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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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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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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9,628

작성
17.09.0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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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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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쪽

동료

DUMMY

덜컹!

두텁게 가라앉은 먼지의 층만큼이나 고요하게 내려앉은 적막감을 순식간에 깨부수는 요란한 금속 마찰음이, 꼭 썰매장의 언덕처럼 무언가가 힘껏 쓸고 내려온 것처럼 보이는 건물의 파괴된 내부의 벽을 타고, 회선형으로 솟구치며 층층마다 녹아 있는 진득한 정적을 일깨우듯 폭풍처럼 휘몰아치자, 금방이라도 Juggernaut가 달려올 것만 같은 굉음이 순간 아찔하게 흩어지며 틈틈마다 새어 나갔지만, 그것도 잠시, 금세 모든 기세를 잃은 공허한 메아리로 변해 사방에서 엄중히 퍼져나오고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머릿속에 가득한 잡념들을 모두 떨쳐 버린 한서준은, 거침없이 맨홀의 뚜껑을 아무렇게나 내던져 버리는 몬스터 최성민의 그다음 행동, 그러니까 거침없이 발을 디뎌 맨홀 안으로 쏙 들어가 버리는 그의 망설임 없는 움직임에 따라, 시커먼 아가리를 쩍 벌려낸 검고 깊은 괴물의 입 안에 다급히 뻣뻣한 몸을 억지로 구겨 넣었다.

그러자, 일순 코끝을 엄청난 힘으로 비틀어 짜는 것 같은 어마어마한 고통을 수반한 지독한 냄새가, 한서준의 머릿속을 단번에 헝클어뜨렸다. 하지만 그건 아주 잠깐 밖에 적용되지 않은 극히 짧은 상태이상일 뿐이었다.

온 몸을 주무르는 강렬한 공기와의 마찰이 콧속을 찔러 왔던 끔찍한 냄새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물이 과다하게 섞인 물감처럼, 옅고 묽게 흐드러지며 이윽고 아무런 저항도 없이 쏜살처럼 전신을 스쳐 지나가자마자, '풍덩!' 곧바로 코와 입을 콱 틀어막는 녹물보다 비릿한 정체불명의 액체가 고인 웅덩이에 도저히 어찌할 도리도 없이, 온 몸이 죄다 잠기도록, 강하게 떨어져 내렸던 탓이었다.

빛 한 점 배어들지 않는 시커먼 웅덩이 안에는 지금이 겨울이란 사실을 알려주는 차가운 얼음 덩어리와도 같은 무언가가 곳곳에 둥둥 떠 있었는데, 순식간에 온 몸의 감각들을 한계까지 끌어내려 극한까지 무뎌지게 하고, 또 절로 머릿속을 비워 버리게 한 뒤 아무런 생각도 잇지 못하게 하는 엄청난 한기가 삽시간에 전신을 점령해 버린 터라, 한서준은 웅덩이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두 손의 허우적거림에도 쉴 새 없이 걸려들고 잡혀드는 차가운 무언가가 진짜 얼음 덩어리가 맞는지, 제대로 구분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눈 깜짝할 새에 사라져만 가는 촉각과 상념으로 어렴풋이나마 '손을 내젓는다.'란 느낌을 조금씩 조금씩 인지하며, 둔감해지는 감각만큼이나 서서히 얼어붙어가는 정신을 겨우겨우 부여잡고 계속해서 위를 향해 두 팔을 내젓기만 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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