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ces

티파자 / 6.긍지

정오 바로 전에 우리는 폐허에서 되돌아와 항구 끝에 있는 작은 카페로 들어간다. 태양의 열기와 온갖 색조들이 심벌즈처럼 울려대는 머리를 안고 카페에 들어서자 시원한 그늘이 우리를 환영한다. 커다란 유리잔에 담긴 아이스 민트티는 또 얼마나 시원한가.

밖에는 바다가 보이고 먼지로 뒤덮인 불타는 도로가 있다. 테이블에 앉아 열기로 하얗게 된 하늘을 바라보면 현기증이 일 만큼 현란한 색채들이 속눈썹 사이에서 아롱진다. 얼굴은 땀으로 젖었지만 이 세계와 혼인식을 치룬 후의 나른한 행복감이 가벼운 천을 두른 몸속으로 구석구석 서늘하게 스며든다.

이 카페에는 먹을 게 많지 않지만 과일은 많다. 특히 한 입 베어 물면 즙이 턱까지 적셔오는 복숭아가 많다. 과육을 베어 물고 관자놀이를 울리는 맥박소리를 들으며 두 눈을 활짝 열고 앞을 바라본다. 정오의 거대한 침묵이 바다 위에 내려앉아있다.

모든 아름다운 존재들은 자신이 지닌 아름다움에 대해 자긍심*을 갖는다. 세상은 그들로부터 흘러나오는 그러한 긍지*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인생에서 기쁨만을 좇으며 살 수는 없겠지만 어찌 이 아름다운 세상 앞에서 삶의 기쁨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행복해지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요즘 세상엔 향유하기를 두려워하는 바보들이 왕이다. 그들은 자만*에 대해 입이 닳도록 경고한다. '그것은 죄악이니 경계하라. 그렇지 않으면 생을 낭비하게 되고 활력을 잃게 될 것이다.' 살아보니 어떤 자만심*은 그렇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나 온 세상이 내게 주겠다고 공모하는 삶의 이 긍지*를 나는 거절할 수 없다. 이곳 티파자에서는 보는 것이 믿는 것과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 그러므로 내 손이 만질 수 있는 것, 내 입술이 입맞춤할 수 있는 것을 고집스레 부정하지 않으련다.

나는 이들을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그 특별함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티파자는 세상에 대한 관점을 우회적으로 암시하기 위해 묘사된 극중 인물 같다. 그 인물들처럼 용감하게 증언한다. 오늘 내가 선택한 인물은 티파자이다. 다듬고 묘사하며 나는 내 인물에 끝없이 도취된다. 삶은 한때일 뿐이고 삶을 증언하는 것 또한 한때일 뿐이다. 비록 자연미는 떨어지지만 창조하는 일 역시 한때에 불과하다. 온 몸을 다해 살고 온 마음을 다해 증언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티파자를 느끼고 이야기하다보면 자연스레 예술작품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자유다.

작가의말

※ orgueil 한 단어를 각각 자긍심, 긍지, 자만(심)으로 번역했습니다.

Un peu avant midi, nous revenions par les ruines vers un petit café au bord du port. La tête retentissante des cymbales du soleil et des couleurs, quelle fraîche bienvenue que celle de la salle pleine d'ombre, du grand verre de menthe verte et glacée ! Au-dehors, c'est la mer et la route ardente de poussière.

Assis devant la table, je tente de saisir entre mes cils battants l'éblouissement multicolore du ciel blanc de chaleur. Le visage mouillé de sueur, mais le corps frais dans la légère toile qui nous habille, nous étalons tous l'heureuse lassitude d'un jour de noces avec le monde.

 

On mange mal dans ce café, mais il y a beaucoup de fruits - surtout des pêches qu'on mange en y mordant, de sorte que le jus en coule sur le menton. Les dents refermées sur la pêche, j'écoute les grands coups de mon sang monter jusqu'aux oreilles, je regarde de tous mes yeux. Sur la mer, c'est le silence énorme de midi. Tout être beau a l'orgueil naturel de sa beauté et le monde aujourd'hui laisse son orgueil suinter de toutes parts. Devant lui, pourquoi nierais-je la joie de vivre, si je sais ne pas tout renfermer dans la joie de vivre ? Il n'y a pas de honte à être heureux. Mais aujourd'hui l'imbécile est roi, et j'appelle imbécile celui qui a peur de jouir. On nous a tellement parlé de l‘orgueil : vous savez, c'est le péché de Satan. Méfiance, criait-on, vous vous perdrez, et vos forces vives. Depuis, j'ai appris en effet qu'un certain orgueil... Mais à d'autres moments, je ne peux m'empêcher de revendiquer l'orgueil de vivre que le monde tout entier conspire à me donner. A Tipasa, je vois équivaut à je crois, et je ne m'obstine pas à nier ce que ma main peut toucher et mes lèvres caresser. Je n'éprouve pas le besoin d'en faire une oeuvre d'art, mais de raconter ce qui est différent. Tipasa m'apparaît comme ces personnages qu'on décrit pour signifier indirectement un point de vue sur le monde. Comme eux, elle témoigne, et virilement. Elle est aujourd'hui mon personnage et il me semble qu'à le caresser et le décrire, mon ivresse n'aura plus de fin. Il y a un temps pour vivre et un temps pour témoigner de vivre. Il y a aussi un temps pour créer, ce qui est moins naturel. Il me suffit de vivre de tout mon corps et de témoigner de tout mon cœur. Vivre Tipasa, témoigner et l'œuvre d'art viendra ensuite. Il y a là une libert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