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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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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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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5
글자수 :
1,456,688

작성
21.10.0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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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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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2쪽

황룡족. 그 위대한 종족을 위해서 (3)

DUMMY

“무슨 일이지?”


연화가 물었다.


“글쎄. 라오스 수정 사용법을 모른다고 하시니 도움이 필요한거 아니겠어? 머리 여럿이 맞대면 뭔가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를지도 모르니까.”


용기는 별일 아닐거라는 듯이 대답했다.


“집에 갈 수 있을까?”

“글쎄다...뭐 일단 좋게 좋게 생각하자고.”


용기는 뒤로 벌러덩 누우면서 팔베개를 했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았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눈을 번쩍 뜨며 연화를 향해 말했다.


“아! 너 말야. 왜 아까 내 손잡고 울고 있었어?”


연화의 뺨이 갑자기 홍조를 살짝 띄기 시작했다.


“그...그게...”

“그게 뭐?”

“나한테 미르덴 열매를 먹여서 아저씨가 더 힘들었을 거라고 라타토스 님이 말해줬어. 그래서 미안해서...”

“아...그거...”


연화는 용기가 대화를 가로채기 이전에 말을 이어갔다.


“그걸 아저씨가 먹었으면 도망치기도 훨씬 쉬었을 거라고. 또는 나를 구해주지 않고 혼자 먹고 도망쳤으면 아저씨는 별 상처없이 여기까지 쉽게 올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연화가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다.


‘이 양반들은 쓸데없이 참 자세히도 가르켜줬네 치.’


용기는 황룡들의 자상한(?) 설명에 난감해 하며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구해줘서 고마워 아저씨.”


연화는 눈물이 떨어지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조용히 말했다.


“너무 신경쓰지마. 우리 둘 다 살아 있잖아.”


용기는 다시 팔베개를 한 채로 눈을 지그시 감았다.


“너도...나도...집에 가야지. 살아서...”


그리고 둘은 말없이 그 자리에 앉아 각자 생각의 세계에 빠져 들어갔다.


연화는 멍하니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고, 용기는 눈을 감은 채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다. 갑자기 조용해진 세상에서 그들은 각각 사색에 빠져들었고, 그런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고요한 여유가 생겼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만큼 어제 하루는 그들에게 너무나 길고 긴 힘든 하루였다.


얼마간의 각자의 세상에 빠져있던 그들의 침묵을 깬 것은 연화였다.


“요계로 넘어온 후에 아저씨가 알게 된 모든 것을 말해줘.”


연화가 갑자기 물었다.


그래서 용기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라타토스 앞에서는 말하지 않았던, 투카르스에서 들었던 요계나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꺼리들은 많았다.


연화도 용기가 처음 겪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대부분 놀라움으로 그 이야기들에 반응했다. 하지만 그녀는 요계에서의 첫날부터 피가 튀고 생명들이 죽어 나가는 전투를 경험해서 그런지 그 놀라운 이야기들에 적응해 가는 속도가 용기보다 빨랐다.


용기는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다 말해 주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아랫도리가 덜렁거려 경공 수련에 방해가 되었다는 사실도 밝혔다.


연화는 ‘용기항문파’ 라는 무공의 탄생과 얽힌 이야기를 들을 때는 아주 크게 소리내어 웃더니, 어제 마지막 전투에서 연화가 그의 등을 밟고 뛰어오른 후에 엎드린 자세에서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나서, 뒤에 날아오는 코셰이의 도에 그대로 찔릴 위험에 처하자 급한 김에 ‘용기항문파’를 써서 간신히 뛰어 오름으로써, 그 무공이 실전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 되었다 라는 이야기를 용기가 하자 아예 박장대소를 했다.


용기의 이야기가 끝났을 쯤에는 아침 해가 이미 중천으로 많이 치우쳐져 있었다. 용기의 배가 꼬르륵 하는 소리를 내자 둘은 서로를 물끄러미 한 번 쳐다보고는 또 한 번 같이 웃었다. 하지만 그들의 웃음 소리는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두 남자들로 인해 멈춰졌다.


눈앞에는 덩치가 큰 중년의 한 남자와, 덩치는 상대적으로 왜소하지만 그렇다고 마르지도 않은 비슷한 키의 젊은 남자가 서있었다.


중년 남자는 대략 190센티미터 정도의 키에 짧은 붉은색 머리를 하고, 넉살 좋고 인심이 후한 옆집 아저씨 같은 인상이었고, 젊은 남자는 비슷한 키에, 검은색의 긴 생머리에 잘생기고 역시 넉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용기가 즉각 눈치챈 이 젊은 남자의 특이한 점은 그도 즈메이와 같은 뿔이 달려 있었다는 것이었다.


“아! 어제 저희를 구해 주신...”


연화가 그들을 알아보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용기도 덩달아 같이 일어나려고 했지만 몸이 손쉽게 따라 주지는 않았다.


“아아. 몸도 불편할 텐데 그냥 앉아들 있게나.”


중년 남자가 두 손을 흔들며 일어나지 말라고 손짓을 했다. 그리고는 젊은 남자를 바라보자, 그 젊은 남자가 가지고 있던 물건을 용기와 연화에게 한 개씩 건네 주었다.


“두 사람이 배고플 것 같아서 가져왔네.”


중년 남자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손에 받아 쥔 물건은 참외만한 크기에 빨간색을 띠고 있는 무슨 채소 같은 것으로 보였는데, 용기가 이걸 껍질을 벗겨 먹는건가 아니면 그냥 전부 다 먹는건가 잠시 고민을 하는 찰나 그 중년 남자가 그런 용기의 마음을 알아 챘는지 답을 일러 주었다.


“사과라네. 그냥 껍질째 먹어도 되네.”

“네?! 사과요?”


연화와 용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난생 처음 보는 커다랗고 길죽한 사과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용기는 ‘그럼 그렇지’ 라고 속으로 투덜 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요계궁의 감옥을 나온 이후로 봐온 개구리나 벌 같은 요계의 모든 것들은 전부 이상하게도 크기가 무지 컸다. 사과가 참외만한 것도 어찌보면 이 세계에서는 당연한 것이리라.


“내 이름은 우르드라고 하네. 황룡족의 수비대장을 맡고 있지.”


중년 남자가 자기 소개를 했다.


“그리고 이 젊은이는 베르단디라고 하네.”


그제서야 연화는 아까 자기가 하려던 말이 생각난 듯이, 사과를 내려놓고, 용기에게 말했다.


“이분들이 어제 우리를 구해주신 황룡족 분들이야.”

“아...”


용기도 입에 반쯤 물었던 사과를 내려놓고, 아픔을 참으며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공손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홍용기 라고 합니다. 목숨을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하하. 뭘 그런 것 가지고. 투카르스가 보낸 소중한 손님들이신데 그 정도 마중은 나가야지. 하하하. 스쿨드라는 젊은 황룡 한 명이 더 같이 있었는데, 지금은 산의 중턱에서 경계 근무 중이네. 하하하.”


우르드는 당연한 일을 했다면서 신경쓰지 말라고 용기의 어깨를 툭툭 치며 웃었다.


그리고 우르드는 용기에게 미안하지만 한번만 더 투카르스의 이야기를 자기들에게 자세하게 말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 그에 의하면 간략적인 내용은 아스카 님께서 이미 요약해서 전체 황룡들에게 전달 하긴 했는데, 우르드는 투카르스와 굉장히 가까운 친구 사이였던지라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용기는 라타토스 앞에서 이야기 했던 자신이 투카르스와 함께 했던 감옥 생활의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우르드와 베르단디에게 해주었다. 그는 투카르스와 즈메이의 이야기라면 질리지 않고 누구에게든 성심껏 이야기해 줄 자신이 있었다. 아니 그래야만 자신을 위해 희생한 그들에게 자신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용기의 이야기가 끝나자 우르드와 베르단디의 얼굴들에는 처음에 보였던 넉살좋던 표정들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깊은 슬픔만이 남아 있었다. 말없이 서로 다른 곳을 쳐다보며 생각을 하는 그들.


용기와 연화는 그들이 투카르스와 즈메이에게 보내는 묵념에 방해되지 않도록 같이 침묵을 유지하며 그들을 기다렸다.


그렇게 한참 시간이 흐르고 있는데, 용기가 연화의 귀에다 대고 소곤소곤 질문을 했다.


“너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의식을 잃은 것 아니었어? 이분들을 어떻게 본거야?

“금세 차렸어. 눈을 떴을 때는 이분들이 요괴들을 거의 다 해치우고 우리를 들어올렸을 때여서 얼굴을 볼 수 있었어. 아저씨는 언제부터 의식을 잃은 거야?”

“아...나는...”


그는 잠시 멈칫 하더니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 순간에 그의 눈에 보인 세 개의 빛을 기억해 냈다.


“마지막으로 본 게 세 개의 빛이였던 것 같아.”

“그건 황룡광천검의 무공 초식 중의 하나인 황룡광연만비 라고 하네.”


어느새 우르드는 원랙 넉살 좋은 표정을 되찾고는 용기와 연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황룡족의 세 가지 무공 중의 하나라는 광천검. 용기는 에이르마가 펼치는 풍천검의 무공을 보았을 때처럼 반갑게 느껴졌다. 그래서 제대로 한 번 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일었다.


“저기 죄송한데요...그 광연만비라는 무공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저는 우르드님이 도착하시기 이전에 의식을 잃어서...”

“그래? 뭐 어려울건 없지.”


우르드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자신의 검을 허리에서 빼어 들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검을 들어올려 근처의 계곡 벽에 있는 바위를 향하더니 그의 검이 서서히 새하얀 검강을 머금기 시작했다. 그 검강은 점점 커지더니 정결하게 검의 주위를 감쌌다. 그 감싼 부분들이 너무 깔끔해서 용기의 눈에는 마치 검 주위에 커다란 크기의 하얀색 레이져 광선들이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우르드가 검을 허공에 찌르면서 외쳤다.


“황룡광연만비(黃龍光燕漫飛)!”


그러자 검 끝에서 사람 주먹만한 동그란 빛이 생기더니 바위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중간에 그 빛 덩어리가 일곱 개의 조그마한 빛의 덩어리로 갈라지더니, 그 분리된 빛들이 빛의 꼬리를 남기면서 줄기가 되어 제각기 간격을 두고 앞으로 빨래줄처럼 쭉 직선으로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


펑!


뻗어나간 일곱개의 빛줄기들은 계곡 벽면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일곱 개의 동그란 구멍을 요란스럽게 내더니 사라져 버렸다. 마치 누가 커다란 송곳으로 벽들에 구멍 일곱 개를 순식간에 뚫어버린 듯한 모습이였다.


“와아~”


용기와 연화는 입을 벌리고 놀라했다.


“하하. 실전이 아니고 보여주기 식으로 할려니 쑥스럽구만.”


우르드는 오른쪽 귓 부분을 긁으면 부끄러워 했다.


“아니에요. 굉장한데요!”


용기가 말했다.


“황룡광연만비는 황룡의 빛들이 제비처럼 흩어져 날아가 적들을 공격한다는 뜻의 무공일세. 응축된 기의 줄기가 여러 적들을 뚫고 지나가는게 특징이지.”


우르드는 검을 다시 허리춤에 집어 넣으며 말했다.


“아저씨가 땅 짚으며 하는 것 보다 멋있는 것 같아.”


연화가 용기를 보며 말했다.


“뭐야?!”

“하하하하.” “호호호호.”


그들은 연화의 농담에 같이 웃음을 터트렸다.


“카넬리안 수정 때문에 정확한 기를 느낄 수는 없었지만, 기 폭발음 소리에서 자네가 마지막에 쓴 황룡뇌공파도 꽤 쓸만 하다고 느꼈었네. 하지만 수련이 더 필요할거야. 황룡뇌천검은 의외로 익히기가 쉽지 않은 무공이거든.”


용기는 그 말에 충분히 공감이 갔다. 뇌공파 하나만 익히는 데도 도대체 얼마나 걸렸던가.


“그런데 우르드님의 검강 표면은 참 깔끔하네요. 제 것은 마치 톱날처럼 삐죽삐죽하고 그 삐죽한 크기도 제각각이고, 어제 보았던 검강을 쓰는 요괴들도 대부분 저와 비슷하던데요.”


용기는 아까 본 우르드의 검에 맺혀있던 멋진 검강의 모습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건 자네가 기를 다루는 기술이 아직 숙달되지 않아서 그런거니 큰 문제는 아니네. 앞으로 수련을 계속해 나가면 차차 좋아질 것이야. 요괴 놈들은 워낙 기를 많이 먹어대니 쓸 수 있는게 한정 되어 그런거고.”

“기를 많이 먹다니요? 그게 검강의 형태랑 상관이 있나요?”

“아 몰랐나보군. 그럼 요괴들이나 용족들이 신들에 비해 자연의 기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은 들었나?”

“네.”


용기와 연화가 동시에 대답했다.

그러자 우르드는 요괴들이 사용하는 검강의 형태에 얽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이번 화도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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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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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6) 21.09.26 429 16 18쪽
23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5) 21.09.26 433 16 13쪽
22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4) 21.09.25 439 16 15쪽
21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3) 21.09.25 442 15 17쪽
20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2) 21.09.24 468 14 19쪽
19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1) +1 21.09.23 482 15 16쪽
18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3) 21.09.22 500 15 21쪽
17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2) +2 21.09.21 483 15 12쪽
16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1) 21.09.21 495 16 14쪽
15 황룡의 무공 (6) +2 21.09.20 493 15 14쪽
14 황룡의 무공 (5) 21.09.20 516 15 15쪽
13 황룡의 무공 (4) +2 21.09.19 553 16 17쪽
12 황룡의 무공 (3) 21.09.19 541 15 18쪽
11 황룡의 무공 (2) 21.09.18 563 16 17쪽
10 황룡의 무공 (1) +2 21.09.17 612 17 15쪽
9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3) 21.09.16 589 17 10쪽
8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2) 21.09.16 641 17 20쪽
7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1) +2 21.09.15 674 16 12쪽
6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5) 21.09.14 680 18 17쪽
5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4) 21.09.14 798 19 23쪽
4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3) 21.09.13 928 22 19쪽
3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2) 21.09.12 1,071 22 14쪽
2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1) +2 21.09.11 1,677 23 20쪽
1 프롤로그 +1 21.09.11 1,995 2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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