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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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당사자는 정작 그러한 사실에 심드렁한 반응을 보여주긴 했지만.
"Gigant? Juggernaut보다 상위종의 몬스터인가?"
가만히 몬스터 최성민의 말을 듣고 있던 한서준이 되물었다.
"아··· 니···. Gigant··· 나··· Juggernaut는 다 똑··· 같··· 은··· 드, 등그··· 읍··· 으로··· 저, 정··· 해··· 져··· 있··· 다···."
그러자 몬스터 최성민이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으며 대꾸했다.
그리곤 재차 입을 열어 말했다.
"···하··· 지만··· Messorem은··· 그··· 이상··· 의··· 등··· 급··· 으로··· 정··· 해··· 졌다···. Earth··· 라는··· 등급의··· 몬··· 스터도··· Messorem··· 만··· 큼··· 은··· 아니다···."
"Earth? 지구?"
"편··· 의상··· 그··· 러, 러엏··· 게··· 부··· 르는··· 거··· 지···."
잠깐 말을 끊고, 슬쩍 눈들을 움직여 보기만 해도 입이 떡 벌어지는 Gigant의 장엄하기 그지없는 뼈대를 천천히 훑어보던 몬스터 최성민이, 이내 몸을 돌려 맨홀 뚜껑이 있는 바닥으로 다가갔다.
그러면서 제멋대로 끊어버린 말꼬리에 다시 말을 이어붙였다.
"저··· 것··· 들··· 보다··· 훠, 훨··· 씨··· 인··· 크··· 고··· 엄··· 청난··· 것들··· 이다···. 도시··· 하나··· 를··· 단··· 번에··· 삼켜··· 버리는··· 게··· 가능··· 하다···."
몬스터 간의 등급을 누가 정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도시 하나를 집어삼킨다고 하는 Earth급의 몬스터가 대체 어떠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지, 한서준은 도저히 상상이 되질 않았다.
건물 밖의 Gigant급 몬스터나, Juggernaut급 몬스터만 해도 충분히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는데, 그보다 더 큰 Earth급의 몬스터는 도대체가 어떻게 생겨 먹은 몸뚱이를 가지고 있는 건지 쉽게 추측이 되질 않았던 것이었다.
그저 막연히 도시 하나를 집어삼킬 수 있는 커다란 입과, 그에 걸맞는 엄청난 크기의 체구, 즉 다시 말하면 어깨와 어깨 사이의 반경만 족히 수십 킬로미터는 훌쩍 넘을 것 같은 웅대하고 건장한 체격과, 이와 더불어 단 한 번의 손짓으로 강력한 태풍을 불러일으키는 말도 안 되는 모습만 계속해서 떠올려질 따름이었다.
하지만 한서준은 금세 그러한 Earth급 몬스터의 추상화를 깨끗이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애초에 그런 무지막지한 크기를 가지고 있다면, 오히려 눈에 띄지 않는 게 반대로 눈에 띄는 것보다 곱절은 더 힘든 일이었다.
어디를 보든, 어디에서 보든, 결국 눈에 들어와야 할 몸뚱이를 지니고 있는 탓에, 만약 정말로 Earth급의 몬스터가 상상한 대로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면 한서준이 여태껏 보지 못했을 리가 없었던 까닭이었다.
물론 달리 생각해 보면 단순히 Earth급의 몬스터가 단지 대구에는 실재하지 않았기에, 그냥 이때까지 눈에 담아내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Earth급 몬스터는 어디에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있는 장소는 세상에서 격리되지. 이곳, 대구도 마찬가지다."란 몬스터 최성민의 그만저만한 부연 설명에도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듯, Earth급 몬스터는 이곳, 데드 존Dead Zone이라 불리우는 대구에 분명히 존재했다.
순전히 그러한 몬스터가 있다는 사실을 지금껏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었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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