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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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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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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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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황룡의 무공 (3)

DUMMY

시간은 흘러 용기가 시간 감옥에서 황룡지풍비를 수련하기 시작한지 어느덧 5개월째가 되어 가고 있었다.


팟팟팟팟팟.


발로 감옥 벽을 차고 튕겨져 나가는 소리만 계속 감옥안을 맴돌 뿐, 용기의 신형은 이제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아주 빠른 속도로 10평 남짓한 감옥안을 종횡무진 날아다니고 있었다.


마치 당구공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당구대 안을 이리저리 튕겨져 다니고 있는 듯 했다.


‘호... 이제 제법 잘 하는데. 이젠 벽을 차는 소리가 나에게 들리기도 이전에 다른 벽을 이미 차고 있어.’


투카르스는 일취월장하고 있는 용기의 황룡지풍비에 감탄하며 그의 감옥 천장을 한 번 올려다 보았다.


‘흠. 이젠 다음 단계로 가야겠군.’


“자. 그만하고 내려와.”


용기는 갑자기 멈추기가 힘들었는지 벽을 두세 번 더 차면서 속도를 줄인 뒤 감옥 바닥으로 내려섰다.


“왜?”

“이제 도주기는 익혔으니, 공격기를 익힐 차례야.”

“공격기? 아니 싸우지 말고 그냥 도망만 치라며? 공격도 해야돼?”

“무식한 놈아! 도망치다 포위되면 어쩔래? 싸우라고 가르켜 주는거 아냐. 포위되었을 때 빠져나갈 활로를 뚫으라고 가르켜주는 거지.”

“아...뭔데?”


투카르스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황룡뇌공파(黃龍雷空破)에 대해 설명을 하기 시작 했다.


황룡뇌공파는 기를 땅속으로 보내 적이 위치한 발 아래에 원형의 기공 기둥을 만들어 적을 공격하는 기술로, 중요한 점은 기가 땅속을 통과할 때, 대지에 있는 뇌전의 기운을 최대한 흡수하여 생성되는 기의 기둥이 적을 기공파와 뇌전으로 두 번 공격하는 데에 있었다.


사실 적에게 그냥 기공파를 날리는 일도 쉽지 않은데, 그 기공을 땅속을 거쳐 뇌전을 흡수하게 하고 또 적의 발 앞에서 원형 모양의 기공 기둥을 만드는 일은 말이 쉽지, 실제로는 무공의 극에 이르지 않고서는 힘든 일이었다.


게다가 황룡뇌공파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이 모든 일들이 순식간에 일어나 적이 위치를 변경하기 전에 공격해야 된다는 뜻이므로, 더욱더 펼치기가 힘든 최상승의 무공이었다.


“이런걸 나보고 배우라고?”


용기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왜? 싫어?”

“아니...싫은게 아니라. 너무 어렵지 않을까 해서. 좀 더 쉬운건 없어? 그냥 장풍 같은거 날리면 안돼?”

“없어. 그리고 꼭 이거야만 돼. 내가 아는 것 중에는 포위를 빠져 나갈 때 이것만큼 효과적인 공격 기술도 없어. 생각을 해봐. 네가 말하는 장풍 같은 형식의 기공파는 반드시 적이 일직선 선상에 있어야만 돼. 게다가 적이 너보다 내공이 높은 경우 반탄강기로 튕겨 버릴 수도 있다고. 후우...”


투카르스는 오늘 말을 너무 많이 했는지 약간 숨이 차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숨을 한 번 고르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황룡뇌공파는 두가지 면에서 일반 기공파보다 훨씬 좋아. 일단 적이 반탄강기로 튕길 수는 있을지언정 반탄강기의 다른 장점인, 받은 기공파를 적에게 다시 돌려 보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 생각해봐 적의 기가 자기 발 아래서 올라오며 공격해 왔어. 그럼 튕겨봐야 어디로 튕기겠어? 다시 자기 발 아래로 가겠지?

그리고 두번째는 이게 핵심인데, 아까도 말했지만 기공과 뇌전의 두 가지 공격이 기의 기둥 안에서 한꺼번에 터진다고. 근데, 호신강기나 반탄강기로는 기공 공격은 막아낼 수 있어도 뇌전의 공격은 막아낼 수가 없어. 전도율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방어하지 않는 한.

예를들어 고무로 된 갑옷 같은 것. 그런데 누가 전투시에 고무로 된 옷이나 갑옷을 입냐? 즉, 맞추기만 하면 적어도 무조건 뇌전의 공격 피해는 입힐 수 있는 기술이라고. 후우..”

“아...대단한데?!”


용기는 이해가 된다는 듯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렇지만, 방출되는 뇌전의 양은 시전자의 실력에 달렸으니, 숙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많은 피해를 입히지 못해. 그러니까 자. 빨리 연습 시작하자.”


용기는 투카르스가 시키는 대로 일단 처음에는 바닥에 손을 내고 기를 방출하여 지정한 장소에 기의 기둥을 세우는 연습을 시작했다.


하지만 바닥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려 보낸 기의 방향을 꺾어 다른 지점으로 보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몸 안에서 기의 회오리를 만드는 일은 그나마 몸 안이라는 지정된 장소에서 발생 되는 일이라 처음에 꼭지점을 만들어서 기를 튕기는 방식으로라도 가능했었지만, 몸 밖으로 이미 방출된 기의 방향을 중간에서 바꾼다는 것은 그에게는 아직 쉽지 않은 일이었다.


‘쉽지 않은데?’


용기는 코로 심호흡을 한 번 하며 손을 대고 있는 바닥을 노려보았다.


‘아...황룡지풍비도 익숙해 지는데 오래 걸렸던 것 같은데...쯧. 어? 가만. 황룡뇌공파, 황룡지풍비...?’


“투카르스!”


용기는 갑자기 연습을 멈추고는 투카르스를 불렀다.


“왜?”

“갑자기 생각난 건데, 황룡지풍비 그리고 황룡뇌공파 이거 전부 한자로 된 명칭이잖아?”

“근데?”

“너 이름은 한자가 아니잖아. 그리고 너의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가족들 모두 한자가 아닌 이름이잖아? 그런데 왜 무공 이름에만 한자가 들어가냐?”

“아~~ 그게 궁금했냐? 별거 아냐."


투카르스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무공명에 얽힌 일화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원래 용족은 별도의 무공이 없었어. 사실 무공이 없어도 우린 강해. 하지만 할아버지는 선계(仙界)에 있는 선인들이 쓰는 무공에 관심이 많았어. 자연의 기운을 사용하는 방식에 있어서 신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거든.

그래서 달마 선인한테 도움을 받아 황룡족이 쓰는 무공 세 가지를 만들었지. 황룡뇌천검(黃龍雷天劍), 황룡광천검(黃龍光天劍), 황룡풍천검(黃龍風天劍) 이렇게 세 가지를 말야. 그리고 황룡뇌공파는 황룡뇌천검의 한가지 초식일 뿐이야.”


그리고 투카르스는 자신이 들었던 할아버지 니드호그와 달마 선인이 어떻게 황룡족의 무공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용기는 머리에 스치는 기억이 있었다. ‘달마’ 라는 이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 했다.


‘달마...달마라...혹시 그 달마?!’


용기는 드디어 생각해 내었다. 자신이 어디서 그 이름을 들어봤는지.


“혹시 그 달마 선인이라는 분이 달마대사야? 무공의 원천지라고 불리우는 소림사의 시조?”


용기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화급히 말했다.


“글쎄...달마 선인이 소림사라는 곳을 만들었는지 까지는 나도 모르겠는데. 암튼 그가 선계의 최초의 선인인건 맞아.”


용기는 갑자기 멍하니 바닥을 내려다 보며 생각에 잠겼다.


투카르스에게 전해듣는 이야기는 항상 자신이 상상하기도 힘든, 자신이 원래 있던 인간 세상에서 들었다면 미친 헛소리라고 웃어제낄 만한 이야기들이었지만, 자신이 읽었던 무협지에 나오는 달마대사가 실제 인물이었다는 사실도 놀랍고, 그가 선인이 되었다는 사실은 더욱 놀라웠다.


게다가 투카르스의 말에 의하면 선계와 신계는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고 했다. 단지 거주하는 영토만 달라 경계선을 두고 서로 필요할 때만 왕래를 하는 다른 세력이라고 했다.


용기는 무협지에 자주 등장하는 유명한 인물들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읽은지가 너무 오래되어 그런지 단지 몇 명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도데체 몇 명이나 실제 인물이었고, 또 선인이 되었을까? 무협지가 사실을 바탕으로 한 창작물이라는 사실을 인간들은 왜 잘 모르고 있었을까? 인간들은 무협지를 읽는 것을 어쩌다가 청소년들이 시간 때우기용으로 읽는 애들 책 정도로 치부하게 되어 버렸을까? 그의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다른 화제들로 이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것을 가만히 놔두고 있을 투카르스가 아니었다.


“야. 헛생각 말고, 빨리 시작해. 쿨럭. 쿨럭.”


왠지 그의 몸 상태가 오늘 유난히 좋아 보이지 않았다.


“어. 알았어. 그런데 너 괜찮아?”

“하아...하아...괜찮아. 쿨럭...아무래도 또 발작인가봐.”


투카르스는 예전에도 가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발작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그는 발작이 한 번 일어나면 대략 2-3일 동안은 말을 하지 못하고 계속 쉬어야만 했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항상 괜찮아지곤 했기 때문에 용기는 그다지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나...좀 쉬어야 겠어. 당분간 연락이 되지 않아도, 황룡지풍비랑 황룡뇌공파 연습 계속 하고 있어.”

“어. 그래. 좀 쉬어.”


투카르스가 전음을 끊고 쉬고 있는 사이에 용기는 황룡뇌공파의 연습을 계속해 나갔다. 하지만 무공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적은 그가 투카르스가 가르쳐준 황룡뇌공파를 단숨에 익힌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일단 먼저 아래쪽을 향해 뻗어나간 기의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그것 조차도 쉽지 않았다. 그는 땅속에서 기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손을 바닥에 고정 시킨 채 팔을 굽어 보기도 하고, 팔을 휘저어 보기도 하고, 몸의 위치를 바꿔 보기도 하면서 여러 방도로 시도해 보았지만 아래로 일직선으로 뻗어 나간 그의 기는 얄밉게도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방향을 틀 줄을 몰랐다.


한참을 시도하던 용기는 이제 바닥에서 손을 떼고 팔짱을 낀 채 앉아서 바닥을 내려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방출된 기의 방향을 바꿀려면 뭐가 필요한 걸까?’


나지막한 한숨을 쉬며 용기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돌 부스러기를 주어 들었다. 경공 연습을 한다고 하도 벽을 박차고 다녔더니 어디선가에서 돌 부스러기가 떨어진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는 답답한 마음에 그 부스러기를 휙 하고 감옥 벽에 던졌다. 그 부스러기는 벽을 맞고 튕겨져서 바닥에 떨어지면서 핑그르 회전을 하더니 곡선을 이루며 이동하다가 얼마가서 멈춰섰다.


용기는 그 부스러기를 한동안 말없이 지켜보다 갑자기 무엇이 생각난듯 황룡뇌공파의 자세를 다시 취했다.


‘그래! 당구에서도 축구에서도 공의 방향을 바꿀려면 스핀을 강하게 먹여야 돼. 즉 방출된 기에 회전을 좀 더 강하게 먹이면 도중에 방향을 바꿀 수 있을거야!’


그는 단전에서 뽑아 올린 기를 최대한 몸속에서 회전 시켜 기의 회오리를 만든 다음 손바닥으로 방출 해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뻗어나간 기의 회오리는 한동안 방향을 바꿀 줄을 모르고 직선으로 아래쪽으로만 내려 갔다.


“움직이라고 임마!”


그는 좀 더 힘을 써서 몸속에서 기의 회오리를 더욱 강하게 회전 시켰다.


사실 경공 연습을 할 때도 마찬가지 였지만 감옥안이라는 좁은 공간의 제약과 요괴들에게 틀키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용기는 자신의 내력 중 대략 이할 정도만 활용해서 연습해왔다.


하지만 기의 방향을 바꾸고 싶은 조급한 마음에 그는 무의식 중에 갑자기 거기에 배가 넘는 기를 쏟아 내었다.


그러자 땅속을 힘차게 내려가던 기가 갑자기 완만한 곡선을 이루며 오른쪽으로 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계속 방향을 틀더니 결국에는 다시 감옥 바닥으로 ‘U’ 모양을 그리며 올라오기 시작했고, 감옥 바닥에 이르러서는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위쪽으로 폭발을 이르키더니 마침내 사라졌다.


“오! 됐어!”


용기는 기의 폭발음 소리가 너무 커서 누가 듣지 않았을까 두리번 거리며 살짝 걱정을 하면서도 처음으로 성공한 그의 황룡뇌공파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세 가지 정도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했다.


첫번째는, 거의 시전과 동시에 적의 발 앞에서 기의 기둥이 생겨야 하는데, 자신의 기는 아래로 내려가서 다시 올라오는 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두번째는, 투카르스가 말한 기의 원형 기둥을 만들어 내야 했고, 세번째는, 자신의 기는 땅속을 거치면서 전혀 뇌전의 기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첫번째 부분은 경공 연습 때도 느꼈지만, 자꾸 연습하다 보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두번째와 세번째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될지 난감 했다. 투카르스가 힌트를 주면 좋겠지만 그는 지금 몸 상태가 않좋아 쉬고 있는 상황이므로 용기는 그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일단 해보자!’


그는 투카르스가 없어도 반드시 해내겠다는 각오를 굳히고 눈을 부릅뜬 채 다시 감옥 바닥을 향해 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



호랑이족인 두클랴닌은 원래부터 거북이족 요괴들을 싫어 했다.


그는 거북이족 요괴들이 전투 능력도 없는 주제에 요계왕 근처에서 알짱 거리며 아부하는 꼴이 맘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그들이 남들보다 우수하다고 자랑하는 두뇌도 자기가 보기에는 별로 대단한 것이 없어 보였고, 그정도 계략은 자신도 충분히 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은 그놈들 때문에 더 열이 받아 있는 상황이었다.


요계왕 드마케르님의 긴급 통신 연락을 한참 깊게 잠든 참에 받아 살짝 짜증이 나던 판이었는데, 그게 다 거북이 요괴들의 머리속에서 나온 새로운 전략이라는 이유였다니. 갑자기 거북이 등껍질을 이빨로 자근자근 씹어먹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였다.


“군단장님...상부의 지시대로 시간내에 준비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머릿수가 모자라 붉은 산 경계선 부근의 순찰병들의 숫자까지 빼와야 할 것 같습니다만...”


그의 부관이 투클랴닌의 현재 심중을 아는지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했다.


“야!!! 몰라. 니가 알아서 해!”


두클랴닌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젠장. 난 요새 되는게 하나도 없어. 으아아아아!”


그는 들고 있던 술잔을 벽에다 힘껏 던지며 창문을 보며 계속 소리를 질러댔다.


“내가! 내가! 위대한 요계군의 제 4군단장인 내가! 인간계 침공에 앞장을 못서는 것도 서러운데 왜 내가 그런 병신같은 거북이족들의 전략 수발이나 들고 있어야 하냐고!”

“인간계는 어차피 저희 군대에게 상대가 되지 않다고 합니다. 저희처럼 강한 군단이 나설 필요가 아예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 생각에는 요계왕님께서 그런 배려를 하신게 아니실지...”


그의 부관이 최대한 조용조용 깨진 술잔 조각들을 줏으며 그의 상관을 진정 시키기 위해 요계의 다른 군단들을 닭 잡는 칼로 그리고 두클랴닌의 제 4군단을 소 잡는 칼로 비유해 보였다.


요계 제 4군단은 요계왕의 궁전을 중심으로 북쪽 수비를 받고 있는 군단이다. 이쪽 지역에는 두 군데 중요한 장소들이 위치하고 있었는데, 한 군데는 바로 미르덴 재배 농장이었다.


미르덴 열매 나무는 원래 요계 여기 저기에 넓게 퍼져 있었다. 하지만 그 열매가 지닌 기 상승, 회복, 재생, 상처 치료 등의 특출한 효능이 발견 되면서, 일반 요괴들의 낭비를 막기 위해 나무들을 전부 뽑아다가 한 곳에 몰아서 다시 심은 뒤 집중 재배 되고 있었는데, 재배되는 미르덴 열매의 숫자는 생각보다 많아서 아주 귀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요계 군대 전체에 넉넉하게 배분할 정도는 아니었으므로, 소중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그래서 제 4군단의 이곳 경계는 언제나 삼엄하게 이루어졌다.


다른 한 곳은 황룡족이 붉은 산을 차지하고 나서 생긴 붉은 산의 경계선이었다. 붉은 산 경계의 수비는 황룡족들이 붉은 산 바깥쪽으로의 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 1 방어선 이었는데, 투카르스와 그의 소수 무리가 약 40년 전에 말썽을 일으킨 일 이외에는 황룡족이 요괴들과 적대시 하기 위해 붉은 산 바깥쪽으로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다지 수비 병력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신성한 요계 내부에 요괴가 아닌 자들이 한 지역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요계 내부에서도 항상 불만이었고, 두클랴닌도 그점이 맘에 들지 않았기에 황룡족이 물자 확보를 위해 붉은 산 바깥으로 나오는 것이 발견될 때마다 그들과 전투를 해왔다.


황룡족과의 수많은 전투 경험, 그리고 미르덴 재배 농장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제 4군단이 이 지역을 다른 군단에게 인수인계 하고 인간계 침공을 간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두클랴닌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꿔보면, 일단 황룡족은 요괴들과 그다지 싸우고 싶지 않아 한다. 그들은 단지 붉은 산 근처로 조금 나와서 물자만 얻은 후 그냥 다시 돌아갈 뿐이다. 그리고 그 어떤 정신 나간 요괴가 감히 미르덴 농장에 들어와 열매를 훔친단 말인가?


요계는 단지 두 가지 부류의 요괴가 존재했다. 군대에 속한 요괴 아니면 노예로써 일만 하는 요괴. 명령 복종에 대한 체계가 확실한 군대, 그리고 그 군대에 복종하는 노예들. 미르덴 열매에 허락없이 손대는 자는 바로 사형이라는 명령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한 경계 수비병의 숫자가 적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손대지 않을 터였다.


즉, 제 4군단이 수비하고 있는 지역은 쉽게 말해 수비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생기지 않을 확률이 아주 높은 지역이기도 했다. 두클랴닌은 바로 이 점이 아쉬었다. 그래서 자신과 제 4군단이 인간계 침공에 빠져야 되는 것에 짜증이 났다.


“즈두하치.”


하지만 어찌 되었던 따라야 하는 왕의 명령이기에 두클랴닌은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부관을 돌아 보고는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병력 배치는 너가 알아서 하고, 붉은 산 쪽의 이동진들 중에서 중요 지역 몇 군데를 제외하고 전부 해제한 후 동력석들 수거해와. 새로운 작전대로 실행 할려면 미르덴 농장 지하에 커다란 이동진 수십 개를 만들어야 될 것 같은데, 동력석이 많이 부족해.”


부관인 즈두하치는 명령대로 군사 지도를 보며 병력 재배치에 대한 메모를 해나가기 시작 했다.


두클랴닌은 아직 동이 틀려면 몇 시간 남았지만, 이대로 다시 잠에 들기는 힘들다고 판단한 후 아직도 어두운 새벽이었지만 바깥 산책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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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1) +1 21.09.23 481 15 16쪽
18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3) 21.09.22 499 15 21쪽
17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2) +2 21.09.21 483 15 12쪽
16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1) 21.09.21 495 16 14쪽
15 황룡의 무공 (6) +2 21.09.20 493 15 14쪽
14 황룡의 무공 (5) 21.09.20 516 15 15쪽
13 황룡의 무공 (4) +2 21.09.19 552 16 17쪽
» 황룡의 무공 (3) 21.09.19 540 15 18쪽
11 황룡의 무공 (2) 21.09.18 562 16 17쪽
10 황룡의 무공 (1) +2 21.09.17 610 17 15쪽
9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3) 21.09.16 588 17 10쪽
8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2) 21.09.16 639 17 20쪽
7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1) +2 21.09.15 673 16 12쪽
6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5) 21.09.14 680 18 17쪽
5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4) 21.09.14 796 19 23쪽
4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3) 21.09.13 928 22 19쪽
3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2) 21.09.12 1,070 22 14쪽
2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1) +2 21.09.11 1,676 23 20쪽
1 프롤로그 +1 21.09.11 1,992 2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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