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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탱안곰탱 님의 서재입니다.

레드 스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데굴곰
작품등록일 :
2020.02.13 10:35
최근연재일 :
2020.03.02 18:26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715
추천수 :
3
글자수 :
104,035

작성
20.02.13 10:41
조회
168
추천
1
글자
4쪽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DUMMY

앞으로 보이는 건 십여 대의 경찰차들로 만들어진 저지선.

바로 옆에는 내 관자놀이에 권총을 가져다 댄 이름 모를 남자가 윽박 지르고 있었다.


“그대로 밟아!”

“어차피 지나갈 수 없어!”

“그래도 밟아! 이래 죽나 저래 죽나 마찬가지야!”


나는 그의 지시에 따라 액셀 패달을 깊숙이 즈려밟았다.

화물 트럭의 엔진은 그르렁거리는 비명을 내뱉었고, 차량은 속도를 올려 경찰의 저지선을 향해 달려들었다.


“비켜!”


경찰차를 그대로 밀고 지나갈 생각으로 도로의 정중앙으로 차량을 몰았지만, 진행 방향으로 푸르스름한 빛을 내뿜는 반투명한 벽이 나타났다.


“젠장!”


조수석에 앉은 남자는 그걸 발견하자마자 혀끝을 차며 총을 회수해 홀스터에 꼽더니 차량의 문을 벌컥 열었다.

그러고 나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날렸다.

내가 다급히 브레이크 패달을 밟았지만, 그가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 뒤였다.

다시 고개를 정면으로 돌렸을 때 눈에 들어온 건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반투명한 벽이었다.


“씨발!”


쾅!

엄청난 굉음이 들리며 무언가가 안면을 덮쳤다.

아마 차량에 설치된 에어백이 터진 것이리라.



찰나에 정신을 잃은 모양인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전신을 두드리는 둔탁한 통증이었다.

정말 손가락 한마디 까딱 하기도 힘들 정도로 정신이 아득했다.


“끄으윽······.”


주인의 의지에 반해 움직이지 않으려는 육신의 고삐를 죄어 간신히 운전석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몸의 근육은 다시 발버둥치며 고삐를 걷어냈고, 나는 그대로 도로 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 순간에 몸을 말아 머리서부터 떨어져 크게 다치지 않다록 발버둥쳤다.


“아! 크윽······.”


어깨에서부터 퍼져나가는 둔탁한 통증에 다시 한 번 멀어지려는 정신을 붙잡고, 바닥을 기어 조금씩 앞으로 움직였다.

이대로 차량에 가까이 머무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었다.


‘차량이 5분 이상 움직이지 않으면, 자동으로 폭파할 거야.’


이름도 모르는 남자에게 차에 시동을 건 뒤 들은 말이었다.

범죄의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지만, 지독하기 그지없는 짓이다.

처음부터 위험한 일이라는 걸 알고도 승낙한 일이지만, 이렇게 꼬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선수금으로 받은 돈만 있어도 내 빚을 다 갚을 수 있다는 것에 장밋빛 미래를 그려볼 뿐이었다.


“운전자가 살아있다! 체포해!”


벌레처럼 도로 위를 기어가는 나를 발견한 경찰이 뒤쪽에서 고함을 내질렀다.

다급히 내쪽으로 가까워지는 발소리가 들려온 뒤, 누군가 내 등을 무릎으로 찍어 눌렀다.


“컥!”

“당신은 특별법에서 규정하는 국외 반출 금지 물질 운반 금지 조항을 위반했습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해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당신에게 불리한 일체의 증언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나를 깔아 뭉갠 채 내 팔을 뒤로 꺽어 수갑을 체우며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차가··· 폭발······.”


웬만한 총알 따위로는 흠집도 낼 수 없는 무거운 특수 장비를 걸친 성인 남성의 몸무게는 생각보다 육중했다.

하지만 나는 최대한 발버둥치며 간신히 몇 마디를 꺼냈다.


“가만히 있는 게 좋습니다. 반항할 경우, 도주의 의사가 있다고 판단해 강경 대응하겠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범죄자의 말 따위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내 손에 수갑을 체운 경찰이 나를 일으켜 세웠을 때, 나는 그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말을 내뱉을 수 있었다.


“멍청한 자식아, 차가 폭발할 거라고! 빨리 멀어져야 한다고!”


경찰은 내 경고에 살포시 눈살을 찌푸리더니, 귓가에 손을 올렸다.


“박 경위님, 범죄자가 차가 폭발할 거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머저리 같은 새끼야, 지금 보고하고 자빠져 있을 때가 아니라니까!”


나는 그에게 붙잡힌 오른팔을 빼내기 위해 몸을 비틀었다.

콰앙!

그때 바람이 공기를 가르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귓전을 때리고 지나간 뒤, 살벌한 열풍이 몰아닥쳤다.




보잘 것 없는 글이지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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