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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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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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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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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688

작성
21.09.26 13:30
조회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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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3쪽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5)

DUMMY

용기는 연화의 상체를 들어 수레 앞면 벽에 기대어 앉게 해준 후 수레를 힘껏 아래로 밀었다. 비탈진 언덕을 타고 수레는 처음에는 덜그덕 거리면서 천천히 가더니 내려가면서 점점 가속을 받아 빠르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뒤에 오는 요괴들도 빠르게 내려오고 있었고, 더군다나 언덕 위쪽 하늘에 수많은 검은 점들이 용기의 눈에 보이기 시작했는데, 요계의 비행부대가 틀림없어 보였다.


펑 하는 굉음과 함께 수레의 뒷 부분에 검기를 얻어맞은 수레가 부서진 나무 파편을 뒤로 뿌리면서 공중에 잠시 떴다가 내려오면서 속도를 더 내었다.


“이쪽으로 가면 안돼. 저쪽에 절벽이 있어!”


연화가 고개를 돌려 수레가 내려가고 있는 쪽을 바라보더니 소리쳤다.


“아니 왜 그걸 지금 말해!”


용기는 연화를 보며 소리를 질렀다.


“어디로 가는지 방금 알았거든!”


연화는 자신은 잘못 없다는 듯이 용기를 째려보았다.


용기는 갑자기 할 말을 잃고 연화를 쳐다봤다. ‘이 말 잘하는 아가씨는 정체가 뭘까?’ 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가는 찰나, 그는 연화 앞을 막아서며 호신강기를 끌어 올렸다.


뒤를 쫓고 있는 요괴들에게서 날아온 검기와 도기들이 그의 호신강기 위로 그리고 수레의 여기저기에 꽂이며 나무 파편들을 공중에 흩뿌렸다.


“제길...”


용기는 아래 입술을 깨물며 앞뒤를 번갈아가며 살펴 보았다.


“절벽에 건너편이 있어?”


용기가 다시 연화를 보며 급하게 물었다.


“있어. 근데 멀어. 다리도 없어.”

“얼마나 멀어?”

“대략 30미터?”


용기는 그녀가 앞쪽 절벽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잘 알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 부분은 급한 대로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나 한번 믿어봐.”


용기가 연화를 보며 무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연화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표정으로 그를 쳐다 보았다.


“이 상황에 수작을 거네? 헐!”


용기는 또다시 할 말을 잃고 연화를 멍하게 쳐다봤다. 지금 상황에서, 자신이 한 말이 ‘오빠 믿지?’ 라는 여자들을 모텔로 데려갈 때 쓰는 남자들의 작업용 멘트쯤으로 해석한 그녀의 뇌의 구조가 무척 궁금해졌다.


“그래 일단 살고 보자.”


용기는 알 수 없는 대답을 한 후, 다시 날아오는 몇 개의 검기를 몸을 굽혀 피하면서 수레 끝의 턱에 걸터 앉았다. 그리고 발의 용천혈를 통해서 황룡지풍비를 쓰며 수레의 가속도를 더 붙임과 동시에 방향을 살짝 오른쪽으로 틀었다.


절벽쪽으로 가속이 더 붙은 수레에 정신이 약간 아찔하던 연화는 자기쪽으로 다가오는 용기에게 뭐 하는 짓이냐고 물었지만, 용기는 대답도 없이 그녀를 등을 보이며 업히라는 신호를 보냈다.


“살고 싶으면 업혀.”


그녀가 업히기를 주저하자 용기는 소리를 질렀다.


“빨리! 시간없어!”


연화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등에 업히자 그는 왼팔로 그녀의 엉덩이를 받치고, 오른손으로 그녀의 어깨에서 빼낸 여우족 요괴의 검을 쥐며 앞쪽으로 몸을 구부정하게 굽혔다.


“설마 뛰어 내릴려고?!”


연화가 놀란 듯이 소리를 질렀다.


“믿어 보라고 했잖아!”


뒤에서 다시 검기들이 날라왔다. 뒤에서 쫓는 요괴들 수는 대략 30 정도로 보였다. 대부분 늑대족이었는데, 앞선에는 두 명의 여우족 요괴들이 있었다. 연못가에서 용기의 황룡뇌공파에 전기 감전 충격을 받았던 놈들이 분명해 보였다. 그 둘은 이제 거의 수레를 따라 잡은 상태였다.


“서라! 이놈들!”

“니 같으면 서겠냐! 씨발롬아?”


용기가 뒤를 돌아보며 큰 소리로 응답을 했다.


순간 수레가 절벽 근처에 비스듬히 박힌 커다란 바위에 충돌하며 하늘 위로 솟아 올랐다. 용기는 아까부터 이 바위를 눈여겨 봤었다. 이 바위의 비스듬한 경사진 면을 발판으로 삼아 뛰어 오르기 위해 일부로 수레의 방향을 이쪽으로 살짝 틀었던 것이다.


“꺄아아아악!”


연화의 비명이 용기의 귀를 괴롭혔다.


“꽉 잡아!”


그들은 이제 하늘을 날고 있었다. 밑으로는 커다란 바위들이 마치 자갈처럼 작게 보이는 계곡 바닥이 보이고, 시야에는 세상 모든 것이 발 아래에 있는 듯 많은 산들이 저 멀리 보였다.


용기는 이런 느낌을 예전에 느껴본 적이 있었다. 계곡에 걸쳐진 다리에서 번지 점프를 할 때였는데, 점프로 아래로 떨어졌다가 로프의 반동으로 빠르게 치솟아오를 때 겪었던 느낌과 비슷했다. 다른 점이라면 지금은 황룡지풍비를 쓰면서 용천혈로 엄청난 기를 쏟아 내며 더 높은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쏘아져 올라간 하늘의 정점에 이르렀을 때 용기는 갑자기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아가는 서유기의 손오공이 생각났다.


‘이대로 쭉 계곡 건너편까지 구름을 타고 날아가면 좋으련만.’


하지만 그의 바램과는 다르게 중력의 이치를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은 이제 빠르게 하강을 시작했다.


그 빠름에 용기는 눈꺼풀이 휘날리며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할 지경이었다. 연화는 두려움에 기절을 했는지 어쩐지 아까부터 목소리 높여 지르던 비명을 멈추고 고개를 용기 등에 묻고 있었다.


‘짧아! 뭐가 30미터야! 한 50미터는 되어 보이구만!’


용기는 두 눈에 힘을 주며 부릅떴다. 그들이 하강하는 각도는 절벽 건너편까지 미치지 못해 보였다.


‘플랜 B!’


용기는 오른손에 쥔 검을 위로 치켜 세우며 두 손으로 잡았다. 그의 계획은 점프를 응용한 경공으로 건너편 절벽 위에 도착 하지 못할 경우에, 검을 절벽의 벽면에 박으며 멈춘 후 경공으로 암벽 등반을 해서 건너편으로 올라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는 어떤 생각이 머리속에 떠올라 다시 검에 쥔 두손을 풀고 심호흡을 하였다.


- 용기: 아주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도 경공으로 살 수 있어?

- 투카르스: 근처의 착지할 만한 곳을 잘 찾으면 되지.

- 용기: 그런거 없으면? 착지해야 할 곳이 너무 멀면?

- 투카르스: 그럼 너의 한 발의 등을 다른 한 발로 차서 다시 뛰어올라. 어떻게 하냐면...


몇 번이나 연습했지만 잘 되지 않았던 방법이었다. 열 번 중에 한 두 번만 성공했던 한 발등을 차서 다시 뛰어오르는 경공은 중심을 잡기 힘든 공중에서 순식간에 몸의 중심을 발등을 찍어차는 다리로 이동 시켜야 했는데 용기는 그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굳이 성공 확률이 낮은 이 방법을 시도할려는 이유는, 아무래도 검을 절벽의 벽면에 찍는 순간의 반동에 업고 있는 연화가 나가 떨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낙하 속도로 보건데 절벽에 부딪히는 충격과 반동이 엄청날텐데 자신이 한 손으로 검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그 충격으로부터 연화를 놓치지 않고 꽉 잡기는 무리라고 판단했다.


“황룡지풍비(黃龍地風飛)!”


용기는 기합 소리를 지르며 왼발 등에 있는 태충혈에 모아 두었던 기와 오른쪽 발바닥의 용천혈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를 충돌시키면서 최대한 빠르게 몸의 중심을 오른쪽 다리로 옮겼다. 그러자 용기와 연화가 신기하게도 공중으로 다시 솓아오르기 시작했다.


“좋아!”


성공이었다. 그들은 그 넓은 계곡을 하늘을 날아 드디어 넘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들은 몸의 균형을 오른쪽으로 갑자기 움직였다가 다시 빠르게 전체적인 균형를 잡지 못하는 용기 탓에 계곡 건너편에 도착하자마자 바닥에 쳐박히고 말았다. 그리고 그 충격에 연화는 용기의 등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으아아아!”

“꺄아아아!”


용기와 연화는 서로 뒤질세라 비명을 질러가면서 아래로 굴러떨어지기 시작했다. 도착한 건너편은 하필이면 경사가 가파른 비탈길이었다. 그들은 나무들과 돌부리에 여기저기 부딪히며 마치 통나무 두 개가 산의 비탈길을 통통 튀며 굴러 떨어지듯이 아래로 굴러갔다.


“어...윽...”


그나마 용기는 호신강기로 몸을 감싸 충격이 덜한 듯 했다. 하지만 그도 적지 않은 충격을 입었기에 입으로 피를 토해낼 정도였다.


“연화야 괜찮아?”


용기는 연화쪽으로 다가와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 하지만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의식을 잃었지만 다행이 숨을 쉬고 있어 살아있음을 확인한 용기는 그녀 목덜미에게 나오고 있는 피를 보았다. 그 밖에도 여기저기 찢어진 옷에서 피들이 베어 나오고 있었다.


“그래. 요계에 처음오면 정신을 연속해서 잃는게 신고식이지. 뭐 여러 번 잃다보면 익숙해질거야.”


위로인지 농담인지 구별하기 힘든 말을 눈을 감고 있는 연화 위로 날린 용기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제길. 이제 붕대는 또 뭐로 만드냐?”


혹시나 손수건 같은게 있나 하고 연화의 주머니를 뒤지던 용기는 그녀의 점퍼 주머니에서 빨간색 수정을 발견했다. 그리고 순간 그는 확신했다. 이게 바로 카넬리안 수정이라고. 그도 실제로 본 적은 없었지만 투카르스에게 들어서 알고는 있었다.


게다가 이게 카넬리안 수정이어야지만 아까 연못가에서의 상황이 설명이 되었다. 여우족과 늑대족 요괴들은 분명히 그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지 못했는데, 그건 카넬리안 수정이 연화의 주머니에 있어서 그녀 주변의 기 흐름을 방해하는 바람에 생긴 우연임이 분명했다.


또한 그가 수중에서 황룡뇌공파를 시전할 당시에 요괴들의 기를 정확하게 잡아내지 못한 것도 카넬리안 수정이라면 설명이 되었다.


“애는 진짜 정체가 뭘까?”


용기는 손에 든 카넬리안 수정과 연화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물음표에 가득찬 얼굴 표정을 지었다.


그때 비탈길 위쪽에서 퍼덕이는 날개 소리들이 들려왔다. 독수리족들이 그들을 찾고 있음에 틀림없었다.


용기는 일단 연화를 안고 근처 나무들이 겹겹이 서있는 곳으로 이동한 후 그녀를 앉혀 나무에 기대게 했다. 그리고 그녀를 잠시 뚫어지게 쳐다보던 그는 품에서 뭔가를 꺼내 들었다.


마지막 남은 미르덴 열매였다.


‘이 아가씨 상태가 너무 안 좋아. 이걸 먹이면 별도의 상처 치료가 필요 없을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이걸 이 아가씨에게 먹이면 내가 붉은 산까지 쉬지않고 경공을 펼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그것도 많이. 마지막 남은 미르덴을 연화에게 먹였다간 나중에 자신이 경공을 펼칠 내력이 모자라서 둘 다 죽을 수도 있다는게 문제였다.


“아. 몰라! 그땐 이 아가씨 보고 날 업고 가라고 해!”


말은 그렇게 하였지만, 사실 용기는 1년만에 처음 만난 인간이 자기 눈앞에서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여기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닐텐데, 고향이 아닌 타지에서 그것도 나쁜 놈들이 가득한 전혀 딴 세상에서 죽는건 이 젊은, 앞으로 인생이 창창한 아가씨에게 너무 불행한 일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미르덴이 그녀의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것을 확인한 용기는 주위에 있는 넝쿨들을 수강으로 잘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빠르게 그녀를 자신의 등에 놓고 그녀와 자신을 묶기 시작했다. 마치 아기를 보자기에 싸서 등에 업듯이 그는 그와 그녀 몸을 넝쿨들로 칭칭 감기 시작했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아니 이건 도대체 왜 들고 다니는거야 무겁게!”


그는 연화의 피겨 스케이트화를 바라보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남의 물건을 함부로 버릴 수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날에 찔리지 않도록 날을 눕혀서 연화의 등쪽에 묶어 버렸다


하도 많은 넝쿨들로 칭칭 감아서 그런지 이제 그들은 마치 대형 거미의 녹색 거미줄에 칭칭 감긴 먹이감처럼 보였다. 하지만 남에게 보여지는 겉모습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기에, 그는 연화를 업고 일어서면서 그녀의 가슴과 그의 등이 떨어지지 않게 다시 한 번 또 하나의 넝쿨을 꽉 조여 매었다.


연화의 가슴 부분이 용기의 등에 좀 더 밀착되더니 그의 얼굴 표정이 잠시 변했다.


“절벽은 여기에도 있군.”


그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큼큼 하는 소리를 내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녀가 의식을 잃은 상태여서 자기가 방금 내뱉은 말을 듣지 못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지금 여자 가슴이 문제냐. 이러다가 진짜 여자 가슴을 다시는 못 보고 죽게 생겼다.’


그는 가까워지는 부엉이족 요괴들의 날개 소리가 나는 방향을 잠시 쳐다보고는, 반대쪽 숲속으로 몸을 날렸다.


아까 절벽을 뛰어넘을 때 저 멀리에서 보이는 붉은색의 반짝임을 놓치지 않고 봐둔 그였다. 이제 용기는 붉은 산이 위치한 방향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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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6) 21.09.26 429 16 18쪽
»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5) 21.09.26 431 16 13쪽
22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4) 21.09.25 437 16 15쪽
21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3) 21.09.25 442 15 17쪽
20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2) 21.09.24 468 14 19쪽
19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1) +1 21.09.23 481 15 16쪽
18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3) 21.09.22 499 15 21쪽
17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2) +2 21.09.21 483 15 12쪽
16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1) 21.09.21 495 16 14쪽
15 황룡의 무공 (6) +2 21.09.20 493 15 14쪽
14 황룡의 무공 (5) 21.09.20 516 15 15쪽
13 황룡의 무공 (4) +2 21.09.19 552 16 17쪽
12 황룡의 무공 (3) 21.09.19 540 15 18쪽
11 황룡의 무공 (2) 21.09.18 562 16 17쪽
10 황룡의 무공 (1) +2 21.09.17 610 17 15쪽
9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3) 21.09.16 588 17 10쪽
8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2) 21.09.16 640 17 20쪽
7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1) +2 21.09.15 673 16 12쪽
6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5) 21.09.14 680 18 17쪽
5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4) 21.09.14 796 19 23쪽
4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3) 21.09.13 928 22 19쪽
3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2) 21.09.12 1,070 22 14쪽
2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1) +2 21.09.11 1,676 23 20쪽
1 프롤로그 +1 21.09.11 1,992 2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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