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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협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영협
그림/삽화
앰양
작품등록일 :
2021.05.18 16:47
최근연재일 :
2021.06.26 07:00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25,257
추천수 :
458
글자수 :
273,234

작성
21.06.11 07:00
조회
433
추천
10
글자
11쪽

35. 반지

DUMMY

상언은 희미해가는 의식이 다시 맑아져 갔다. 몸속에 존재하는 모든 영력은 새로운 띠들을 형성하는데 소모되고 있었다. 그러면서 몸에 활력이 충만해져 갔다.


'응기경 10성에 도달하는 건가?'


하나씩 영근을 따라 도는 새로운 띠가 드디어 완전하게 이어졌다. 그 영향으로 심장을 감싸고 있던 영력이 배로 늘어났다.


'하와! 온 몸에 활력이 넘치는구나.'


상언은 심장의 영력을 갈무리하고 눈을 번쩍 떴다. 두 눈에서 은색의 안광이 번쩍 뿜어 내더니 잠시 후 서서히 사라졌다.


"드디어 10성이구나!"


전보다 배나 늘어난 영력으로 인해 활기가 넘쳤다.


상언은 일어나서 이리저리 몸을 움직였다. 이세계에서 얻은 육체는 언제나 그렇듯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의식을 집중하여 중단전, 즉 심장을 중심으로 자세히 살폈다. 5개의 영근이 이끄는 띠들은 느리지만 규칙적으로 심장을 감싸며 맴돌았다.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매 단계를 뛰어 넘을 때마다 느껴지는 충만한 활력에 절로 미소를 지었다.


"으윽!"


갑자기, 왼손 중지에서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놀라 손을 들어 살펴보았다.


"으윽!"


미처 중지를 살펴보기도 전에 다시 오른손 중지에서 똑같은 통증이 발생했다.


'어어, 이건 뭐지?'


느닷없이 발생한 손가락의 끊어질 듯한 통증 때문에 인상이 찌푸려졌다. 상언은 양손을 들어 올려 자세히 살폈다. 양손 중지에는 문신처럼 새겨진 반지 모양의 문양이 보였다.


'이건 전에 끼었던 반지 자국 이잖아.'


상언이 이세계로 처음 왔을 때 산에서 내려오면 서 주었던 반지를 왼손 중지에 끼었었다. 그러나 그 반지는 문신 문양의 흔적만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또 변이 늑대 요수를 잡고 나서 받은 반지는 오른손 중지에 끼었었다. 그러나 그 반지도 똑같이 문신 문양만 남기고 사라졌다.


양손 중지의 문신 문양은 묘한 빛을 바라며 꿈틀 거리더니 이내 사라졌다.


'혹시 영력이 늘어나서 반지가 활성화 된 것은 아닐까?'


양 손가락 중지를 번갈아 만지며 비벼봤지만 아무런 흔적조차 느낄 수 없었다.


드디어 응기경 10성을 달성하고 기분이 한참 좋았는데, 통증에 의해 좋은 기분이 사라졌다.


상언은 문신 문양을 한참 자세히 살펴봤다.


"혹시?"


상언은 이 두 개의 반지가 활성화 되려면 충분한 영력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응기경의 영력으로는 반지가 활성화가 안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축기경에 도달하면 활성화가 될지도 모르겠구나.'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그것 말고는 다른 추론은 생각해낼 수가 없었다.


한참 반지의 흔적을 살피고 있는데 익숙한 영력 파장이 감지됐다.


'친구들이 돌아 왔구나!'


세 명의 익숙한 영력 파장은 부적을 팔러 떠났던 친구들의 것이었다. 대연결 심법이 중간을 넘어 7성에 도달하자 이제는 특별히 운용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감지됐다. 더구나 영력까지 배로 늘어나자 더욱 뚜렷하게 느껴졌다.


상언은 중지에 남은 반지 흔적을 살펴보다 그만두고 바로 석실 밖으로 나갔다.


수련장 입구로 다가가자 수련장 진법문이 열리며 3명의 친구들이 나타났다. 언제 봐도 정겨웠다.


"상언, 잘 지키고 있었지?"


눈이 똥그란 덩치 큰 곰 한 마리가 밝게 웃으며 상언에게 다가왔다.


"표대, 왜 그리 살이 졌어?"


"말도 마라. 표대 당숙이 원하는 부적을 많이 가져왔다고 이것저것 막 주셨거든. 그걸 꾸역꾸역 다 쳐 드셨단다. 그러니 살이 안 찌고 베겨!"


날카로운 인상에 빼빼 말라 홀쭉한 이기현의 모습도 올챙이처럼 배가 불룩 나와있었다.


"도대체 뭘 그리 먹은 거야?"


"소 한 마리에 돼지 두 마리 그리고 닭 30마리 정도 먹은 것 같아. 거기에 온갖 보약을 쳐 넣어서 다 먹었지."


얼굴 살이 도톰하게 오른 파천통이 둘을 째려보며 씨 웃는데 눈이 잘 보이지 않았다.


"상언,.상언! 우리 모두 이제 응기경 9성 이야!"


상언이 세 명을 살펴보자 심장을 맴도는 영력이 전보다 훨씬 늘었다.


"응축단을 구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기다렸지. 그런데, 당숙이 이것 저것 보약까지 주신 거야. 할 일이 없으니 승기단을 먹고 심법 연마하는 게 하루 일과었어."


도표대가 머리를 긁적이며 설명을 웃는데, 커 다란 눈이 단추 눈이 되었다.


"나와 기현이는 음식은 거의 먹지 않고 좋은 차와 술만 마셨는데, 표대가 어찌나 맛있게 먹든지 참을 수가 없어서 우리도 동참했지."


"그런데 어느 날 표대가 심법 운용을 하는 중에 주변의 영기 흐름이 이상한 거야. 그래서 우리 둘이 재빨리 호법을 섰지."


"기현이가 빨리 눈치채고 든든하게 표대를 지켰어."


파천통이 기현을 바라보며 든든해 했다.


"저놈이 하도 쳐 먹어서 탈 난 줄 알았지.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많이 쳐 먹더니 제일 빨리 9성에 오를 줄이야. 그래서 우리도 엄청 먹어 됐지."


이기현이 불룩 튀어나온 배를 살살 만지며 그때를 생각하는지 입맛을 다셨다.


"다 표대 당숙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덕분이지. 아무튼 그것 때문에 많이 늦었다. 걱정 많이 했지.?"


"새로운 부적을 연구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 얼마나 지난 거야?"


"뭐! 새로운 부적? 얼마나 대단한 거야?"


"한 달이 넘었어. 아니 저기는 왜 저리 난장판이야?"


"어 저쪽에 있는 큰 바위가 박살이 나고 큰 나무 하나도 다 빠개졌네. 상언 네가 그런 거야?"


광장 한 쪽이 어지러이 돌과 나무의 파편들이 난무한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궁금하다는 듯, 세 명이 동시에 상언을 바라보았다.


"새로 만든 부적이 생각보다 위력이 컸어."


"상언! 도대체 멀 만든 거야?"


"보여줘!"


"어! 나도 보고 싶어. 빨리 먼저 보여주세요. 친구 사부님."


세 명이 동시에 이구동성으로 상언을 바라보며 궁금증을 표했다.


"단순히 영력 덩어리를 이용한 공격은 영력 낭비가 심한 것 같더라고. 그래서 효율적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화살촉 같이 단단하고 뾰족하게 영력을 만들면 어떨까 했지."


"뭐라고? 네가 '영력 법기 부적'을 만들었다고?"


도표대가 놀라자 다시 눈이 커다래졌다. 게다가 입까지 크게 벌리고 있자 살찐 뭉크의 절규하는 사람 같았다.


"영력 법기 부적? 말로만 들었던 최상위 부적을 말하는 거야. 표대?"


"응 응, 그런데 성공했어? 상언."


"성공했으니 저 난장판을 만든 거지. 또 있어? 있으면 보여줘."


계속되는 친구들의 요구에 상언을 추호넷 부적을 우공주에서 한 장 꺼냈다.


"이것을 영력 법기 부적이라고 부른다고?"


"줘봐."


이기현이 상언의 손에 든 부적을 다라고 손을 내밀었다.


"어허! 어디 부적의 '부' 자도 모른 것이. 상언 내가 봐도 돼?"


이기현이 내민 손을 슬며시 재치고 도표대가 상언에게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이야! 이것이 바로 말로만 듯 던 영력 법기 부적이구나!"


도표대는 두 손으로 공손히 부적을 받아 들고 살펴보았다.


"어디 나도 좀 봐."


이기현과 한상 점잖은 파천통까지 나서서 도표대의 손에 들고 있는 부적을 살폈다.


"손대지 마라. 부정 탄다. 이것이 바로 부적의 대가 중의 대가만 만들 수 있다는 영력 법기 부적이다."


"오오, 말로만 들었는데 성능은 어떨까? 상언 이 부적 써봐도 돼?"


이기현이 상언을 바라보며 어서 빨리 보고 싶다는 눈 짓을 했다.


"응, 여러 장 있으니 실험해봐."


상언은 씨 웃었다. 궁금해 하는 이세계 친구들의 모습이 지구에서 친구들과 있었던 일들이 떠 올랐다.


새로운 휴대용 게임기나 전자 제품을 누군가 가지고 왔을 때, 빨리 작동 시켜 보여 달라고 했던 친구들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 그래. 표대 빨리 해봐!"


이기현의 재촉에 도표대는 두 다리와 두 팔을 적당히 벌리고 먼저 폼을 잡았다. 도표대는 부적을 오른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고 자신의 영력을 불러 넣었다.


윙윙!


부적이 활성화 되면서 큰 말벌 모양의 추호넷이 도표대의 오른손 끝에서 떠올랐다.


"우와!"


"이름은 추호넷이야? 처음 만든 것은 호넷이라 불렀는데, 추적 기능을 추가해서 추호넷으로 이름 지었어."


상언은 자신의 작명 센스를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호넷? 처음 들어보는 단어인데 큰 말벌이라는 뜻인가?"


"오, 그러고 보니 진짜 큰 말벌처럼 생김새도 비슷하고 윙윙 거리네."


도표대가 손가락으로 지시를 하자 추호넷이 이리저리 윙윙 거리며 허공을 날아다녔다.


"윙윙 거리는 것은 영기를 빨아들이며 나는 소리야. 그러면서 더 단단해지지."


"영기까지 빨아들여 더 단단해진다고? 그냥 벌처럼 생겨서 벌처럼 소리가 나게 만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상언, 정말 대단한 것을 만들었구나."


"난, 단순히 벌처럼 날기 위해 윙윙 거리는 것 인줄 알았지."


"난 빨리 날기 위해서 그런 건 줄."


세 명은 윙윙 거리는 날개의 의미에 대해 각기 다르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추적 기능이 있으니 목표를 의식으로 지정하고 가리키면 알아서 쫓아 갈 거야."


"그렇단 말이지."


도표대는 하늘을 처다 보며 마땅한 실험 대상을 살폈다.


마침, 추호넷이 벌레인 줄 알고 산 비둘기 한 마리가 하강하며 추호넷을 노리며 쫓았다. 하강 하던 비둘기는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죽어라 날개 짓을 하며 하늘로 다시 치솟았다.


비둘기는 추호넷이 영력으로 이루어진 것을 감지하고 죽어라 도망을 가기 시작한 것이다.


"멍청한 비둘기 같으니라고. 가라! 이름이 뭐였지?"


"추호넷."


"가라! 추호넷!"


도표대가 검지와 엄지를 붙여 앞으로 휘둘렀다.

그러자 추호넷이 위의잉 하며 빛 살 같이 빠르게 하늘 높이 솟아 올랐다.


"뭐야!"


비둘기는 산 쪽으로 날아가는데, 추호넷은 그냥 공중으로 치솟는 것이다.


"추적 기능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표대, 너의 의식, 즉 생각으로 조정한다고 해봐."


"지금 그러고 있는데."


"어, 안된다고? 그럴 일 없는데."


"응, 안되네. 이런 놓치겠다."


도표대는 검지와 중지를 붙여 수결 모양의 손가락을 비둘기를 향해 가리켰다.


하늘로 치솟다 멈춰있던 추호넷이 다시 저 멀리 날아가는 비둘기를 향해 번쩍 거리며 쫓아갔다.


거의 1km 나 되는 거리를 추호넷은 숨 한 번 내쉴 시간에 쫓아갔다. 그리고 비둘기를 관통하여 떨어트린 후 도표대의 손짓에 따라 돌와왔다.


"우와! 정말 대단하다."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이기현이 더 좋아했다.


돌아온 추호넷은 도표대의 손위에 사뿐이 내려 앉더니 다시 부적으로 변했다.


"표대, 어떻게 한 거야?"


추호넷으로 변한 부적이 터지지 않고, 다시 돌아와 부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상언은 놀랐다.


"뭘, 어떻게?"


도표대는 추호넷 부적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며 만족한 모습으로 상언에게 되물었다.


"추호넷이 어떻게 다시 부적으로 변해?"


"..."


"..."


"..."


세 명이 동시에 상언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신기한 동물을 바라보듯 쳐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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