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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emmoke 님의 서재입니다.

(리) 리버싱 저스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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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emmoke
작품등록일 :
2020.11.25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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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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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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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umepsta: 과충전

DUMMY

한번 죽음을 경험했으나 부활의 의식 혹은 세례 등을 받지 않고, 마나 대신 혈액을 매개체로 마법과 유사한 기술을 구사하는 흑마법을 통해 강제로 혼이 이 세상으로 끌려온 자가 바로 언데드다. 물론 일부는 상상을 초월하는 정신력이나 사명을 완수해야만 한다는 의지 등으로, 신체는 이미 죽은 지 오래지만, 정신력으로 혼을 붙들어 매고 있는 경우도 언데드의 일종이다.


즉 언데드란 몸은 죽어 더는 성장을 하지 않지만, 영혼이 몸에 아직 남아있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움직이는 존재들이다.


수많은 언데드의 종류 중에서도 ‘천신’을 포함한 각종 ‘신’들이 눈에 불을 켜면서 무조건 잡아 강제로 ‘성불’ 시키려고 하는 카테고리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카다반 퍼프로펀’이라는 언데드의 일종이다.


저승이나 저승을 향해 가는 길에 한 번쯤 발을 담근 적이 있거나, 아니면 저승의 존재에게 물리적인 위해가 올 때, 저승의 한기가 대량으로 영혼으로 들어간다. 해당 행위는 영혼을 아예 저승에 속박해 다시는 이승으로 오지 못하게끔 하는 조치이다.


정신력은 곧 영혼의 힘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영혼의 강인함은 곧 정신력이 강함을 의미한다. 육신의 견고함과는 별도로 정신적인 강인함을 갖춘 존재들은 저승의 속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언데드로 부활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사망했을 당시의 시신의 95% 이상이 남아있다면, 매우 극악의 확률로 아예 자체적으로 저승의 한기를 체내에서 생성할 수가 있는 아종이 탄생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카다반 퍼프로펀’이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정상적인 개체가 있다면 비정상적인 개체도 있다는 법칙은 그들에게도 유효하다. 일반적인 ‘카다반 퍼프로펀’이 있다면, 당연하게도 특수한 ‘카다반 퍼프로펀’들이 있다. 개중 ‘이터눔’이라는 하위 카테고리에 속한 언데드들은 한가지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 바로 육신의 강도가 자신의 정신력과 정비례하여 단단해진다는 점이다. 살갗의 질감 자체는 평범한 고기의 것이나 매우 잘 만들어진 실리콘과 같지만, 매우 탄성이 좋은 고무처럼 칼이나 송곳 등으로 찔러도 들어가기만 할 뿐, 뚫리지도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무적인 것은 아니다. 강도가 정신력에 비례하는 것만큼 정신을 흔들어 놓으면 자연스럽게 육신의 강도 또한 그만큼 약해지며, 아예 정신력을 아득히 뛰어넘을 정도로 강력한 공격에는 종잇장처럼 찢겨나가고, ‘신의 마나’, 특히 ‘천신’의 마나의 앞에선 해당 효과는 거의 0에 가까워질 정도로 매우 약해진다.


그리고 지금 ‘카다반 퍼프로펀’이자, ‘이터눔’인 아라크네는 지금 외팔이인 상태로 최악의 상성이자 한때 동료였던 대천사를 상대해야만 한다.




/「그땐 아라크네, 너의 그 커다란 덩치가 매우 위협적이었지. 압도적인 속도는 너의 그 상상을 초월하는 완력을 뻥튀기시켜서, 방패고 뭐고 전부 다 단칼에 썰려 나갔는데, 지금의 너에겐 덩치는 그저 더욱 맞추기 쉬운 과녁일 뿐이지.」/


그녀와의 전투를 몇 번 경험해본 적이 있던 대천사 케라넬은 그녀의 검의 유효거리를 칼같이 재, 일정한 안전거리를 계속 유지하면서 그의 사슬 철퇴로 공격했다. 전신을 뒤덮고 있던 두꺼운 ‘신의 마나’는 크리스탈과 만나 그 위력이 증폭되었으며, 아라크네의 정신력이 무색하게 공격 하나하나가 치명적이었다.


허나 이는 일종의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아라크네의 전략이었다. 그녀는 일부로 몸이 느려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철퇴를 미처 피하지 못하는 것처럼 연기를 한 것이었으며, 대천사 케라넬의 방심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그가 무의식적으로 잠깐 눈을 감는 순간에 아라크네는 바로 그의 코앞까지 아무런 기척도 없이 접근했다. 무척이나 당황한 대천사 케라넬은 실수로 왼손으로 잡고 있던 철퇴의 사슬 부분을 놓쳐, 철구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버렸다. 심지어 오른손으론 철퇴 손잡이를 단단히 붙잡고 있어 그 짧은 찰나에 손을 떼기엔 불가능해, 곧이어 다가올 아라크네의 공격을 방어 할 방법이 없었다. 재빨리 날아올라 피하기엔 그가 처논 철창이 막고 있어 불가능했으며, 뛰거나 구르기로 피하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


【/맛만 조금 봐라./】


아라크네는 손에 쥐고 있던 녹색 곡검을 공중으로 살포시 띄웠다. 본능적으로 그녀의 검만을 주시하고 있던 대천사 케라넬의 시야는 검을 따라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가, 자신을 향해 소리보다 빠른 속도로 다가오던 그녀의 오른손을 보지 못했다.


마치 빛이 나아가는 것처럼 빨랐던 아라크네의 손아귀는 정확하게 대천사 케라넬의 목을 덥석 붙잡았다. ‘천신’의 마나가 덕지덕지 발려있던 크리스탈 목 보호대에 빼곡히 있던 흑수정 가시가 아라크네의 손을 뚫어버렸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으며, 바로 대천사 케라넬을 땅에 쾅 내려찍었다.


/「크으윽···! 당신의 이 행동···. 오판인 줄···. 알아! 샤미르 패치 (shâmîyr pach) !」/


그녀의 손을 통해 몸속으로 침입한 흑색 크리스탈 파편들이 갑자기 커지면서 아라크네의 몸 이곳저곳을 뚫고 마치 나무처럼 계속해서 쑥쑥 자라났다. 생살이 찢어지면서 속을 이리저리 후벼 파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겨우 이 정도로 무릎을 꿇을 아라크네였다면 ‘이터눔’으로 부활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직 네 차례는 오지도 않았어./】


철창을 향해 대천사 케라넬을 던진 아라크네는 왼팔이 터짐과 동시에 소환이 해제된 검은색 곡검을 다시 소환하긴 했지만, 왼팔의 부재로 할 수 없이 일단 입에 해당 곡검을 문 채로 대천사 케라넬을 향해 달려들었다. 대천사 케라넬은 곧이어 올 그녀의 공격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기 위해 온몸을 뒤덮고 있던 가시의 양을 늘려봤지만, 이는 그냥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마나 낭비일 뿐이다.


쾅!!!


후두두둑


아라크네는 철창에 단단히 박힌 대천사 케라넬을 발로 거세게 찼다. 가뜩이나 휘청거리던 철창은 그녀의 발길질에 수수깡 부러지듯이 후두둑 떨어져 나갔고, 대천사 케라넬은 바닷물이 찰랑거리던 바닷가 까지 밀려갔다.


/〔케, 케라넬님!!!〕/


이 피튀기는 막고라를 지켜보던 천사들은 리더가 심하게 얻어맞고 있다는 사실에 심하게 동요했다. 그들은 대천사 케라넬의 지시도 없이 제멋대로 대노(大弩)를 장전하기 시작했으며, 몹시 흥분을 한 채로 제 몸조차 제대로 못 가누고 있는 아라크네를 향해 겨눴다.


/「동작 그만!!! 방해하지 마라!!!」/

끈적이는 폐수가 온몸에 잔뜩 튄 대천사 케라넬은 자신의 철퇴를 휘두르면서 아라크네를 향해 뛰어갔다. 완전히 산산조각이 난 크리스탈 가시들은 금세 다시 자라났으며, 그의 몹시 단단한 갑옷 덕분에 유의미한 피해는 입지 않은듯했다.


/「대가리랑 쇳덩이랑 부딪혀도 멀쩡한지 한번 봐 보자고!」/

대천사 케라넬이 휘두른 철퇴의 가시 달린 철구는 아라크네의 코를 향해 정확히 날아갔다. 해당 공격은 ‘천신’의 마나가 잔뜩 담겨 있어서 섬광이 나아가는 속도와 유사한 속도를 지녔는데, 아라크네는 매우 손쉽게 예상했다는 듯이 몸을 아래로 숙여서 피했다.


【/애야, 착하지? 얌 전히 있어./】

/「가, 갑자기 뭐라는···.」/


아라크네의 8개의 눈구멍에서 활활 타오르던 화염이 한눈에 딱 봐도 매우 약해졌다는 것이 보였다. 이는 그녀의 정신력이 많이 약해졌다는 증거이며, 정신이 다시 이상해져 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대천사 케라넬에게 접근하자마자 바로 그의 멱살을 붙잡고 땅에 꽂아넣었다. 수백 미터는 멀리 떨어져 있던 바르톨로메오와 타대오마저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매우 큰 충격파가 발생했으며, 어마어마한 양의 피를 뿜어낸 대천사 케라넬은 어떻게든 아라크네의 손아귀를 떼어내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크르르르르르.../】

하지만 바위처럼 단단했던 아라크네의 손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제···. 젠장!!」/


대천사 케라넬은 멱살이 잡힌 채로 수차례 땅에 내려 찍혔다. 해당 공격들은 그의 갑옷을 뚫고 심각한 내상을 주었고, 계속해서 깨져가는 가시를 복구하는데 마나도 전부 사용해버려 해당 상황에서 벗어날 만한 마법을 구사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충격을 받을 때마다 힘이 점점 늘어났다. 그는 점점 조금 조금씩 압도적이었던 아라크네의 완력과 비등해져만 갔으며, 저항을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되었다.


/「후후... 후후후후!! 아라크네, 마지막으로 싸웠을 때 내 능력을 눈여겨보지도 않았던 것이 네 패배의 원인이 될 거야!」/

【/그르르륵···. 네가 누군지는 기억 안 나는데, 이 냄새 나는 비둘기 새끼야. 그리고 그런 지랄은 하지 않는 게 좋아, 내가 싫어하거든./】


비록 제정신이 아니라고 한들 수백 년간 쌓아온 몸이 기억하는 전투 경험이 아라크네에 위험을 알렸다. 바로 대천사 케라넬은 시간을 끌수록 점점 위험해지는 그러한 존재라는 것을. 물론 그는 천사이기에 ‘감정의 악마’의 힘을 빌린 것은 아니다. 애초에 그의 몸 주변에 그림자 불꽃이 티끌만큼도 없을뿐더러, 제아무리 강한 천사라고 한들 ‘감정의 악마’의 힘을 빌린 이상 대천사의 자리에 앉을 자격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천사 케라넬이 예측 불가한 마법 등을 사용하여 이 유리한 주도권을 가져갈 계획을 세울 수도 있어서, 아예 그가 정신을 못 차리도록 미친 듯이 공격을 날리기로 했다. 비록 팔이 한 짝밖에 없는 데다가, 뼈, 근육 그리고 신경 대부분이 몸속에서 자라난 대천사 케라넬의 수정 가시 때문에 심각하게 훼손되어서, 공격이 제대로 먹혀들지는 의문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녀는 우선 잡고 있던 대천사 케라넬의 멱살을 풀었다. 팔이 한 짝 밖에 없어 공격하려면 별수가 없는 선택이긴 했다. 그 후, 손날로 대천사 케라넬의 목을 수차례 공격해 그의 목에 자라난 수많은 가시를 부러트리거나 휘어버리는 데 성공했으며, 바로 그의 목을 강하게 베어 물었다.


건설용 대못처럼 길고 무쇠보다 단단한 그녀의 송곳니는 그 두꺼운 대천사 케라넬의 갑옷을 뚫고 그의 육신에까지 침투하는 데 성공했다. 운이 좋게도 정확하게 동맥에 독니가 제대로 박혀, 그녀는 망설임 없이 독샘에 남아있던 독을 전부 주입했다.


/「씨... 씨바...아···. 알···!」/

몸속으로 들어간 아라크네의 독은 대천사 케라넬의 모든 ‘천신’의 마나를 몸 밖으로 밀어냈다. 이 때문에 그의 갑옷은 더는 재생하지 않게 되었으며, 그가 사용하던 모든 가시류 공격에 함유되었던 ‘천신’의 ‘절대적 관통’이라는 권능을 더는 못 쓰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몸에 빼곡히 자라난 가시는 더는 아라크네에겐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았다. 매우 얇다 못해 거의 없는 수준의 껍질조차 뚫을 수가 없게 되었으며, 그녀는 계속 대천사 케라넬이 강력한 기술을 구사하지 못하도록 무게 중심을 흩트려놨다.


【/푹 쉬 렴/】


아라크네는 땅에 처박힌 대천사 케라넬를 강제로 일으켜 세운 후, 그의 턱을 위로 강하게 쳐 하늘에 띄웠다. 그는 손수 무책으로 그녀에게 당해 실수로 정신을 잠깐 놓아버려 가드를 미처 올리지 못했으며, 이 좋은 기회를 (전) ‘무신’이 놓칠 리가 없었다.


【/멤 & 멤파이널/】


흑색 대곡검과 녹색 대곡검을 동시에 소환한 그녀는 두 검을 한 손으로 잡았다. 그러자, 녹색 대곡검이 흐물흐물 녹아내리더니 이내 흑색 대곡검과 빠른 속도로 합쳐졌고, 검날이 무려 5m씩이나 하는 거대한 클레이모어의 형태로 변했다. 심지어 그녀 본인마저도 한 손으로 들기엔 버거워 하는듯했으며, 질량 또한 대폭 늘어났다.


/「크으윽···. 합쳐봤···.」/


대검을 꽉 쥔 그녀는 칼을 한 바퀴 돌리고, 자세를 살짝 낮춘 다음에 그를 검 끝으로 노렸다.


【/3000베기/】


기술명을 외쳐 기합을 줌과 동시에 갑자기 아라크네는 사라졌다. 정확히는 빛이 나아가는듯한 속도로 움직여, 순간이동을 한 것처럼 보인 것이며, 대천사 케라넬은 아직 공중에서 미처 떨어지지도 않아 방어는커녕 제대로 움직이는 것 조차 버거워했다. 날개를 활짝 펼쳐 날아오르려고 해도 ‘천신’의 마나가 전부 빠져나가 제대로 컨트롤이 안돼 불가능했다.


마치 최고 출력으로 작동한 드릴이 철판을 갈고 있는듯한 소리가 지금 그들이 있는 블랙 드래곤의 둥지를 넘어, 근처에 있던 2개의 나라에서도 희미하게 들릴 정도로 울려 퍼졌다. 아라크네의 대검과 대천사 케라넬의 갑옷이 부딪힐 때마다 사방팔방으로 크리스탈 잔해와 금속 파편이 튀었다. 파편들은 햇빛을 이리저리 난반사해 눈이 따가울 정도로 밝은 빛을 내뿜었어, 아라크네가 그의 몸에 용접하고 있는듯한 착각까지 줄 정도였다.


챙강!!!


유리가 깨지는듯한 청량한 소리와 함께 대천사 케라넬의 갑옷이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며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갑옷이 미처 막아주지 못했던 몇몇 공격에는 깊숙이 베여 뼈나 장기가 보일 정도로 심각한 상처가 생겼고, 치명적인 내상으로 인해 칠공분혈하기 시작했다.


/「젠장할! 아프잖아!!」/


그래도 그녀의 이 상식을 아득히 뛰어넘는 공격을 장면으로 맞아, 정신만큼은 멀쩡해졌다. 그는 땅에 착지하자마자 비상용 마나환을 먹어 강제로 아라크네의 독을 밖으로 밀어낸 후, 마나액을 마셔 마나를 전부 회복했다.


/「그래, 네가 성불하나 내가 죽나 한번 결판을 내 보자고. 그래야 관중들의 환호성을 끌어낼 수 있으니까!!」/


막 회복한 마나를 그는 자신의 철퇴에 모두 쏟아부어, 배수진을 친 것처럼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각오로 임했다. 주인의 의지를 알아채기라고 한 것 마냥 마나를 과도하게 받은 철퇴는 원자 단위로 날카롭고, 이전과는 아예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한 가시가 자라났다.


그러는 사이 아라크네는 바로 이어서 할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검날을 45도 정도로 비스듬히 세운 다음에, 빡빡하게 집중하여 모든 신경과 얼마 남지 않은 마나를 검날에 매우 얇지만 단단하게 세웠다.


【/용가 르기!/】


밤하늘을 뒤덮는 보름달의 달빛보다 눈부신 하늘색 검기가 그녀의 검에 빼곡히 차올랐다. 그 후 그녀는 대천사 케라넬을 향해 하늘색 검기를 내던졌다.


/「용 가르기는···. 내가 무슨 한두 번 당해 본 줄 아냐?!!」/

그의 철퇴는 흰 연두색으로 밝게 빛나기 시작하며 고속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후 그는 자신을 반으로 갈라버리기 위해 매섭게 날아오는 검기를 향해 철퇴를 휘둘렀다.


대천사 케라넬의 철퇴와 아라크네의 검기, 두 강력하고 거대한 에너지끼리 부딪치자, 다이너마이트 수십 개가 연쇄적으로 터지는듯한 충격파가 주변을 울렸다. 해당 충격은 공기를 난 회전시켜 마치 블랙홀처럼 주변을 빨아들였으며, 땅을 울려 높은 진도를 가진 지진을 생성했다. 폐수로 오염된 바다에선 충격으로 인해 기절하거나 죽은 해양 괴수들이 떠올랐고, 날갯짓이 아직 서툰 몇몇 하급 천사들은 깃털이 꼬여 추락하기도 했다.


/「내 모든 마나를 압축시킨 덩어리가 겨우 용 가르기 따위에 밀릴 것 같냐?!」/


대천사 케라넬의 철퇴는 완벽하게 밀렸다. 검기와 잠깐이나마 비비나 싶었지만, 이내 검기는 철퇴를 반 토막을 낸 다음에 바로 대천사 케라넬을 대각선으로 베었다. 상상도 못 한 상황에 전혀 반응하지 못한 그는 아라크네의 공격을 그대로 허용했으며, 왼눈의 시력을 잃어버렸다. 만약에 그가 수많은 생사를 넘나드는 지하 격투장에서 살기 위해 싸우다가 얻은 단단한 근육이 없었더라면, 그 또한 그의 철퇴처럼 반으로 갈라져 죽었을 것이다.


/「끄아아아아악!!! 씨발! 내 눈!!」/

왼눈에서부터 골반 오른쪽까지 대각선으로 심각하게 베인 대천사 케라넬은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을 정도로 고통 속에 몸부림을 쳤다. 살갗이 협곡처럼 갈라져서 꿈틀거리는 내장과 잔뜩 금이 간 뼈가 훤히 드러나 온 데다가, 폭포처럼 피가 말 그대로 뿜어져서 새어 나오는데 안 아플 리가 없었다.


그런데 아라크네의 공격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사방으로 흩어진 철퇴의 에너지, 콸콸 흘러내리는 대천사 케라넬의 혈액, 그리고 주변의 공기를 칼끝에 모으기 시작했다. 대검의 무게 또한 점점 늘어나는지 그녀의 팔뚝은 껍질을 뚫고 나와 꿈틀거리는 핏줄과 힘줄이 자라나온 상태였고, 힘을 하도 많이 줘 코피까지 터졌다. 물론 이미 미라에 가까운 그녀의 코에서 흐른 건 피가 아닌 마나긴 했지만 말이다.


【/신.../】


그녀는 공기를 가르며 검날을 하늘로 향한 채 대검을 힘겹게 수직으로 들어 올렸다. 주변 공간이 뒤틀릴 정도로 많은 양의 힘이 함축되어 몹시 버거워했다.


【/가르···?/】


퍼석!!!


탱 탱그랑!


하지만 되려 아라크네의 팔이 터졌다. 엄청나게 강하게 응축된 에너지를 더는 버티지 못하게 되어 발생한 일이며, 칼에 잔뜩 모아놨던 에너지는 전부 흐트러지고 땅에 털푸덕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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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Nest: 지하의 지하 21.01.31 42 0 20쪽
25 Nest: 개 21.01.29 41 0 13쪽
24 Nest: 비나-루카스 21.01.26 42 0 14쪽
23 Nest: 운명 21.01.22 48 0 12쪽
22 Knumepsta: 둥지 속으로 21.01.19 70 0 13쪽
21 Knumepsta: 은퇴 21.01.16 45 0 16쪽
» Knumepsta: 과충전 21.01.13 41 0 17쪽
19 Knumepsta: 각자의 입장 21.01.10 51 0 17쪽
18 Knumepsta: 자가 섭취 21.01.07 40 0 15쪽
17 Knumepsta: 거미 21.01.04 45 0 13쪽
16 Knumepsta: 죄책감 21.01.01 45 0 13쪽
15 Knumepsta: 소모품의 나라 20.12.28 43 0 13쪽
14 Knumepsta: 국경 넘기 20.12.24 45 0 15쪽
13 Knumepsta: 차별 20.12.21 40 0 13쪽
12 트라우마 20.12.19 49 0 14쪽
11 마물의 집을 떠나다 20.12.17 46 0 12쪽
10 마물의 집 20.12.15 46 0 22쪽
9 ERROR404: Monster vs Cyborg 20.12.13 44 0 23쪽
8 ERROR404: 동료 덕분에 20.12.11 47 0 24쪽
7 ERROR404: 감정 각성 20.12.08 46 0 22쪽
6 ERROR404: 다시 만난 토끼 20.12.06 47 0 25쪽
5 ERROR404: 본부 20.12.03 45 0 23쪽
4 ERROR404: 의문의 남자, 그리고 토끼 20.12.01 45 0 13쪽
3 ERROR404: 동기와의 만남 20.11.29 48 0 15쪽
2 ERROR404: 면접 20.11.27 53 0 12쪽
1 프롤로그: 사왕의 씨앗 20.11.25 7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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