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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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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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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02
추천수 :
2,755
글자수 :
1,456,688

작성
21.09.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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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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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6쪽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1)

DUMMY

용기는 물이라는게 그렇게 맛있는 것인 줄 처음 알았다. 처음에는 손으로 떠 마시던 물을 이제 그는 아예 머리를 물속에 박고 물을 꿀꺽 꿀꺽 들이키고 있었다.


“크...하. 이제 살 것 같다!”


시냇물 속에서 마침내 머리를 뺀 용기는 그 옆에 털석 주저 앉았다.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물이라는 것을 마셔볼 기회가 없었던 그는 미르덴 열매의 효과로 목마름을 해결하는 것보다 이렇게 물을 직접 마시는 것이 훨씬 기분 좋음을 새삼 느꼈다.


머리에 있는 물기를 대충 손으로 털어 버린 후, 그는 땅에 손을 대고 눈을 감은 채 그를 뒤쫓고 있는 요괴들이 어디쯤 오고 있는지 확인했다.


아직 아무것도 느껴지는 것이 없었다. 그만큼 거리를 벌려놨다는 뜻으로도 해석되지만, 사실 그의 기를 읽는 능력의 범위가 아직은 그다지 넓지 못해, 그냥 무턱대고 마음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터였다.


“문제는 저놈들인데...”


용기는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나무들 사이로 그가 있는 곳의 하늘에서 맴돌고 있는 물체들을 올려다 보았다.


- 용기: 독수리가 부엉이를 탄다고?

- 투카르스: 응.

- 용기: 아니 왜? 독수리족 요괴는 혼자 못 날아?

- 투카르스: 날 수 있어.

- 용기: 그럼 왜 남의 등에 올라타서 날아 다니는데?

- 투카르스: 뭐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생각해봐. 인간도 그냥 뛰어가서 싸울 수 있지만 왜 굳이 말타고 싸우겠냐? 물론 속도라는 측면도 있겠지만, 타고 있는 인간이 그만큼 힘을 덜 쓴다는 부분도 중요한 것 아니겠어? 그래서 그런지 독수리족 요괴들도 그냥 부엉이족 요괴들 등 뒤에 타고 다니는 걸 선호해.


요계의 비행부대라는 독수리족 요괴들 그리고 그들이 비행시 타는 부엉이족 요괴들. 요계성을 탈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용기는 열댓 마리 정도의 독수리족 요괴들이 그가 달리고 있는 숲속 위쪽에서 나타난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시에는 워낙 나무들이 무성하게 들어선 숲을 달리고 있어서 그녀석들이 하강하여 그를 공격하는 일은 없었지만, 그들은 한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숲을 달리다 보니 갑자기 나무들 몇 그루가 쓰러져 있는 좁지만 그래도 하늘이 열려 있는 공터에 들어서게 되었는데, 독수리족 요괴들은 이미 그곳에 대기하고 있다가 덥쳐 들어온 것이었다.


용기는 반사적으로 몸을 낮게 나추고 제비가 땅을 스치며 날아가듯 황룡지풍비를 펼치며 다시 숲속으로 도주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부엉이족 요괴의 날카로운 발톱에 오른쪽 어깨를 당해 버리고 말았다.


큰 상처는 아니었지만 나름 깊게 베어버린 용기의 오른쪽 어깨에서는 아직도 피가 멈추지 않고 흐르고 있었다.


“크...음.”


마냥 앞으로 도주할 때는 별로 신경이 안 쓰이다가 잠시 쉬고 있으려니 고통이 밀려왔다.


“닌장. 누가 그러지 않았냐? 부엉이는 지혜의 상징이라고? 지혜는 무슨 개뿔. 완전 성질 더럽더만.”


용기는 자신을 공격한 부엉이족 요괴를 저주하며 다시 일어서려다 왼쪽 옆구리를 부여 잡고 옆의 나무에 기댔다. 그곳에서도 피가 흥건히 흐르고 있었다.


“젠장할...피가 모자라 돌아가시겠네...”



용기는 요계 본궁을 빠져나와 즈메이가 가르쳐 준 북쪽 방향으로 경공을 펼쳐 열심히 나아갔다. 북쪽 방향으로 하루종일 경공을 펼쳐 나가면 해질녘 쯤에는 붉은 산에 도착하게 된다는 투카르스의 말을 잊지 않고 있었다.


처음에는 정신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만 했다. 그가 들어선 숲은 두께가 생각보다 얇은 그러나 높이는 엄청 큰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선 곳이었다.


요괴들도 이곳으로는 잘 오지 않는지 풀들도 용기의 허리 높이 만큼이나 무성히 자라 있었다. 정신없이 풀들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던 그는 번득 투카르스의 말을 떠올렸다.


- 좁은 공간에서의 황룡지풍비 수련은 너에게 반드시 도움이 될거야.


“아. 그래! 나무!”


용기는 그제서야 투카르스의 말을 이해하고 앞에 보이는 나무 위쪽으로 경공을 펼쳐 올라간 후 튕겨지듯이 다시 앞쪽 대각선에 놓여진 나무로 나아갔다.


그 뒤부터는 식은죽 먹기였다. 그가 수개월간 수없이 반복하던 감옥벽 타기. 한쪽 벽에서 다른 한쪽 벽으로 튕겨지면서 펼쳐졌던 황룡지풍비의 수련 효과가 어김없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무성히 들어선 나무들 사이를 그는 지그재그로 움직이면서, 손으로 풀을 헤치며 나아가던 아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너무 높이 올라가면 독수리족 요괴들이 달려들 수도 있으므로 대략 지상에서 3미터 정도의 높이로 나무들 사이를 전진하던 용기는 그제서야 주위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은 용기가 생각하던 것 보다는 의외로 아주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투카르스에게 요계의 숲에 대한 설명을 들은 용기는 사실 머리속에 덩치 큰 나무들이 무성하고 나무 줄기가 무성히 널려있는 습한 열대 우림을 상상하고 있었다. 마치 영화 ‘타잔’에 나오는 듯한 그런 풍경을.


하지만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나무들과 풀은 무성하지만 전혀 습하지 않고 건조했으며 중간 중간에 하늘을 메꿔버린 나뭇잎들 사이를 뚫고 아침 햇살이 내려쬐고 있었다.


아침 먹을 거리를 찾아 나왔는지 군데군데 처음 보는 작은 동물들과 새들이 각각 지상과 공중을 돌아 다니고 있었으며, 밤새 잠자리가 추웠는지 아침 햇살을 받으며 기지개를 쭉 펴는 동물들도 종종 있었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는 듯한 조용하고 평안하며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숲속의 아침 풍경. 그렇게 평화로운 곳을, 나무 사이를 재빠르게 지나치며 탁탁탁 하는 소리를 내고 있는 용기 스스로가 그곳의 평화를 방해하는 것 같아 무안할 지경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앞으로 나아간 후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그는 뒤를 돌아보며 자신을 쫓고 있는 무리가 있는지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자 그는 한적한 곳에 내려서서 들고 있던 보따리를 풀어 헤쳤다.


“이게 뭐야!?”


그는 보따리 안에 들어 있는 옷을 들어 올리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즈메이가 준 보따리에는 옷 한벌, 허리끈, 신발 한켤레, 그리고 조그마한 주머니가 들어있었다.


옷은 딱 봐도 전사들이 입는 녹색 전투복이었는데, 겉섶이 분홍색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허리끈도 겉섶과 같은 분홍색이었다. 분홍색 겉섶은 늑대족이나 여우족의 평범한 여자 하급 전사들에게 적용되는 계급이라고 투카르스에게서 들어서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분홍색에 별 반감이 없었던 그로써는 색깔은 문제 될 부분이 아니었다. 실제로도 그는 남색 수트와 같이 입는 분홍색 셔츠가 두 장이나 있었다. 문제는 그 옷의 허리 밑에 달린 부분이었다.


“투카르스한테 겉섶 색깔 이야기만 들었지, 여전사들이 치마를 입는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닌장!”


아까 취사장에서 본 늑대족의 남자 전투복이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조끼 형태의 외투라면 지금 그가 손에 들고 있는 옷은 상체는 마찬가지로 조끼 형태이지만 허리 아래로는 치마 형태로 전체적인 길이는 남자의 외투 전투복과 비슷했다.


치마 부분의 대부분은 특별한 무늬가 없는 그냥 평범한 녹색이었지만 그 끝은 용기가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는 패션이었다. 일부러 그 끝에 덧붙인 듯한 물결 형태의 녹색 색깔 레이스가 팔랑 거리며 달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스코트랜드의 전통 의상에는 남자도 치마를 입으니. 그냥 입자.”


용기는 일단 주어진 옷이 그것 말고는 없었으니 생김새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게다가 그가 언제부터 패션에 신경을 썼단 말인가? 그는 시호코가 옆에서 챙겨주지 않으면 정말 말도 안되는 조합의 옷차림으로 입고 다니는 패션에 꽝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옷을 입으려고 할 때 또 한 번 발생했다.


용기는 그 옷을 도대체 어떻게 입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람의 옷은 보통 지퍼나 단추가 있기 마련인데 그런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목과 팔을 어떻게 집어 넣어야 하는지 난감했다. 그러다 시호코가 드레스를 입는 모습을 번득 머리속에 떠올린 용기는 그제서야 옷을 바닥에 먼저 내려놓고 발 부터 집어 넣기 시작했다.


“하! 여자 원피스 드레스처럼 입는 것이군!”


옷을 다 입은 용기는 그제서야 즈메이가 왜 여전사 옷을 준비 했는지 이해가 갔다.


사실 그 옷을 처음 본 순간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치마 밑에 레이스를 본 순간 부터 그는 즈메이에게 속으로 저주를 퍼붙고 있었다. 자신을 엿 먹이기 위해 일부로 이런 옷을 준비한게 아니냐고.


대놓고 입밖으로 불평을 표현하지 않고 있었던건 즈메이가 자신을 위해 희생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불평불만을 대놓고 하기에는 스스로가 너무 미안했기 때문이었다. 생명의 은인이 이상한 옷 한벌 줬다고 들어내어 욕하는건 자신이 너무 쪼잔한 나쁜놈이 되는 것 같았기에.


그러나 이제는 오히려 즈메이에게 또 한 번 감사를 해야 될 것 같았다. 그가 간신히 입은 그 옷은 신장이 165센티미터 밖에 되지 않는 그에게 너무 컸다.


요계 여전사들의 신체가 남자 전사들에 비해 대체적으로 적다는 것을 감안하면, 남전사 옷을 준비했을 경우 그는 그냥 커다란 녹색의 비료부대를 덮어쓴 것 같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었을 확률이 높았다.


당연히 움직이는 데에 더욱 불편했을테고. 게다가 여전사들의 아랫 부분을 가리기 위해 달려 있는 천 부분이 생각보다 부드럽고 신축성이 좋아서 용기의 성기를 부드럽게 고정시키는 역할을 아주 잘 해주고 있었다.


자기 몸보다 큰 옷을 일단 허리끈을 단단히 조여매어 어느 정도 움직임을 방해할 요소를 줄인 뒤, 검은색의 여성용 플랫슈즈를 인상을 쓰며 신은 용기는 의외로 자기 발 크기에 꼭 들어 맞음에 ‘흠’ 하며 눈썹을 치켜 올려 세웠다.


“뭐 어디 들려서 다리 면도를 해야 하나?”


용기는 허리 아래의 치마와 신발 사이에 무성이 나 있는 그의 길고 뻣뻣한 털들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주머니를 허리에 찼다. 주머니에는 고맙게도 미르덴 열매가 4개나 들어 있었다.


“어이! 이제 다 입었냐? 클클클”


갑자기 들려 오는 낮고 거친 목소리에 용기는 화들짝 놀래서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 보았다.


‘아차!’


주위에는 어느새 다수의 여우족 요괴들이 주변을 포위하고 있었다. 하지만 높게 자란 풀들 때문에 그들이 모습이 잘 보이지는 않았다. 목소리의 주인공만 빼고.


그 낮고 거친 목소리의 주인공은 커다란 나뭇가지 위에 올라서 검을 빼들고 서 있었다. 그리고 그의 가슴 중앙에 있는 보라색 겉섶과 보라색 허리띠. 투카르스의 설명에 의하면 소대장급이라는 뜻이였다.


“너 여전사 옷이 잘 어울린다? 이리 와 봐. 오빠가 귀여워 해줄께.”

“하하하하” “크하하하” “호호호호”


평소의 용기라면 발끈해서 응수를 했을 테지만, 그는 오히려 여우족 전사들이 자기들끼리 농담을 하고 있는 사이 몸을 돌려 포위망이 약해 보이는 곳으로 냅따 황룡지풍비를 펼쳐 도망가기 시작했다.


“잡아! 죽여도 돼!”


보라색 겉섶의 소대장 요괴가 소리쳤다.


다수의 여우족 요괴들이 용기를 향해 달려 들었다. 용기는 자신이 원래 도망쳐야 하는 방향으로는 아직 포위망이 펼쳐지지 않은 것을 보고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가질 수 있었다. 자신이 황룡지풍비를 극으로 펼치면 뒤의 여우족 요괴들과 다시 거리를 벌릴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거리를 벌릴 때 까지가 쉽지 않은 부분이었다. 용기의 각종 급소를 노리고 네다섯 개의 날카로운 검기들이 날아왔다.


용기는 왼쪽 어깨의 천종혈에 기의 충돌을 좀 더 크게 일으켜 몸을 공중에서 빙그르르 아래쪽으로 회전시켜 여우족들의 검기들을 피해 내었지만, 하나를 피해지 못해 그의 왼쪽 옆구리를 내어주었고, 그 검기는 용기의 미르덴 열매가 든 주머니와 옆구리를 동시에 베였다.


“큭...”


용기는 고통에 신음하면서도 재빠르게 미르덴 열매 주머니를 왼손으로 잡았다. 하지만 검이 베어진 순간에 이미 열매 하나가 떨어져 나가버리고 말았다. 터진 주머니를 왼손으로 잡아채서 품속에 집어넣은 그는 다시 몸을 날려 도망가려고 했다.


그때 용기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살기를 느꼈다. 아까 그 보라색 겉섶을 달고 있는 소대장으로 보이는 여우족 요괴가 어느새 그의 오른쪽 어깨쪽으로 검을 찍어 내려오고 있었다.


그는 왼쪽으로 몸을 숙이듯이 구르며 그의 오른쪽 어깨를 구해내고 다시 용천혈에 기의 회오리를 최대한 발사하며 황룡지풍비로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


“앗!”


용기는 그의 등뒤에서 갑자기 거대한 강기가 덥쳐 오고 있음을 느꼈다. 보라색 겉섶이라는 계급은 이 정도 크기의 강기를 날릴 수 있는 모양이었다.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판단한 그는 호신강기를 급하게 펼쳐 그의 몸을 기의 보호막으로 감쌌다.


펑! 하는 두 개의 다른 기 충돌음이 크게 일어나고 일순간 주위를 환하게 비추며 용기의 뒤쪽 방면에서 쫓아오는 요괴족들의 시선을 아주 잠깐 집중 시켰다.


호신강기 위로 덥친 적의 시퍼런 검강에 적지 않은 충격을 입고 튕겨져 나가고 있는 용기였지만 그는 요괴들의 시선을 뺏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다시 두 발의 용천혈에 자신이 짜낼 수 있는 최대한의 기를 밀어넣은 다음, 기 충돌에 의한 반동을 이용해서 더 빨리 날아갔다.


그리고 그가 날아가고 있는 방향의 있는 한 물체를 발견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살짝지어 보였다.


용기를 미소짓게 만든 정체는 다름아닌 거대한 벌집이었는데, 무슨 벌집이 그의 몸집보다 커 보였다. 그리고 근처까지 날아가자 그 벌집의 주인들이 눈에 들어 왔는데, 성인 손가락 두 개만한 거대한 크기의 벌들이었다.


그는 ‘이 정도면 완전 새 아냐?’ 라는 생각을 하며 날아가는 관성을 이용해 투카르스가 가르쳐 준 수강(手罡)으로 그 벌집을 나뭇가지로부터 분리시켰다. 그리고 그 거대한 벌집이 지면과 충돌하는 장면을 볼 생각도 없이 그는 다시 나무를 박차며 앞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의 등 뒤로 거대한 벌떼와 여우라는 자연의 조합이 만들어 내는 꽤나 아름답고 듣기 좋은 소리들이 들려왔다.



용기는 왼쪽 옆구리에서 손을 떼어 피가 흥건한 그의 손바닥을 보며, ‘안되겠어. 이러다 과다출혈로 죽고 말거야’ 라고 말하며 품속에서 주머니를 꺼냈다.


주머니 안에는 아직 3개의 미르덴이 남아 있었는데, 하나는 주머니가 베어지면서 같이 베어져 반쯤 터져 있는 상태였다. 그는 그 터져 있는 미르덴을 두 손가락으로 집어 요리조리 살펴 보다가 입으로 가져갔지만, 잠시 후 다시 내뱉었다.


“열매가 터진 후에는 효과가 사라지는 건가?”


그는 남은 두 개의 미르덴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가 지금까지 소비한 내력과 체력의 소비를 생각하면 운기행공을 전혀 안하고 계속 나아간다는 가정하에 적어도 3개의 미르덴이 해질녘까지 필요할 것 같았다. 지금 하나를 먹으면 남은 마지막 하나로 붉은 산까지 어떻게 버텨야 하는지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때 용기의 귀에 아주 작은 소리지만 발자국 소리들이 들려왔다. 요괴들이 가까이 온 모양이었다.


“뭐. 일단 지금이 중요하니까.”


그는 미르덴 열매 하나를 입에 쏙 집어 넣고 목에서 퍼져가는 기포를 짜릿하게 느끼며 다시 몸을 날려 황룡지풍비를 펼쳐 도망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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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6) 21.09.26 427 16 18쪽
23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5) 21.09.26 430 16 13쪽
22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4) 21.09.25 437 16 15쪽
21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3) 21.09.25 442 15 17쪽
20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2) 21.09.24 467 14 19쪽
»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1) +1 21.09.23 481 15 16쪽
18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3) 21.09.22 497 15 21쪽
17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2) +2 21.09.21 482 15 12쪽
16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1) 21.09.21 495 16 14쪽
15 황룡의 무공 (6) +2 21.09.20 492 15 14쪽
14 황룡의 무공 (5) 21.09.20 516 15 15쪽
13 황룡의 무공 (4) +2 21.09.19 545 16 17쪽
12 황룡의 무공 (3) 21.09.19 538 15 18쪽
11 황룡의 무공 (2) 21.09.18 559 16 17쪽
10 황룡의 무공 (1) +2 21.09.17 609 17 15쪽
9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3) 21.09.16 586 17 10쪽
8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2) 21.09.16 635 17 20쪽
7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1) +2 21.09.15 670 16 12쪽
6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5) 21.09.14 677 18 17쪽
5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4) 21.09.14 794 19 23쪽
4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3) 21.09.13 926 22 19쪽
3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2) 21.09.12 1,066 22 14쪽
2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1) +2 21.09.11 1,670 23 20쪽
1 프롤로그 +1 21.09.11 1,984 2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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