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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노후던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전학생
작품등록일 :
2014.06.13 23:49
최근연재일 :
2014.09.12 14:24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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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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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6,771

작성
14.08.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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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노후던전 - 33

DUMMY

던전에서 돌아와 쇼파 위에 몸을 던졌다.

티비를 키려고 리모컨을 찾았으나 보이지가 않았다.

“리모컨은 또 어디 간 거야?”

리모컨을 찾길 포기하고 잠시 멍을 때리고 있자니 엉덩이에서 이질적인 감각이 느껴졌다.

“요기 있네?”

요즘은 몸에 대한 감각도 많이 떨어진 듯 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이제 곧 40대이니 그럴 만도 했지만 막상 이렇게 닥치고 보니 우울했다.


그런 생각도 잠시..

티비를 켰다.

주간의 주요 이슈들을 다루는 ‘HoT week’ 프로그램이었다.


티비 화면 상단을 보니 이슈 타이틀이 보였다.

<포탈청 설립에 관하여>


“포탈청?”

포탈청이라면 포탈에 관한 국가기관이 새로 생기는 건가? 아무래도 포탈이 현재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보니 관련 기관이 하나쯤 있을 만 했다.


“대통령의 승인뿐만 아니라, ‘최우선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오히려 요청을 받음에 따라, 포탈청 설립이 가속화 되고 있는 데요.

지금 정부 내에서는 약 1주일에서 10일정도의 시간이면 조직구성 및 시설, 기타 제반 사항이 다 갖추어지고, 가능한 한 빨리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무언가 말이 더 계속 이어졌지만, 뒷이야기는 안 들어도 될 거 같아 티비를 그냥 꺼버렸다.


인터넷 서핑이나 하러 방에 들어가 컴퓨터를 발로 켰다.

간단하게 포탈 사이트들 메인 뉴스들을 쭉 둘러봤다.

“으음. 성녀와 내가 집밖으로 안 나오니 말들이 많구만. 쩝.”

입맛이 썼다.


“어떻게 한다…”

앞으로 던전을 가느냐 마느냐는 나의 결정에 달려 있었다.

성녀는 던전 및 포탈을 꼭 가야 하고, 게다가 1+1 패키지처럼 성녀본인과 내가 같이 가야 한다는, 굳은 결심이 선 상태였다.

물론 나는 그런 결심이 선 성녀에게, 얼마 전까지 쩔을 받으면서 성녀의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녔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회의적이다. 어제는 죽음을 경험했고, 오늘은 불에 타는 경험을 했다. 이제는 돈도 많아서 먹고 사는 덴 지장이 없는데 말이다.

아까 허리를 다쳤을 때 성녀에게 던전에 같이 가준다고 약속은 했지만 말을 바꾸면 땡이었다. 설마 약속을 깼다고 날 죽이기야 하겠는가 말이다.


“설마?”

그년은 그러고도 남았다.

“아니 죽이지는 않겠지.. 단지 죽도록 괴롭힐 거야!”

그렇지 않을 거라는 의심은 1프로도 없었다.

“분명해! 그년은 그러고도 남아!”

나의 조그맣던 독백이, 말을 계속할수록 목소리가 커지며 마지막 말은 외침으로 변했다.


신탁이라면 물불 안 가리는 성녀라는 존재는, 나에게는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이 상황을 벗어날 타개책이 필요했다.

하지만 아이돌을 따라다니는 사생팬보다도 무서운 존재, 성녀를 상대할 마땅한 타개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벗어날 수 없으면 즐기자!”

입으로 즐기자는 말을 내뱉어 보지만 입안이 썼다.

기쁘게 즐기는 게 아니라 눈물을 흘리며 강제로 즐기게 생겼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세상은 힘 있는 사람 위주로 돌아가는 법은 만고불변의 법칙인 것을.


비록 내가 돈은 많을 지라도, 현실에서나 던전에서나 성녀에게 힘 적으로는 밀렸다. 막무가내로 내 옆에 있고자 한다면 능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다.


“돈으로 성녀를 어떻게 해봐?”

짱구를 굴려보았지만, 다른 사람을 괴롭힐 수는 있을지라도 성녀에게는 무리 일듯 싶었다.

게다가 온 세계의 시선이 이 곳에 쏠려 있고, 인류가 멸망하네 마네 하는데 내가 초를 칠 수는 없었다. 물론 각국의 정보 요원들이나 각종 최신장비들이 도처에 깔려 있을 텐데 성공할 확률도 희박해 보였다.


“그래! 그 동안 모아놓은 골드로 템 사고 스킬 사는 거야!”

그 동안 악착같이 모아놓았던 골드를 풀어야 할 때가 온 거 같았다.

100골드가 모였을 때부터 장비를 살 수는 있었지만, 계속 모았다. 스킬부터 살려고 말이다.

성녀와 같이 다녔기 때문에 맞을 일이 없었다. 물론 얼마 전까지지만 말이다.

그 동안 맞을 일이 없었기 때문에 장비를 살 필요가 전혀 없었다.


구입하는 대신 입벤이나 기타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괜찮은 스킬들이 있나 꾸준히 주시하며 평소에 정보들을 계속 모았다.

골드마켓에서 스킬 설명이나 시범 동영상이 보여지지만, 막상 실제로 구입해서 사용해서 별로라고 느낀다면, 이미 구매한 스킬을 무를 수도 없고 평생 그 스킬을 지니고 살아야 했다. 게다가 스킬은 구입할 때마다 같은 가격이 아닌 계속 금액이 올라가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다행이 입벤이나 여러 사이트들이 존재하여, 사람들의 스킬 경험담들이 자주 올라왔다. 그리고 스킬 자체뿐만 아니라 여러 공략들을 읽다 보면 스킬 활용하는 방법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가 있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공략들은 꼭 알아야 하지만, 그 동안의 나에게는 별 필요가 없는 정보였다. 그 동안 내가 수집한 것이라곤 아이템과 스킬들에 대한 정보였다.

던전에 관한 공략들은 성녀와 성기사들이 알아서 다 처리해줬기 때문에 내가 공략을 알 필요가 없었다. 나는 팀에 있어서 그저 누어서 떡이나 먹으면 되는 꿀보직이었다.


하지만 뒤에서 싸움구경이나 하던 꿀보직도 보내줘야 할 때가 왔다. 이제는 스킬을 선택해야 할 때 인 것이다.


“급하다 급해”

바로 방문을 열고 던전이 있는 지하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무래도 내일 아침 일찍, 던전을 가자고 성녀가 찾아올게 100프로였으므로, 지금 빨리 움직여야 했다.

이 날을 위하여 여러 가지 스킬들을 찜 해 두었었지만 아직 골드가 모자라 한가지의 스킬만을 배울 수가 있었다. 물론 성녀와 성기사단들을 제외하고서는 골드가 제일 많은 사람이었지만 아직은 던전 및 포탈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스킬을 여러 개 선택할 수 없었다.


즉 나머지 스킬들은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여러 스킬들 중에 한가지를 고를려면 시간이 빠듯했다. 곧 12시가 다가오고 낼 아침이 밝아 올 터였다.

잠이 많은 나로서는 스킬을 빨리 고르고, 장비도 빨리 사야 했다.



삐리리리리릭~

계단을 내려가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누구지?”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홍민이네. ”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형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죠?”

전화기 너머로 홍민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랜만은 무슨. 몇 일 전에도 연락해놓고. “

“그런가요. 요즘 너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시간개념이 없어졌네요.”

“근데 왜?”

“좋은 일이 하나 있어서요. 애들 모일 건데 형도 오세요.”

술과 고기는 언제나 흡입해줘야 하는 맛있는 거긴 하지만, 내일 있을 고통을 생각하면 참아야 했다.


“그래? 근데 어쩌냐? 나 지금 엄청 바빠서. 지금 꼭 해야 하거든. 아쉽지만 담에 보자.”

“그래요? 그럼 어쩔 수 없죠. 형 그럼 담에 뵈요.”

홍민이는 아쉬운 목소리로 전화를 끊었다.


던전 입구에 도착하여 문을 열고 들어가자 왠 처량한 놈이 원형 테이블에 입구 반대편을 보며 누어 있었다.


‘우나?’

던전에서 싸움이 끝 난지 약 2시간 정도 흘렀는데 아직도 여기 있었던 모양이다. 하긴 알바놈은 첫 던전이었을 테니 정신적인 충격이 상당했을 터였다.

하지만 이것도 나름의 경험인 법. 위로를 해줄 수는 있었지만 그냥 모른 척 했다.

나 말고는 강하게 커야 한다는 신조가 있었기 때문에 알바놈은 강하게 커야 했다. 그래야 내가 편해진다.


입구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며 발소리를 내자 알바놈의 몸이 움찔했다.

하지만 테이블에 누어있던 몸의 상체는 이쪽을 향해 돌리지 않았다. 그냥 무시할려나 보다. 아니면 눈물을 보이기 싫었던 탓일까?


“스킬 목록”

어쨌든 무시하고 스킬을 나열했다.

박알바놈의 고개가 들리며, 이쪽을 향하는 게 느껴졌지만 무시했다

보통 싸움은 근접과 원거리로 나뉘었다. 하지만 맞기 싫었던 나는 원거리를 우선 맘에 두고 있었다. 마법이나 활이 그 대상이었다.

2층에서 내려오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직접 맞기는 싫었던 터라, 나를 지켜줄 소환술을 염두에 두었다.


“소환 계열 목록”

그러자 두 가지의 스킬만이 시야에 잡혔다.


스킬명 : 야수 부르기

내용 : 길들인 첫 번째 야수를 부릅니다.


스킬명 : 임프 소환

내용 : 임프를 소환하여 부립니다.

임프는 원거리에서 적을 불화살로 공격하고, 주인을 주기적으로 치유하고, 해로운 마법 효과를 제거합니다.



스킬에 대한 동영상도 보여주기 때문에 어떠한 내용인지 확실히 감을 잡았다. 두 번째 스킬은 주인처럼 원거리에서 데미지를 입히는 소환수였다. 몇 시간 전에 만난 근접전으로만 싸우던 화염 임프와는 전혀 다른 놈이었다.

하지만 주인과 소환수 둘 다 원거리라면 둘 다 적에게 근접전으로 싸운다는 이야기와 똑같았다. 앞에서 맞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말이다.

물론 팀으로 싸우기 때문에 그럴 확률은 많이 줄어 들겠지만, 자신은 자신이 지켜야 했다. 자신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믿을 수 있는 건 자신과 소환수뿐이었다.

팀이 아닌 혼자가 되었을 때, 아니면 팀이 같이 싸우더라도 나를 지켜줄 근거리 소환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두 번째 스킬은 제외하자, 한가지의 스킬만이 남게 되었다.


“그래 너로 정했다.”

‘야수 부르기’ 스킬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하자 몸에서 환한 빛이 나왔다.


[야수 부르기 스킬을 배우셨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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