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나이 서른 중반으로 치닫고 있고.. 왠간한 무협은 중국무협부터 밤꽃내 나는 세로판 무협, 격변기인 뫼사단 시절부터 지금의 트랜드로 흐를 때까지 다 봐 왔다고 자부합니다.
솔직히 육합전성이니 이기어검, 금강불괴, 300살 넘게산 은거고수 등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만 그게 무협의 또다른 특색이고 재미니까 그려러니 납득하고 그냥 넘어갑니다.
오히려 의외의 장면에서 저는 한번씩 재미있는 생각이 나더군요.
무협의 대표적인 클리세인 장면이 있죠.
(작가 분이면 누구나 한번씩은 작중에 꼭 써먹는...)
어둑어둑한 밤중에 살수들이 주인공을 노리고 그림자밑에 숨어 있습니다.
조연이 주인공에게 귀띰을 합니다.
"쥐새끼들이 숨어있군. 132명이다."
주인공이 응대를 합니다.
"네가 놓친 쥐새끼가 두마리 더 있군. 정확하게 134명이다."
여기서 예리하신 분은 제가 뭘 말하려는 건지 눈치채신 분도 게실겁니다.
혹시 탐크루즈 주연의 레인맨이라는 영화를 보신 분이 게실지 모르겠는데..탐크루즈가 실수로 떨어뜨린 코인을 자폐아 형인 더스티 호프만이 정확하게 알아 맞추면서 형의 천재성이 드러나고 탐크루즈는 그런 형을 이용하여 라스베가스에서 연일 잭팟을 터뜨립니다.
더스티 호프만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자폐아입니다만 그의 재능은 기억력과 수식계산이라는 다른 쪽으로 특화되어 있죠.
무협에서 주인공이 살기를 감지하는건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게 무협이니까요. 하지만 1초도 안되는 찰나의 상황에서 134명이라고 정확하게 계산하는 건 왠지 위화감이 느껴지네요.
뭐 천인합일의 경지에 올라 상단전이 타통되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대체 노력과 근성으로 무공을 익히는 주인공 타입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예전 부터 한번씩 무협소설을 읽을 때 마다 드는 망상이었습니다.
ps) 웃자고 하는 설에 죽자고 달려드는 분은 붕가붕가 해버릴 겁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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