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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작가미상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 후 변방 영주로 살아남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글작가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0:23
최근연재일 :
2023.05.30 20:0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777
추천수 :
33
글자수 :
105,904

작성
23.05.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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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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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1화 네놈이 더 나빠!

DUMMY

던전 밖으로 나오자 <영주 지원 시스템>이 요란하게 호출되었다.


[미션 <영지를 해방시키세요 (2)>를 클리어했습니다.]

[보상으로 1단계 보급 상자 3개가 지급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1 특성 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던전 정보 확인창>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새로운 미션 <아니타 영지를 해방시키세요 (3)>가 활성화되었습니다.]

[보상 : 영지 정보 확인창]


[아레스 (영주)] 튜토리얼 진행 중

[영주 레벨 : 5] new

[보유 스킬 : <없음> <없음> <없음>]

[보유 특성 : <방어> <각성> <아티팩트>] 1 new


······


헬레나에게 맡기고 꿀만 빨았는데도 레벨이 올랐다.

아무래도 아직은 레벨이 낮기 때문에 대마법사가 보정을 해주는 것이 아닐까 했다.

아레스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벅벅 긁으며 누르기 싫은 ‘황금색 버튼’을 눌렀다.


[그렇습니다. 대마법사는 언제나 영주님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입에 침이나 바르고⋯⋯’

[낼름낼름. 언젠가 영주님께서도 이 대마법사의 진심을 알아주실 날이 오겠죠? 낼름낼름]

‘화 내기도 지친다. 보정을 해준다는 건, 어려운 일이 더 일어난다는 거잖아?’

[너무 부정적이시네요. 대마법사는 영주님을 위해 추가 퀘스트를 제공해 드리려는 겁니다.]

‘입에 침이나 바르라니까?’

[이게 다 영주님이 강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지요. 이번엔 영주님이 직접 움직이셔야 하는 퀘스트를 추가로 드리겠습니다!]

‘야야야. 너 또⋯⋯’


[퀘스트 : 도적 캠프를 1개 토벌하세요.]

[이계인이 보낸 추적대가 점점 가까워지네요? 빨리 움직이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푸훕.]


미션에 이어 추가 퀘스트까지⋯⋯.

그리고 꼭 마지막에 저렇게 사람 성질을 돋우는 비웃음을 날리고 사라진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딱 하나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면, 난 주저 없이 저 대마법사라는 놈을 눈앞에 데려와 달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때려줄 것이다.

쌔게.

마음껏.


“뭐 하십니까?’


아레스가 멀뚱히 서서 허공에 손짓을 하며 표정을 구기자, 갈리오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아레스를 바라보았다.


“혹시 아까 헬레나 님께서 하신 행동의 여운을 느끼시는⋯⋯”

“그런 거 아니다.”

“전혀 이상한 행동이 아닙니다. 원래 동정의 남자가 여성의 스킨십에 몸이 반응하는 것은.”

“아니라고!”


발끈하는 아레스를 보며 헬레나는 재미있다는 듯 한 껏 장난기 어린 눈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영주님 혹시?”

“아냐! 네가 월 상상하던 무조건 아니라고!”


헬레나는 그런 아레스를 보며 여전히 장난기 어린 눈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빨았다.


쪼옥


“이것들이 진짜!”


아레스는 던전에서 나오자마자 헬레나와 갈리오를 상대로 폼을 풀었다.


콰아왕!


“커헉! 저⋯⋯ 저는 왜⋯⋯.”

“시끄러워! 네놈이 더 나빠!”


억울한 갈리오와 더 억울한 아레스였다.


* * *


한바탕 몸을 풀고 개운해진 아레스는, 즐거운 마음으로 특성 포인트를 <각성>에 투자했다.


[각성 특성에 포인트를 투자합니다. ‘올드 블러드’가 강화됩니다. 모든 신체 능력이 1% 증가합니다.]


새로운 특성이 발현되는 것도 좋지만, 이미 활성화된 특성이 강화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테면 ‘올드 블러드’가 강화되면, 기본적인 신체능력이 조금씩 상승한다.

일반인에게는 약간의 악력이 상승했다고 큰 변화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영주와 영웅 같은 초인들에게는 약간의 상승이 상당히 큰 차이를 만들어준다.

상승하는 능력의 베이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개미의 체중이 100% 증가하는 것과, 코끼리의 체중이 1% 증가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차이다.

따라서 올드 블러드가 강화되는 것은 생각보다 대단한 혜택이 따라오는 것이다.

주먹을 쥐어본 아레스는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고, 기분이 좋아졌다.


‘카라스 뒤통수를 더 빠르고 강하게 때릴 수 있겠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던전에 입장한 이후 반나절 정도가 흐른 것 같았다.

카라스의 비명과 셀리나가 만들어낸 파괴음이 들리지 않는 것을 보니, 셀리나가 많이 유해졌다고 생각했다.

옛날에는 하루 종일 자신들을 굴렸는데⋯⋯

아니면 혹시 이미 죽였나?


아레스는 기쁜 상상을 하며 연병장을 가로질러 영주성 쪽으로 향했다.

헬레나와 갈리오는 연병장을 가로지르며 카라스와 셀리나가 만들어낸 참상을 보았다.


“전쟁이라도 일어난 것인가요?”

“아니 바닥에 구멍이 무슨⋯⋯ 공성 병기가 날아온 것 같습니다.”

“⋯⋯.”


아레스는 잠시 잊고 있었던 과거를 추억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래. 상대는 셀리나다. 진짜로 내 집사를 갈아 마셨을 수도 있어.’


아레스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헬레나와 갈리오를 바라보았다.


“너희도 셀리나한테 훈련받을래?”


움찔!


헬레나와 갈리오는 걸음을 멈추고 얼어붙었다.

잠시 후 허둥대며 열심히 변호하기 시작했다.


“셀리나 님은 아니타 영지를 재건하는 것만으로도 바쁘십니다. 저희까지 상대해 주실 시간이 없으실 겁니다.”

“그래요! 저희는 영주님과 함께 안타라스가 처한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는 거라고 배웠습니다. 더 이상 셀리나 님에게 도움만 청할 수 없습니다.”

“안타라스 영지 일은 안타라스가 해결해야죠!”

“자립심이 가상하다만, 셀리나도 이제 안타라스의 일원이다. 정확하게는 아니타와 안타라스가 하나라고 봐야지.”

“예?”

“?”


헬레나와 갈리오의 눈빛을 보고 ‘본진’과 ‘도시락’에 대해서 이해시킬 자신이 없어진 아레스는 그냥 쉽게 설명하기로 했다.


“안타라스와 아니타는 동맹이야. 맹주는 나고, 셀리나는 안타라스를 이계인으로부터 되찾을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다.”

“맙소사⋯⋯.”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 던전에 입장하기 전 셀리나를 만나서⋯⋯”

“어째서 그런 분이 이런 놀고먹던 허접한 지방 영주에게 머리를 숙이는 것이죠?”

“⋯⋯ 설마 어린 시절 셀리나 님께서 영주님에게 약점이 잡히셨다거나⋯⋯ 그런 겁니까?

“⋯⋯.”


헬레나와 갈리오의 즐거운 셀리나와 60분 대련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 * *


“도적 캠프?”

“응. 일단 저 반란군 놈들을 한 번 테스트해 보는 겸 해서 말이야.”

“역시 피가 끓어오르는 거야?”

“그런 건 아니고 대마법사가⋯⋯”

“대마법사?”

“아냐. 그런 게 있어.”

“?”


아레스는 셀리나에게 다음 목표를 공유했다.

아레스야 퀘스트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싶었지만, 튜토리얼 현황을 일일이 설명하자면 대마법사 놈에게 끌려다니고 있다고 말해야 했다.

자존심이 강한 편은 아니지만, 셀리나에게 말하긴 싫었다.

절대 혼날까 봐 그런 것이 아니었다.

⋯⋯.

아니라고!


“저들만으로 괜찮겠어?”

“도적 캠프 하나 잡는 건데 뭘. 여차하면 카라스도 있고.”

“아레스가 도적들에게 당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래도 은퇴 후 첫 출전인데, 정식 군대와 지휘관도 필요하지 않겠어?”


셀리나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아레스에게 물었다.

그러나 아레스는 고개를 저었다.


“네 말처럼 도적들 정도에 정식 군대씩이나 필요하진 않아. 자고로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 법이니까.”

“그건 아레스가 전부 S급 도구만 쓰니까 그런 거잖아?.”

“⋯⋯ 그렇긴 하지만 변방의 도적 캠프 따위야 맨손으로도 얼마든지⋯⋯.”

“⋯⋯ 그러니까 필요하지 않다?”

“음?”

“아냐.”


고개를 휙 돌린 셀리나의 뒷모습이 어딘가 울적해 보였다.

아레스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나 생각해 보았지만, 도무지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셀리나는 아레스에게서 들릴만한 소리로 중얼거렸다.


“나도 토벌 잘하는데⋯⋯.”


안다.

너무 잘해서 문제지.

셀리나가 함께 간다면, 토벌이 아니라 학살이 된다.

뭐 나와 카라스, 헬레나까지만 가도 충분히 학살할 수 있지만 말이다.

이미 충분한 전력이기에, 여기에 셀리나까지 합류하는 것은 오버코스트다.


“이계인 놈들이 언제 아니타까지 쳐들어올지 모르잖아? 셀리나가 여기를 지켜줘야 안심하고 다녀올 수 있다고.”

“그래도⋯⋯”

“왜?”

“나도 피크닉⋯⋯”

“⋯⋯.”


도적 캠프 토벌을 피크닉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셀리나뿐일 것이다.

지금 우리의 전력이 탄탄하기 때문에 걱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 놀러 가는 수준은 절대 아니다.

뒷골목 취객의 주머니를 터는 놈들과 캠프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놈들을 같은 부류로 묶는 것 자체가 어폐였다.

이유와 목적은 다를지라도, 놈들은 하나의 세력으로 귀속된 무력집단이다.

규율과 명령체계가 잡혀있고, 실전으로 배운 부대와 부대의 싸움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했다.

그래서 정식 군대와 같은 탄탄한 기본기는 없지만, 생존을 위해 몸에 밴 특유의 기민함이 있다.

나아가 캠프의 사령관은 영주처럼 군림하며 주위를 약탈한다.

즉, 기본적으로는 영지와 비슷한 개념의 집단이란 것이다.

물론 자체적인 생산이 없어 약탈에 의존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규모에 비해서 전투력이 높은 비이상적인 놈들이다.

이런 녀석들의 소굴을 토벌해야 하는데 피크닉이라니⋯⋯


“도적 캠프 소탕은 이후에 있을 이계인과의 전면전을 위한 연습이야. 셀리나가 끼면 연습이 안된다고.”

“그럼 가만히 있을게.”

“아니타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니까? 그럼 여기는 카라스에게 맡길까?”

“그건 절대 안 돼.”

“그것 봐.”


셀리나는 신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긴 아직 가문의 보급장교로 복무하던 어린 시절 보급부대를 노리는 도적들을 소탕하다가, 보급로의 안정성을 이유로 경로에 있는 모든 도적 캠프를 토벌한 셀리나다.

코스트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중앙에서는 호위 병력을 충원시켰지만, 그 병력들이 도달하기 전에 셀리나는 보급로 주변의 모든 도적 캠프를 토벌했었다.

보급 부대를 이끌고 말이다.

그런 셀리나에게 이련 변방의 도적 캠프 토벌은 피크닉 가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토라진 그녀를 달래주기 위해 아레스는 작은 약속을 했다.


“돌아오면 피크닉 가자.”

“정말이야?’


밝아진 얼굴로 아레스를 돌아본 셀리나를 보며, 아레스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럼. 카라스랑 헤레나, 갈리오도 같이 가자. 이번 기회에 함께 친목도 도모하고 좋다.”

“⋯⋯.”

“왜?”


다시 굳어버린 셀리나의 표정을 보고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아레스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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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변방 영주로 살아남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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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주기 수정 23.05.17 20 0 -
» 21화 네놈이 더 나빠! 23.05.30 9 0 11쪽
20 20화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악몽이라니. 23.05.27 8 0 10쪽
19 19화 채소 좋아하지? 23.05.26 7 0 11쪽
18 18화 방심하지 말라니까⋯⋯. 23.05.25 9 0 11쪽
17 17화 변태 아니라고! 23.05.24 9 0 11쪽
16 16화 이의 있는 사람? 23.05.23 13 0 11쪽
15 15화 너, 내 부하가 되라. 23.05.20 20 1 10쪽
14 14화 다른 방법이 있어? 23.05.19 18 2 12쪽
13 13화 지 혼자 살겠다고! 23.05.18 23 2 10쪽
12 12화 그런데 진짜 괴물은 저런 못생긴 것들이 아냐. 23.05.17 26 2 12쪽
11 11화 영주씩이나 되어서 아는 게 뭐야! 23.05.16 24 2 10쪽
10 10화 사⋯⋯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23.05.15 33 2 12쪽
9 9화 아저씨. 그거 그렇게 하면 영주성 못 깨요. 23.05.14 38 2 10쪽
8 8화 이계인만 없었으면 은퇴할 수 있었는데 23.05.13 47 2 11쪽
7 7화 안타라스의 ‘현재’ 영주가 누구라고? 23.05.12 48 2 11쪽
6 6화 이계인보다 미친놈이 여기 있었네요. 23.05.11 52 2 11쪽
5 5화 안타라스의 ‘작은’ 영주님. 23.05.10 60 2 13쪽
4 4화 도와달라고 한 거 아니었어? 23.05.10 60 3 13쪽
3 3화 이제 어디로 가지요, 영주님? 23.05.10 68 3 13쪽
2 2화 이상하게 도망칠 수가 없네. 23.05.10 76 3 12쪽
1 1화 설마 바로 우리를 노리진 않겠지? 23.05.10 13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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