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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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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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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DUMMY

흔히들 말하는 '일반화의 오류'가 그렇듯, 어떤 것을 성공할 가능성이 아무리 100%에 근접한 90을 가리키는 숫자라 할지라도, 나머지 10에 해당되는 미약한 확률에 마냥 걸리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성공할 것이리라고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앞서서 걸어가는 몬스터 최성민의 말이 아무리 그럴듯한 신빙성을 가지고 있다곤 하나, 무턱대고 긴장을 푸는 건 차라리 총구를 입에 물고 자살을 하는 것보다 못난 얼빠진, 나아가 순수하다 못해 단세포로 머리가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해야 하는 지극히 멍청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었다.

비록 '적의 적은 친구'라는 말이 있기는 했지만, 이건 단어 그대로 적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아는 상황에서만 적용되는 조건부적인 말일 뿐. 누가 적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선 쥐뿔도 적용되지 않는 말이었다.

꾸욱.

한서준은 일단 급한대로 가지고 나온 쇠파이프를 더욱더 꽉 움켜쥐었다.

드러난 정보는 많지만, 아직 확실히, 다시 말해 이렇다 할 정도로 고착된 정보는 아무것도 없었다.

여태껏 머릿속에 저장한 정보는 그저 몬스터 최성민의 입에서 나온 실체 없는 정보가 전부였고, 어느 것 하나 그것을 보좌해 줄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다.

물론 단지 계산된 가능성만을 고려해 본다면 이미 선택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알맞은 결과가 나왔다고 봐도 무방했지만, 한서준은 그렇게 버려질 소수의 숫자가 불러올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한시도 늦추지 않고 있었다.

'성공'을 가리키는 숫자가 100 중 99라는, 한마디로 절대적인 수치에 해당하는 단단한 숫자라 가정한다면, '실패'를 가리키는 숫자인 '1' 또한 마찬가지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수치에 해당하는 딱딱한 숫자라 할 수 있었다.

아무리 99라는 절대값의 숫자가 있다 한들, 언제까지고 1이라는 걸림돌이 존재하는 한, 대가 없는 성공은 없다는 소리였다.

그렇기에 확률이란, 결국 하늘 높이 던져진 동전의 양면을 객관적으로 가려내는 일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고, 그건 데드 존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인간들만의 굳어지다 못해 곪아버린, 그러니까 치명적인 실수를 불러 일으키는 주범이 되기도 하는 매개체였다.

'100에 가까운'이 아닌, 오롯이 '100'을 나타내는 명확한 증거와 정보가 없다면, 무엇이든 일단 의심부터 해봐야 하는 곳이 바로 이곳, 지옥보다 더 지옥 같은 데드 존이었던 까닭이었다.

때문에, 몬스터 최성민의 말을 빌려보자면, 몬스터가 등장함으로써 격리 아닌 격리 구역이 돼 버린 대구를 바깥에선 흔히들 알고 있는 '데드 존'이란 명칭 외에 '불연성 휴지통', 일명 '지구의 쓰레기통'이란 별칭으로도 부른다고 했다.

지구 전체를 아우르는 온갖 몬스터들과, 극적으로 살아남은 타지인들이 이야기하고, 또 외부가 직접 겪은 잔혹한 대구의 생존자들, 즉 인간들이 가진 잠재적인 폭력성과 이기심을 한계까지 끌어낸 것 같은 생존자들이 타지에 비해 유달리 대구에서만 넘쳐났기에, 뉴스에서 떠들기만 좋아하는 심리학자들에 의해 붙여진 불명예스런 별명이라 하였다. 그나마 많이 순화되어 표현된 단어가 다름 아닌 '데드 존'이라 했으니, 세 달 전의 대구가 얼마나 혼돈에 휩싸여 있었는지 한서준은 몬스터 최성민의 설명만으로도 간접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지난 세 달 동안, 무려 90일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도록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오직 컴퓨터만을 붙잡고 살아 있던 자신이 무척이나 신기하게 생각될 정도로, 새삼스레 왜 들키지 않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한서준은 곧장 옅은 한숨을 내쉬는 것으로 단번에 모든 잡념을 구석으로 몰아내었다.

어차피 이것에 대한 실마리는 그 끄트머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냥 '운이 좋았다.'라고 밖엔 설명이 되질 않는 부분인지라, 괜스레 머리를 굴려봤자 오히려 골치만 아파 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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