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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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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6.30 06:35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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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14
글자수 :
343,310

작성
24.05.14 07:30
조회
65
추천
3
글자
7쪽

시간도 없었을 건데

DUMMY

"민지 왔니?"


혜영이 카페로 들어오자, 소희가 바로 밖으로 나가고 있다.


이번에는 노룩이다.


혜영이를 못보겠어.


소희가 별이네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이모와 목례를 하고는 수선실 방으로 들어가 그대로 누워서 눈을 감아 버렸다.


"이년이 왜 이래?"


소영이 잔소리를 하면서도 소희에게 바로 담요 한 장을 덮어줬다.


그리고는 가만히 소희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


'소희가 이런 적이 없었는데.'


조금만 있다가 가자.


엄마같은 이모, 소영이 이모.


나 어떻게 하지.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이제 갈 곳도 없고, 생각은 많고.


더 생각해봐도 소용없을 것 같고.


소희가 벌떡 일어났다.


"아, 깜짝이야. 한숨 자려던 것 아니었어?"


"그러려고 했는데요. 갈게요."


소희가 별이네 가게를 나오고 있다.



여주 방향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삼거리 회전교차로 옆쪽 새마을금고 앞에 소희가 서 있다.


3층 건물 중 1층에 새마을금고가 있고, 그 옆으로 단층건물 가게가 있는데, 유리창에 임대라고 써져 있다.


에스지 시장통 카페에서 300미터 떨어져 있고, 옆으로 2차선 도로가 접해있지만 주차시설은 갖춰져 있지 않아서 주변 거주자 상대로 장사를 해야 하는 가게이고, 현재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평수는 30평 남짓.


"민지야. 너 여기 와서 상권조사하는 거 교대해줘."


- 알겠어.



소희가 민지에게 넘기고 초등학교 앞 빈 상가에 들어가 보고 있다.


"언제라도 입점이 가능해. 주인분이 양반이셔서 세입자에게 뭐라 하시는 분도 아니고, 초등생 학부모들 수요가 있는 곳이지."


"방학이 길잖아요. 그때는 파리 좀 날리겠다."


키 크고 살집이 오른 중개사 사장님이 말문이 막히셨다.


"지금도 겨울방학을 못 견디고 폐업하신 것 같은데요. 펜시점이었고요."


지금 가게는 간판도, 집기도 모두 빠진 빈 상태다.


"여기 카페 자리로 괜찮아. 여기 오른쪽 골목길 안에 공립유치원이 있어서 아기 엄마들 수요가 항상 있으니까. 여기 근처에 학원들도 많아서 대기타는 수요가 꽤 있어."


사실 지금 다해 이모가 한 말대로 학부모들의 아이들 픽업 대기 수요를 보고 온 것인데, 그 외 시간에는 썰렁한 편이어서 고민을 하고 있다.


2월 중순에 오후 3시경인 지금도 사람들의 인적이 뚝 끊겨 있다.


초등학교는 방학이고, 유치원은 하교 시간이 5시경이고, 주변 학원들 다니는 학생들은 부모가 따라다니지 않는 큰 아이들인 경우가 많아서 초등생 저학년생과 유치원생들 등하교, 등하원 시키는 학부모들 만을 상대로 가게를 열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그래서 가게 간판이 1년도 못가서 새로운 간판으로 바뀌고 있다.


"이모는 여기 가게 뭘 하면 잘될 것 같으세요?"


"내가 아나? 그런데, 아저씨하고 같이 안보고 혼자 가게 보는 거야?"


다해 이모가 아저씨를 찾네.


아저씨가 인기가 참 많으셔.


"아저씨는 바쁘셔어요."


"여기 자리는 좀 넓게 봐야하는데, 다들 학교하고 유치원 수요 만 본단 말이야. 분식집, 문구점, 카페도 하다 망했고 부동산 중개사도 휴대폰 대리점도."


다해 이모를 선미 언니가 똑 닮았구나.


이모가 생각할 때 턱을 약간 들고 눈을 꿈꾸듯 뜨고 계시네.


남자라면 혹하겠다.


그래서 아저씨도 이모 중개사 사무실에 가끔 들리시나 모르겠고.


"여기는 말이야. 밀키트 사업하면 잘될거야."


"갑자기요?"


"가게 들어오는 사람들이 배후 인구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 주변 아파트와 빌라가 1,200세대 쯤 되거든. 아이 엄마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고. 물론 오래 머무리진 않지. 아이들 손잡고 바로 귀가해 버리니까. 기다리는 수요가 조금 있긴 하지만. 그런데, 결정적으로 시장하고 마트가 여기서 걸어가기엔 좀 멀어."


밀키트 사업이라.


그건 아예 다른 사업인데.


"저하고 안맞네요. 선미 언니는 학교 재밌데요?"


"계약안하고? 선미는 신났지. 대학교 들어가더니 집에서 책 보는 걸 못 봐."


소희가 가게 문 쪽으로 걸어가자 이모가 한마디 보태셨다.


"카페에서 빵과 과자 등 디저트 만 팔라는 법 있어? 냉장고 갖다놓고 밀키트 제품 넣어두면 되지. 네 아저씨 떡볶이나 백반류 제품 넣어도 되겠다."


소희 몸이 빙그르 돌았다.


선미가 엄마 머리를 닮았다는 생각이 왜, 이 순간 갑자기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아저씨가 내 카페에 밀키트 제품을 공급한다는 사업 아이디어.


식품제조 규제를 즉판으로 피하기 위해, 카페 안 숍인숍 개념으로 아저씨가 직접 밀키트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하면 되겠네.


다해 이모가 재밌다는 듯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소희 얼굴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소희가 남자들에게 인기있는 이유가 있구나. 아이고 귀여워라."


내 엉덩이를 툭 치시는 이모다.


***


"아저씨, 밀키트 사업 알아?"


"들어는 봤지."


분식집으로 돌아와서 바나나 껍질을 까서 아저씨 입에 넣어드리고 있다.


이제는 정리하고 퇴근해야 하는 시간이고, 알바하시는 아주머니는 진즉 퇴근하셨고, 내가 돌어오길 기다리고 계셨던 아저씨다.


"아저씨가 그것까지 하면 힘들겠지?"


"소희가 하자면 해야지. 학교 앞 가게 욕심나는 거야?"


"엥, 어떻게 알았어요? 설마 중개사 이모하고 내통하는 사이예요?"


"다해한테 전화가 왔었어. 소희가 다녀갔다고."


"다해요? 이모 이름을 그렇게 부른다고요?"


아저씨가 아차차 싶었던지 입을 벌리고 계신다.


가끔 만나셨던 모양인데, 호칭 하나 가지고도 친밀도를 어느 정도 알수 있는건데, 선미 언니 엄마의 이름을 알고, 말을 놓고, 이름을 부른다면 하루 이틀 알고 지낸 사이는 분명 아니다.


나하고 헤어지자마자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수다 떨며 다 털어놓는 사이라면 평소 통화를 지속적으로 해오는 사이라는 거고, 그런 사이의 남녀가 둘이 직접 만나면 스킨십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해보는 소희다.


손은 당연히 만지겠고, 허리와 어깨는 당연하겠고, 가벼운 포옹 정도도, 엉덩이는, 키스도 하지 않았을까?


소희 머리속으로 다해 이모와 아저씨가 서로 끌어안고 딥키스하는 장면이 떠오르고 있다.


그때 아저씨 오른손 검지가 내 입속으로 들어왔다.


내가 입을 헤 벌리고 있었던 모양인데, 장난치는 타이밍이 잘못된 걸 모르나 본데, 그 댓가는.


내가 아저씨 손가락을 꽉 물어버렸다.


"아악~ 소희야~"


다해 이모하고 아저씨가 그렇고 그런 관계라는 걸 전혀 상상도 못했는데, 그럴 시간도 없었을 건데, 언제 그렇게 깊은 사이로 진전된건지 모르겠다.


밉다.


소희가 아저씨 검지를 잘라버릴 듯, 깨물고 있는 입에 힘이 더 들어가고 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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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넘사벽 소희 24.05.29 44 2 8쪽
62 아저씨께 말이 심한 거 아니야? 24.05.28 39 2 8쪽
61 이 언니 누구야 24.05.27 53 3 7쪽
60 내가 다 속상하네 24.05.26 49 3 7쪽
59 웃음기가 사라졌다 24.05.25 50 3 7쪽
58 1석2조를 꿈꾸다 24.05.24 50 3 7쪽
57 얄밉게 나오네 24.05.23 50 3 7쪽
56 아이고 아파라 24.05.22 54 3 7쪽
55 까분다 이거지 24.05.21 57 3 8쪽
54 거리를 둬야 해 24.05.20 55 2 7쪽
53 싸한 느낌이야 24.05.19 60 3 7쪽
52 너무 예뻐서 안돼 24.05.18 72 3 7쪽
51 사인을 못 알아채는 아저씨 24.05.17 58 3 7쪽
50 독재자 소희 24.05.16 48 3 7쪽
49 미워질까 두렵다 24.05.15 59 3 8쪽
» 시간도 없었을 건데 24.05.14 66 3 7쪽
47 여자들이 왜 이래 24.05.13 67 3 8쪽
46 살이 찌는 소리가 들린다 24.05.12 62 3 7쪽
45 소희야 왜 그러니 +2 24.05.11 68 2 7쪽
44 우리 사이에 틈은 없어 24.05.10 74 2 9쪽
43 다 먼 상태인 거야? 24.05.09 74 3 9쪽
42 둘이 알아서 해 24.05.08 67 2 9쪽
41 그년이 그년이니까 24.05.07 76 2 9쪽
40 아저씨 때문에 살아 24.05.06 84 3 9쪽
39 소희가 다 하겠지 24.05.05 86 3 9쪽
38 여기는 내 영역이니까 24.05.04 88 3 10쪽
37 안겠다는 욕심인거야? 24.05.03 108 3 9쪽
36 아저씨가 좋아요 24.05.02 114 3 10쪽
35 남자이기 전에 24.05.01 110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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