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이, ···이거··· 터, 터··· 쳐···."
다시 한번 몬스터 최성민의 고통 어린 음성이 퍼져 나왔다. 더할나위 없이 날카로운 살기가 그 안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치켜세우고 있음을 그리 어렵지 않게 깨달은 한서준은, 다급히 쇠파이프를 하늘 높이 쳐들고, 있는 힘껏 내려치기 전에 꼭 최종적인 확인을 부탁하는 것처럼 몬스터 최성민을 빤히 바라보았지만, 그건 그가 두 번 다시 할 수 없을 것 같던 속도로 최성민과의 거리를 좁혀내었을 당시와 마찬가지로 아주 찰나에 가까운 시간일 뿐이었다.
"···어서!"
콰직!
그 어떤 때보다 뚜렷한 몬스터 최성민의 외침이 재차 머릿속에 각인됨과 동시에, 거진 반사적이라 불러도 좋을 몽둥이질 비스무리한 내려치기로 정확히 최성민의 왼쪽 무릎, 붉은빛을 띈 눈알을 단번에 쳐내었던 것이었다.
흡사 고름으로 가득 찬 거대한 여드름이 '팍'하고 터져나간 것처럼, 어느 부위에 해당하는 부산물인지조차 구분이 안 가는 살조각들과 핏줄기들이 싸구려 폭죽인 양 단발성으로 폭발하며 사방으로 튀겨져 나왔다.
단 한 번의 내려치기로, 몬스터 최성민을 조종했던 붉은색 눈동자는 다소 허무하게 터져 나가 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아무런 저항 없이 사라진 눈알은 그 크기 만한 구덩이를 대신 그 자리에 남겨 놓은 상태였다.
언뜻 눈대강으로 인식되는 깊이만도 당장 주먹 하나가 여유롭게 들어갈 만큼, 무릎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관절과 연골이 제대로 남아 있긴 한가라는 이차적인 의심이 들 정도로, 여태껏 눈알과 하나 되어 무거운 몸뚱이를 지탱했던 무릎의 겉모습은 심히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웠다.
끄륵. 끄륵.
거기다 눈알을 터침으로써 발생할 고통에 대비해 자신의 입을 콱 틀어막고 있던 몬스터 최성민에게선 연신 고통에 찬 침음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필시 진짜 눈알을 터뜨린 고통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고통이 머릿속에, 나아가 전신에 흩뿌려졌음은, 굳이 당사자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금방 알 수 있는 현상이었다. 그리고 그 증거라 할 만한 잔뜩 억눌린 침음성은 시시각각 눈에 띄게 거칠어져만 갔다.
그래도 눈동자가 사라짐으로써 이성이 본능에 잡아먹히는 그런 최악의 경우는 다행히 막아내긴 한 모양인지, 약 5초 가량을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그저 자신의 무릎만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몬스터 최성민이 이윽고 한서준을 다시 바라보았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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