스콜피온은 외피가 강철보다 단단하다.

오러 엑스퍼트 상급인 마커스 아테움 대령도 작은 상처를 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 자이언트 스콜피온의 단단한 외피가 달고나처럼 부서지고 있었다.

데저트 웜이 20마리의 자이언트 스콜피온을 다 먹는데 걸린 시간은 한순간이었다.

그 증거로, 듣는 것만으로 소름이 돋았던 깨먹는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이제 우리 차례인가?”


데저트 웜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분명 데저트 웜에게는 눈이 없었다. 그런데도 이쪽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지금이라도 아머드를 소환해서 부스터를 작동시키면···.’


다른 사람들처럼 권상혁 역시 데저트 웜에게 압도당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도망칠 생각조차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까부터 도망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어? 뭐지? 왜 아직 이러고 있지? 왜 아머드를 소환하지 않았지?’


머릿속에서는 기갑 병기를 진즉에 소환했다.

그런데 정작 입을 열고 ‘출고’ 라는 말은 못하고 있었다.

꼼짝없이 죽을 판이다.

그런데 왜 출고라는 그 간단한 말을 안 하고 있는지, 스스로가 이해되지 않았다.


‘혹시?!’


권상혁의 시선이 ‘1’ 자로 우뚝 서 있는 데저트 웜으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자이언트 스콜피온이 이상했다.

자이언트 스콜피온도 도망치고자 했으면 도망칠 수 있었다.

그래도 잡아먹혔겠지만···.

20마리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도망쳤다면 몇 마리는 도망칠 수 있었다.

그런데 20마리의 자이언트 스콜피온 전부가 도망은커녕 꼼짝을 하지 않았다.

권상혁은 그 이유가 데저트 웜 때문이라고 봤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데저트 웜이 자체적으로 발산하는 뭔가로 인해서 먹이로 지정된 대상이 도망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을 했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의 상황이 말이 되지 않았다.


‘어서! 출고라는 말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출고라는 말을 할 수 없었던 권상혁은 의지를 집중시켜, 기갑 병기를 소환하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따지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이러다가 진짜 죽을 것 같았다.


푸사사사사!


방금 전까지만 해도 권상혁을 비롯한 인간들을 잡아먹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던 데저트 웜이 모래 바닥 안으로 사라졌다.

자이언트 스콜피온 20마리로 배가 부른 걸까?


“사, 살았다.”


이유가 뭐든, 데저트 웜이 사라지자, 다들 안도하며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았다.

데저트 웜이 눈에 보일 때만 해도, 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뜻대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고 말도 뜻대로 할 수 있었다.

지금이라면 출고라는 말을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기갑 병기를 소환한 것은 아니었다.

살았다는 안도감을 느끼면 한숨부터 돌렸다.

기갑 병기를 소환했어야 했는데···.


수우우우우!


배수로에서 물이 빠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사람들이 모래바닥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으아악!”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난무했다. 빨려 들어가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어찌나 빠른지 저항 같은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권상혁이 기갑 병기를 소환할 엄두도 내지 못했으니 다른 사람은 어떠했겠는가.


“머, 멈췄다.”


누군가의 말대로, 아래로 빨려 들어가던 것이 멈췄다.


“대체 여기가 어디야?”


이래저래 불안했던 사람들이 주변을 살폈다.

사람들이 도착한 곳은, 거대한 지하 공터였다.


“일단···.”


정신을 차린 하미온 마법사가 마법으로 빛의 구체를 만들어냈다.

다른 마법사들도 다급하게 빛의 구체를 만들어냈다.

그제야 지하 공터를 제대로 살필 수 있었다.

지하 공터는, 생각 이상으로 높고 넓었다.

지하 공터가 어찌나 높고 넓은지, 작은 도시 하나를 세워도 될 것 같았다.


“헉!”


마법사들이 여기저기에 띄워놓은 빛의 구체를 의지하며 주변을 살피던 누군가가 기함을 토해냈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곳으로 향했다.


“으헉!”


그리고 보았다.


“저, 저게 뭐야?”


사람들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는 끈끈한 액체로 뒤덮여 있는 거대한 알이 있었다.

알의 크기가 사람보다 더 컸다.

그런 거대한 알이 하나가 아니었다.

빛의 구체로 볼 수 있는 시야의 한계가 있다 보니 지하 공터 전부를 살필 순 없었다.

빛의 구체를 중심으로 30~40미터까지만 살필 수 있었다.

빛의 구체를 최대한 멀리 퍼뜨렸다.

그리고 보았다.

수백 개의 알들을.

빛의 구체의 효과가 미치지 않는 곳까지 따지면··· 어쩌면 수천 개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람들이 기함을 토한 것은, 단순히 거대한 알 수백 개를 보아서가 아니었다.


츠르르르-


대부분의 알들은 알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 대부분에 속하지 않는 알들이다.

정확한 수를 알 수 없는 알들이 깨진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니 깨진 것이 아니라, 안에 있던 뭔가가 알을 깨고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

그것은··· 데저트 웜의 새끼였다.

크기만 축소시켜놓은, 데저트 웜과 똑같이 생긴, 2~3미터 정도 될 것 같은 작은(?) 데저트 웜들이 기괴한 소리를 내며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망할 데저트 웜! 우릴 괜히 여기로 끌고 온 게 아니었어!”

“우릴 지 새끼의 먹이로 끌고 온 거야!”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권상혁 등을 지하 공터로 끌고 온 데저트 웜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데저트 웜이 여기 있었다면 데저트 웜이 발산하는 그 특유한 기운이라고 해야 하나 파장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그 뭔가 때문에 꼼짝도 못한 상태로, 새끼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

데저트 웜의 새끼들은, 데지트 웜의 그 특유한 기운을 발산하지 않았다.


“어디로 가야하지?”


언제 데저트 웜이 나타날지 모른다.

괜히 새끼들을 상대한다고 시간을 끌다가 데지트 웜이 나타나면 그땐 정말 데저트 웜이나 그 새끼의 밥이 될 것이다.

데저트 웜이 없는 지금이 도망칠 유일한 기회다. 그런데 지상으로 향하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을 이곳까지 끌고 온 천장의 통로(?)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데저트 웜이 뭔가 수작을 부린 것 같다.


“일단 움직입시다. 여기 계속 있다가는···.”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 데지트 웜 새끼들의 먹이가 될 것 같았다.


파사삭-


뭔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사람들 근처에 있던 데저트 웜의 알이 깨졌다.

그 알에서 새끼 데저트 웜이 나왔다.


“빨리 저쪽으로!”


꼼꼼히 지하 공터를 살피던 마커스 아테움 대령이 어딘가를 가리켰다.

이것저것 따질 여유가 없었던 사람들이 그 방향으로 무작정 달려갔다.


파사삭!


사람들의 발소리가 알들을 자극한 걸까?

아니면 부화시간이 된 걸까?

지하공터 곳곳에 자리하고 있던 알들이 연속으로 깨지면서 새끼 데저트 웜들이 튀어나왔다.


“젠장! 막다른 곳이야!”


누군가의 말처럼 더 이상 길이 없었다.

그렇다고 이쪽으로 가자고 했던 마커스 아테움 대령을 원망할 수도 없었다.

아까 있던 자리에 계속 있었으면 새끼 데저트 웜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

어디로 가든, 일단 움직여야만 했다.


“언제까지 도망만 칠 겁니까? 싸워야 합니다.”


콤트라 대위가 말했다.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콤트라 대위가 마커스 아테움 대령을 쳐다보았다.


“그래, 얌전히 죽어줄 수는 없지.”


마커스 아테움 대령이 검을 뽑아들었다.

그게 신호라는 듯, 콤트라 대위를 비롯한 기사들이 각자의 무기를 뽑아들었다.

기사들은 팽팽하게 당겨진 시위 같은 분위기만 연출할 뿐, 새끼 데저트 웜을 공격하지 않았다.

마커스 아테움 대령의 공격 신호만 기다렸다.

기사들은 자신들의 죽음을 기정사실로 여기며 끝까지 싸울 분위기였다.

용병들은 달랐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완전히 포기할 수 없었던 용병들이 막힌 벽을 각자의 무기로 가격했다.

원래 벽처럼 느껴지던 흙이 무른지, 흙벽이 쉽게 뚫렸다.

그렇다고 새로운 통로가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무너진 흙벽 너머에 존재하는 것은 흙으로 된 새로운 벽이었다.

그래도 희망으로 삼기에는 충분했다.


“좋아! 조금만 더 파면···.”


용병들에 의해서 점점 커지는 구멍을 본 마커스 아테움 대령이 얼굴을 잠깐 찌푸렸다가 말했다.


“하미온 마법사, 용병들을 도와주게. 나머지는 새끼 데저트 웜을 막는다.”


희망이 생긴 사람들이 각자의 무기를 꽉 쥐며 각자 맡은 일에 열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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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챕터 10 장벽을 넘다. NEW 8시간 전 14 0 14쪽
53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9 23 1 12쪽
52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8 30 0 12쪽
»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7 36 0 11쪽
50 챕터 10 장벽을 넘다. 24.06.26 34 0 13쪽
49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5 40 0 14쪽
48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4 44 0 13쪽
47 챕터 9 오크의 계획Ⅲ 24.06.23 52 1 12쪽
46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2 48 1 12쪽
45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1 51 1 12쪽
44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0 56 2 13쪽
43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19 61 2 14쪽
42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8 68 1 11쪽
41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7 71 1 12쪽
40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6 72 1 12쪽
39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5 72 3 17쪽
38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4 79 1 16쪽
37 챕터 7 오크의 계획 +1 24.06.13 81 3 17쪽
36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2 92 3 13쪽
35 챕터 7 오크의 계획 +1 24.06.11 96 2 11쪽
34 챕터 6 2차 테스터 24.06.10 98 2 12쪽
33 챕터 6 2차 테스터 24.06.09 97 2 12쪽
32 챕터 6 2차 테스터 24.06.08 104 2 13쪽
31 챕터 5 스킬Ⅱ 24.06.07 109 2 12쪽
30 챕터 5 스킬Ⅱ 24.06.06 103 3 11쪽
29 챕터 5 스킬Ⅱ 24.06.05 101 2 12쪽
28 챕터 5 스킬Ⅱ 24.06.04 104 2 12쪽
27 챕터 5 스킬Ⅱ 24.06.03 109 1 13쪽
26 챕터 5 스킬Ⅱ 24.06.02 111 2 12쪽
25 챕터 4 스킬 24.06.01 11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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