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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조선타임트래블 Re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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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8.03 10:03
최근연재일 :
2021.09.20 19:42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7,754
추천수 :
105
글자수 :
311,603

작성
21.09.12 08:17
조회
69
추천
1
글자
12쪽

3만년을 거스른 사나이 9

DUMMY

***




울산의 한 동굴의 깊은 안쪽, 두 남자가 벽에 난 검은 구멍을 쳐다보고 있다.


“이게 그 통로가 맞아?”


얼굴에 커다란 흉터가 난 유사가 옆의 남자에게 묻는다. 그러자 남자의 눈이 한순간 초록색으로 번쩍인다.


“울산의 산에 있는 도깨비통로를 사용하는 녀석들은 다 우리 손안에 있다고. 그녀석이 요즘 이 통로를 자주 이용하던데. 널 찾는 것 같았지.“


도깨비가 그러고 나서 유사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젓는다.


“널 이해할 수가 없다. 저번에 간신히 우시한테서 도망쳐 나왔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제 발로 찾아달라고 해?“


그러거나 말거나 유사는 칼을 빼들고 검은 구멍의 옆에 몸을 굽히고 선다. 구멍 안쪽에서 보이지 않게 벽 뒤로 목을 숨긴 유사가 씩 웃는다.


“녀석은 산을 찢고 동굴을 무너뜨렸어. 그 정도의 큰 마법을 쓰고 나면 우시한테도 충격이 간다고. 그 녀석은 이쪽으로 올 거야. 이때 잡지 않으면 이번엔 정말 내가 죽는거라고.”


유사가 그런다. 그러자 도깨비가 날름 혀를 내민다.


“어쨌거나 여기부턴 네가 알아서 하라고. 난 우시한테 잡혀죽기 싫으니 이만.”


그리고 도깨비가 동굴 밖으로 총총 걸어 나가자 유사가 흥 하고 코웃음을 치고 더욱 어둠속으로 몸을 숨긴다. 그렇게 몸을 숨긴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유사의 경계가 조금 풀리려는데 그때 구멍이 웅 하고 진동하더니 검은 구멍에서 사람의 다리가 쑥 나오며 문수가 몸을 내민다.

그 순간 앞으로 번쩍 튀어나간 유사가 문수의 목을 잡아채서 벽에 쿵 메다꽂는다. 그러자 문수의 목이 뒤로 휘청 꺾이면서 머리를 벽에 쾅 부딪힌다. 문수가 어찔한 얼굴로 유사를 쳐다보는데 유사가 칼을 문수의 목으로 확 치켜든다.

문수가 쳐다보는데 문수의 목을 잡은 유사가 숨이 막혀 목에서 꺽꺽 소리를 내는 문수를 내려다보며 웃는다.


“그러니까 말이야, 너희 우시들은 말 뿐이야. 주둥이를 막아버리면 결국 아무힘도 못 쓰는 병신같은놈들 뿐이라는 거지.“


문수가 유사를 노려본다. 그러자 유사가 문수를 벽으로 한 번 더 쾅 메다꽂더니 칼을 들어 문수를 향해 내리친다. 유사가 비명을 지르고 문수가 호흡이 막힌 시선을 있는 힘을 다해 떠 유사를 노려보고 있는데 칼을 든 유사의 팔이 공중에 멈춰 선다.


“.... ...뭐야?”


유사가 자신의 팔을 잡은 남자를 돌아본다. 구멍 안쪽에서 불쑥 나타나 유사의 손목을 꽉 붙잡은 남자가 서있다. 유사가 화들짝 놀라 쳐다보고 있는데 도깨비통로에서 와아아아 하고 관군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방을 필두로 병사들이 쏟아져 나와 유사를 향해 칼을 겨누는데 유사의 팔을 잡은 남자를 보고 이방과 정한이 모두 눈을 휘둥그레 뜬다. 남자가 씩 웃는다. 정한이 숨을 몰아쉬며 남자를 쳐다본다.


“안녕. 나 보고 싶었어?”


정한이 눈을 부릅뜨고 남자, 이현을 쳐다본다. 이현은 유사의 팔을 단단하게 붙들고 있다. 유사가 경악한 눈으로 이현을 쳐다본다.


“뭐? 너는?”


유사가 이현의 얼굴을 보고 그런다. 그러자 이현이 어깨를 으쓱이더니 유사의 팔을 꺾어 칼을 떨어뜨리게 만든다. 칼이 바닥에 카랑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유사가 비명소리를 내며 팔을 뒤틀자 어께에서 두둑 소리가 나며 유사의 비명소리가 더 커진다.

이현이 칼을 병사들 쪽으로 칼을 차내자 병사들 뒤에 숨어있던 이방이 얼른 칼을 챙겨든다. 사람들은 모두 마치 귀신을 보는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이현의 뒤통수를 쳐다보고 있다.

정한은 자신의 시선이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현?”


정한이 중얼거린다. 그러자 이방이 옆에서 귀신 보는 얼굴을 하고 이현의 얼굴을 보고 떠듬거린다.


“하지만 생원님은 일분이 다 되서 죽었잖아요?!”


이방이 소리친다.


“귀, 귀신이십니까?!”


그러자 이현이 씩 웃는다.







**







도깨비 통로를 타고 다시 원주의 얼음벽 앞으로 온 사람들이 여전히 놀란 눈으로 이현을 힐끔거리는데 유사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이현을 쳐다본다.


“너는 그때 분명히 죽었잖아. 우시가 건 저주는 나도 알고있다고.”


그러자 이현이 씩 웃는다.


“... 누가 일분이 지났다고 했어?”


그러자 모두가 벙찐 표정으로 이현을 쳐다본다. 이현이 어깨를 으쓱인다.


“내가 잠시 눈을 떴었고 그 뒤에 쓰러진 척 한건 사실이지만 사실 나도 속으로 시간을 재고 있었다고. 사실 내가 눈을 뜨고 말한 건 사십초 정도밖에 안됐는데 내가 쓰러지는 척 하니까 다들 정말 죽은 줄 알더라? 나도 이게 먹힐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이현이 여전히 눈을 감은채로 어깨를 으쓱인다.


“... 다들 내가 말을 하면 평소보다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


이현이 어깨를 으쓱이면서 말한다. 그러자 정한은 그 와중에도 입꼬리가 씰룩 올라가다가 이현과 눈을 마주치고 다시 얼굴을 굳힌다. 문수는 유사에게 졸렸던 목을 어루만지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현을 쳐다본다.

그때 뒤에서 눈이 초록색인 남자가 저벅저벅 걸어 나온다. 아까 유사에게 도깨비통로를 알려준 도깨비다. 병사들이 놀라 웅성거리며 남자를 쳐다보자 남자가 고개를 휘휘 젓는다.


“어이 긴장하지 말라고. 나는 여기 생원님의 부탁을 들어준 것뿐이야.”


도깨비가 그런다. 정한이 놀란 눈으로 남자의 초록색 눈을 쳐다보는데 이현이 씩 웃는다.


“유사가 도망치고 나면 바로 다시 문수를 노릴 줄 알고 있었지. 그래서 일부러 문수의 흔적을 남겨놓고 김서방이 이리로 데려 온거지.“


그러자 문수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이현을 쳐다본다.


“... 왜 날 구해준거지? 넌 지금 나 때문에 죽어가고 있잖아.”


여전히 피딱지가 말라붙어 뜨지 못하는 이현의 눈을 쳐다보며 문수가 그런다. 그러자 이현이 어깨를 으쓱한다.


“그리고 날 구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도 너잖아. 그러니까 이건 뇌물이라고 생각해.”


“뭐?”


그리고 이현이 주먹을 쥐더니 옆에 있던 얼음벽을 쿵 두드린다. 그러자 벽을 타고 울리는 쿵 소리가 잦아들기도 전에 벽 반대편에서 쿠궁 하고 마주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문수와 사람들의 눈이 커진다.

이현이 씩 웃더니 다시 주먹으로 벽을 쿵 내리친다. 그러자 이번에는 조금 더 빠르게 벽 반대편에서 쿵 하고 마주 쳐대는 소리가 들린다. 문수가 입을 벌린 채 놀란 눈으로 벽을 쳐다보자 이현이 말한다.


“들려?”


이현이 문수를 보며 그런다.


“사람들의 메아리야. 들어봐 이게 사람들의 목소리라고. 저들은 그냥 그림자가 아니야. 벽 뒤에 갇혀있는 동안에도 소리를 기억하고 희망을 잃지 않은 살아있는 사람들이라고. 그리고 넌 그게 뭘 뜻하는지 알잖아.“


문수는 놀라운 표정으로 얼음벽을 쳐다본다. 벽 뒤의 그림자의 무리들이 벽 가까이 다가오듯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그들이 쿵 쿵 하고 벽을 두드린다. 수백명의 그림자들이 한 박자로 벽을 깰 듯이 두근두근 두드리는 소리는 마치 한 사람의 심장박동 소리처럼 벽을 울리며 들려온다.

문수는 떨리는 손을 벽 위로 가져다 댄다.

그림자들의 심장박동소리가 진동이 되어 얼음벽을 타고 울린다.


“저건 백성들의 목소리야. 그리고 당신은 한 번도 사람들의 목소리를 그냥 지나친 적이 없지. 당신은 한 번도 암행을 한 적이 없지만 사람들은 수백 년이 지난 후에도 당신을 전설속의 어사로 기억해. 백성들을 괴롭히던 균역법을 호포제로 바꾸고 굶주린 백성들에게는 환곡을 풀어 나누어주었지.“


이현이 소리친다.


“당신이 저들을 죽게 내버려두지 않았듯이 저 사람들도 너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어. 네가 사람들을 믿는 만큼이나 사람들도 당신을 믿고 있다고.”


이현이 말한다.


문수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이현을 쳐다본다.


“... 정말 살아 있는 거야?”


이현이 웃는다.


“그리고 모두들 깨어날 준비도 되어있지.”


이현이 벽을 가리킨다.


“벽을 녹일 시간이야.”


문수의 표정이 떨리듯 일그러진다. 그는 주춤 뒤로 물러선다.


“하지만 일만개의 태양이 없으면 저 벽은 녹일 수 없어.“


문수가 벽을 보며 말한다. 금방이라도 벽을 부숴 버릴거같은 모습과는 다르게 차가운 얼음벽은 여전히 단단히 서있다. 그러자 이현이 어깨를 으쓱한다.


“그 정도야 쉽게 구할 수 있지.”


그러자 문수를 비롯한 사람들이 무슨 미친 소리냐는 듯이 이현을 쳐다본다. 그러자 이현이 웃는다.


“이미 다 구해두셨잖아요 우시양반.”


이현이 그런다. 문수와 정한이 무슨 말이냐는 듯이 이현을 쳐다보는데 이현이 방안을 고갯짓으로 슬쩍 한다. 그러자 고개를 돌려 방안에 있는 것들을 바라본 문수의 눈이 순간 깨달음으로 크게 커진다.


“... 말도 안돼.”


그러자 이현이 씩 웃는다. 영문을 모를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동안 정한은 이현이 의미한 것을 깨닫는다.


“... 대체 두사람 무슨소릴 하는거야?”


함평의 호수를 향해 달려가는 문수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방이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리자 옆에 있던 정한이 이현을 쳐다보면서 대답한다.


“여섯 개의 거울을 사용해서 유사를 무한개의 상(相) 안에 가두려는 계획이었잖아요.“


이현과 힘을 합쳐 여섯 개의 보물을 배치하기 시작한 문수를 보면서 정한이 말한다.


“유사를 가두기 위한 무한개의 세계를 만들 수 있으면 그 거울을 이용해서 얼음벽을 위한 일만개의 태양을 만드는 것도 가능한거죠.“


그러자 이방이 놀란 얼굴로 정한을 내려다본다.


“지금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문수가 이현을 쳐다보면서 말한다. 한낮의 태양의 모습이 바로 배치해 둔 여섯 개의 거울 가운데에 파고든다.

눈이 부신 사람들이 모두 눈을 가늘게 뜨거나 손으로 가리고 눈부시게 빛나기 시작하는 여섯 개의 보물들을 쳐다보는데 거울의 상처럼 빛나기 시작하는 여섯 개의 면들 안쪽으로 무한개의 태양의 모습이 반사되면서 이글거리기 시작한다. 이현이 신난 듯 웃는다.


“만 개의 태양!”


이현이 소리친다. 문수는 눈이 부신 것도 아랑곳 않고 고개를 돌려 그 빛이 향하는 얼음벽을 쳐다본다.

동그란 모양으로 얼음벽 가운데 새겨지듯 비친 태양의 모습이 시야를 녹일듯이 빛나더니 다음 순간 치이익 하고 얼음벽이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얼음벽 뒤의 심장 소리 같은 두드림이 더욱 빨라지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다들 손을 꽉 쥐고 녹아내리는 얼음벽을 쳐다본다.


“안돼!”


묶여있던 유사가 소리친다. 문수는 심장이 멈춘 듯한 얼굴로 벽을 쳐다본다.

벽 뒤의 쿵쿵거림이 더 거세어지더니, 한순간 뚝 그친다.


".... ....."


정적이 휩싸이고, 모두가 의아하고 긴장한 눈으로 벽을 바라보는데 한순간 벽에 쩡 하고 금이 가더니 벽이 와르르르 무너진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뒤로 물러서는데 문수는 제자리에서 꿈쩍도 않고 무너진 벽을 쳐다보고 있다. 벽의 푸르게 빛나는 투명한 잔해들이 달그락 하고 바닥을 구른다.

정한이 놀라 쳐다본다. 벽 뒤에 있던 수백 명의 사람들이 똑같이 놀란 눈으로 이현과 문수네를 쳐다본다.


“당신의 백성들이야 문수!”


이현이 씩 웃는다. 눈부신 햇살아래 얼음벽 속의 그림자로 갇혀있었던 사람들이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 나온다.






**






정한은 이현의 얼굴을 쳐다본다. 문수가 다시 고쳐준 이현의 눈은 핏자국 없이 신기할 정도로 까맣게 빛난다. 정한은 핏자국 없는 이현의 말끔한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 왜그래? 내 얼굴에 뭐 묻었어?”


그러자 정한이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이현이 피식 웃는다.


“좋아 꼬마 정한아. 이번엔 어디로 가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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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한강 위의 다리 배 2 21.09.14 50 1 9쪽
53 한강 위의 다리 배 1 21.09.13 6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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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만년을 거스른 사나이 9 21.09.12 7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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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3만년을 거스른 사나이 7 21.09.11 46 1 10쪽
48 3만년을 거스른 사나이 6 21.09.10 4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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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3만년을 거스른 사나이 4 21.09.09 5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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