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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조선타임트래블 Rerun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8.03 10:03
최근연재일 :
2021.09.20 19:42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7,751
추천수 :
105
글자수 :
311,603

작성
21.09.05 08:59
조회
85
추천
1
글자
11쪽

천상열차분야보물지도 9

DUMMY

**




소영과 이현은 이제 붉고 파란 빛으로 나뉘어서 빛나고 있는 별들의 그림 위를 달리고 있다. 뒤에는 이재기가, 아래에는 깊이를 모르는 까마득한 호수 위를 밤하늘 아래에서 달리고 있는 와중에도 소영은 마치 별 위를 걷고 있는 느낌에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좋아 이건 연결돼있는 별이고. 여기 짧게 하나. 길게 하나 연결되어있는 별 옆에 있는 혼자 있는 별이니까---"


바닥의 별 그림들을 따라 달리다가 속도를 줄인 이현이 바닥과 만원짜리를 번갈아 쳐다보며 중얼거린다.


"...찾았다!"


이현이 가운데에 있는 동그란 모양의 별을 가리키면서 그런다. 그러자 헉헉거리며 멈춰선 소영이 이현이 가리킨 별을 내려다본다. 붉은 빛을 띠며 빛나는 별과 푸른빛을 띄며 빛나는 별 사이에 있는 다른 별과 이어지지 않은 별은 주변의 그림보다도 더 밝게 빛나고 있다. 별 앞에 털썩 무릎을 꿇고 주저앉은 이현의 얼굴이 반사되는 빛으로 일렁거리며 소영을 쳐다본다.


"아까 수수께끼가 뭐라고 했지?"

"'머리가 둘 달린 물을 열고 별 사이에 잠긴 잃어버린 소리를 찾으라'."


소영이 순식간에 외워버린다. 그러자 이현이 씩 웃는다.


"좋아. 그럼 문제의 별은 찾았고."

"별 사이에 잠긴 걸 어떻게 찾으라는 거예요?"


소영이 그런다. 그러자 어깨를 으쓱인 이현이 오른팔을 걷어 부치더니 씩 웃고 그런다.


"글쎄. 이렇게?"


그리고 주먹을 있는 힘껏 유리처럼 단단해진 호수 수면위로 퍽 내리친다. 그러자 쩡 하는 소리와 함께 쩌적 하고 벌어진 수면 아래로 이현의 주먹이 풍덩 하고 잠긴다.

팔뚝까지 순식간에 잠긴 이현의 몸이 앞으로 쑥 하고 넘어가는데 소영이 얼른 이현의 다른 쪽 팔을 잡는다. 그러자 물에 잠긴 팔을 버둥대던 이현이 으억 하고 팔을 빼내며 이번에는 엉덩방아를 찧으며 뒤로 넘어간다. 소영도 같이 억 소리를 내며 뒤로 미끄러져 넘어진다.


"아야야..."


널부러진 소영이 팔꿈치를 문지르며 일어나자 눈앞에 푸른 장식이 새겨진 상자가 있다. 소영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현을 올려다보자 상자를 내민 이현이 씩 웃는다.


"머리가 둘 달린 물을 열고 별 사이에 잠겨있던, 조선의 잃어버린 소리야."


문제의 별이 깨진 호수 수면 위에 주저앉은 두 사람의 앞에 저벅저벅 하고 발소리가 다가온다. 소영이 상자에서 눈을 떼고 쳐다보자 정한과 이천 윤언이 앞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윤언의 뒤에서 불쑥 세종이 모습을 드러내자 소영이 놀라서 힉 하는 소리를 낸다.


"세종대왕님?"


그러자 세종이 소영을 쳐다보더니 손을 내민다. 그 손을 놀란눈으로 빤히 쳐다보다가 퍼뜩 손을 잡은 소영이 세종의 부축으로 일어나는데 심장이 미친 듯이 쿵덕거린다.

소영의 심리상태를 빤히 알겠다는 듯이 이현이 옆에서 쿡쿡하고 웃는데 소영은 정신이 없어 이현이 놀리던 말던 알지도 못한다.


"이재기들은 어떻게 한 거야?"


이현이 묻자 정한이 고갯짓으로 윤언을 가리킨다. 윤언이 마패를 들어 보이며 씩 웃는다.


"이걸로 세종의 군사들을 불러왔지. 이들은 가비나 온수뿐만 아니라 이재기들과도 전투경험이 많은 정예 군사들이거든."


그러자 그제야 서서히 현실로 돌아온 소영이 눈을 빛내며 윤언이 든 마패를 쳐다본다.


"어, 그것도 시자철이에요?"


그러자 옆에서 세종이 고개를 젓는다.


"이건 장영실이 만든 시공간 이동장치야. 동패에 일정한 힘을 가하면 준비되어있던 반대편에서 동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시공간으로 넘어올 수 있지."


세종이 그런다. 그리고 윤언을 가리킨다.


"... 이 경우에는 우리가 왔고."

"그럼 윤언씨가 암행어사라고요?"


그러자 세종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는다.


"그건 아니고.... 저 녀석이 마패모양으로 무늬를 새겨달라고 애원했거든."


그러자 그럴만 하다는 눈빛으로 윤언을 돌아본 소영이 다시 동패를 내려다본다.


".. 굉장하네요."


소영이 그런다. 그러자 세종이 미소를 띤다.


"고맙네."


소영이 고개를 든다.


"네?"


그러자 세종은 이재기들의 시체를 돌아다니며 정리하는 관군들을 보며 대답한다.


"왕은 야밤에 궁을 탈출하려는 습성이 있고 신하들은 왕이 궁을 비웠다는 것도 미복잠행을 나간 왕에게 해가 가는것도 막아야 했거든. 그래서 생각해낸 게 이 마패였지. 호위도 장난삼아 따돌리는 왕인데 그래도 마패를 만들어주니까 멋있다고 가지고 다니는 게 다행이긴 하지만, 이건 무슨 다섯살짜리도 아니고..."


왠지 이를 악 문 것 같은 세종이 궁 시렁 거린다. 소영은 무슨 소리 인지 모르겠다는 눈으로 세종을 쳐다본다. 그러자 세종이 고개를 들며 씩 웃는데 옆에 있던 이천이 갑자기 헉 소리를 낸다. 소영이 이천의 시선을 따라 돌아본 자리에 윤언이 서있다.

그러자 소영의 눈이 마구 커진다.윤언이 소영의 눈을 마주치고 씩 웃는다.

흰 신발. 금자수가 놓여진 붉은 용포, 검은 익선관, 그리고 장난스럽게 반짝이는 눈.

세 사람은 동시에 입을 떡 벌린다.

소영이 다시 처음 나타났던 세종을 돌아보자 그는 이미 신하 복을 입은 채 윤언을 향해 고개를 숙이더니 소영을 향해 그런다.


"소인의 이름은 장영실입니다. 제 발명품에 감탄해주시니 기쁘군요."


그러자 소영이 어버버 한 채로 미소 짓는 장영실을 보다가 다시 윤언을 쳐다본다.


"그럼 그쪽이 정말...."


그러자 윤언이 씩 웃는다.


"내 이름은 이도. 너희가 부르는 세종은 내가 맞다."

"... 그래서 우리가 이천을 돌려보내지 못하게 시자철을 해킹했구나."


이현이 그런다. 이천은 순식간에 다시 마주한 왕 앞에서 심장마비가 올 것 같은 표정을 해서 소영이 어깨를 두드려준다. 윤언, 세종이 씩 웃는다.


"이천은 내 사람이 아니냐. 이천공이 내 나이 때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세종이 그런다.


"잠깐, 그럼 네가 왕인데 왜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한 거야? 장영실에게 시키면 됐었잖아."


아까부터 입을 벌리고 쳐다보고 있는 소영의 턱을 닫아주면서 이현이 그런다. 그러자 여전히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있던 소영이 세종을 쳐다본다. 세종이 어깨를 으쓱한다.


"사실 그 함안에는 그 보물 말고도 내 책들도 들어있었거든."


세종이 그런다. 그러자 옆에서 영실이 고개를 조아리며 그런다.


"독서에 너무 빠져계셔서 밤에 책을 오래보면 눈을 버리십니다. 쉬었다 읽으라고 함에 넣고 압수했더니 그걸 찾겠다고 정말 시간여행자를 잡아오실 줄은...."


그러자 소영 정한 이현이 입을 딱 벌리고 세종을 쳐다본다. 세종이 영실을 보고 뭐라고 궁시렁거리면서 얼굴을 찡그리는데 소영은 아직도 이게 무슨일인가 싶다.


"그럼 이 보물이라는 건 설마...?"


소영이 함을 내려다보며 묻는다. 그러자 세종이 무릎을 굽혀 함의 뚜껑에 손을 가져다댄다. 그러자 세종의 손이 닿은 부분이 빛나더니 옆의 시건 장치가 풀리며 함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한다.

열리고 있는 함을 내려다보면서 세종이 말한다.


"조선의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소리. 500년 역사 이래 가장 중요했던 소리. 백성들과 소통하고 그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로 만든 올바른 소리."


함이 열리자 다섯 사람의 눈에는 함안에 곱게 앉아있는 해례본과 언해본이 모습을 드러낸다. 소영이 눈을 크게 뜨고 내려다보는데 이현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한다.


"... 훈민정음이다.“






***





네 사람이 장영실의 설명을 들으며 훈민정음과 그 밖의 발명품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데 이현이 윤언, 세종의 옆에 다가와서 선다. 세종이 슬쩍 고개를 돌려 이현을 쳐다보자 시자철을 손에 꼭 쥔 이현이 세종을 쳐다본다.

세종은 여전히 부산히 대화를 나누는 이천과 소영네를 보며 입을 연다.


"거북이벽과 시자철의 보안도 고쳤을 테고 이 시간에 있던 이재기들도 모두 없앴으니 이천은 제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나와 영실도 마찬가지고."


그리고 세종이 고개를 돌려 이현을 쳐다본다. 이현은 이마를 잔뜩 찌푸린 채 세종을 보고있다. 세종이 이현의 손에서 시자철을 들어 열어 들여다본다. 시자철은 세종의 손에 반응하듯이 밝은 빛을 뿜어낸다.


"네가 모든 답을 찾게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세종이 이현의 이마를 쓰다 넘긴다. 이현이 놀라서 둥그렇게 뜬 눈으로 쳐다보자 시자철의 빛이 밝게 빛나기 시작하면서 이현 소영 정한의 몸이 동시에 빛나기 시작한다.

저편에서 놀란 얼굴의 정한과 소영이 이쪽을 쳐다보는데 세종은 뭐라고 읽을 수 없는 표정의 미소를 띠고 이현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말한다.


"... 생김이 네 어머니를 닮았구나. 그런데 성격은 네 아버지를 닮고."


그리고 세 사람의 몸을 비추던 빛이 눈부시게 빛나기 시작하면서 이현과 다른 두 사람을 통째로 삼켜버린다. 한차례 섬광과 빛이 지나가자 다시 눈을 감았다 뜬 장영실은 눈을 가렸던 손을 내리며 세종을 쳐다본다. 세종은 이현이 있었던 자리를 쳐다본 채 그 자리에 굳은 듯이 서있다.






**






거북이 벽 앞 계단위에 우당탕하고 떨어진 소영이 허우적거리며 정한의 부축을 받아 일어난다. 아까 부딪혔던 팔꿈치를 또 부딪쳐 아예 눈물이 핑 고인 소영은 손으로 아픈 곳을 잡으며 끙 하고 아픈 소리를 내다가 문득 멈춰 선다.

계단 위에 서있는 이현은 아까 세종과 마주해서 대화를 나누던 모습 그대로 굳은 듯이 멈춰서있다.


"... 이현씨?"


소영이 저도 모르게 작게 속삭인다. 놀란 듯이 굳은 눈과 얼굴에 소영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쿵 떨어지는 것 같다.


"... ....."


세종이 있던 자리에서 이현은 자신의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만 같아 눈조차 돌릴 수 없다. 세종이 속삭였던 말이 마치 쿠궁 쿠궁 하는 지하철의 울림소리와 함께 머리를 쾅쾅 때리는 것 같다.


'.. 생김이 네 어머니를 닮았구나. 그런데 성격은 네 아버지를 닮고.'

"..... ....."


이현은 계단아래의 소영과 정한의 눈과 마주친다. 두 사람은 영문을 모른 채 이현의 얼굴을 마치 무시무시한 것을 보는듯한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있다.

이현은 손의 주먹을 꽉 쥔다. 귓가에는 아직도 천둥소리처럼 심장소리가 쿵쿵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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