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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emmoke 님의 서재입니다.

(리) 리버싱 저스티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Golemmoke
작품등록일 :
2020.11.25 03:50
최근연재일 :
2021.02.04 12:2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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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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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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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Knumepsta: 은퇴

DUMMY

/「큭큭···. 큭큭큭큭!! 크하하하하!!」/

설마 진짜로 그 기술에 성공할까 봐 잔뜩 겁을 먹었던 대천사 케라넬이 안심을 함과 동시에 다리가 풀려 풀썩 쓰러졌고, 괜히 졸았던 게 쪽팔리고 무안해서 그걸 덮기 위해 시끄럽게 웃었다.

/「괜히 걱정했네···. 하긴, 그 기술은 그 강력한 ‘검은 숲의 제왕’조차 전쟁 당시 딱 두 번 쓰고 팔에 무리가 왔는데, 잔뜩 고장이 난 네 육신 따위로 그걸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아라크네는 두 팔 전부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적지 않는 충격을 받았다. 애초에 그 누구라도 사지가 생으로 터지는 고통, 그리고 불구가 되었다는 사실에서 생기는 정신적인 충격을 피할 순 없을 것이다.


그녀의 정신력이 많이 약해진 만큼 전체적인 힘 또한 같이 약해졌다. 하지만 아라크네는 겨우 여기서 주저앉을 순 없었다. 아직 여왕의 증표를 그녀의 두 딸에게 전해주지 못한 채로 목에 걸려있었고, ‘천신’의 주박 때문에 발생한 환각 때문에 죽여버린 무고한 사람들을 위한 그 어떠한 것도 아직 못 했기 때문이다.


/「비틀거리는 꼴이라곤, 정말 못 봐주겠네~. 거 정신력이 약해질 대로 약해져서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넌 한때 내 우상이었거든? 그래서 하는 부탁인데···.」/


풀썩


대천사 케라넬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기 위해 일부러 말도 좀 험하게 하고, 과장된 어투를 썼지만, 결국에는 울음이 터져 눈가에 눈물이 고인 채로 아라크네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더는 추하게 버둥거리지 말고, 내 손에 깔끔하게 성불해줬으면 좋겠어.」/

【/아···. 아 직···. 죽을 순 없어···./】

/「씨발, 사람 존나 짠해지게 왜 이 와중에 정신력이 팔 떨어지기 전보다 강해지는 건데······!」/


그는 뭔가 매우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쿵쿵 치더니, 이번에는 고개까지 조아리며 간절히 부탁하기 시작했다.

/「나도 알아!! 아라크네, 당신은 아직 성불하면 안 되는 거! 아직 네가 끝내지 못 한 일이 많다는 거 알아!! 근데, 내가 만약에 널 여기서 놓아준다고 쳐도, 나 이외의 다른 대천사의 추적을 피할 수 있을 거 같아?!」/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한 대천사 케라넬은 벌떡 일어나 무게중심도 못 잡아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한 아라크네에게 성큼성큼 다가간 후, 그녀의 다리를 차 넘어트렸다.


/「이거 봐!! 두 팔이 없으니까 그 비율도 안 맞는 기괴한 몸뚱아리를 제대로 감당하지도 못하잖아!! 심지어 ‘카다반 퍼프로펀’이라 평범한 방법으로 새 걸로 붙이지도 못해!! 그리고 손이 없으면 칼을 뭐 입으로 물어서 휘두를 거야?!」/

【/나···. 난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살아 야만 해···./】

/「무슨 방법!! 아라크네, 당신한테, 너한테 도대체 무슨 방법이 남았는데?! 충인족?! 걔네들은 ‘천신’에게 멸종된 지 오래야!! 걔네 국왕도 이 세계 어딘가에서 봉인 당했고!! ‘검은 숲의 제왕’?! 걔가 너 같은 걸 신경이라도 썼더라면 진작에 널 찾아왔겠지!! 바드?! 그 썅년이 잘도 널 지켜주겠다!!」/


그의 발길질에 뒤로 넘어간 아라크네는 다시 일어서려고 어떻게든 몸을 비틀고 두 다리를 버둥거리며 노력은 했지만, 마치 뒤집힌 거북이가 버둥거리는 것처럼 너무나도 추했다.


/「그냥 내가 고통도 못 느낄 정도로 깔끔하게 성불시켜줄게. 다른 대천사한테 걸리면 네가 무슨 꼴이 생길지 잘 알잖아? 한계의 한계까지 고문해, ‘성전’의 주동자들을 찾아내기 위한 안내견으로서 쓰이다가 처참하게 사라질 것을 말이야!!!」/


마음을 구타하는 것만 같은 독설이 실린 대천사 케라넬의 설득에도 아라크네는 안간힘을 써가면서 겨우 일어섰다.

【/살아만 있다면···. 그 어떠한 가능성이라도 있는 거잖아? 99% 확률로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살 수도 있다고 하더라도, 난 그 1%의 희망도 놓치고 싶지 않단 말이야···!!!/】

/「제발···. ‘천신’의 노리개가 아닌···. 전설적인 인물로서 푹 쉬어줘···.」/


아라크네는 자신의 이빨이 전부 깨지거나 금이 갈 정도로 입을 악물면서, 중심축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어거지로 골반을 비틀면서 대천사 케라넬을 향해 달려갔다.

【/내 사랑스러운 딸···!! 아라!!! 그리고···. 대···!!/】

/「아라크네···. 님···.」/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던 대천사 케라넬은 지금까지 아라크네한테 받았던 모든 데미지를 전부 자신의 오른쪽 주먹으로 옮겼다. 축적된 모든 에너지는 결정의 형태로 변해, 거대한 건틀릿을 이루었고, 그의 주먹에 맴돌던 검은색 아우라 위에 흰 연두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루쿠운(Lukuoon)···.」/


그의 주먹은 정확하게 아라크네의 심장이 있어야만 하는 부분에 꽂혔다. 초고도로 압축된 전자기 폭탄이 터진듯한 굉음과 함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고, 그녀는 한순간에 상·하체가 분리되며 저 멀리 날아갔다. 한때 자신의 은인이자 우상이었던 그녀를 돕지는 못할망정, 자기 손으로 그녀를 처리했다는 생각에 그는 패닉에 빠진 채 풀썩 주저앉았으며, 그 자리에서 하고 싶은 말을 꾹꾹 참아가며 눈물을 흘렸다.







연이은 폭발로 인해 레드의 몸과의 동기화가 완전히 깨져버린 ‘슬픔의 악마’는 강제적으로 다시 ‘그릇’에서 정신을 차렸다. 카르나싀가 이미 얼음으로 몸이 꽁꽁 묶여버린 ‘그릇’ 속의 레드의 몸을 찢으면서 등장했다.


‘그릇’ 속에선 제아무리 강력한 물리적 공격을 받거나 훼손당해도 고통만 느낄 뿐, 의식을 형상화한 것일 뿐이기 때문에 뇌나 심장이 파먹혀도 금세 다시 자라나 목숨에는 아무런 지장도 없다.


《이 씨발롬의 새끼가···. 내가 없을 때 감히 이 지랄을 해?!!!》

잔뜩 화가 난 카르나싀는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오른손으로 ‘슬픔의 악마’의 목을 조르면서 번쩍 들어 올렸다.

[〈커···. 커걱···. 그래!! 꼽···. 냐?!! 꼬우면 날 죽이던가!!〉]

《크르르르르···.》

[〈무슨 애인마냥 지켜주는 레드 그놈의 인간성을 잃어버리게 할 자신이 있다면!!! 크으윽···. 날 죽여!!! 네놈은 날 아예 영멸시킬 능력이 있잖아! 왜?! 쫄리냐?!!〉]

《네 말대로 난 널 죽일 순 없지. 야야, ‘슬픔의 악마’, 근데···.》


와지지지직!!!

카르나싀는 압도적인 힘으로 그를 땅에 꽂아 고정했다. 무슨 재질로 이루어진 것인지 감도 안 잡히는 레드의 ‘그릇’ 바닥을 파괴하거나 움직일만한 힘이 없던 ‘슬픔의 악마’는 옴짝달싹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말이 고정이지, 사실상 의식만 살려둔 ‘세미 봉인’에 더 가까웠다.


《더는 자기주장을 할 수가 없는 몸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지.》


[〈네놈이 날 이렇게 속박한다고 내가 숙주를 따를 것 같아?!〉]

《... 최소한 네놈이 함부로 날뛰는 건 막을 순 있지. 자, 깨어날 시간이다. 레드.》




카르나싀가 손가락을 튕기자, 레드는 갑자기 의식이 돌아와 가이아에서 눈을 떴다. 아무래도 바르톨로메오가 사지를 전부 꿰매주고, 그가 만든 각종 회복에 효과가 탁월한 불법 약물을 먹여줘서 생각보다 빨리 회복된듯했으며, 이제 막 깨어나서 그런지 눈을 제외한 다른 모든 곳은 움직여지지 않았다.


“뭐, 뭐야, 진짜 살아났네? 내 이론이 맞다는걸 실제로 행동으로 증명한 건 네가 처음이네;”

/『스승님이 사람 목숨을 두고 이론 장난질 하지 말라고 하셨잖아, 그동안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인 거냐?』/

“내 이론은 언제나 완벽하다고. 세상에서 제약 실력이 제일 뛰어난 이 몸을 의시···.”


쾅!!!!


바르톨로메오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무언가가 레드 일행을 지켜주던 거대한 암석 덩어리를 뚫으면서 날아왔다.


“뭐, 뭐야 쒸벌;;”

그 무언가는 바로 상·하체가 분리된 아라크네 이었으며, 거미 특유의 악착같은 생명력과 사명을 끝내지 못했다는 의지로 실날같은 명줄을 바들바들 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 또한 한계가 없을 리가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녀의 정신력을 아득히 초월한 데미지를 입었고, 뜯겨나간 하반신부터 조금 조금씩 가루가 되어 분해되고 있었다.

【/아···. 안 돼···. 아직···./】

그때, 그녀의 시야에 레드가 들어왔다. 죽기 바로 직전까지 와서 이 세상이 그녀를 완전히 죽었다고 판단해서 그런지, 아니면 그녀의 압도적인 정신력이 만들어낸 작은 기적인지는 불확실하지만, 그녀는 레드가 누구인지 완벽하게 기억해낸 듯했다.


【/레···. 드···./】

아쉽게도 레드는 현재 두 눈만 회복했을 뿐, 아직 나머지 신체는 회복이 덜 되었다. 그래서 지금 청력이 돌아오지 않아 그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며, 애초에 시야도 몹시 흐릿해 아라크네의 얼굴 또한 보이지 않았다.

【/다행이야···./】

어떻게든 버티기 위해 잔뜩 힘을 줘 찡그렸던 그녀의 얼굴이 점점 펴졌다. 이내 그녀는 몹시 안심했는지 레드를 바라보며 활짝 웃었고, 힘을 풀어 매우 빠른 속도로 가루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내···. 딸을···. 지켜줘···. 내···. 내···. 목걸이를···. 아라와···. ㄷ······./】

파스스스스스스······.


한때 ‘천신’의 산하이자, 수많은 오크와 힘을 따르던 ‘신’의 피조물들을 거느리던 ‘무신’의 자리까지 오른 최초의 마물, 한때 동족이었으나, 동족들이 위험해질까 봐 일부로 스스로 떨어져 나가 자의로 마물이 되어버린 종족인 아라 종족의 여왕이자, 누군가는 ‘성전’, 누군가는 ‘반란’, 또 누군가는 그저 ‘미물의 소동’이라고 부르는 500년 전의 전쟁의 선두에 서서 수많은 병사를 이끌던 반란군의 대장 중 한 명, 그리고 두 딸의 어머니인 아라크네.


그러한 그녀 또한 필멸자의 공통된 최종 목적지인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전신이 가루가 되어 처참히 사망했다.





한참을 땅에 쪼그려 앉아 흐느끼던 대천사 케라넬은 모든 사태가 끝난 지 10분 만에 겨우 진정되었다. 제아무리 위대한 ‘천신’이라고 할지언정, 수많은 천사를 일거수일투족 지켜볼 수 없기에 임무를 완료했다는 증거를 가져가야만 했고, 이를 잘 알던 그의 직속 부하 천사 한 명이 날아와 수술용 칼과 자루를 그에게 건네줬다.


/〔대천사 케라넬님, 여기 증거 수집용 자루 가져왔습니다.〕/

/「... 제기랄, 아무리 그래도 한때 자기 산하에서 일해주던 사람인데, 고인 모독까지 하라고 하다니. 존나 심하네! 진짜. 어휴···. 그냥 저기 흩날리는 가루 좀 담아가면 되나?」/

/〔‘카다반 퍼프로펀’이 죽을 때 분해되는 가루는 아무런 DNA 조직 하나 안 담겨 있는 순수 탄소 덩어리라 증거가 안됩니다. 옷이나 장신구 등을 가져가야만 합니다. 물론 분해 안 된 신체 조직이 조금이나마 남아있다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이번 죄인은 100% 가루로 분해된듯합니다.〕/

/「옘병···.」/


그는 지친 몸을 이끌고 천천히 아라크네가 분해된 위치, 그러니까 바르톨로메오와 타대오, 그리고 청각이 이제야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는 레드를 향해 다가갔다.


“아···. 씨발, 저 새끼 우리한테 오려나 보다. 불법 약물 써가면서 치료했는데 우리 좆됀거 아니냐?”

/『스승님께서 천사의 눈에 띄는 행동은 아직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걸 어긴 네 잘못이지 뭐. 난 아무런 책임 없다?』/

“아오씨, 그래도 이놈을 살리려면 어쩔 수가 없었어. 그래도 이 친구 덕분에 아라크네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거라고.”

/『그건···. 그렇긴 한데,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할 말 없네. 하, 씨 존나 불안하네, 케라넬 저놈이 우리 잡아가는 거 아니냐? 스승님한테 욕 한 바가지 먹겠는데 이거;』/


그들의 우려대로 능숙한 싸움꾼인 대천사 케라넬의 코에 불법 약물의 향기가 잡혔다. 물론 그러한 그를 보좌하는 보좌관 천사 또한 불법 약물의 존재에 눈치를 챘으며, 매우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이 냄새는···.」/

/〔분명해요, 오우거의 혈액을 인공적으로 가공한 불법 약물의 냄새입니다. 비록 저자들 덕분에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불법을 저지른 건 처벌해야 마땅합니다.〕/


그는 잠깐의 망설임과 고민도 없이 그 세 명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아라크네의 잔해를 뒤지기 시작했다.

/「아니, 그냥 ‘카다반 퍼프로펀’이 죽어서 생긴 냄새야.」/

/〔ㄴ,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그냥 그렇다고. 왜, 불만 있어?」/

/〔아, 아닙니다!〕/


아라크네의 잔해 위에는 그녀의 목걸이, 특이한 마법진이 매우 작게 새겨진 노란색 반지, 그리고 떨어져 나간 두자루의 대형 곡검만이 남아있었다.

/〔규칙상 ‘카다반 퍼프로펀’의 모든 잔해를 가져가야만 합니다. 탄소 가루를 제외하고요.〕/


/『근데 저 아라크네가 죽기 전에 이 죽기 바로 직전의 상황에 부닥친 해결사 친구한테 목걸이랑 반지를 주기로 했거든? 그래도 ‘무신’이었었는데, 고인의 유언 정도는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 천사 양반?』/

/〔어딜 감히 미천한 미물 따위가 대천사님이랑 말을 함부로 섞으려고···.〕/


보좌관 천사의 반응을 뒤로하고, 대천사 케라넬은 그냥 타대오의 손에 그녀의 목걸이와 반지를 쥐여줬다.


/〔대, 대천사 케라넬님? 지금 이게 무슨···.〕/

/「눈깔 하나가 병신이 돼서 그런지, 내 눈에는 아라크네가 죽으면서 남긴 잔해는 무기 두 개밖에 없는데?」/

/〔아, 아니···.〕/

/「응? 그래 안 그래?」/

/〔아, 아니 그러시면···.〕/

/「왜, ‘천신’ 그 쫌팽이가 지랄할까 봐 그래? 어차피 이 두 무기도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무기인데, 이걸 회수하는 정도면 증거로 충분하지 않겠어? 그러니까 걱정 말고 먼저 돌아가. 어차피 날 내쫓거나 너흴 벌 줄 생각이었으면 내 날개가 검은색에 가까워지기 전에 진작에 했을테니까.」/

/〔넵, 알겠습니다!〕/

/「나머지 애들도 다 돌아가라고 해. 이번에 석궁 쏜 용들 포상 내려주는 거 잊지 말고. 용사냥꾼 애들 대부분이 죽거나 잠적해버려서, 용들이 날뛰는 순간 인명 피해가 어마어마할 테니까.」/

/〔넵! 알겠습니다!〕/




천계로 다시 돌아가는 천사들을 뒤로하고, 대천사 케라넬은 아라크네의 잔해 앞에 자리를 잡은 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천사는 술과 담배가 금지된 거 아니었어? 최근에 풀어졌나?”

/「아니, 아직도 금기지. 근데, 뭐, 어쩌라고. 어차피 나 빠지면 전력손실이 엄청 커서 날 함부로 대하지도 못해.」/

/『... 그대 또한 아라크네와 인연이 있었는가?』/

/「뭐···. 많은 일이 있었지. 굳이 말하자면, 지옥과 다름없는 쳇바퀴 인생에서 꺼내준 은인이지. 참, 이거 가져가. 저 반송장 친구에게 주는 선물이야.」/


그는 주머니에서 날개를 그림으로 형상화한 마법진이 새겨진 양피지 하나를 꺼내 바로 옆에 앉아있던 타대오에게 건네줬다.


/『이, 이건?』/

/「자기 목숨까지 바쳐가며 아라크네를 막아준 보답이야, 바로 카라 (qârâʼ)지. 해결사의 명찰이 미세하게 내뿜는 마나가 느껴지는 거로 보아 해결사인 거 같은데, 보통 지금까지 만난 해결사 같은 경우에는 전부 강력한 마물을 퇴치하려다가 죽었거든.」/


담배를 다 핀 대천사 케라넬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친구가 완벽하게 회복하면 말해줘. 만약에 도움이 필요하면 저 양피지를 찢으라고. 그러면 언제든지 내가 날아와서 도와줄 테니까.」/


그는 눈가에 아직 눈물이 고여있는 채로 고개를 들어 환하게 빛나고 있는 태양을 향해 바라봤다.


/「씨발, 오늘따라 태양이 유독 더 밝네.」/


아라크네의 명복을 빌어주기 위해 대천사 케라넬은 성은의 가루가 섞인 물, 성수를 그녀의 잔해 위에 뿌렸고, 눈물을 삼킨 채 귀환 스크롤을 꺼내며 천계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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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Knumepsta: 둥지 속으로 21.01.19 7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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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Knumepsta: 과충전 21.01.13 40 0 17쪽
19 Knumepsta: 각자의 입장 21.01.10 51 0 17쪽
18 Knumepsta: 자가 섭취 21.01.07 40 0 15쪽
17 Knumepsta: 거미 21.01.04 44 0 13쪽
16 Knumepsta: 죄책감 21.01.01 45 0 13쪽
15 Knumepsta: 소모품의 나라 20.12.28 43 0 13쪽
14 Knumepsta: 국경 넘기 20.12.24 45 0 15쪽
13 Knumepsta: 차별 20.12.21 39 0 13쪽
12 트라우마 20.12.19 49 0 14쪽
11 마물의 집을 떠나다 20.12.17 46 0 12쪽
10 마물의 집 20.12.15 46 0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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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RROR404: 감정 각성 20.12.08 46 0 22쪽
6 ERROR404: 다시 만난 토끼 20.12.06 47 0 25쪽
5 ERROR404: 본부 20.12.03 45 0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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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RROR404: 동기와의 만남 20.11.29 48 0 15쪽
2 ERROR404: 면접 20.11.27 5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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