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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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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5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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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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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6
글자수 :
1,239,628

작성
17.07.20 09:02
조회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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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3쪽

동료

DUMMY

하지만 곧 그는 자신의 이러한 선택이 크게 잘못되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마냥 엎드린 채 팔을 휘두르고 있을 거라 추측했던 Juggernaut의 거대한 몸뚱아리가, 다시 말해, 잠깐 허공을 수놓았던 잿빛의 자수가 중력이란 불변의 법칙을 거스르지 못하고 하늘하늘 가라앉기 무섭게, 애초에 엎드려 있지도 않았다는 듯 휘젓던 팔을 그대로 들어올림으로써 마치 물속을 유영하는 것처럼, 두꺼운 콘크리트 벽 하나를 종잇장보다 가볍게 세로로 죽 찢어낸 Juggernaut의 어마어마한 팔뚝과 더불어진 비대한 몸뚱아리가, 삽시간에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쌓여진 공간 안을 비집고 거칠게 치고들어 왔기 때문이었다.

꼭 창문을 장식하는 기다란 커텐을 빼내 아무렇게나 걸친 것같이 보이는 Juggernaut의 어설픈 누더기 옷이, 또다시 흩날리는 먼지와 눈발에 맞춰 다소 무겁게 일렁거리며 바닥을 쓸어 내었다.

거기다 무슨 수풀을 얹어 놓은 것처럼, 왠만한 성인 남성의 머리통보다 더 큰 눈동자를 가려 버리는 굵직하고 질긴 머리카락 또한 저 스스로가 만들어 낸 바람에 나뭇잎처럼 펄럭이며, 다시금 일어난 먼지와 눈발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가려져 있던 이마 부근을 한차례 세상에 드러내었는데, 그곳엔 커다란 눈알만큼이나 큼지막한 구멍 하나가 다소 혐오감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적나라하게 뻥 뚫려 있었다.

흡사 끝이 뾰족한 드릴을 이용해 사정없이 후벼 파낸 듯한, 소용돌이 형식으로 말려들어간 이맛살은 그렇게 만들어진 시계 방향의 곡선을 따라 울퉁불퉁하게 부르터 있었다.

그건 천연 살색을 가진 지렁이들이, 자꾸만 어느 한 점으로 모여들다 그대로 굳어진 것처럼 보여지는 모습이었고, 달리 뭔가가 Juggernaut의 이마를 파고들면서 생긴 상처에 자연적인 새살이 돋아난 것처럼 보여지기도 하는 모습이었다.

그 안엔 비록 아무것도 존재하진 않았지만, 한서준은 그것에 대한 생각을 좀 더 이어 나가기도 전에, 그러니까 이 다음에 덧붙여질 Juggernaut의 행동을 관찰하고 미처 예측하기도 전에, 코를 벌렁거리며 귀신같이 자신을 찾아내 쳐다보는 Juggernaut의 소름이 끼치는 눈동자와 허공에서 시선이 맞물리자마자, 서둘러 몸을 내던지다시피 앞으로 굴려내었다.

마치, 오래 전에 잃어버렸던 재미난 장난감을 다시 찾은 것처럼 보이는 묘하디 묘한 표정과, 징그럽게 입꼬리를 말아 올리는 광경이 꼭 거대한 뱀이 스멀스멀 움직여 똬리를 트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Juggernaut의 일련의 행동에서, 순간 알 수 없는 오한이 그의 몸을 너무나도 무겁게 덮쳐 왔던 까닭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느낌이 이번에는 옳았다는 양, 먼지와 눈발에 파묻혀 그 윤곽선조차 보이지도 않는 Juggernaut의 발 아래쪽에서부터 돌연, 뭔가가 휙 정확히 한서준을 노리고 빠르게 날아들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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