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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작가미상 님의 서재입니다.

은퇴 후 변방 영주로 살아남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글작가미상
작품등록일 :
2023.05.10 10:23
최근연재일 :
2023.05.30 20:0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779
추천수 :
33
글자수 :
105,904

작성
23.05.10 10:34
조회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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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3쪽

4화 도와달라고 한 거 아니었어?

DUMMY

<윈드크로스> 가문.

안타라스 영지와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그 세력을 키워왔다.

윈드크로스 가문의 훈련과 무장 수준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잠시 고민하던 아레스는 독전대를 향해 손을 뻗었다.


“방패.”


옆에서 달리던 독전대 하나가 등에 메고 있던, 탄탄해 보이는 나무 방패를 넘겨받은 아레스는 허공에 방패를 들이밀어 보았다.


씨이이이이익!

콰가가가가가각!


맹렬한 소리와 함께 밤하늘을 가르며 질주한 여러 줄기의 화살들이 방패를 쪼개버릴 듯 내리꽃혔다.


* * *


"달려들지 말고 포위망을 유지한다. 검치호와 같은 맹수를 사냥하듯 말이다!"


윈드크로스 가문의 장자인 놀란의 말에 활을 당기던 병사들이 열심히 시위를 당기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검치호는 크기가 족히 4m, 몸무게는 수백 킬로가 넘는 맹수였다.

기껏해야 10 명의 병사를 상대로 부대 단위로 사냥해야 하는 검치호를 상대하 듯 싸우라고?

심지어 지금 포위망에는 윈드크로스 가문의 특수병종인 <크로스 슈터>가 20명이나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 * *


"달려라. 귀족령밖까지."


맹렬하게 어둠이 둘러싸인 산속을 박차며 아레스가 뒤쪽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어차피 저 사냥꾼들을 상대로 숨는 것은 불가능하다.

숨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사냥 당하기기 전에 도망가야 했다.


투두둑!


뒤쪽에서 날아드는 평범한 화살을 갑옷의 어깨 판갑으로 쳐낸 아레스가 갑자기 고개를 뒤로 크게 꺾었다.

이어서 엄청난 파공음이 이어졌다.


씨이이이이익!

퍼어어어어억!


"휴우. 역시 만만치 않군."


저건 갑옷으로 쳐내기 힘들다.

바위마저 뚫으며 깊숙이 박힌 빛나는 화살을 바라본 아레스가 이미 반쯤 박살 난 나무 방패를 휘익 던져버리고는 반토막난 검을 들었다.

그런 아레스를 향해 카라스가 신이 난 얼굴로 외쳤다.


"드디어 싸우는 겁니까? 명령만 내리시면⋯⋯!"


의욕에 불타는 카라스의 말에 아레스는 히쭉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다시 달리는 모습에 카라스와 독전대가 따라붙었다.


"싸우지 않아요~. 지금 시간낭비 할 때가 아니잖냐. 포위망이 완성되지 전에 탈출해야야지."

"쳇. 영주님 혼자만 재미 보고⋯⋯."

"그리고 아깝잖아."

"?"

"죽이긴 아깝단 말이야."


달리면서도 고개를 좌우로 틀어 날아드는 크로스 슈터의 화살을 피해낸 아레스가, 경로에 있는 건 뭐든 박살내고 있는 화살촉을 보며 말했다.


‘아깝다, 정말로.’


많은 고대문명의 기술들이 소실되어 버린 시대다.

어떤 기술들은 <영주>에 의해, <영웅>에 의해 깨어나기도 하지만, 그건 정말 일부분이었다.

그 외 수많은 기술들이 대륙 구석구석에서 살아가며 오랜 세월을 보내온 가문이나 귀족들에 의해 발견되고 비법으로 전승되어 왔다.

저 특수병종 <크로스 슈터>도 그중 하나였다.

1 티어 궁병에 어울리지 않는 무지막지한 파괴력은, 상대적으로 내구력이 허약한 궁병이라는 병종이 가진 리스크를 가리기에 충분했다.

파괴력만 보자면 일반 2 티어 궁병보다 강력할지도⋯⋯

크로스 슈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은 윈드크로스 가문의 귀족뿐이었다.

이런 유니크한 병종과 생산 방법을 포기한다고?


“아쉬워. 아까워.”


작게 중얼거린 아레스가 뒤를 향해 버럭 외쳤다.


"절대 죽지 말고! 죽이지도 말고! 빠르게 빠져나간다!"

"둘 중 하나만 해주셔도 좀 더 편했을⋯⋯ 아 몰라! 죽으면 전부 영주님 탓!"


터어어엉!


날아드는 화살을 후려치는 카라스의 짜증을 뒤로하고, 아레스는 입맛을 다시며 거침없이 내달렸다.


* * *


안타라스의 영주성.


씨이이이이익!


"이야.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 저게 <크로스 슈터>라는 거지?"

"그렇습니다. 저희 가문의 자랑이지요."


뿌듯하다는 듯 산등성이 너머를 바라보던 윈드크로스 가문의 가주, 노이어 윈드크로스는 눈앞의 이계인을 바라보았다.

나이는 고작 스물 정도 되었을까?

앳되기 그지없는 얼굴에 치기 어린 표정, 대체 어떤 녀석인지 얼굴이나 한 번 보러 왔던 노이어는 속으로 비웃음이 새어 나올 지경이었다.

정치, 외교, 전쟁, 내정.

무릇 한 땅의 주인에게 있어 요구되는 필수 요소는 무력뿐이 아니다.

무엇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잘 해낼 필요가 없는 것도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는 연륜이 필수다.

저 어린 녀석이 위의 것들 중 하나라도 제대로 해낼 수 있겠는가?


'개인의 힘은 강하겠지만⋯⋯ 딱 거기까지군. 이번에도 잘 살아남을 수 있겠어. 아니, 어쩌면 기회일 수도.'


노이어의 확신에는 근거가 있었다.

영지민들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과 <크로스 슈터>라는 특수병종이 가진 힘.

이 두 가지를 이제껏 무시할 수 있던 영주는 아무도 없었으니까.

이를 어필하기라도 하려는 듯 노이어가 이계인을 향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려고 했다.

자신들 일족과 크로스 슈터들이 당신에게 정말 큰 힘이 되어줄 거라고.

하지만 그 말을 꺼내기도 전에 아라곤 실망한 표정으로 투덜거렸다.


"정말 이 동네는 별거 없구나. 정말 실망이야."

"⋯⋯?"

"왜 그런 표정이야. 이해 못 했어? 실.망.이.라.고."

"⋯⋯."


눈 밑을 잠시 파르르 떤 노이어가 이내 감정을 억누른 뒤 입을 열었다.


"말이 심하시군요. 우리 가문의 <크로스 슈터>는⋯⋯"

"아저씨, 내 말이 맞지? 이래서 내가 하찮다고 했잖아. 말만 하면 비전, 비법, 우리 가문의 어쩌고저쩌고."


아라곤과 노이어의 뒤에서 앞으로 벌어질 사태를 짐작이라도 하듯 이마를 부여잡는 마르스.

아라곤은 노골적으로 노이어를 무시하는 표정으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이봐. 대단하신 귀족 나으리. 진실을 알려줄까? 너희들이 그렇게 신봉하는 비전이니 비법들이, 내게 있어서는 고작 <테크트리> 연구 하나에 불과하다는 걸 말이야."

"?"

"뭐 됐어. 이제 슬슬 연구는 완료니까.”


몰려왔던 치욕스러움이 궁금증으로 변하는 노이어의 표정을 보고, 아라곤은 재미있다는 얼굴로 흥얼거렸다.


“그리고 지금 하나 보내놨거든. 여기 와서 새로 뽑은 <영웅>을 말이야. 그래도 네 덕분에 위치 파악하는 수고는 덜었어."


씨이이이이익!


여전히 파공음이 울려 퍼지고 있는 산을 보며 아라곤이 기분 좋게 웃었다.


* * *


씨이이이이익!

퍼억!


"놀란님. 이러다 놓치겠습니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


이에 활을 쏘던 놀란이 한숨을 크게 내쉬며 말했다.


"포기한다."

"예? 아니 왜⋯⋯ 더 쫓아가지 않고요?"

"가주께서는 저자의 목이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하셨는데요?"


포위망을 구축하던 병사들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려 전 영주의 목이다.

새로운 영주에게 강한 인상을 남김은 물론, 주변의 귀족 가문들과의 경쟁에서도 큰 우위를 점하게 만들어줄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포위망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지만 자신들은 대형 몬스터들도 수십일을 쫓아 죽일 수 있는 사냥의 전문가였다.

지칠 때까지 몰아가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데 왜 벌써?

그 말에 놀란이 덤덤히 자신의 활을 챙기며 대답했다.


"반격을 하러 달려오지 않았으니까. 충분히 그럴 실력이 있는데도 말이야."

"예?”

"우리를 봐준 거야. 아니면 다른 걸 걱정했던지. 뭐가 되었건 더 쫓아가면 더 이상 도망만 치지는 않겠지."

"⋯⋯."


놀란의 말에 병사들이 침묵을 지켰다.

확실히 그랬다.

일반 화살은 빗겨내고 강력한 크로스 슈터의 화살만 골라내서 피해낼 정도의 실력, 도망치던 열명 모두가 그랬다.

그리고 그 정도 실력이라면 화살로부터 도망치느니 포위망에 뛰어들어 모조리 죽여버리는 게 훨씬 더 쉬운 선택지였다.

하지만 자신들이 더 집요하게 따라붙는다면 저들도 더 이상 여유를 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 괜히 무리하다 죽는 것보단⋯⋯ 그게 낫지."

"맞아.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병사들이 활을 챙기며 서로를 바라보곤 웃었다.

어차피 영주가 바뀐다고 해도 자신들, 귀족 가문에게까지 무리하게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다.

괜히 영주들 사이의 전쟁에 끼어들어 피를 볼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런 이들을 보며 놀란이 작게 마주 웃던 그때.


"진짜 못 써먹을 놈들이로군요. 아라곤 영주님 말이 맞았어요."

"⋯⋯!"

"전쟁터에 나가야 할 놈들 마인드가 이래서야 되겠어요?"


갑작스레 자신들 사이에 귀신처럼 나타난 두 자루 붉은 검을 든 여인의 모습에, 놀란을 비롯한 병사들이 등에 식은땀을 흘리며 벌떡 일어섰다.


* * *


"화살이 멈췄습니다. 추격을 포기한 걸까요?"

"일단 그런 거면 좋겠는데."


다시 주변으로 몰려든 카라스와 독전대를 보며 대답한 아레스가 흘깃 뒤를 바라보았다.

더 이상 화살이 날아들지 않는다.

산속에서 사냥으로 먹고살며 오랜 기간 영지를 수호해 온 윈드크로스 가문의 능력을 생각한다면 지나치게 빠른 포기였다.

역량이 충분한데 이렇다면, 이는 그들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 있었다.


"나의 선량한 마음이 잘 전달된 거겠지? 암암."

"⋯⋯."


달리던 카라스가 아레스의 자화자찬에 반론을 재기하려던 순간.


씨이이이이익!


"어이쿠. 아직 그 선량한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

“⋯⋯.”


마치 주변의 독전대들마저 비웃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무표정하게 고개를 돌리고 달리는 독전대를 보며 얼굴을 일그러트린 아레스는 뒤를 돌아 날아드는 화살을 보고 인상을 팍팍 썼다.

그래도 영주인데, 체면 안 서게 하필 이 타이밍에!


"잠깐. 정지."

"?"


타탓.


카라스를 비롯한 독전대가 멈춰 선 자리 옆으로 크로스 슈터의 화살이 퍽 소리를 내며 내리 꽂혔다.

이전과는 다르게 위협적이지도, 날카롭지도 않은 기세로.

그 이질적인 마지막 한 발의 화살에 다가가 아레스 대신 화살을 뽑아든 카라스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화살에 항복을 상징하는 백색의 새하얀 천이 매달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새하얀 천에 물들어 있는 건⋯⋯


"속임수는 아니겠지? 속임수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피를 많이 먹였네."

"⋯⋯."


순백의 부분이라고는 10%도 남지 않은, 몽땅 피로 시뻘겋게 물든 다급한 느낌의 붉은 천에 카라스가 침묵하며 눈을 날카롭게 번뜩였다.


* * *


"허억허억⋯⋯ 흐어어억!"


목을 부여잡고 다급하게 땅을 벅벅 기는 병사들의 뒤로 검은 그림자가 스르륵 나타났다.

이어지는 붉은 섬광.


"좋아요. 이게 마지막이군요."


쓱!


"끄르륵⋯⋯"


붉은 칼로 단번에 마지막 병사의 목을 그어버린 여인이 웃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마지막이라고 했지만 정확히 말하면 아직 한 명이 남아 있었다.

다만 메인디쉬를 제외한 애피타이저 중 마지막이라 한 것이었다.


"애쓰네요 애써. 마지막에 뭔가 이상한 짓을 한 것 같은데⋯⋯ 그런다고 네가 살 수 있을 거 같아요?"


그 말에 피투성이가 된 채 절뚝거리며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온 놀란이 이를 갈며 외쳤다.


"대체 왜! 왜 우리를 공격한 것이냐! 우리 가문은 너희 주인에게 우호적이려 했거늘!"

"아하하하하! 뭐야 너. 답을 다 알고 있는데 왜 물어봐요."

"뭐?"

"네 말에 다 들어있잖아요. ‘너희 주인’. ‘우호적’."

"⋯⋯?"


이에 답답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인 여인은 곧 친절하게 웃으며 상냥한 어투로 말했다.


"’너희 주인’이 아니라 ‘새 영주님’, ‘우호적’이 아니라 ‘충성’."

"⋯⋯!"

"우리 영주님이 말씀하시길 너희 귀족 가문 놈들은 가진 건 개미 오줌만큼 밖에 없으면서, 그거 믿고 지나치게 버릇이 없데요. 그래서 어차피 귀족 중 하나를 본보기로 삼으려고 했거든요."

"고작⋯⋯ 고작 그런 이유로!"


할 말을 잃은 놀란을 향해 여인이 웃으며 칼을 겨누었다.


"고작이라니요. 이게 엄청 엄청 중요한 건데. 영주성에 윈드크로스 가문의 목을 죽 널어놓으면, 다른 귀족 가문 놈들도 알게 되겠죠? <새 영주님>에게 얼마나 <충성>을 바쳐야 하는지 말이야."

"⋯⋯ 너흰 정말 미쳤어."


다가오는 여인을 보며 놀란이 절망에 빠진 모습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왜 무기력해 보였던 젊은 영주가 이계인을 막아야 한다고 그렇게 외쳤는지.

이계인은⋯⋯ 단순한 폭군 수준이 아니었다.


'이건 광기 그 자체다. 아버지의 판단은 완전히 잘못되었어.'


다가오는 여인을 보며 놀란이 지그시 눈을 감은 그때.


"내가 뭐랬어? 저놈들 완전 미친놈들이라니까."

"!"

"뭐야? 왜 그런 눈으로 봐. 도와달라고 한 거 아니었어?"


어둠 속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놀란과 여인의 고개가 동시에 돌아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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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변방 영주로 살아남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주기 수정 23.05.17 20 0 -
21 21화 네놈이 더 나빠! 23.05.30 9 0 11쪽
20 20화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악몽이라니. 23.05.27 8 0 10쪽
19 19화 채소 좋아하지? 23.05.26 7 0 11쪽
18 18화 방심하지 말라니까⋯⋯. 23.05.25 9 0 11쪽
17 17화 변태 아니라고! 23.05.24 9 0 11쪽
16 16화 이의 있는 사람? 23.05.23 13 0 11쪽
15 15화 너, 내 부하가 되라. 23.05.20 20 1 10쪽
14 14화 다른 방법이 있어? 23.05.19 18 2 12쪽
13 13화 지 혼자 살겠다고! 23.05.18 23 2 10쪽
12 12화 그런데 진짜 괴물은 저런 못생긴 것들이 아냐. 23.05.17 26 2 12쪽
11 11화 영주씩이나 되어서 아는 게 뭐야! 23.05.16 24 2 10쪽
10 10화 사⋯⋯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23.05.15 33 2 12쪽
9 9화 아저씨. 그거 그렇게 하면 영주성 못 깨요. 23.05.14 38 2 10쪽
8 8화 이계인만 없었으면 은퇴할 수 있었는데 23.05.13 48 2 11쪽
7 7화 안타라스의 ‘현재’ 영주가 누구라고? 23.05.12 48 2 11쪽
6 6화 이계인보다 미친놈이 여기 있었네요. 23.05.11 52 2 11쪽
5 5화 안타라스의 ‘작은’ 영주님. 23.05.10 60 2 13쪽
» 4화 도와달라고 한 거 아니었어? 23.05.10 61 3 13쪽
3 3화 이제 어디로 가지요, 영주님? 23.05.10 68 3 13쪽
2 2화 이상하게 도망칠 수가 없네. 23.05.10 76 3 12쪽
1 1화 설마 바로 우리를 노리진 않겠지? 23.05.10 13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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