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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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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26
추천수 :
2,755
글자수 :
1,456,688

작성
21.09.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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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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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7쪽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5)

DUMMY

용기의 입술에서 한참 전부터 중얼중얼 거리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전혀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나체로 쇠사슬에 묶여 팔 한쪽을 잃은 죄수인이 마치 정신이 나가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물론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그의 정신이 돌아버리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겠으나, 그는 아직 정신줄을 놓지는 않고 있었다. 그는 사실 오래전부터 자신이 말할 내용들을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머리속에 정렬해서 외우고, 외우고 또 외우는 중이었다.


복도에서 발자국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온다! 거북이들.’


용기는 이미 다 자라고 재생된, 그렇지만 새로 재생되어서 그런지 피부 색깔이 새하얀, 자신의 왼팔과 손가락들을 보며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거북이들이 이때쯤 등장 하리라 짐작하고 있었다. 며칠전에 일어난 뜻밖의 일로 인해.



며칠전, 그러니까 용기의 재생되고 있는 왼팔이 팔꿈치와 손목 정도로 자라났을 때, 갑자기 어떤자가 감옥문을 열고 나타났었다.


복도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이상해서 거북이들이 아닐거라고는 짐작은 했지만, 눈앞에 나타난 자는 오른발을 절고 있었다. 처음에 용기는 등장한 자의 얼굴을 보고 같은 인간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인간이세요?’ 라고 말을 걸어 볼려고 입술을 벌리는 차에 그의 눈이 등장한 자의 머리에 달린 두 개의 뿔을 찾아내고는 그는 입술을 다시 닫았다.


등장한 자의 키는 대략 180센티미터에서 190센티미터 정도였고 굉장한 미소년 얼굴을 하고 있어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렸으나 목소리 톤으로 남자일 것이라고 대충 짐작했다.


입고 있는 옷은 걸레인지 망토인지 원래는 무슨 색깔이었는지 알 수 없는 더럽고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있는 누더기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그자는 들어오자마자 뭐라고 한마디 하더니, 절름발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용기 쪽으로 걸어와서는 용기 입에 무화과처럼 생긴 파란색 열매를 쑥 하고 집어 넣었다.


용기가 ‘이게 뭐야?’ 라는 눈짓을 보내자, 그는 턱짓으로 먹으라는 답을 하고는 용기의 재생되는 팔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용기가 입에 열매가 물려있어 제대로 말을 못하고 ‘음..어어어.아아아아아랑?’ 라는 소리를 내었다. 딴에는 ‘누구세요? 그리고 여기가 어디에요?’ 라고 물어 보는 거였지만.


미소년의 남자는 아랑곳없이 용기 왼팔만 쳐다보더니 자기 손가락으로 뭔가를 세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휙하니 일어서서는 다시 빠르게 감옥 출구 쪽으로 걸어갔다.


다시 용기가 열매를 입에 문 채로 소리를 내자 그 미소년의 남자는 살짝 돌아보고는 뭔가를 용기에게 말했다. 물론 용기가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그러고는 그는 사라졌다.


오른손은 묶여 있고, 왼손은 아직 재생되지 않은 상태여서, 입에 가져다 댈 수 있는 손이 없었기에, 용기는 일단 입에 있는 열매를 힘들게 꿀꺽 삼켰다.


그런데 그 파란 열매가 목구멍을 넘어가자마자 뭔가 탁 하고 열리는 느낌과 함께 어떤 액체 같은게 그 열매에서 흘러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꿀떡을 입에 물고 깨물면 그 떡 안에 있던 꿀이 흘러 나오는 것처럼.


그리고선 갑자기 온몸에 힘이 넘치기 시작했다. 그전에 살짝 가지고 있었던 배고픔, 목마름도 사라지고 몸안에서 방금 뚜껑을 딴 탄산음료를 컵에 따를 때 작은 기포들이 시원하게 올라오는것 같은 느낌이 가슴에서부터 온몸의 신경으로 퍼져 나갔다.


그 다음날 왼팔의 재생 속도가 예전보다 빨라졌음을 느낀 용기는 잘라진 팔이 재생하는것과 자신이 배고픔과 목마름을 전혀 느끼지 않는 비밀을 드디어 알게 되었다.



거북이들의 발걸음이 거의 감옥문 앞에 까지 왔다.


‘분명히 그 절름발이 놈은 날짜를 세고 있었던거야.’


용기는 거북이들이 자신의 왼팔을 자른 후에 계속 나타나고 있지 않는 점. 머리에 뿔달린 절름발이가 나타나 자신에게 열매를 주고 손가락을 꼽으며 숫자를 세었던 점, 그리고 그자가 입은 옷이 허름하다는 점들을 바탕으로, ‘절름발이는 아마 거북이들 밑에서 일하는 놈이고 내 왼팔이 다 자라났는지, 언제쯤 다 자라날건지를 확인하는 임무 였을것이다. 그렇다면, 거북이들은 내 왼팔이 다 재생 되었을때 쯤 다시 나타날 것이다’ 라는 추론을 만들었다.


다만 그들이 왜 자신의 왼팔이 완전 재생되기를 기다리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는 전혀 짐작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어제쯤 왼손의 손가락들이 피부 몇군데를 제외하고는 거의 재생되어서, 이제 슬슬 거북이들이 다시 나타나리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추론이 어느 정도 비슷하게 맞아들어 갔다는 것에 대해 이 감옥에 들어온 후 처음으로 만족감이라는 기분을 가지게 되어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감옥문이 열리고 거북이들이 등장했다. 예전에 그놈들인지 어쩐지는 이놈들의 얼굴이 전부 똑같아서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저 턱밑에 두 개의 메기 수염 거북이, 그리고 턱 밑에 한 개의 메기 수염이 달린 거북이가 들고 있는 작은통을 통해 같은 놈들일 것이라고 그는 짐작했다.


거북이들이 한발짝 움직이기도 전에, 용기는 준비했던 말들을 큰 목소리로 내뿜어냈다.


“안녕하세요! 저는 홍용기라고 합니다. 그동안 기회가 없어서 인사도 못드렸네요. 죄송합니다. 많이 바쁘시겠지만, 제가 몇 가지 말씀드릴 내용이 있습니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인가요?

그리고 저한테 돈을 원하시는건 아니신 것 같은데 특별히 원하시는게 있으신지요? 말씀을 해주시면 제가 최대한 협조 하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제 몸의 뭔가를 원하시는 것이라면, 저같이 몸이 허약하고 배가 나온 40대 보다는 건강한 20대의 청년들이 많습니다. 제가 그런 사람이 많은 곳으로 모셔다 드릴 수도 있구요.

만약 제가 알고 있는 어떤 지식을 원하시는 것이라면, 안타깝게도 사람을 잘못 고르신 것입니다. 제가 뭔가 중요한 사람도 아니고요, 알고 있는 지식도 그냥 다른 일반 사람들과 다를바 없습니다.

일단 어떻게든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원하는 바를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말을 마친 용기는 거북이들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


헉..헉. 먹혔나?’


너무 순식간에 말을 뿜어내서 그런지, 용기는 숨이 약간 찼다.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입술도 살짝 바들바들 떨렸다.


용기가 거북이들이 올 때까지 준비하고 있었던건 단지 ‘말’ 들 뿐이었다.


신에게 간절히 기도하며 도움을 요청 했건만, 누군가 기적처럼 나타나 자신을 구해줄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기에 이게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몸은 감옥에 갇혀 묶여있고, 어디인지도 모르고, 누가 구해 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세치의 혀에 마지막 수를 걸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이 지닌 세치의 혀가 가진 위대함과 중요성에 대한 가르침은 많았고, 용기도 그 사실을 직업이 변호사인 관계로 잘 알고 있었다.


예전 중국 삼국지에 나오는 정치가 중에 ‘장의’라는 자가 있었다. 오해를 받아 곤장을 백대나 맞고 피투성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 왔는데, 아내에게 가장 먼저 한 말은 ‘내 혀가 있는지 좀 봐주시오. 아직 있습니까?’ 라고 한다. 아내가 아직 잘 있다고 하자 그는 껄껄 웃으며 그럼 괜찮다고 자신은 아직 천하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


용기는 그 일화를 머리속으로 떠올리면서 거북이들이 오면 일단 최대한 말로 설득을 해보자라고 결심하고 자신이 할 말을 계속 외우고 있었던 것이었다.


거북이들이 서로 뭔가를 대화를 하더니, 다시 용기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사실 용기의 ‘세치의 혀’ 작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저 거북이들이 과연 내가 말하는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가?’ 였다.


그들이 자신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면 모든게 헛수고가 되고 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용기는 ‘일단 준비한건 모두 내뱉자’ 라고 생각하고, 침을 꼴깍 한번 삼킨 다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준비된 나머지 말들을 시작했다.


“아시겠지만, 모든게 법칙이란게 있습니다. 비록 저같은 인간들이 사는 사회의 법과 규정이 선생님들께서 사시는 세상에서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선생님들 세상만의 법과 규정은 있지 않겠습니까?

여기는 공정한 재판이라는 제도가 없나요? 판사도, 검사도, 변호사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라는 것도 없는 것인가요? 선생님들 위에 높으신 분을 만나뵙고 싶습니다. 분명 뭔가 착오가 있는 것일 겁니다. 저는 잘못한게 하나도 없습니다.

제 설명을 찬찬히 들어 보시면 서로 오해가 있었음을, 제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음을, 분명히 알게 되실 겁니다.”


이번에도 거북이들은 발걸음을 잠깐 멈추고 용기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을 듣다가 서로 마주보고는 용기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몇 마디 주고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대화가 짧았고, 메기 수염 한 개의 거북이가 들고 있는 통을 내려놓더니 그 무식하게 큰 식칼을 잡아 빼기 시작했다.


이전에 한 번 본 적 있는 이 광경. 용기는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안...먹히나?...제길...’


식칼을 꺼내든 거북이가 용기 코 앞으로 다가왔다.


“잠깐!!”


용기가 소리를 질렀다.


“좀 기다려 보라고 이 씨! 발! 놈! 들! 아!!!”


그는 자기가 낼 수 있는 최대의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때 용기의 귓가에 ‘휘리릭’ 하는 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하지만 그는 이미 그 소리에 더이상 신경을 쓰지 않기로 마음 먹었었고, 지금 처한 상황이 급박한지라, 예전처럼 고개를 돌려 소리의 방향을 살펴보지는 않고 그냥 무시했다.


식칼이 허공에 멈춰섰다. 그리고 식칼을 든 메기 수염 한 개의 거북이가 메기 수염 두 개의 거북이를 쓱하니 돌아봤다.


용기는 이 왜 이 미친 거북이가 중간에 식칼을 멈췄는지 알 수는 없었다. 그의 말을 알아듣고 멈춘 것인지, 아니면 단지 그가 지른 소리에 놀라 멈춘 것인지. 하지만 중요한건 잠깐이나마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었다.


“대화를 좀 하자고!!”


용기는 씩씩 거리며 거북이들을 노려봤다.


그때 메기 수염 두 개의 거북이가 뭐라고 몇마디를 하더니, 메기 수염 한 개의 거북이가 식칼을 들어올린 팔을 내리고 옆으로 물러났다. 그리고는 메기 수염 두 개의 거북이가 용기 앞으로 다가오더니 허리춤에서 뭔가를 꺼내 내밀었다.


‘받으라는 것인가?’


용기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 했지만, 눈치를 봐서는 저 거북이가 자신에게 뭔가를 줄려고 한다는 것을 짐작하는데는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재생된 왼손을 내밀어 거북이가 내밀고 있는 것을 받았다.


그의 왼손에 놓여진 물건은 아주 진한 노란색을 띄고 있는 동그란 모양의 체리같이 생긴 열매처럼 보이는 물건이었다. 용기가 거북이를 다시 쳐다보자 거북이가 자신의 손을 입으로 가져가며 먹으라는 몸짓을 취했다.


그래서 용기는 그 노란색 열매를 입에다 털어놓고 꿀꺽 삼키고는,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내려다보며 절름발이가 준 파란색의 무화과처럼 생긴 열매처럼 자신의 몸의 변화가 생기는지 살폈다. 그러나 별다른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


“······”


메기 수염 두 개 달린 거북이가 뭐라고 말했다.


“······ ”


몇 초 후 그 거북이가 또 뭐라고 말했다.


그 거북이가 또다시 몇 초 후 세번째 입을 열었을 때, 용기는 고개를 번쩍 들어 그 거북이를 쳐다봤다. ‘알아듣겠어?’ 라는 말을 똑똑히 들었기 때문이다!


용기가 눈을 동그랗게 크게 뜨고, 입을 벌리자, 메기 수염 두 개의 거북이가 다시 말했다.


“이제 들리는가 보군. 그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라고?”


용기는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어떻게 거북이들의 말이 들리는지.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어...그게...”


그때 옆으로 비켜 서있던 메기 수염 한 개의 거북이가 다시 다가왔다.


“할 말이 없는 듯 한데요, 빨리하고 가시죠.”


그 거북이는 이렇게 말하며 용기의 이미 잘려나가 부패된 예전 왼팔에 걸려있던 쇠사슬을 풀어 용기의 재생된 왼팔 손목에 철컹 하고 다시 걸었다.


“아니요...잠깐만요...”


용기는 급했다. 뭔가를 말해야 했다. 근데 이미 준비했던 프리젠테이션 말들은 다 써버려서 그걸 다시 반복해야 하나 하고 잠시 망설였다.


“제가 어떻게 당신들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건가요? 아니...그보다...여기는 어디인가요? 제가 왜 여기에 감금되어 있는건가요? 저한테 원하시는게 무엇인가요? 집으로는 언제 갈 수 있나요?”


용기는 일단 머리에 떠오르는 몇 가지 질문들을 던졌다.


하지만 메기 수염 두 개의 거북이는 킁 하고 콧방귀를 끼며 용기의 질문들을 비웃었다.


“미천한 인간 주제에 알고 싶은 것도 많군.”


그 거북이는 이렇게 말하면서 자기 턱에 있는 메기 수염을 쓰다듬더니 말을 이어갔다.


“니가 먹은건 미르마 라고 하는 모든 언어를 알아듣게 해주는 열매다. 여기서도 수량이 별로 없어 소중한 것이다. 네놈한테 먹이기는 아깝긴 했어도 뭐 어쨌든 별로 써먹을 데가 없긴 하지...암튼. 여기는 요계다. 그리고—"

“요...계요? 그게 뭐죠?”


용기는 거북이의 말을 끊고 대뜸 질문을 했다.


“말 끊지 마라! 우린 바쁘다!”


그 거북이가 눈을 부라리며 언성을 높였다.


“요괴들이 사는 세상이 요계다. 너희들 인간들이 사는 세상은 인간계고. 우리 요괴들이 너희 인간계 정복을 위해 출전하기로 한 첫날 갑자기 인간계로 가는 차원문이 닫히더니 네놈이 우리 군 진영 한복판에 나타났다. 처음보는 현상들이여서 조사가 필요했다. 근데 아주 귀중한 것을 들고 오셨더군. 라오스 수정이 들어있는 목검을 들고 오다니 말야. 캬캬캬캬.”


용기는 이게 다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요괴? 인간계 정복? 차원문? 내가 뭘 들고 왔다고?’


거북이는 용기가 자신의 말을 이해하며 따라오는지 어쩐지에 대한 부분은 관심이 없는 듯, 계속 말을 이어갔다.


“눈치를 보니 몰랐나 본데, 네놈이 꽉 쥐고 있던 목검 손잡이 안에 라오스 수정이 박혀 있었다. 어떻게 너같이 미천한 인간이 그걸 가지고 있었는지도 궁금했고.

뭐. 마침 잘됐다 싶었지. 어차피 인간계에 대한 정보가 우리는 별로 없었거든. 그래서 네놈을 데려와 니놈 머리속에 있는 인간계의 정보들을 모조리 빼냈지.

의외로 우리 요괴한테 위협이 될만한 정보를 꽤 알아냈다. 게다가 네놈 마지막 기억에 비추어 짐작하면, 네놈이 갑자기 차원문이 닫히게 된 원인인 것 같아서 계속 조사중이다. 됐냐?”


말을 마치고는, 그 거북이는 식칼든 거북이에게 턱짓을 쓱 했다.


용기가 너무 말도 안되는 황당무계한 말들에 할 말을 잃고 어리둥절 하고 있는 찰나에, 식칼이 공중에서 날아 들었고, 이번에는 용기의 오른팔이 잘려 나갔다.


왼팔 때처럼 잘려나간 오른팔에서는 피가 분수 처럼 뿜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희한한건 용기는 이번에는 대번에 의식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말도 안돼는 엄청난 고통이 밀려 오고는 있었지만, 그의 의식은 아직 남아 있었다. 인간의 육체적 고통은 인간에게 분노를 가져다 주는 것일까? 또는 대화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오른팔이 잘려나갔음에 분노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둘 다인가? 용기는 남아있는 의식으로 폭발한 자신의 분노를 표현 하기 시작했다.


“야!...이. 개새끼들아!! 이게 뭔 개 씨발 같은 짓들이냐! 병주고 약주고!”


용기는 잘려나간 오른팔 부분에 진흙 같은 것을 붓으로 바르고 있는 메기 수염 한 개의 거북이의 귀에다 그리고 자신의 배에 손을 대고 뭔가를 확인하는 메기 수염 두 개의 거북이의 귀에다 대고 고래고래 욕을 했다.


“그냥 죽여. 죽이라고! 씨발놈들아!!”


용기는 카악 하고 침을 모아 뒤돌아 나가는 거북이들 뒤쪽에 퇫 하고 뱉은 뒤 계속 욕을 했다.


“이새끼들. 너희 다 죽여버릴거야! 알아들어? 어?! 다 죽여 버릴거라고!! 이 개새끼들 너희 얼굴 다 기억했다. 내가 너희 개새끼들 곱게 죽일 줄 알아! 너희 씨발 창자를 후려 파내서 줄넘기를 할테다!!”


거북이들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용기를 돌아봤다. 그러고는 그들은 서로를 쳐다보고는 ‘캬캬캬캬’ 거리며 한바탕 웃음보를 터트리고는 감옥문을 닫고 사라졌다.


너무 고래고래 소지를 지르며 욕을 해서 그런지 숨이 차고 목이 갑자기 쉬어 버린 용기는 자신의 잘려나간 오른팔을 바라보며 쉰 목소리로 ‘감염되면 어쩔려고 더러운 진흙은 왜 씨발 쳐바르고 지랄이야?!’ 라고 나지막히 중얼 거리며 의식을 잃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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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6) 21.09.26 427 16 18쪽
23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5) 21.09.26 430 16 13쪽
22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4) 21.09.25 437 16 15쪽
21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3) 21.09.25 442 15 17쪽
20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2) 21.09.24 467 14 19쪽
19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1) +1 21.09.23 481 15 16쪽
18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3) 21.09.22 497 15 21쪽
17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2) +2 21.09.21 482 15 12쪽
16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1) 21.09.21 495 16 14쪽
15 황룡의 무공 (6) +2 21.09.20 492 15 14쪽
14 황룡의 무공 (5) 21.09.20 516 15 15쪽
13 황룡의 무공 (4) +2 21.09.19 545 16 17쪽
12 황룡의 무공 (3) 21.09.19 538 15 18쪽
11 황룡의 무공 (2) 21.09.18 559 16 17쪽
10 황룡의 무공 (1) +2 21.09.17 609 17 15쪽
9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3) 21.09.16 587 17 10쪽
8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2) 21.09.16 635 17 20쪽
7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1) +2 21.09.15 670 16 12쪽
»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5) 21.09.14 678 18 17쪽
5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4) 21.09.14 794 19 23쪽
4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3) 21.09.13 926 22 19쪽
3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2) 21.09.12 1,066 22 14쪽
2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1) +2 21.09.11 1,670 23 20쪽
1 프롤로그 +1 21.09.11 1,984 2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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