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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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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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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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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14
글자수 :
343,310

작성
24.05.17 18:30
조회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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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7쪽

사인을 못 알아채는 아저씨

DUMMY

출근하는 길에 소희가 달린다.


어제까지는 아저씨 손을 잡고 걸어갔는데, 살이 붙어서 뛰고 싶다고 하니 그러면 아저씨도 같이 뛰시겠단다.


그래서 출근복도 운동복으로 바꾸고 갈아입을 옷은 크로스백에 넣어 드리고는 아저씨를 앞세웠다.


"조금 빨리 뛰어요. 감질나다."


"너 먼저 가."


"그렇게는 안되지. 아저씨와 같이 살날이 많은데 이렇게 체력차이가 나면 어떻게 해."


소희가 한 발 뒤에서 따라오면서 잔소리를 해대니 아저씨가 차마 쉬어가자고 말을 못하고 등떠밀리듯 달려나가고 있다.


"오늘 계약 좀 해주세요."


"얼마라는데?"


"보증금 2,000만원에 월 100만원요."


시내 중심가에서 떨어진 곳이고 학교 앞이어서 임대료가 저렴하다.


시장 중심가 20평 매장이라면 월 200만원은 줘야 한다.


학교 앞 상권은 방학 때, 등하교 이후에 손님이 뚝 떨어져서 망해 나가는 가게들이 워낙 많아서.


"나 혼자 갔다 와?"


"같이 가기는 그렇잖아요. 중개소 가서 다해 이모 건드리지 말고요."


"건드리다니? 나를 뭐 나쁜 남자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여자를 먼저 건드리지 않아. 소희 만 예외야. 이 세상 남자들은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고."


그건 믿지.


혜영이도 그년이 달려드는 거지. 아저씨가 먼저 끌어안지는 않으니까.


"이지 언니는 먼저 안았잖아요."


"그건 순간적으로 이지를 소희 넌 줄 안거야. 그건 사고였어. 안을 때도 몰랐어. 체형이 어릴 적 소희와 비슷해서 전해오는 느낌이 비슷했으니까. 안고 나서 이지 몸이 딱딱하게 굳어서 알게 된거지."


아저씨가 더 이상은 안되겠던지 발걸음이 느려지고 있다.


"헉헉. 나 이제 무리야. 다리가 꺾어질 거 같아."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더 늘리는 거로 해야겠네."


주민들을 위한 운동기구 시설이 있는 곳 옆 수돗가에서 세수를 하며 숨을 돌리는 아저씨다.


집에서 여기까지 4km 쯤 된다. 요거 뛰고 숨차하다니 아저씨 체력이 엉망이다. 나는 분식집까지 7km를 뛰어도 여력이 남아 있는데.


나는 얼굴에 물을 대지 않았다.


땀이 많이 나지 않았고 몸에서 열이 나는 느낌이 좋다.


갑자기 찬물이 닿으면서 정신이 번쩍나는 느낌도 싫다.


사실 지금 내 몸이 은근하게 데펴졌다고 할까, 아저씨가 아침에 은근히 바라던 관계는 이 타이밍에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지금 내 몸 전체에서 땀이, 물기가 촉촉하게 맺혀 있는 상태라고 할까, 요즘 유달리 땀이 많이 나는 두 부위는 땀이 흐르고 있다.


내가 아저씨에게 은근한 눈빛을 보내는 데도 아저씨는 별 반응이 없다.


지금 산책로에서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가벼운 스킨십을 하면 기분이 더 좋을 것 같은 느낌인데, 아저씨는 힘들어서 아무 생각이 없으신 것 같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먼저 껴안기는 꺼려진다.


그러면 맺혀 있는 땀이 옷에 다 스며들테니까, 그 끈적이는 느낌은 또 싫다.


나중에 퇴근길에 달리기를 하고 나서 집에 가서, 아저씨가 원한다면 모른척하고, 지금 이런 내 몸 상태라면 잘하면 될 거 같기도 한데.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시면 아저씨가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 궁금하긴 하네.


"앉아 있지 말고 걸어요. 몸이 식으면 끈적해져요."


내 성화에 다시 일어나 걷는 아저씨다.


뒤에서 보니 아저씨 엉덩이가 아담하네.


허벅지나 종아리 살도 슬림하고.


내 눈에 아저씨 몸이 들어오는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네.


"샤워할 만한 데가 있으면 좋겠다."


"출근할 때 뛰는 게 아닌거지. 나는 벌써 노곤해지는 것 같다."


"아저씨가 은근 저질체력이네요. 그렇게 비실비실해서 나를 뭐 어떻게 할 생각은 나요?"


앗 실수.


머리속으로 야한 생각을 해서 그런지 이상한 말이 툭 튀어나와 버렸어.


"남자가 여자를 탐하는 건 자연스런 욕구야. 내 여자가 그걸 자꾸 나쁘게 보고 억누르려고 하면 죄악인 것이고."


다행히 그냥 넘어가시네.


타이밍이 지금이라면 아저씨가 나를 만져와도 괜찮을 것 같다.


이래서 모텔 대실 수요가 있는 모양이다.


남자가 여자 손 잡아 끌고 들어가는 게 대부분 일거야. 여자인 내가 아저씨 손 잡고 끌고 들어가면 모양이 빠지니까.


마침 강변 모텔을 지나고 있다.


대실 가격이 15,000원이라고 써져 있고,


소희가 잠시 모텔을 눈여겨 보는 걸 아저씨는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분식집 출근시간이 등교하는 시간과 같아서 8시 20분이면 가게 문을 연다.


제일 먼저 어묵 국물을 올려놓고 김밥재료 준비해서 바로 김밥을 말아야 한다.


출근 시간 끼니 거른 분들 수요를 맞춰야 한다.


김밥 알바해주셨던 아주머니가 오늘부터 안나오신다.


팔목이 안좋아지셔서 일을 더 못하시겠디고.


오늘은 내가 김밥을 열심히 말아야 한다.


카페는 혜영이하고 민지가 있으니까.


내가 검정색의 스포츠 모자를 돌려서 쓰고 김밥을 말기 시작하자 손님이 와서 기다리신다.


옷차림을 보니 모교 후배다.


"너 학교 늦었는데, 김밥을 사먹겠다고?"


"먹으면서 가면 늦지 않아요."


"집에서 밥 안 먹었어?"


"아뇨 먹었어요."


"그런데, 또 먹는다고?"


호일에 김밥을 싸서 비닐봉지에 담아주려고 하자 그냥 달라고 한다.


내가 손에 쥐여주자 찌릿하며 몸이 감전되는 게 보인다.


얼굴도 놀란 눈치고.


김밥을 건네주다가 떨어트리면 안되니까 잘 올려준 것 뿐인데, 그러면서 잠시 손이 터치가 된 것 뿐인데, 이 놈이 병이 있나, 왜 이렇게 놀라고 있는 거야.


별 특이한 놈 다 봤네.


그 어린 후배는 김밥을 쥐고 학교로 뛰어갔다.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가 살아보겠다고 파닥이듯 힘이 넘쳐 흐른다.


아저씨의 느그적거리던 발걸음과 비교되네.


"김밥 세 줄요."


이번에는 근처 공무원 언니들이다.


옆 가게 아저씨들은 줄을 섰다.


나는 틈틈히 눈으로 인사하고 고개도 숙였다.


나는 예의가 바른 여자로 보여져야 하니까, 나는 카페 사장이니까, 이 손님들이 내 카페에도 오시는 분들이니까 참 고마운 분들이시다.


예쁘게 웃으며 아이컨택도 해드려야지.


나는 최대한 밝고 환한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했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놀라운 경험을 한 게 있는데, 내가 눈웃음지으며 웃어드리면 손님들 지갑이 열린다는 거다.


카페 한 잔 하시던 분들이 조각 케잌을 사시고, 초코쿠키와 마카롱을 진열장에서 꺼내셨다.


대부분 남자 손님들의 지갑이 쉽게 열렸다.


그리고, 지금도 내가 웃어드리니 아저씨들도 미소짓고 있다.


그런데, 한 분은 그러지 못하시다.


내 아저씨는 표정이 안좋다. 뭔가 불만이 많은 표정이다.


왜, 뭐가 마음이 안들고 불만이신건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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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넘사벽 소희 24.05.29 44 2 8쪽
62 아저씨께 말이 심한 거 아니야? 24.05.28 39 2 8쪽
61 이 언니 누구야 24.05.27 53 3 7쪽
60 내가 다 속상하네 24.05.26 49 3 7쪽
59 웃음기가 사라졌다 24.05.25 50 3 7쪽
58 1석2조를 꿈꾸다 24.05.24 50 3 7쪽
57 얄밉게 나오네 24.05.23 50 3 7쪽
56 아이고 아파라 24.05.22 54 3 7쪽
55 까분다 이거지 24.05.21 57 3 8쪽
54 거리를 둬야 해 24.05.20 55 2 7쪽
53 싸한 느낌이야 24.05.19 60 3 7쪽
52 너무 예뻐서 안돼 24.05.18 72 3 7쪽
» 사인을 못 알아채는 아저씨 24.05.17 59 3 7쪽
50 독재자 소희 24.05.16 48 3 7쪽
49 미워질까 두렵다 24.05.15 59 3 8쪽
48 시간도 없었을 건데 24.05.14 66 3 7쪽
47 여자들이 왜 이래 24.05.13 67 3 8쪽
46 살이 찌는 소리가 들린다 24.05.12 62 3 7쪽
45 소희야 왜 그러니 +2 24.05.11 68 2 7쪽
44 우리 사이에 틈은 없어 24.05.10 74 2 9쪽
43 다 먼 상태인 거야? 24.05.09 74 3 9쪽
42 둘이 알아서 해 24.05.08 67 2 9쪽
41 그년이 그년이니까 24.05.07 76 2 9쪽
40 아저씨 때문에 살아 24.05.06 84 3 9쪽
39 소희가 다 하겠지 24.05.05 87 3 9쪽
38 여기는 내 영역이니까 24.05.04 88 3 10쪽
37 안겠다는 욕심인거야? 24.05.03 109 3 9쪽
36 아저씨가 좋아요 24.05.02 114 3 10쪽
35 남자이기 전에 24.05.01 110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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