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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조선타임트래블 Rerun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8.03 10:03
최근연재일 :
2021.09.20 19:42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7,757
추천수 :
105
글자수 :
311,603

작성
21.09.14 12:36
조회
50
추천
1
글자
9쪽

한강 위의 다리 배 2

DUMMY

**




우엉이 네 사람을 안내한 곳은 눈으로 덮인 동그란 돔처럼 생긴 한옥이다. 소영이 건물을 보고 눈을 크게 뜬다.


"되게 신기하게 생겼네요."


현대식 건물과 한옥을 교묘하게 합친 것 같은 둥그런 모양의 성 같은 모습의 집을 올려다보며 소영이 그런다. 이현은 어깨를 으쓱이며 따라 들어간다.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마치 식물원 안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각각 크기와 종류가 다른 식물들이 화분과 바닥의 흙에서 자라나고 있다. 일렬로 놓여있는 서로 다른 표시의 주먹만한 작은 화분들을 본 소영이 안을 들여다본다. 안에는 엄지손가락만한 작은 식물들의 꽃봉오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제 취미는 식물을 기르는 겁니다. 적외선을 아주 좋아하는 아이들을 키우고 있답니다.“


우엉이 소영의 눈길을 눈치 챈 듯 대답한다. 그러자 옆에서 정한이 고개를 기웃한다.


"... 적외선만으로?"


그러자 옆에서 소영이 묻는다.


"적외선이 왜요?"


"식물은 적외선만으로는 살 수 없어. 햇볕에 주는 가시광선 속에 있는 빛들이 있어야 살 수 있거든."


그러자 소영이 화분을 들여다본다.


"글쎄 되게 귀여운데요? 싱싱한 것 같고.“


그때 식물의 입이 쩍 벌어지더니 안에 있던 이빨들이 오도도독 돋아나기 시작한다. 소영이 기겁을 하고 뒤로 물러선다. 그러자 우엉이 안쪽을 가리키며 말한다.


"이쪽으로 오시죠."


그러자 다시 한 번 화분을 돌아본 소영이 얼른 종종걸음으로 이현을 따라 들어간다. 화분 안에서는 여전히 작은 식물들이 쉬익 쉬익 하는 소리가 난다.





**






"한양에서는 하늘의 빛이 완전히 꺼졌습니다. 아직 전기가 들어오기 전이기 때문에 밤에 별빛도 달빛도 비춰주지 않는 조선의 하늘은 완전히 껌껌하죠."


우엉이 말한다. 소영이 우엉을 쳐다본다.


"'아직 전기가 들어오기 전'이라면, 역시 조선의 미래의 시간도 알고있는거예요?"


우엉이 소영에게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우린 시간의 자식들이니까요. 당신과 마찬가지로요. 이현씨."


우엉이 이현을 돌아보며 그런다. 정한과 소영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우엉을 쳐다보지만 우엉은 담담한 자세로 이현을 마주보고 있다.


"지금의 밤하늘에는 달도 별도 없습니다. 인간은 완전히 인공 빛에 의존해서 살고있고 그건 순전히 우엉의 기술 덕분이죠.“


우엉이 말한다.


"네 기술이란 말이야? 저 자주색 하늘이?"


정한이 묻는다. 그러자 우엉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현은 아까부터 우엉의 방을 쿵쿵거리며 돌아다니고 있다. 평소보다 더 날카로워 보이는 이현의 시선에 소영이 이현을 계속 쳐다보는데 정한은 그런 소영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걷는다.


"우엉은 딱 가운데잖아."


우엉의 뒷모습을 미심쩍게 쳐다보던 이현이 갑자기 그런다. 세 사람과 우엉이 쳐다보자 이현은 일어서서 우엉을 쳐다본다.


"온수와 가비보다는 강하지만 각시와 이재기보다 약하지. 여기서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마을 한가운데다 99년이나 빠르게 전기를 들여놓고 트리에 불을 붙이고 불꽃놀이를 하는데 다른 각시나 이재기들이 가만히 있었을리가 없어."


이현이 그런다. 그리고 우엉을 보면서 말한다.


"이 마을은 아직 다른 시간의 괴물들에게 습격을 당하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야. 그리고 아직 습격이 없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다른 각시들에 의해서 쑥대밭이 되겠지. 어느 쪽이야?"


그러자 이현을 쳐다보던 우엉이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그래서 저도 대비책을 준비해 두었죠."


이현이 미심쩍은 눈으로 쳐다보는데 우엉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더니 앞쪽의 벽면 하나를 가득 차지한 커다란 화면을 가리킨다. 화면에는 커다란 검은색 판이 떠오른다.


"우리 우엉들은 말씀하신대로 오랫동안 다른 시간의 자식들 중의 중간 틈에서 살아왔죠. 각시처럼 강한 것도 아니고 가비처럼 수가 많아 몰려다니는 것도 못하고. 과학에 대한 사랑은 있지만 같은 우엉들끼리도 공존하지 못하는 성향 때문에 언제나 단일개체. 아무리 기술을 발전시킨다 해도 다른 각시들의 먹잇감이 되는 건 피할 수 없었습니다."


화면의 검은 판 위에 마치 얇은 물길처럼 흐르는 무늬들이 파이기 시작한다. 잠시 후 검은 판이 복잡하고 빼곡한 문양으로 완전히 채워지자 그 가운데 손톱만한 흰 빛이 떠오른다 . 그러자 이현과 정한의 눈이 갑자기 크게 뜨인다. 소영은 눈을 가늘게 뜬다.

마치 빛나고 있는 컴퓨터 회로의 모습을 하고 있는 판을 소영은 어디선가 본 것 같다.


"그래서 저는 이걸 가지고 있죠. 이게 바로 제 안전책입니다."


그러자 이현과 정한이 우엉을 돌아본다.


"이건 우엉의 기술로 만든 벽이랍니다."


그러자 정한이 천천히 우엉을 돌아본다.


"... 이건 네 기술이 아니야. 네가 어떻게 이걸?"


그러자 우엉이 고개를 기웃한다.


"만들었습니다. 이 마을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요."


그리고 이현과 정한이 계속해서 쳐다보자 대답한다.


"이 벽들은 모두 이 마을을 둘러싼 산 위에 설치했습니다. 그뒤로는 가비나 온수뿐만 아니라 이재기들도 얼씬거리지 못하죠."


그리고 우엉이 이현을 쳐다본다. 표정이 변하지 않는 탈위의 검은 구멍을 쳐다보던 이현이 이를 갈자 우엉이 슬쩍 고개를 숙이며 그런다.


"앞산은 높지 않으니 금방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자 이현이 우엉을 쳐다보더니 이를 갈며 소리친다.


"정한, 소영! 가자."


그리고 앞장서서 성큼성큼 나가버린다. 그러자 우엉과 이현을 번갈아 본 소영이 얼른 은영의 손을 잡고 이현을 따라 나간다. 정한은 마지막으로 우엉을 한번 흘끗 돌아보고 세 사람을 따라 나간다.

혼자 남은 우엉의 흰 탈이 환하게 빛난다.






**






얕은 산이라지만 산은 산인지라 소영과 은영은 다들 헉헉대고 있는데 이현은 여전히 씩씩대며 앞장서서 산을 오르고 있다. 그 뒤를 따라가는 소영만 죽을 맛이다. 정한은 묵묵하게 맨 뒤에서 속도를 맞추면서 따라고 오고 있는데 이현은 마치 십년 넘은 등산가처럼 지친기색도 없이 훌쩍훌쩍 산을 올라간다. 소영은 기가 막혀서 소리친다.


"저 저질체력이 웬일로 지치지도 않는대요!"


소영이 그런다.


"넌 어떻게 꼬마가 힘든 기색도 없니?"


그리고 은영을 내려다보더니 헉헉대며 그런다. 그러자 은영이 어깨를 으쓱하며 손을 뻗어 소영을 납작한 바위위로 올라가는걸 도와준다.


"애들이랑 자주 타는 산이니까요."


은영이 그런다. 이현은 시종일관 찌푸린 표정이다.


"이상해 이상해 이상하다고!"


"진정해요 우엉들 중 하나가 착한 맘을 먹고 길을 바꿨을 수도 있잖아요."


소영이 그런다. 그러자 이현이 소영을 홱 돌아본다.


"저건 인간의 기술도 우엉의 기술도 아니야. 우엉들에게도 저런 기술은 없어. 하늘을 자줏빛으로 밝힌다고? 거기다 이 사람들!"


이현이 소리친다.


"... 아무도 우엉이랑 같이 있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거야?"


그러자 옆에서 소영이 어깨를 으쓱인다.


"왜요 진짜 진심으로 말하는 것 같던데."


그러자 이현이 진심이냐고 묻는 표정으로 소영을 돌아본다.


"아까 얘기 하는 것 들었어? 어린애들의 꿈과 희망?"


이현이 얼굴을 찡그린다.


"대체 요즘 누가 그런말을 해?"


그러자 소영이 이현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쳐다본다.


"... 지금 누가 악당인지 모르겠네."


그러자 이현이 고개를 흔든다.


"그 우엉은 뭔가 꿍꿍이가 있어. 우리가 눈앞에서 보고 있는데도 눈치 채지 못하는 엄청나게 거대한 꿍꿍이가 있다고."


이현이 마구 저벅저벅 앞서 걸으면서 그런다. 그러자 소영이 한숨을 쉬며 정한을 본다. 정한은 그냥 눈썹을 슬쩍 들어 보인다. 산 꼭대기에 올라선 네 사람은 주변을 둘러본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산꼭대기에는 이현네가 밟고 있는 바위와 몇몇 거친 뿌리를 내린 짧고 황량한 나무들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다. 산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마을을 한번 내려다본 정한이 주변을 둘러본다.


"...벽은?"


정한이 그런다. 그러자 주변을 둘러보며 공터에 발을 구르던 이현이 중얼거린다.


"... 거짓말이야."


이현이 중얼거린다. 그러자 소영이 이현을 쳐다본다.


"뭐가요?"


"산 위에 있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무슨 소리예요?"


소영이 묻는다. 그러자 이현이 돌아보더니 그런다.


"묻지도 않았는데 그 벽이라는 걸 알려주고 우리한테 위치를 알려줬잖아. 그리고 우리는 제 발로 걸어왔고."


이현의 눈은 크게 벌어진 채 커다란 눈으로 씩씩대며 은영을 내려다보고 있다. 소영은 입을 벌리다가 다문다. 이현이 한숨을 쉬며 돌아선다.


"왜냐하면 그 벽은---- "


그때 하늘이 찢어지는 소리가 난다. 네 사람의 위로 거대한 그림자가 지며 돌아보자 거대하고 새하얀 운석이 세 사람이 서있는 언덕위로 화르륵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있다.

소영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현이 중얼거린다.


"뭐?"


그리고 대지가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언덕위로 운석이 쩡 하고 부딪힌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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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조선타임트래블 1 21.09.18 72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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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한강 위의 다리 배 7 21.09.17 50 1 10쪽
58 한강 위의 다리 배 6 21.09.17 68 1 12쪽
57 한강 위의 다리 배 5 21.09.16 48 1 9쪽
56 한강 위의 다리 배 4 21.09.15 82 1 12쪽
55 한강 위의 다리 배 3 21.09.14 52 1 10쪽
» 한강 위의 다리 배 2 21.09.14 51 1 9쪽
53 한강 위의 다리 배 1 21.09.13 61 1 12쪽
52 3만년을 거스른 사나이 10 21.09.12 59 1 5쪽
51 3만년을 거스른 사나이 9 21.09.12 70 1 12쪽
50 3만년을 거스른 사나이 8 21.09.11 43 1 15쪽
49 3만년을 거스른 사나이 7 21.09.11 46 1 10쪽
48 3만년을 거스른 사나이 6 21.09.10 49 2 10쪽
47 3만년을 거스른 사나이 5 21.09.10 55 1 11쪽
46 3만년을 거스른 사나이 4 21.09.09 57 1 11쪽
45 3만년을 거스른 사나이 3 21.09.08 53 1 14쪽
44 3만년을 거스른 사나이 2 21.09.07 4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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