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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emmoke 님의 서재입니다.

(리) 리버싱 저스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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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emmoke
작품등록일 :
2020.11.25 03:50
최근연재일 :
2021.02.04 12:2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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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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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프롤로그: 사왕의 씨앗

DUMMY

바스락바스락


늦은 저녁의 매우 고요하고 아무런 생체반응도 없는, 광활한 사막 위에 있는 자그마한 폐허가 되어버린 마을에서 누군가가 길을 걷고 있다. 매우 강렬한 대낮의 햇빛을 막아주며, 야밤의 엄청난 추위에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는 두꺼운 로브를 입고 있었고, 은은하게 자체발광하는 그의 목걸이가 앞길을 밝혀줬다.


"아아, 여기는 로컨. 이 근방에도 아무런 생체반응이 없습니다."


그의 이름은 로컨, 수많은 전쟁으로 인해 탄생한 오크 광신도 무리의 침공을 받아 폐허가 되어버린 이곳에 살아남은 사람이 있는지 탐색하러 온 B급 해결사다.


"""아 그래? 그럼 어서 복귀하도록. 오크 광신도들이 언제 그곳으로 다시 돌아갈지 모른다."""

"보수는 본부로 복귀 후 받겠습니다."

"""알았다. 나중에 본부 `임무완료` 부서에서 12은 (한화로 약 120만 원) 받아가도록."""


로컨은 그늘이 진 얼굴로 자신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꼬옥 쥐었다.

"헬렌. 너를 위한 완벽한 장례식을 위해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게 되었어. 너만을 위한 최고의 장례식을 치르고, 나도 너의 곁으로 갈게."


낡고 파손돼 쓰러진 건물, 말라비틀어진 작물만이 존재하는 넓고 평화로운 사막길. 로컨은 잠깐 있던 독백을 끝낸 후 매서운 바람을 뚫으며 본부가 있는 곳으로 나아갔다.


두근


그 순간, 미약하지만 분명했고, 매우 작았지만, 귀를 톡 쏘는 심장박동 소리가 근처 어딘가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로컨은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심장 소리의 주인이 누구고, 어디에 있는지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소리를 따라 3분 정도 걷자 커다란 콘크리트 파편이 그의 길을 막아섰다.


두근 두근


심장박동 소리는 잔해와 가까워질수록 조금씩 커졌고, 로컨은 이 밑에 깔린 누군가는 아직 살아있다고 확신했다.


"으그그그극···!!"


그는 온 힘을 다해 건물 잔해를 들어 올리려고 했지만, 잔해 덩어리가 아주 조금 뒤로 밀려났을 뿐, 어림도 없었다. 다만 이 작은 움직임 덕분에 틈새 하나가 생겨났고, 그 틈새 사이로 누군가가 깔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좌표는 딱 지금 제가 서 있는 곳. 지원 부탁합니다."

"""안돼."""

"잘 못 들었습니다?"

"""안 된다고. 지랄 말고 복귀나 해. 언제 더러운 오크 놈들이 돌아올지 모르는데."""

"아니, 사람 구하라고 제가 파견 온 거 아니었습니까? 사람이 다 죽어가는 걸 발견했는데도 나 몰라라 하는 것이 말이 됩니까?!"

"""그거랑 지금 상황이 다르잖아. B급 해결사인 네놈을 위험에 처할 바에는 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 한 명을 그냥 죽도록 내버려두는 게 회사 입장에선 이득이거든. 상부의 명령이야, 나한텐 아무런 권한도 없어."""




"보수 그런 거 안 받아도 되니까, 전 이 사람을 꼭 구해야만 하겠습니다."

삐이익

로컨은 본부의 대답에 싫증이 났는지, 무전기의 전원을 그냥 꺼버렸다.


힘으로는 이 정체불명의 은색 금속으로 만들어진 이 잔해를 들어 올릴 수가 없었고, 밀어버리면 마치 맷돌로 곡물 갈듯이 깔린 사람이 갈려버릴 수도 있어서 위험했다.



뒤적 뒤적

스윽


그는 자신의 인벤토리 (다차원 가방)에서 곡괭이를 꺼내 들어 잔해를 그냥 깨부수려고 했던 그 순간!!

화아아악!

하늘과 주변이 갑자기 확 밝아졌다. 분명히 잠깐 전까지만 해도 매우 어두운 밤이었지만, 말 그대로 한순간에, 순식간에 밝아졌다. 수백 마리의 오크 광신도 무리가 횃불에 불을 동시에 붙인 다음에 로컨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었다.


"이런 시발···."


"Odz cr!!! (거기 누구야!!!)"

"Doz Orc!!! (오크가 아니다!!!)"

"Zod rco dzoc ddor!!! (신을 위해 제물로 바쳐라!!!)"


꾸구구구국

펑!!!

그들은 웬만한 인간보다도 거대한 활과 화살을 집어 들고 활시위를 당겼고, 로컨을 향해 일제사격을 했다. 화살 하나하나가 마상 랜스로 착각할 만큼 거대하고 두꺼웠으며, 잠깐이나마 밝아졌던 하늘을 다시 캄캄하게 가득 채운 채로 로컨의 머리와 심장을 노리며 날아왔다.


"... 헬렌, 미안. 장례식 비용을 구하다가 내 장례식을 치르게 생겼네."

꾸두둑

로컨은 로브에 가려진, 자신의 등에 걸린 활을 꺼내 들어, 오크 광신도 한 명이라도 길동무로 삼으려고 했던 그때,

-좋을 것이다 엎드리는 것이.-

매우 육중한 남색 갑주를 입고 투구를 쓰고 있는 사내가 갑자기 어떻게, 어디서 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로컨의 앞에 등장했다.

"누, 누구?!"

-해라 질문은 나중에. 엎드리거라 일단.-


의문의 사내는 로컨을 살살 밀쳐 넘어트렸다.

-흠... 적당하다 방패로 이정도 파편.-

후두둑... 번쩍!!!

그는 로컨이 들어올리려던 파편을 단숨에 번쩍 들어올렸고, 로컨이 틈을타 잔해밑에 깔렸던 사내를 헐레벌떡 끌고와 의문의 사내의 뒤로 숨었다.


후우우욱!

콰드득!! 콰직!!! 콰두두둑!!!

수많은 마상 랜스, 아니 오크 광신도들이 발사한 수많은 화살이 의문의 사내가 들어 올린 파편에 가로막혔고, 그 덕분에 로컨은 아무런 상처 없이 살아남았다.


쿵!

화살이 날아오는 것이 멈추자, 그는 파편을 다시 땅에 내려놓았고, 자신의 허리춤에 걸려있던 인벤토리(다차원 가방)에서 이상한 수첩을 꺼내 들었다.



-흠... 오크 광신도. 위험등급 A, 해친다 사람을.-

절그럭

그는 수첩을 다시 집어넣었고, 허공에서 손잡이에 갈고리가 달린 망치와 도끼를 소환했다.

-어?-

그는 인제야 로컨이 끌고 온 사람을 발견했다. 잔해 밑에 깔렸던 사내의 팔다리는 처참히 찢겨 너덜거렸고, 내장이 밖으로 튀어나와 덜렁거리고 있어 상태가 매우 안 좋았다.

-서, 설마?-

의문의 사내는 이 죽어가는 남자와 구면인듯했고, 의식불명인 그의 얼굴을 더듬었다.



-데려갈 수 있나 저 남자를 병원으로?-

"ㄴ, 네. 근데 병원보단 L.W사 본부로 데려가서 치료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 아니, 부탁한다. 무조건 민간인 병원으로. 설명하겠다 차차.-

"네, 넵!"

후다닥

로컨은 죽어가는 남자를 안고 가장 가까운 아직 영업하는 병원으로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고, 중장갑을 입은 남자는 천천히 오크 광신도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가겠다. 금방 처리하고.-




타다다닷

"허억! 후욱!! 크읍!!"


그저 실전에서 구른 경험이 많을 뿐인 평범한 인간이던 로컨에겐 자기보다 키와 덩치가 크고, 무게까지 많이 나가는 남자를 안고 뛰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로컨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사지가 너덜거리는 환자를 업고 가다간 금방이라도 팔이 떨어질 것만 같았고, 아직은 살아있는 사람이기에 인벤토리(다차원 공간)에 집어넣을 수도 없었다.


후우우욱

쿵!

있는 힘 없는 힘 쥐어짜 가며 뛰던 로컨의 바로 옆에 갑자기 오크의 머리가 뚝 떨어졌다. 아마도 중장갑을 입은 남자에게 당해 날아온 것으로 추측되었고, 완전 걸레 짝이 된 것이 적임에도 불구하고 잠깐 측은함이 들을 정도였다.


"으···. 으윽···."

"허억! 조금만 더 참아주세요! 5분, 딱 5분만 더 가면 병원에 도착할 겁니다!!"

등에 업힌 환자의 신음은 로컨의 힘을 북돋워 줬고, 힘을 낸 로컨은 속도를 한층 더 높이기 시작했다.





벌컥!

"허억!!! 후욱!!! 여기, 쿨럭!!, 환자 좀 봐주세, 쿨럭 쿨럭!!"

벌떡! 후다다닥!

야식을 먹으며 대기를 타고 있던 간호사와 의사가 별다른 질문도 없이 곧바로 환자운반 카를 끌고 로컨과 환자를 향해 달려왔다. 다리가 풀린 로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쉼과 동시에 쓰러졌고, 의사가 로컨이 데리고 온 환자를 수술실로 데려가는 것을 지켜보다가 지쳐서 잠에 빠졌다.


그가 깊은 잠에서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고, 의사와 간호사의 고된 노력 덕분에 수술은 이미 성공적으로 끝난 상태였다.



"의사 선생님, 환자의 상태는 어떤가요?"

"음···.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몸 이곳저곳의 힘줄과 근섬유는 이미 전부 끊어져 있었고, 내장은 전부 파열되어, 심장과 뇌를 제외한 그 어디도 성한 곳이 없었죠."

"지, 지금은요?"

"환자분이 원래 뭐하시던 사람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원체 신체능력이 탄탄하신 분이라 회복이 상당히 빠르십니다. 원래 인공 신체나 장기까지 써야 하나 싶었지만, 수술이 끝나자마자 바로 조금씩 천천히 회복하시더라고요. 뭔가······. 인간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벌컥


의사와 로컨이 환자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을 때, 남색 중장갑을 입고 있는 의문의 사내가 병원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마치 갑옷을 입은 채로 샤워를 한 듯이 피로 적셔 있었고, 오크 광신도 무리의 리더로 추정돼는 오크의 머리 두개가 그의 손에 들려있었고, 두 무기에 달린 갈고리에는 오크의 살점 쪼가리가 붙어있었다.


"아, 아! 무사하셨군요!!"

-괜찮은가 그 친구는?-

"환자분께선 지금 잘 쉬고 계십니다. 언제 깨어나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금방 괜찮아지실 겁니다. 아, 저는 이제 가보겠습니다."

-후우우우···.-

털썩

의사는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갔고, 마음이 놓인 그는 로컨의 바로 옆자리에 풀썩 앉았다.


"...그나저나 제 생명의 은인의 이름도 묻지 못했네요. 저는 로컨이라고 합니다. B급 해결사이지요."

-반갑네, 타디프다 내 이름은. 용병이다. B급.-

"아, 바로 옆 부서 사람이었군요.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다 나야말로. 구해줘서 그 친구를.-


반쯤 죽어가는 그 친구와 자신을 타디프라고 소개하는 사람과 무슨 사이인지 궁금했던 로컨은 혹시 실례가 되는 질문은 아닐까 고민을 했지만, 결국 호기심을 이겨내지 못한 그는 타디프에게 해당 질문을 했다.

-아, 친구다. 그는 오래된. 우연히 발견한거다 자네를, 친구를 찾다가.-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친구분의 성함을 물어봐도 될···."

벌컥!!

"화, 환자분이 깨어나셨습니다!"

로컨이 타디프에게 질문을 하려던 그 순간, 간호사가 타디프의 친구가 있었던 병실에서 나오며 소리쳤다.


타디프와 로컨은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뱉은 후, 타디프의 친구가 있는 병실을 향해 걸어갔고, 그에게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도 몹시 당황한 표정으로 사무실에서 헐레벌떡 뛰어왔다.





"..."

그는 붕대로 칭칭 감긴 자신의 팔과 복부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고, 식은땀을 흘리며 자신의 가슴과 머리를 부여잡았다.


-레드! 괜찮은가!-

"레드···? 그게 내 이름인가?"

매우 심각한 기억상실증에 걸린 듯한 그는 자신의 이름을 포함해 자신에 관련된 그 어떤 것도 기억하지 못했고, 과거를 떠올리려고 할 때마다 극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삐빅 삐빅

그때, 타디프와 로컨의 인벤토리에서 갑자기 경보음이 울렸다.

치익

"""모두 본부로 복귀 바람. `서쪽 미코`에서 `이계`로 통하는 차원문이 열림. 정확한 좌표는 본부에서 받아가도록."""

-위험하다 `이계`, 예상된다. 수많은 사람의 희생.-

"만약에 `크록시브`가 넘어온다면 엄청난 희생자가 무조건 생겨날 겁니다."

인벤토리를 잠깐 뒤지던 타디프는 레드에게 자신의 명함 하나를 건네줬다.

"이게 뭐냐?"

-명함이다 나의. 끝난다면 회복이 이곳으로 와라.-

벌컥 저벅저벅저벅

로컨과 타디프는 바로 본부가 있는 곳으로 향해 걸어갔고, 병실에는 레드의 건강상태를 검사해주고 있는 의사와 레드만이 남았다.


`음···. B급···. 용병 타디프? 이게 아까 매우 익숙했던 그놈의 이름인가 보네. 쓰으읍, 오른쪽 어깨가 아직도 아프네.` 타디프에게서 받은 명함을 이리저리 둘러보면 레드는 L.W사로 향하는 지도가 그려진 것을 발견했고, 몸이 완전히 회복한 후 그곳으로 가겠다는 다짐을 한 후 다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그리고 이것이 훗날 모든 혼돈의 중심에 설 레드의 시작이다.


작가의말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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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Nest: 갑옷 21.02.04 41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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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Nest: 개 21.01.29 40 0 13쪽
24 Nest: 비나-루카스 21.01.26 40 0 14쪽
23 Nest: 운명 21.01.22 47 0 12쪽
22 Knumepsta: 둥지 속으로 21.01.19 69 0 13쪽
21 Knumepsta: 은퇴 21.01.16 43 0 16쪽
20 Knumepsta: 과충전 21.01.13 39 0 17쪽
19 Knumepsta: 각자의 입장 21.01.10 50 0 17쪽
18 Knumepsta: 자가 섭취 21.01.07 39 0 15쪽
17 Knumepsta: 거미 21.01.04 43 0 13쪽
16 Knumepsta: 죄책감 21.01.01 43 0 13쪽
15 Knumepsta: 소모품의 나라 20.12.28 42 0 13쪽
14 Knumepsta: 국경 넘기 20.12.24 44 0 15쪽
13 Knumepsta: 차별 20.12.21 38 0 13쪽
12 트라우마 20.12.19 46 0 14쪽
11 마물의 집을 떠나다 20.12.17 44 0 12쪽
10 마물의 집 20.12.15 44 0 22쪽
9 ERROR404: Monster vs Cyborg 20.12.13 42 0 23쪽
8 ERROR404: 동료 덕분에 20.12.11 46 0 24쪽
7 ERROR404: 감정 각성 20.12.08 45 0 22쪽
6 ERROR404: 다시 만난 토끼 20.12.06 46 0 25쪽
5 ERROR404: 본부 20.12.03 44 0 23쪽
4 ERROR404: 의문의 남자, 그리고 토끼 20.12.01 44 0 13쪽
3 ERROR404: 동기와의 만남 20.11.29 47 0 15쪽
2 ERROR404: 면접 20.11.27 51 0 12쪽
» 프롤로그: 사왕의 씨앗 20.11.25 7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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