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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노후던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전학생
작품등록일 :
2014.06.13 23:49
최근연재일 :
2014.09.12 14:24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97,578
추천수 :
2,221
글자수 :
146,771

작성
14.07.05 19:37
조회
1,769
추천
40
글자
8쪽

노후던전 - 20

DUMMY

나는 박병장.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구의역에서 내리고 초소로 향했다. 가는 길에 임무문서를 펼쳤다. 문서는 아직 소각이 안됐다. 숙지 후 소각이라지만 숙지는 개뿔.


내 머리가 좋긴 하지만 외우기는 귀찮다. 물론 저절로 외워지긴 하지만 물건으로 있을 때와 기억력에 의존하는 것은 크나큰 차이가 있다. 머리에만 있을 때는 실감이 안 난다고 할까? 마치 첩보영화에 나오는 듯한 임무 문서를 손으로 만지작 거리며 분위기를 즐겼다.


‘가면서 힐끔 봐야지.’

임무 위치는 지금 가는 거리를 따라가면 나오고, 더 가면 초소가 나온다. 우선 임무위치를 힐끗 보고 분위기를 살핀 다음, 군장을 풀고 다시 올 때까지 분위기 대처법을 생각하면 될 듯 했다.


신호가 빨간불이네.

‘헉!’

4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멀리 보이는 임무 위치를 바라본 나는 깜짝 놀랐다. 사람이 대박 많았다. 뭐 행사라도 하나? 하지만 자세히 본 결과! 카메라가 많고 방송사 직원들도 많은 듯 해 보였다. 게다가 공중마이크도 몇 개 보이고 공중카메라도 몇 대 보였다.


‘제길!’

임무가 힘들거나 얼굴이 팔리는 일이 될게 분명했다. 나는 내가 봐도 천성적으로 모든 일을 귀찮아 하는 타입이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귀찮음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 찢어지게 가난했던 덕분인지 돈은 벌어보고 싶었다.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말이다.


얼굴은 찌푸려졌지만 신호가 녹색불로 바뀌자 힘차게 앞을 향해 나아갔다.




“아이고 우리 김사장님 잘 지내고 계신지요~”

“네네. 잘 계십니다요.”

나는 국방부 박기태의 전화를 받고 가볍게 농담을 해줬다. 물론 나이는 나보다 조금 많지만 지금은 내가 갑이니까 재미없는 농담도 할 수 있게 됐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길 안내를 할 사람을 보냈는데, 지금 입구에서 제지를 당해서 말이지요. 입구에 있으니 잘 쓰십시요. 참고로 제 조카 되는 놈이니 막 쓰셔도 됩니다요.”

“아 조카요? 잘 대해 드려야겠네요.”

“하하 아닙니다. 막 굴리셔도 됩니다. 다만 내치지만 말아주세요~”

“아. 그럼 정성껏 돌봐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네 언제든지 불편한 사항이 있으시면 연락 주십시요.”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지하에서 바로 입구로 나갔다.


‘아 어리버리타고 있네. 호갱님 하나 납셨군.’

입구에는 군바리 하나가 카메라에 둘러 쌓인 채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건물로 들어가야 하는데 입구에서 제지를 당한 채 오도가도 못하고 카메라에 연신 찍히고 있었다.


“들어와요.”

“넵!”

‘후다닥 들어오네. ㅋㅋㅋ’


“이름이?”

“네! 박시정이라고 합니다!”

“삼촌한테는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앞으로 잘 지내봐요.”

“네 삼촌말입니까? 삼촌을 혹시 아십니까?”

“걱정 말고 잘 데리고 다니라고 하던데요. 쫒아내지만 말아달라고. 후후후”

사악한 나의 미소에 군바리는 얼굴이 썩어 들어갔다.


“곧 제대던데 저희 회사에 입사하신걸 미리 축하드립니다. 제대 후에 바로 입사하세요.”

“저 머리 좋습니다.”

“그래서 여기 안 오겠다는 건가요?”

“그.. 그게 아니라,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좀 더 좋은 곳에 쓰시고, 월급도 많이 달라는 말이었습니다.”

“오호. 그렇다면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리지요. 막 쓸 거고, 월급은 최저시급 나갑니다. 어쩌실래요.”

군바리는 당황했다. 분명 여기에 있으면 얼굴과 이름을 널리 알릴 건 뻔했다. 하지만 무슨 일을 맡을 지가 불분명했다. 눈앞에 닥친 북한산 안내야 금방 끝날 일이고 앞으로 무슨 일을 지속적으로 맡게 될 지가 주요 사안이었다.


“저 그러면 입사하기 힘듭니다.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싫으면 말어. 삼촌 얼굴 봐서 해주는 거니까 말이야. 그리고 여기 성녀 일행 빼곤 니가 최고참이 될 거야. 이런 메리트는 어디가도 없을 텐데. 이번에 모인 성금이 얼만지는 혹시 알아? 자네 삼촌이 꽤나 아쉬워하겠네.”

“헉.”

군바리는 눈동자가 급히 커지며 입으로 신음 소리를 냈다. 전역이 얼마 남지 않는 터라 티비와는 친구 사이였다. 즉 같은 뉴스를 하루에 4번 이상씩 보았었다. 성금액은 무려 23조!! 생각할 것도 없었다.


“저를 노예로 삼아 주십시요. 사장님!”

“그래! 널 알바로 중히 쓰겠노라!”

“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바로 알랑방귀를 뀌는 군바리. 맘에 들었다.


“잘 데는 있나?”

“있습니다. 여기서 약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초소가 있습니다.”

“그냥 나랑 같이 살어. 임무 내용은 모르지만, 삼촌 말로 유추해 볼 때 문제 없을 거 같은 데 말이야.”

“네. 가능합니다.”


“그럼. 방 하나 내줄 테니까. 거기서 지내. 어차피 건물 한 층 전부를 내 몫으로 쓰고 있으니까 말이야. 괜찮지?”

“네네. 괜찮습니다.”

“그럼 따라와. 군장 풀고 바로 북한산으로 가보자고.”

“넵!”

군바리를 데리고 2층으로 향했다.


이제 북한산으로 갈 모든 준비는 끝이 났다. 큰 버스 1대와 1대의 벤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조금 전에 성녀와 이야기가 끝나자 마자 근처 영업맨에게 전화를 해서 급히 사왔다. 역시 돈의 위력이란. 좋아.


“운전 할 줄 알지?”

“네 저 머리 좋습니다. 고3 때 할 거 없어서 운전 면허 따뒀습니다.”

“그래 좋아. 벤 몰아. 버스는 성기사단에서 몰 테니까. 앞에서 운전하면 알아서 따라 갈 거야.”

“넵”


주차장에서 버스 1대와 벤 1대가 북한산으로 출발했다. 그 뒤로 방송 차량 및 일반 차량들이 따라 붙었다.



북한산은 잠실대교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얼마 운전하지 않아 북한산을 맡고 있는 군부대가 주둔중인 곳에 도착했다.


“충성!”

“충성. 어떻게 왔나.”

“북한산 길 안내 때문에 왔습니다.!”

“음. 그래 자네로군. 여기서부터는 내가 직접 안내할 테니 따라오게.”

“넵!”


버스에서 내린 성녀일행과 나, 알바 군바리는 지휘관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뒤에서 따라 오던 방송차량과 일반 시민들은 같이 올라 올려고 했지만 군부대의 저지에 의해 더 이상은 따라 올 수가 없었다.


“여깁니다.”

30여분을 걸어 언덕에서 살짝 내려간 곳에 다다른 지휘관은 멈추어 서더니 일행을 돌아봤다.


“위치만 알려주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전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수고 하십시오.”

“네. 그럼 이따가 뵙겠습니다.”

지휘관은 돌아갔다. 이제 이곳에는 성녀 일행과 나, 그리고 신입 알바뿐이었다. 방송에서 접한 바로는 50미터 밖에서 지킨다고 했는데 그 인원들도 지금은 다 뺀 상태였다. 사방이 막힌 이곳. 비공개로 하기엔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자~ 들어가시죠.”

“네 들어가볼게요.”

“..”

성녀와 성기사단 25명은 포탈 범위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나하고 한 놈은 아직 밖이었다.


“안 들어가고 뭐해?”

“저.. 저도요?”

군바리는 당황했는지 다나까 말투를 잊은 듯 끝에 요자를 붙여 쓰고 있었다.


“그럼 여기 나하고 너 말고 또 누가 있어? 흠. 몬스터는 있네.”

“제.. 제가 왜. 왜 들어가요?”

“너도 들어가야지.”

“정.. 정말요?”

“농담이야. 짜식. 벌벌 떨기는.”

창백한 얼굴에 발끈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농담따먹기 하던 나는 성녀 일행을 바라봤다.


눈 앞에는 희미하고 투명한 붉은 막이 놓여 있었고 붉은 막 안에는 놀들이 눈을 희번덕이며, 침을 흘리고 있었다. 붉은 막 안으로 진입한 성녀 일행은 곧 바로 전투에 들어갔다.


“전진!”

성녀의 외침과 함께 놀의 머리와 팔 다리가 하늘에 수 놓아 지는 첫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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