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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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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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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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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16
추천수 :
214
글자수 :
343,310

작성
24.05.21 14:30
조회
56
추천
3
글자
8쪽

까분다 이거지

DUMMY

"너 아직 여기 있네?"


소희가 유리와 함께 분식점에 돌아왔는데, 아저씨와 혜영이가 한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있다.


투샷이 보이자마자 달리듯 뛰어 들어온 소희다.

따라오던 유리가 덩달아서 종종걸음을 쳤고.


"가려고 했어. 아저씨, 저 가요."


분식집을 나가는 살랑이는 미니스커트가 무릎에서 올라간 사이즈를 눈으로 재보는 소희다.


옷맵시가 좋아졌단 말이야.

어울리지도 않는 옷을 계속 입어대더니만 옷에 맞는 몸짓도 제법 부드러워졌고.

저년 엉덩이 살살 흔드는 거 봐.

저 밉상, 아저씨하고 별일 생기기만 해 봐, 내가 그냥..


"사장님, 복장 기준이 따로 있어요?"


유리가 소희 시선을 따라가보더니 건낸 말이다.


"유리 언니도 내가 신경써야 해요? 지금 복장이면 되는데요."


유리는 청바지에 흰 티셔츠 차림이다.

상의가 골이 언듯 보여서 신경쓰이지만 바지는 너무 꽉 끼지 않아서 애매하게 무난한 정도.


"지금 나간 작은 사장님 정도 옷은 돼야 남자들 시선을 받을 텐데요."


"작은 사장님요? 혜영이 직급이 그거 아니고요. 그냥 대리라고 부르세요. 민지가 점장이 되니까, 사장이라고 부르시고요. 호칭 제대로 하세요."


"알겠어요. 처음에는 안그러셨던 것 같은데, 큰 사장님이 무서워지셨어요."


"이런, 또 주제 넘게 누가 누굴 평가해요?"


"아, 죄송해요."


"아, 듣기 싫다. 그놈의 죄송, 죄송. 식사하시고 카페로 복귀하세요."


유리가 점심 식사 전이라서 같이 온 길이다.


유리는 밥을 안먹어도 된다는 데, 소희가 고집부려서 끌고 오다시피 했다.


"아저씨, 유리 언니한테 고열량 식사 준비해 주세요. 힘든 일 하니까, 든든히 먹어야지요."


"알겠어."


아저씨가 삼겹살을 굽고, 상추와 쌈장을 반찬으로 내 주셨다.

김치국에 달걀찜도.


유리가 차려진 밥상을 보고 놀라했다.


"밥을 고봉으로 주시면 어떻게 해요. 삼겹살도 한 쪽이면 되는데, 이게 얼마야, 2줄 구우셨어요? 몰라. 저 이러면 살쪄요."


"어서 드세요. 남기면 안돼요."


아저씨 잘했어.

유리 언니 살 좀 찌워 보자.

웨이스트, 힙 라인을 죽여보자고.


잠시 볼을 풍선처럼 부풀리던 유리 언니가 식사를 시작했다.

아저씨는 맛있게 먹는 언니를 보며 미소 지으셨고.


"참, 지혜 아세요?"


"김지혜요? 그 꼬맹이요?"


"꼬맹이?"


"하는 짓이 하도 귀여워서요. 저를 졸졸 따라다니죠."


"아, 그러면 그년도 언니가 주말에 데려오려고 한 사람들에 포함돼 있나요?"


김유리가 한 쌈 크게 싸서 입에 넣어 오물거리면서, 볼을 작은 언덕으로 만든 채 골똘히 생각하며 손가락을 꼽고 있다.

입을 꼭 다물고 씹고 있고, 눈을 반쯤 뜨고 생각하는 모양이라니.


언니가 밥을 먹어도 꼭 재수없게 먹는구나.

아저씨가 입을 벌리셨네.

아, 정말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언니야.


"아니예요. 지혜는 일머리가 없어서 도움이 안되요. 성가시게만 하니까요. 시다로 쓸까요? 왠지 사장님이 데리고 왔으면 하시는 것 같네요. 그러시면 세 명 친구들 10시간으로 계산하시고, 6시간을 지혜 몫으로 돌려주시겠어요? 데리고 올게요."


"예. 그래 주세요. 저한테 한 살 언니 되는데, 본지 오래 되서요."


"지혜보고 그년이라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언니하고 워낙 친해서요."


유리 언니가 묘한 미소를 짓고는 내 얼굴을 또 들여다 본다.

한쪽 눈을 살짝 찡그리는 것 같은데, 왜 이리 꼴불견인건지.


내 얼굴을 살펴보던 언니가 아차 싶었던지 고개를 돌리고 식사에 집중했다.


눈치가 참 빠르다.

곰 같은 혜영이와는 다른 스타일이야.

손님 기분 맞추기 고수인 민지를 넘어서는 것 같은데..


"아저씨, 이지 언니는 식사하고 갔어요?"


"응, 왔다 갔어. 카페일이 바쁜지 후다닥 먹고 갔어."


지금 셋이 카페에 있으니까, 유리 언니는 분식점에 두고 일시켜 먹는 것이 맞는 데.

내가 불을 켜고 보고 있으면 문제 없겠지.


"언니는 식사하시고 금방 카페로 들어가지 마시고, 주방에서 설겆이하고 홀 청소 먼저 하세요."


"제가 예쁜 죄로 구박을 받는 콩쥐가 되는 건가요?"


"하아, 이 언니가 뭐래. 아까는 갈대 뭐라고 하질 않나, 뜬금없는 소리 좀 하지 마세요. 콩쥐는 무슨, 언니가 예쁘면, 왜 구박받아요!"


주제파악에 현실인식이 빠삭한 언니네.

그래도 콩쥐는 너무 했지.

그러면 내가 계모가 되는 거니까.


"예, 예. 알겠습니다. 저는 사장님이 부리시는 하녀니까요."


"또, 그런다. 일부러 그래요?"


"아, 아닙니다. 말씀하신 대로 하겠습니다. 저, 제법 말을 잘 듣는다고요. 나중에 저 한자리 챙겨 주세요. 제가 사장님께 충성할 테니까요."


"그건 무슨 말이에요? 세계관이 참 독특하시네."


"줄을 서는 거랍니다. 사람은 어디에 줄서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지는 거라서요."


"뭔 소리야. 정말!"


소희가 화가 났는지 유리 얼굴 가까이 들이밀었다.

유리가 눈을 크게 뜨고 뒤로 물러섰는데.

그렇게 무서워하는 기색은 아니다.

장난치는 것 같이 보이기도.


"사장님 가까이서 보니까 정말 예쁘시네요. 잡티도 없고, 피부가 뽀송뽀송하시고요."


"언니가 내 친구였으면 한 대 맞았을 거예요. 지혜 그년이라면 엉덩이를 걷어찼을거고요."


"아, 사장님이 지금 군기를 잡고 계시는 거구나. 아이, 무서워라."


맷집이 센데?

그건 보통 한가락하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여유인데.


"언니 혹시 운동하는 거 있어요?"


"운동요? 운동이야 일상이죠."


"사람을 때려서 눕히는 기술을 배우는 운동을 말하는 거예요."


그 순간 유리 얼굴이 크게 변했다.

장난기가 사라지고 눈에 힘을 주고 소희를 가만히 쳐다봤는데, 예상못한 공격을 받은 눈치다.


"제게 묻는다는 건 사장님도 그쪽 류란 거겠네요. 그런가요?"


"내가 먼저 물었는데, 말 돌리지 말고요."


"저는 호신용으로 검도하고 복싱을 했답니다."


"아, 잘됐다. 내가 그럴 줄 알았다니까. 가끔 나하고 대련 좀 해요. 식사하고 바로 붙어볼까요?"


"사장 언니는 뭘 하셨는데요?"


소희는 육상, 검도, 유도, 태권도, 주짓수를 거쳐서 격투기를 하고 있다.


"격투기를 해요. 내가 다니는 도장이 있어요. 종종 붙어 보자고요. 빨리 친해지는 데, 몸으로 하는 대화 보다 좋은 것 없으니까요."


"여자끼리 몸 대화요? 기대할게요."


유리 언니가 자신있는 모양이다.

깨지고 나서야 제 주제를 알게 되겠지.

맞기 전에는 다들 계획이 있다니까.


"뭐 시간 끌거 있어요? 바로 가요."


아저씨가 걱정스런 마음을 담아서 유리 언니 몸을 흝으셨다.

앉아 있는 언니의 머리끝에서 테이블 위로 보이는 배 언저리까지.


도드라진 언니 가슴을 유독 오래 보시는 게 신경쓰였지만, 남자들이 여자를 보는 시선이 멈추는 마지막은 항상 그 자리와 힙이니까, 이해해 드려야지.


내 몸을 날마다 보시면서 다른 여자 몸에 눈이 돌아가는 게 밉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남자들의 본능이라고 아저씨가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래, 속 넓은 내가 이해해야지.


유리 다리몽둥이를 부셔 놓을까.

어기가 좋을까.

장딴지? 엉덩이와 허벅지 사이? 무릎 위?


소희 시선이 유리 발목부터 살집 좋은 엉덩이를 보다가 고개를 들었고,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던 유리 눈과 맞 부딪쳤다.


유리 눈에서 작은 불꽃이 일어난 것 같았다.

소희 눈은 서리가 내려 앉은 것 같고,


이년이 까분다 이거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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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그게 뭐라고 24.05.30 42 2 8쪽
63 넘사벽 소희 24.05.29 44 2 8쪽
62 아저씨께 말이 심한 거 아니야? 24.05.28 39 2 8쪽
61 이 언니 누구야 24.05.27 53 3 7쪽
60 내가 다 속상하네 24.05.26 49 3 7쪽
59 웃음기가 사라졌다 24.05.25 50 3 7쪽
58 1석2조를 꿈꾸다 24.05.24 50 3 7쪽
57 얄밉게 나오네 24.05.23 50 3 7쪽
56 아이고 아파라 24.05.22 54 3 7쪽
» 까분다 이거지 24.05.21 57 3 8쪽
54 거리를 둬야 해 24.05.20 54 2 7쪽
53 싸한 느낌이야 24.05.19 60 3 7쪽
52 너무 예뻐서 안돼 24.05.18 72 3 7쪽
51 사인을 못 알아채는 아저씨 24.05.17 58 3 7쪽
50 독재자 소희 24.05.16 47 3 7쪽
49 미워질까 두렵다 24.05.15 59 3 8쪽
48 시간도 없었을 건데 24.05.14 65 3 7쪽
47 여자들이 왜 이래 24.05.13 67 3 8쪽
46 살이 찌는 소리가 들린다 24.05.12 62 3 7쪽
45 소희야 왜 그러니 +2 24.05.11 68 2 7쪽
44 우리 사이에 틈은 없어 24.05.10 73 2 9쪽
43 다 먼 상태인 거야? 24.05.09 74 3 9쪽
42 둘이 알아서 해 24.05.08 67 2 9쪽
41 그년이 그년이니까 24.05.07 76 2 9쪽
40 아저씨 때문에 살아 24.05.06 84 3 9쪽
39 소희가 다 하겠지 24.05.05 86 3 9쪽
38 여기는 내 영역이니까 24.05.04 88 3 10쪽
37 안겠다는 욕심인거야? 24.05.03 108 3 9쪽
36 아저씨가 좋아요 24.05.02 114 3 10쪽
35 남자이기 전에 24.05.01 110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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