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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우주에서 돌아오는 중 ☽

No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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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별
작품등록일 :
2018.12.11 16:54
최근연재일 :
2023.12.29 23:1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470
추천수 :
42
글자수 :
13,685

작성
23.12.27 22:10
조회
15
추천
2
글자
2쪽

제밀라 / 5. 대면

DUMMY

어딜 가나 내가 듣는 말은 온통 인간의 한 생애가 지닌 무게를 덜어보라는 권유뿐이었다. 그런데 제밀라의 상공을 나는 커다란 새들의 무거운 비행을 눈앞에서 보고서야 내가 간절히 구하는 것, 얻고 싶은 것이 바로 삶에 얼마간의 무게를 더하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이 소극적인 집념 속에서만 완전한 내가 된다. 그 외에는 내 알 바 아니다.

죽음에 대해 논하기엔 내 안에 너무 많은 젊음이 있다. 하지만 만약 그래야 한다면, 바로 이 장소, 절망적인 죽음에 대해 확실히 자각할 수 있는 이곳에서, 공포와 침묵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가장 적확한 단어를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우리는 주로 두세 가지의 익숙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세상에서 또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 생각들은 다듬어지고 보완된다. 하나의 이념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보통 십 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다소 좌절감을 느낄 만하다. 그러나 그 시간을 통해 세상의 아름다운 얼굴과 친숙해진다. 이때껏 세상의 앞면을 마주해 왔으니 이제 한 발 옆으로 물러서서 세상의 옆모습을 마주하자.

젊을 때는 세상의 앞면만 보인다. 죽음이나 허무에서 묻어나오는 두려움을 씹어볼 기회는 있었지만, 그에 대한 관념을 자기 것으로 갈고닦을 시간은 가지지 못한다. 어쩌면 죽음의 얼굴을 일대일로 대면할 때 드는 가혹함이나, 태양을 사랑하는 생명체가 가지는 육체적 공포 같은, 그런 감정이야말로 젊음의 특징일 것이다. 보편적인 생각과는 반대로, 적어도 그 점에 있어서 젊은이는 환상을 가질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연마할 시간도, 엄숙함도 부족하므로.

Djemila-5.jpg


작가의말

Tout ce qu'on me propose s'efforce de décharger l'homme du poids de sa propre vie. Et devant le vol lourd des grands oiseaux dans le ciel de Djémila, c'est justement un certain poids de vie que je réclame et que j'obtiens. Être entier dans cette passion passive et le reste ne m'appartient plus. J'ai trop de jeunesse en moi pour pouvoir parler de la mort. Mais il me semble que si je le devais, c'est ici que je trouverais le mot exact qui dirait, entre l'horreur et le silence, la certitude consciente d'une mort sans espoir.

On vit avec quelques idées familières. Deux ou trois. Au hasard des mondes et des hommes rencontrés, on les polit, on les transforme. Il faut dix ans pour avoir une idée bien à soi - dont on puisse parler. Naturellement, c'est un peu décourageant. Mais l'homme y gagne une certaine familiarité avec le beau visage du monde. Jusque-là, il le voyait face à face. Il lui faut alors faire un pas de côté pour regarder son profil. 

Un homme jeune regarde le monde face à face. Il n'a pas eu le temps de polir l'idée de mort ou de néant dont pourtant il a mâché l'horreur. Ce doit être cela la jeunesse, ce dur tête-à-tête avec la mort, cette peur physique de l'animal qui aime le soleil. Contrairement à ce qui se dit, à cet égard du moins, la jeunesse n'a pas d'illusions. Elle n'a eu ni le temps ni la piété de s'en constru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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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밀라 / 7. 극복 +2 23.12.29 12 2 3쪽
14 제밀라 / 6. 죽음 +2 23.12.28 14 2 4쪽
» 제밀라 / 5. 대면 23.12.27 16 2 2쪽
12 제밀라 / 4. 이치 +2 23.12.26 14 1 2쪽
11 제밀라 / 3. 편재遍在 23.12.23 16 1 2쪽
10 제밀라 / 2. 방황 +2 23.12.22 17 2 2쪽
9 제밀라 / 1. 침묵 +2 23.12.21 19 1 2쪽
8 티파자 / 8.퇴장 +1 19.02.04 26 3 2쪽
7 티파자 / 7.기쁨 19.01.23 22 3 3쪽
6 티파자 / 6.긍지 19.01.13 26 3 3쪽
5 티파자 / 5.영광 +3 19.01.03 39 4 2쪽
4 티파자 / 4.완성 +2 18.12.28 40 4 2쪽
3 티파자 / 3.폐허 +8 18.12.27 42 4 2쪽
2 티파자 / 2.회귀 +6 18.12.25 59 5 2쪽
1 티파자 / 1.입장 +7 18.12.18 109 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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