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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작가미상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 후 변방 영주로 살아남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글작가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0:23
최근연재일 :
2023.05.30 20:0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778
추천수 :
33
글자수 :
105,904

작성
23.05.13 10:00
조회
47
추천
2
글자
11쪽

8화 이계인만 없었으면 은퇴할 수 있었는데

DUMMY

“가문의 가보인 아티팩트 <윈드크로스>를 가져오겠습니다.”

“조심해. 이미 이계인이 손을 써 두었을지도 몰라.”

“그렇다면 더더욱 가보를 가져와야 합니다. 이제⋯⋯ 저에게 남은 것은 그것뿐일 수 있습니다.”


놀란의 결연한 모습에 아레스는 더 이상 반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여 허락했다.


“아티팩트를 챙겼다고 허튼 생각 말고 바로 ‘아니타’로 와라.”

“더 이상 영주님의 명을 어기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 살아서 보자.”


놀란이 윈드크로스 가문의 가택이 있는 쪽으로 사라지자, 아레스는 혼자 남게 되었다.

잠시 주위를 살핀 아레스는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헛기침을 했다.


“흠흠. 이제 정산을 시작해 볼까?”


아레스의 말에 반투명한 창인 <영주 지원 시스템>이 호출되었다.

<레서 데몬>과의 혈전 이후 클리어 했던 보상들을 정산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제법 쌓여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영지의 지원 없이 쫓기는 상황에서는 대마법사의 미션과 퀘스트를 이용한 보급이 절실하기도 했다.


[미션 <영지 탈출>을 클리어했습니다.]

[보상으로 1단계 보급 상자 2개가 지급됩니다.]

[레벨이 놀랐습니다.]

[1 특성 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특성>이 활성화되었습니다. 튜토리얼 진행 이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레서 데몬을 처리한 이후 획득한 보상에 비해서 살짝 아쉬운 감이 있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보상이었다.

헬레나와 놀란을 모두 죽였다면 클리어 조건 보정으로 더 좋은 보상을 획득했을 수도 있다.

그랬다면 혹시 ‘아티팩트’를 받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보상보다 ‘동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사실 지금 받는 보상 대부분은 있으면 좋지만 없다고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일반적인 영주들이라면 현재 보상으로 최대한 머리를 굴려서 사용해야 겨우 영지를 꾸려나가겠지만.

나야 이미 한 번 해보기도 했고, 당장 영지에서 도망쳐서 활용처도 애매하다.

진짜 힘들면 그냥 카라스한테 시키면 되기도 하고.

정산을 마친 아레스는 영주 지원 시스템에 나타난 자신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아레스 (영주)] 튜토리얼 진행 중

[영주 레벨 : 2] new

[보유 스킬 : <없음> <없음> <없음>]

[보유 특성 : <?> <?> <?>] 2 new 튜토리얼 진행 필요


······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아레스는 일단 특성 포인트를 먼저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특성 포인트 튜토리얼을 진행하도록 하겠다.”


[특성 포인트 튜토리얼을 진행합니다.]

[레벨을 올릴 때마다 <특성 포인트>를 하나씩 획득합니다.]

[타고난 고유의 특성 트리를 3가지 가지고 있으며, 원하는 트리의 특성에 포인트를 소비하여 강화 및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영주님의 고유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어> <각성> <아티팩트>]

[한 번 소비한 특성 포인트는 다시 되돌릴 수 없습니다. 신중히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특성 튜토리얼 진행 보상으로 1 특성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레벨 2, 특성 포인트 3개, 보급 상자 2개. 나쁘지 않군. 이제 다음 미션을 받아볼까?”


아레스는 ‘황금빛 버튼’을 다시 눌렀다.

일전에 이 버튼을 눌렀다가 레서 데몬과 싸웠기 때문에 기분이 별로 좋진 않았다.


[와우! 반갑습니다. 역시 엘리트 출신은 다르시군요!]

[맙소사! <각성>에 <아티팩트>까지! 히든 특성을 2개나 가지고 있다니⋯⋯ 밸런스 조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니타 영지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아니타를 해방시키세요.]


“야야야. 잠깐⋯⋯”


[아니타 영지를 해방시키세요 (1)]

[보상 : 보상 자동 획득]

[보상 : 아니타 영지를 해방시키세요 (2) 진행 가능]

[이계인이 보낸 추적대가 도착하기 전에 미션과 퀘스트를 완료하는 것이 좋겠죠? 푸훕.]


보상이 매력적인 것은 인정한다.

보상 자동 획득은 미션이나 퀘스트 완료와 함께 바로 보상을 획득하는 편의 기능이다.

지금처럼 따로 <영주 지원 시스템>을 호출하지 않아도 보상을 빠르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량의 퀘스트를 진행하거나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을 때 유용한 기능이다.

물론 다른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호출해야 하지만, 전략적으로 유용한 기능임에는 분명하다.


“그나저나 대마법사라는 놈⋯⋯ 이놈은 날 도와주는 건지, 괴롭히는 건지 모르겠네.”


아레스는 투덜거리며 특성을 3가지 모두 하나씩 투자했다.

은퇴하며 포기했던, 잃어버린 힘의 일부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방어 특성에 포인트를 투자합니다. 외부 충격으로 인한 출혈에 면역이 됩니다.]

[각성 특성에 포인트를 투자합니다. ‘올드 블러드’가 활성화됩니다.]

[아티팩트 특성에 포인트를 투자합니다. ‘아티스트’가 활성화됩니다.]


고대인의 피 ‘올드 블러드’.

<오리지널 아티팩트>의 선택을 받은 7명의 고대인은 자신들의 힘을, ’혈족 계승’으로 후세에 남겼다.

이들은 7개의 대가문으로 발전하였고, 그 힘을 가장 강하게 이어받은 사람은 가문의 가주가 되었다.

7개의 대가문 가주는 자신을 선택한 오리지널 아티팩트를 사용할 수 있었고, 자신의 피를 받아들인 이에게 아티팩트가 가진 힘을 끌어낼 수 있는 ‘아티스트’로 각성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대가문의 가주는 동일한 세대에 1명만 존재했고, 아레스는 대가문의 가주가 아니었다.

아레스는 사생아이자 돌연변이, 세상에 알려 저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때문에 철이 들기 이전부터 전쟁터로 내몰려 평생을 전장에서 살았다.

죽기를 바라고 보낸 전장에서 누구보다 강해진 아레스를 바라보는 가문의 시선은 당연히 공포와 두려움이 뒤섞여 있었다.

이해할 수 없었던 가족들의 시선, 후에 알게 된 출생의 비밀.

아레스가 모든 것을 버리고 은퇴한 이유였다.


“영주님?”

“아⋯⋯ 이렇게 됐다.”


핏물을 제거하고 돌아온 카라스는 아레스의 몸에서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는 힘을 눈치챘다.

놀란 기색도 잠시, 비릿한 미소와 함께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아레스에게 다가갔다.


“내숭 떨 필요 없습니다. 영주님은 전장이 어울린다니까요?”

“이계인만 잡고 다시 은퇴한다니까?”

“이계인이 몇 명인지 알고 있어요?”

“나 괴롭히는 이계인만 잡고 은퇴할 테니 상관없어.”

“영주를 가만히 놔두는 이계인도 있데요?”

“⋯⋯.”


정말 이계인만 없었으면 은퇴할 수 있었는데⋯⋯.


* * *


영지 <아니타>는 앞으로는 넓고 깊은 강이 흐르고, 뒤로는 거대한 산맥이 영지를 둘러싸고 있는 전형적인 요새다.

원래 상업이 활발한 것은 아니었지만, 안전을 추구하는 귀족들이 모여들면서 에이카 대륙에서도 손꼽히는 도시로 성장했다.

돈과 권력이 모여들자 자연스럽게 욕망이 자라났고, 아니타 영지는 중앙 진출이라는 과분한 꿈을 꾸고 세력을 모았다.

아니타의 자신감에 이성을 잃은 영지들은 결국 대가문의 허락을 받지 않은 연맹을 결성하기에 이르렀고, <관문>으로 진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맛보게 된다.

대가문의 압도적이고 무자비한 힘을.

이후 아니타와 주변 영지는 강제로 성장을 제한하는 강화 조약을 맺었다.

연맹의 맹주였던 아니타 영지는, 영주성의 던전을 폭주시켜 끊임없이 던전 밖으로 나오는 몬스터를 막아내야 하는 비참한 형벌을 받게 되었다.

중앙의 대가문 눈치를 보느라 어느 영지도 아니타에서 망명한 귀족들과 영지민들을 받아주지 않았다.

결국 아니타는 살기 위해 싸워야 하는 고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게 된 것이었다.

헬레나는 이렇게 가만히 둬도 조금씩 무너져가는 아니타가, 본격적으로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영주님 큰일 났네.”


* * *


“그런데 영주님. 이계인이 아니타로 따라올까요? 뭐 먹을 게 있다고.”

“올 거야. 나부터 먹을 게 있는 걸 알고 있잖아.”

“⋯⋯ 이계인이 우리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는 건가요?’

“아마 그러지 않을까? 놈들의 행보를 보면 조만간 중앙 대륙에도 난리가 날 것 같은데⋯⋯”

“그전에 <관문>에서 박살 나지 않겠어요?”

“너랑 내가 없잖아. 함께 했던 동료들도 없고.”

“하긴 그러네요. 중앙에서 온 도련님들이 그런 지저분하고 귀찮은 일에 열심일 것도 아니니.”


잠시 후 숲길의 끝이 보이자 아레스와 카라스는 달리던 속도를 줄였다.

그러자 숲길 끝에서 헬레나가 걸어 나왔다.

헬레나는 카라스를 힐끗 바라보았다.

못마땅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혀를 차며 시선을 거두는 카라스를 보며, 헬레나는 속을 쓸어내렸다.


“아니타는 어때?”

“그⋯⋯ 직접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직접 보라니. 뭘 말이야?”

“아무래도 영주님은 사건을 몰고 다니시는 것 같아요.”

“에휴⋯⋯ 또 뭔가 일이 터졌나 보네.”


헬레나의 보고에 아레스와 카라스는 숲길 끝으로 나와 아니타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다다랐다.

그리고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있는 아니타 영지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계인이 벌써 아니타를 공격하기 시작했어?”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저기 공격하는 사람들을 보시죠.”


카라스의 말에 영주성의 바리케이드를 공격하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것은 이계인도 아니고, 이계인에 굴복한 영지의 병사들도 아니고, 영주성의 던전에서 튀어나온 몬스터들도 아니었다.


“농민들?”

“황당하시죠? 저도 이런 건 처음 봐요.”


헬레나가 난감하다는 제스처를 보이자 아레스가 골치 아프다는 표정을 지었다.

카라스도 귀찮다는 표정으로 아레스에게 투덜거렸다.


“우리 그냥 다른 곳으로 가시죠. 안타라스도 그랬지만 영주가 어지간히 모지리가 아니면 농민들이 저러겠습니까?”

“안타라스 영주가 뭐?”

“덜떨어졌다고요. 아니 평소 행실이 어땠길래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킵니까? 아주 호구로 본 겁니다.”

“내가 듣기로는 이계인의 계략에 농민들이 놀아난 거라던데?”

“농사나 짓던 농민들이 변변한 무기도 없이 영주를 상대로 말입니까? 아주 병신으로 풉. 봤다는 겁니다 풉.”

“큭⋯⋯ 크크큭⋯⋯”

“⋯⋯.”


개운한 표정으로 안타라스 영주의 앞다마를 세게 까는 카라스와 웃음을 겨우 참아내고 있는 헬레나를 보며 아레스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아 그러니까 그냥 다른 영지로 가지는 말입니다. 여기 엮이면 피곤하다니까요?”

“나도 그러고 싶은데, 대마법사 새끼한테 제대로 낚여서 어쩔 수 없어.”

“네? 누구요?”

“묻지 마. 나도 누군지 알고 싶으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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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변방 영주로 살아남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주기 수정 23.05.17 20 0 -
21 21화 네놈이 더 나빠! 23.05.30 9 0 11쪽
20 20화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악몽이라니. 23.05.27 8 0 10쪽
19 19화 채소 좋아하지? 23.05.26 7 0 11쪽
18 18화 방심하지 말라니까⋯⋯. 23.05.25 9 0 11쪽
17 17화 변태 아니라고! 23.05.24 9 0 11쪽
16 16화 이의 있는 사람? 23.05.23 13 0 11쪽
15 15화 너, 내 부하가 되라. 23.05.20 20 1 10쪽
14 14화 다른 방법이 있어? 23.05.19 18 2 12쪽
13 13화 지 혼자 살겠다고! 23.05.18 23 2 10쪽
12 12화 그런데 진짜 괴물은 저런 못생긴 것들이 아냐. 23.05.17 26 2 12쪽
11 11화 영주씩이나 되어서 아는 게 뭐야! 23.05.16 24 2 10쪽
10 10화 사⋯⋯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23.05.15 33 2 12쪽
9 9화 아저씨. 그거 그렇게 하면 영주성 못 깨요. 23.05.14 38 2 10쪽
» 8화 이계인만 없었으면 은퇴할 수 있었는데 23.05.13 48 2 11쪽
7 7화 안타라스의 ‘현재’ 영주가 누구라고? 23.05.12 48 2 11쪽
6 6화 이계인보다 미친놈이 여기 있었네요. 23.05.11 52 2 11쪽
5 5화 안타라스의 ‘작은’ 영주님. 23.05.10 60 2 13쪽
4 4화 도와달라고 한 거 아니었어? 23.05.10 60 3 13쪽
3 3화 이제 어디로 가지요, 영주님? 23.05.10 68 3 13쪽
2 2화 이상하게 도망칠 수가 없네. 23.05.10 76 3 12쪽
1 1화 설마 바로 우리를 노리진 않겠지? 23.05.10 13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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