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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범 님의 서재입니다.

대환장의 아포칼립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조르범
작품등록일 :
2023.02.05 23:42
최근연재일 :
2023.04.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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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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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화

DUMMY

기자회견 날이 찾아왔다. 한성우는 헌터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그곳에서 기자회견의 날짜를 잡았다.

그리고 그 기자회견 장소는 균열이 일어나기 한 시간 전 위치였다.

우리는 아지트에서 그 기자회견 장소를 두고 각자 생각을 나누던 중이었다.


“굉장히 치밀하고 계획적인 인간이로군. 확실히 저런 쇼를 보여주면, 국민들의 마음이 기울 걸 아는 거야. 무서울 정도로군.”


이민재가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게 말입니다. 하지만 그곳에 수많은 인파가 몰릴 텐데, 과연 끝가지 사람들을 지킬 수 있을까요? 이례적으로 균열의 만들어질 시간이 한 시간이나, 주어진 걸 본 적이 없어요.”


정확한 사실은 아니지만, 헌터들 사이에서 균열의 생성시간이 곧 난이도라고 치부하고 있었다.

10분짜리는 혼자서도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고 최고 30분은 최소 4명 이상의 헌터들이 투입됐다.

이례적인 숫자인 한 시간이었다. 과연 저들의 힘만으로 막을 수 있을지, 그저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건지.


“어쨌든 세리아의 말처럼 이건 녀석들의 선택이니 뒷감당도 저 녀석들이 하는 게 맞지. 깔끔하게 끝내면 지지를 얻는 거고, 만에 하나라도 실패한다면 끝까지 막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끝난 다는 거지.”

“그리고 사람들은 저희들이 등장하는 장소와 시간을 알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잖아요.”


이민재의 말에 이하루가 이어 말했다.


“바로 그거지.”

“우리가 만약, 저희들의 시스템을 밝힌다면 어떻게 흘러갈까요?”

“그걸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지 않을 거야. 녀석도 생각이라는 게 있다면, 그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겠어? 다만 치명적인 약점을 공격하는 거나 마찬가지긴 하겠지만···”


이민재는 건들거리는 성격이어도 상황을 재거나 보는 능력이 탁월했다.


“그들이 원하는 건 그거야. 헌터들이 균열열의 생성 시간과 장소를 알고 있으면 모든 책임들이 우리에게 오는 거지? 사람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이야기할 거야. 왜 다 알고 있으면서 대피시키지 못했냐고, 우리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헌터들은 다른 사람들의 목숨까지 책임지고 싶지 않을 거야. 자기 목숨 챙기기도 바쁠 테니까.”

“비겁해요···”


이하루가 고개를 내리깔고 입술을 깨물었다.


“비겁해도 어쩔 수 없어, 사람들은 큰 책임을 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그게 자신의 책임으로 이어지는 걸 굉장히 싫어하지. 즉, 이 말의 뜻은 저 한성우라는 녀석이 총대를 메겠다는 거야. 그가 모든 총대를 짊어지고 걸어갈 테니 우리 뒤를 따라와라 하는··· 10만의 헌터들이 그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지.”


맞는 말이다. 이민재에 말에서 반박할 수 있는 구간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의 긴 이야기 끝에 내려진 결론은 우리들도 가만히 있겠다고 뜻을 모았다.


“하지만, 그들의 능력을 벗어나는 균열이라면, 저희들도 끼어드는 걸로 하죠.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시민들의 안전이 우선입니다. 몬스터는 저들이 막게 놔두고 저희들은 시민의 안전에 만전을 기울이도록 하죠.”

“민심을 확실하게 챙긴다는 마인드로?”

“민심은 부수적인 겁니다··· 사명감을 가지라는 말은 아니지만, 이걸 장난처럼 여길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대장의 말에 동의하는 바야. 뭐, 솔직하게는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이민재가 약게 웃었다.


약속했던 한 시간이 흘렀다. 우리는 아지트에 설치한 화면으로 기자회견이 열리는 걸 지켜보는 중이었다.

균열이 열리는 시간보다 빠르게 시작된 기자회견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하다.


“여러분들은 누구십니까!”

“저희들은 여러분 주변에 존재하는 아는 형, 아는 동생 어쩌면 또 친구일 수도 있는 그런 존잽니다. 저희들은 얼마 전 모종의 알 수 없는 힘을 얻게 되었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뿐입니다.”


그는 대학 학생 회장인만큼 굉장히 여유롭게 기자들의 질문을 쳐냈다.


“여러분들이 흑심을 품고 다른 시민들과 또는 국가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희들의 힘은 균열에서 나오는 몬스터에 대항할 때 발휘할 수 있을 뿐, 일반적인 상황에서 그렇게 강력한 힘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확신할 수 있으니, 국민 여러분들은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시간이 됐다. 숫자가 0에 다가오자 동시에 화면 속에서 보이는 균열. 즉 침공이 시작된 것이다.

다른 차원에서 오는 이방의 존재, 우리들은 그것을 몬스터라고 불렀다. 괴이하게 생겼으며, 놈들이 가진 힘은 사람들의 힘을 아득히 초월하는 강한 힘을 갖고 있었다.


“당황하지 말아 주십시오! 여러분들의 안전은 저희들이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검은 슈트를 입은 100명에 가까운 인원들이 모여들었다. 가자 이어진 문을 타고 조금씩 모였다.

그 중심에 선 한성우가 자신만만한 미소와 함께 명령을 내렸다.


“모두! 시민들의 안전을 우선으로 나와 부길드장이 몬스터를 막는다!”


그가 절도 있게 팔을 펼치며 명령을 내리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카메라에 잡혔다. 화면이 움직이면서 균열의 크기도 같이 잡혔는데···


“크기가, 보통 균열의 곱절은 되어 보이는군요.”


우리가 보던 통상적인 균열이 아니었다. 도대체 저 안에서 무슨 몬스터가 나올지 궁금해지던 참이다.

조금씩 균열을 찢고 나오는 몬스터의 거대한 팔이 보였다. 고블린, 오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두꺼운 가죽과 팔뚝이 거칠게 튀어나왔다.

이어 양손이 튀어나오고 균열을 찢기 시작했다. 균열이 찢으려면 찢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도대체 어떤 녀석이길래···”


이민재가 중얼거렸다. 모두 숨죽여 벌어지는 상황을 지켜보았다.

이어 거대한 다리가 등장하고 거구의 몸집이 나왔다. 카메라에 잡히는 몬스터는 최소 건물 2층 정도 되어 보이는 체구를 갖고 있었다.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하나의 개체가 포효를 내지르자 화면이 크게 떨릴 정도였다.


“저건···”

[트롤입니다.]


어느 순간 나타난 세리아가 침음을 삼키며 우리들의 궁금함을 풀어주었다.


“트롤···”

[치명적인 일격을 입히지 못한다면, 무의미할 겁니다.]

“균열을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내 물음에 고개를 돌린 세리아가 말했다.


[한성우 씨 역시 윤현성 씨와 같은 존재로 보고 있습니다. 그의 능력은 의심할 수 없지만, 트롤이란 존재는 아직 힘들 겁니다.]


세리아가 단정 지었다. 그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화면이 흔들리는 것이 멈추고 그게 끝이 아니었다. 벌어진 균열에서 두 개의 개체가 더 나왔다.

총 숫자는 셋, 가까이 클로즈업된 한성우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그의 능력을 직접 보진 못했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문에 그는 스킬을 받은 것이 아니라 무기를 받았다고 전해졌다.

지금 그가 손에 들고 있는 황금빛으로 물든 검이 더욱 찬란하게 빛을 발했다.


[약속된 승리의 검, 엑스칼리버라고 하는 신물입니다.]

“···그게 정말 있는 물건입니까? 전설로 내려지는 물건 아니었나요?”

[맞습니다. 전설로만 내려지는 검이지요. 하지만 큐브는 그 전설을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저 검은 설화에 내려진 대로의 힘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을 겁니다. 그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사용자의 기량이 중요할 뿐이지요.]


트롤이 거대한 팔을 그대로 한성우에게 내리찍었다. 쾅-하고 대지가 울리는 느낌이 고스란히 화면까지 전해지는 듯하다.

옆으로 피해 곧바로 뛰어오른 한성우의 빛나는 검이 그대로 트롤의 살가죽을 잘라내며 질주했다.

아무래도 트롤의 목을 단숨에 베어낼 생각인 것 같은데, 이마저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한 트롤이 한성우가 올라탄 트롤을 주먹으로 쳤다.

“뭐야, 저 녀석들 배신도 하는 건가?”

“틀려요.”


배신이라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눈엔 아니다.

저건 올라붙은 한성우를 떨어트리기 위함이다. 큰 충격에 중심을 잃은 한성우가 어느새 바닥에 착지한 채로 있었다.


“지능적입니다. 이런 지성을 갖고 있을 줄이야. 상당히 안 좋을 것 같은데요?”


우리는 나갈 준비를 했다. 더 큰 피해로 번지기 전에 서둘로 불씨를 제거하는 게 맞았다.

아지트에서 바로 근처로 연결되는 곳을 연결하였다. 우리는 근처 카페로 나왔다. 카메라에 다 잡히지 못한 끔찍한 참상이 이미 벌어진 뒤였다.

한성우의 길드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있지만, 이미 몰릴 대로 몰려버린 많은 인원이 모이자 병목 현상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대피를 부탁합니다. 저는 저쪽에 가세할게요.”


무기를 들고 트롤이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다른 트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를 공격을 시도했다.

두고 보진 않는다. 그대로 뛰어들어 스킬을 발동했다.

푸른 칼날이 샘솟아 그대로 트롤의 공격을 빗겨나가게 만들었다.

거대한 바람이 머리를 스치자 깜짝 놀란 한성우가 내 쪽을 바라보았다.


“현성 씨··· 역시 도와주러 오셨군요.”

“당신을 돕는다기 보다는 이 상황을 먼저 타파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헬멧을 벗은 그가 내 쪽을 보고 웃음 짓는다. 역시나 마음에 들지 않는 웃음이다.


총 다섯이 되었다. 한성우의 정예 헌터들과 나를 포함한 다섯. 셋의 트롤을 상대하기에 부족한 전력이 될 수도 있다.


“현성 씨···”


그가 굳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입가에 번진 미소는 지우려야 지울 수 없나 보다.


“뭡니까?”

“···만에 하나 제가 쓰러지다면, 저와 저희 길드원들을 부탁하겠습니다.”

“뭐라고···”


대답을 이을 수 없었다. 갑자기 불어온 돌풍에 시야를 가렸다.

한성우의 중심으로 휘몰아치는 돌풍이 그새 잠잠해졌다. 그리고 그곳엔 황금빛 갑주를 입은 전사가 한성우가 서있던 자리에 고고하게 서있었다.

아니 그는 한성우였다.


“저런 힘을 숨기고 있었군···”

“감탄할 때가 아닙니다. 저건··· 불사신에 가까운 힘을 주지만, 변신이 끝나고 난 뒤에 찾아오는 고통은 교통사고에 비한다 했습니다. 변신이 끝나도 상황을 마무리할 수 없다면··· 죽는 건 저희들입니다.”


한성우의 길드원이 내 곁으로 찾아와 그의 상태를 설명했다.

그가 질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존재감이 사방을 에워쌌다.


“그렇군요. 그가 둘을 맡는 동안 어떻게든 저 남은 한 명을 맡아야 되겠습니다. 저는 윤현성이라 합니다.”

“신지예라고 해요···”

“신지예 씨, 당신은 무슨 능력을 갖고 있습니까?”

“제 능력에 대해 말씀드릴 이유는 없는데요···”


그녀가 차가운 태도로 경계하는 듯했다.


“별 다른 뜻은 없습니다. 당신의 능력과 제 능력 그리고 다른 여러분들의 능력을 종합하여야 저 녀석을 무찌를 수 있습니다.”


그제야 날 선 눈빛이 사그라든 그녀가 자신의 능력을 말해주었다.


“패시브는 전투에 도움이 되지 않지만, 액티브는 달라요. 화염구입니다.”


화염구라···

내 머릿속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그려지기 시작한다.

최소 팔 할 이상의 가능성이 언뜻 보였고, 그녀에게 한 가지 확인만 하면 된다.


“화염구 어느 정도까지 컨트롤하실 수 있겠습니까?”

“맞춰달라는 표적은 무조건 맞출 수 있어요···”

“좋습니다. 화염구를 압축시키려고 노력해 보세요. 이길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후우- 한 번 해보도록 하죠. 한성우 씨보다 먼저 놈을 쓰러트릴 각오로···”


그렇게 원치 않는 자들과 협력하는 싸움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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