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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Messor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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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최근연재일 :
2019.01.03 20:30
연재수 :
5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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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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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39,628

작성
17.08.0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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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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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동료

DUMMY

여전히 몬스터의 그 굵직하면서도 울퉁불퉁한 피부결을 지닌 손가락은 정확히 한서준, 즉 눈 앞의 인간에게 머물러 있었다.

대체 뭘 말하고자 하는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지만, 이완 별개로 한서준은 이 몬스터가 또다시 자신을 구해주었음을 그리 어렵지 않게 알아챌 수 있었다.

아니, '애당초' 그러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그것도 비교적 멀쩡한 신체를 지닌 채 대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아예 존재하질 않았기에, 눈 앞의 몬스터가 극적으로 구출해낸 것이 아니라면 이 만남은 처음부터 성립이 되질 않았다.

감히 피할 엄두도 내지 못한 Juggernaut의 손바닥에 짓눌려 죽어도 이미 한참 전에 죽었을 것이 분명한 까닭이었다.

그렇기에 외부의, 다시 말해 이 우호적인 몬스터의 구출 작전이 보기 좋게 성공해 자신을 임의적으로 이곳에 데리고 온 게 아니라면, 현재 이 장소에 있는 이유는 도저히 설명이 되질 않았다.

Juggernaut가 약간의 변덕을 부려 죽이지 않고 붙잡아 이곳에 던져 놓은 게 아니라면야, 저 눈알만 그득하게 생겨난 몬스터에게 목숨만 무려 3번이나 빚진 셈이 된다는 소리란 것이었다.

한서준은 마치 석상이라도 된 양 자신을 똑바로 가리키며 굳어 있는 몬스터를 가만히 응시하다, 곧 몬스터 못지 않게 굵은, 하지만 그러한 몬스터조차 따라하기 힘든 거칠고 황폐한 목소리로 마침내 입을 열었다.

"···또 날 구해준 건가?"

그러자 여태껏 들고 있던 손을 천천히 아래로 내린 몬스터가 함몰된 눈동자 못지 않게 안 쪽으로 말려들어 간 것처럼 보이는 입술을, 흡사 넓은 쟁반 두 개를 포개어 놓은 듯이 보이는 커다란 입술을 돌연 팍 비틀어 내었다.

"어··· 그억··· 각. 으으···."

물론 그곳에서 튀어나온 몇 마디의 말들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는 괴이한 신음 소리와, 발음을 정확하게 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적당한 숨결이 겉잡을 수 없이 쏟아져 내리는 것 같은 그런 바람 빠지는 소리가 전부였지만, 한서준은 그렇게 말을 이어감과 동시에 미미하게 끄덕여지는 몬스터의 반사적인 행동을 그리 어렵지 않게 눈에 담아낼 수 있었다.

"···원하는 게 뭐지?"

그가 물었다.

하지만 한서준은 곧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 떨고 말았다.

"그억···."

콰직!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그러니까 제대로 된 말을 토해낼 수 없는 자기 자신이 영 불편했던지, 불과 한 마디를 채 내뱉기도 전에 몬스터가 느닷없이 자신의 목줄기를 왼팔의 손톱으로 푹 찔러냈던 것이었다.

그리곤 마치 목줄기를 막고 있던 뭔가를 빼내려는 듯, 기다란 손톱으로 거침없이 자신의 목 언저리를 벅벅 긁어내기 시작했는데, 그럴 때마다 '팍!' 소리와 함께 튀어나오는 검은색 피가 정확히 한서준을 노리고 날아들었지만, 그건 고작해야 30cm도 안 되는 비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도 자기만의 색을 꽤나 극렬하게 가지고 있던 모양이라, 그렇게 날아가 바닥의 피웅덩이 안에 빠진 여러 방울의 검은색 피는 도저히 주변의 붉은 색채와 하나로 뒤섞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꼭 물과 기름의 관계처럼, 주변에 비하면 극히 미약하지만 확실한 그들만의 영역을 가지고서, 오롯이 떠다니고 있단 것이었다.

"아··· 으억···."

그렇게 자신의 목줄기를 과감하게 후벼내다 이내 무슨 실험이라도 하는 것인 양, 몇 차례나 목을 점검하듯 연신 괴이한 음성을 뱉어내던 몬스터가 대뜸 자신의 목을 찍어 눌렀던 아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역시 급작스레 목을 쥐어뜯던 손톱을 쑥 빼내고는 다시금 한서준을 향해 입을 열었다.

"내··· 으··· 으··· 가··· 초··· 초··· 어··· 서··· 언··· 민···. 그, 그그극······ 노··· 으··· 은··· 가··· 가, 아···."

잘 알아들을 수 없는 건 아까와 매한가지였으나, 한서준은 그렇게 흘러나온 몬스터의 말에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껏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일이, 또 전혀 예측하지 못한 몬스터의 입에서 너무나도 급작스레 흘러나왔기 때문이었다.

몬스터의 말이 재차 이어졌다.

"내··· 으··· 가··· 초··· 최··· 서··· 성··· 민··· 그··· 극··· 노··· 옴··· 으··· 은··· 가··· 아··· 짜···."

한서준은 지팡이 대용으로 삼고 있던 쇠파이프를 다소 헐겁게 쥔 왼손에 저도 모르게 힘을 꽉 주고 말았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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